2016년 9월 9일 금요일

같은 슬로건도 트럼프가 쓰면 인종차별이고 빌 클린턴이 쓰면 좋은 뜻?

전직 미국 대통령이자 현재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의 남편인 빌 클린턴(Bill Clinton)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슬로건 "Make America Great Again" 이 인종차별이 깔려있는 코드워드라고 비판했다가 그 역시도 과거에 똑같은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위선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유세 중 트럼프의 슬로건 "Make America Great Again"이 정확하게 무엇을 뜻하는지 미국 남부 출신 백인들은 잘 알 것이라면서, 백인 중심의 50년 전으로 되돌아가자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That message where ‘I’ll give you America great again’ is if you’re a white Southerner, you know exactly what it means, don’t you? What it means is ‘I’ll give you an economy you had 50 years ago, and I’ll move you back up on the social totem pole and other people down.” -  Bill Clinton

그러나 미국 케이블 뉴스 폭스 뉴스는 빌 클린턴도 과거에 똑같은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빌 클린턴은 대선 유세를 벌이던 지난 1991년~1992년 "Together, we can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고 한 바 있으며, 2008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경선 때에도  TV 광고에 출연해 "It's time for another comeback. Time to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빌 클린턴은 "Make America Great Again"이 50년 전으로 되돌아가자는 인종차별 코드워드라는 걸 잘 알면서도 과거에 여러 차례 같은 말을 반복했다는 건가?

미국 남부 아칸소에서 태어나 아칸소 주지사를 거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던 빌 클린턴이야 말로 남부 출신 백인이다. 따라서 "Make America Great Again"이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선거 때마다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외쳤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빌 클린턴이 "Make America Great Again" 슬로건은 원래  그의 것이라고 주장했다면 웃어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여러 번 사용할 땐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트럼프가 같은 슬로건을 사용하자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하는 건 한마디로 넌센스다. 클린턴이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고 하면 좋은 뜻이고, 트럼프가 하면 인종차별성을 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의 전형적인 케이스다.

왠지 부부가 모두 기억력이 과히 좋지 않은 듯.

물론 민주당과 클린턴 측이 트럼프를 백인만을 위한 대선 후보로 몰아세우면서 백인과 소수인종을 갈라놓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젠 이런 얄팍한 수법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공화당은 백인정당, 민주당은 다인종당" 이미지로 미국인들을 세뇌시키려 노력하고 있으나, 선거철만 되면 공화당을 백인정당으로 몰아세우고 소수인종들을 상대로 낯 간지러운 립서비스를 하는 민주당의 전략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소수인종의 표를 얻기 위해 꼬리를 치며 립 서비스를 하는 건 뭐라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상대 정당을 "백인정당", "인종차별당"으로 공격하는 건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인종갈등만 부추길 뿐이라서 민주당의 이러한 인종팔이 수법을 대단히 위험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 가만해 생각해보니, 빌 클린턴이 말한 "Make America Great Again"은 "Make America Horny Again"이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ㅋ

댓글 2개 :

  1. 공감합니다. 계속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곳곳에서 난리던데 직접적으로 인종 자체를 싸잡아 욕하는건 못들어봤거든요. 국가 자체를 싸잡아 비난한거면 몰라도. 사실 트럼프가 진짜 인종주의자였다면 제일 만만한 흑인 동양인이나 건들였겠지 멕시코인들을 까내리진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사실 멕시코 욕하는것도 지극히 국익을 위한 관점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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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종문제로 엄살부리면서 불법이민 문제 자체를 못 꺼내게 만들려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트럼프 표현이 좀 거칠었더라도 뚫린 국경과 불법이민 문제 제기는 합당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흑인, 아시안, 히스패닉 등 비백인 표를 독식하는 방법만 연구하는 당이죠.
      특히 민주당은 선거철만 되면 더욱 강하게 공화당을 인종차별당으로 모는 버릇도 있습니다.
      시리아 난민문제도 마찬가지죠. 인도적 차원에서 훈훈한 척 립서비스 누가 못합니까...
      난민수용이 듣기엔 좋지만 그걸로 발생할 여러 다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거죠.
      그런데 이걸 가지고 인종차별, 무슬림혐오라고 공격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죠.
      트럼프가 외치는 "AMERICA FIRST"가 여기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난민들을 위해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위험하게 만들면 누굴 위한 정부냐는 얘기가 되죠.
      불법이민 문제도 마찬가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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