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4일 월요일

[NFL16:W10] 달라스 카우보이스, 피츠버그 스틸러스까지 잡고 8연승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를 프리시즌에 부상으로 잃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2016년 시즌 전망이 어두워 보였으나, 루키 백업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이 루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 등과 함께 8연승을 달성했다. 2016년 시즌 오프너에서 1패를 기록한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내리 8연승을 달리고 있다.

현재 8승1패는 NFL 최고 전적이다. 지난 주까지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와 함께 7승1패를 기록했으나, 이번 주에 카우보이스는 승리하고(8승1패) 패트리어츠는 패하면서(7승2패)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현재 NFL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팀이 됐다.

2016년 시즌 중반 현재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8승1패로 NFL 전체 32개 팀 중 시즌 최고 전적의 팀이 될 것을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가 허리 부상으로 결장 중인 와중에 루키 백업 쿼터백과 함께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토니 로모가 결장하는 동안 백업 쿼터백이 반타작만 해줘도 땡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다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루키 쿼터백 댁 프레스콧은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패한 뒤 카우보이스를 8연승으로 이끌었다.

카우보이스의 2016년 정규시즌 10째 주 상대는 만만치 않은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였다. 비록 스틸러스가 2016년 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근 들어 3연패에 빠진 상태였으나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카우보이스와 스틸러스는 70년대에 두 번, 90년대에 한 번 등 모두 세 번이나 수퍼보울에서 맞붙었던 라이벌 관계이기도 하다.

따라서 7연승을 달리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오랜만에 1패를 할 때가 됐다면 이번 스틸러스 경기에서 패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피츠버그 홈경기였고, 4승4패의 스틸러스가 7승1패의 카우보이스보다 승리에 훨씬 더 목마른 팀이었으므로 카우보이스에게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았다.

예상대로 쉬운 경기는 절대 아니었다. 경기 종료까지 총 7 차례나 리드가 뒤바뀌며 역전, 재역전을 반복했다. 1분여를 남겨놓고 스틸러스가 역전 터치다운을 성공시키자 경기 종료 9초를 남겨놓고 카우보이스가 재역전 터치다운을 하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익사이팅한 경기였다.

댁 프레스콧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펌블 턴오버를 범하면서 스타트가 좋지 않았으나 열광적이기로 유명한 스틸러스 팬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금세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NFL 경험이 없는 루키였으나 프레스콧은 스틸러스 원정경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 프레스콧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집중이 느슨해지며 "루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우려됐으나, 스틸러스 홈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겉은 꼬마지만 속은 영감님"이라는 사실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린 베이 홈에서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를 격파한 데 이어 피츠버그 홈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까지 잡았다면 댁 프레스콧을 더이상 루키 쿼터백으로 보기 어렵다. 베테랑 쿼터백들도 하기 어려운 걸 해냈으니 말이다. 풋볼 전통이 깊고 홈팀 사랑이 극성맞기로 유명한 그린 베이와 피츠버그 원정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면 "루키" 태그와 동시에 "백업" 태그도 슬슬 떼어낼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토니 로모가 카우보이스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수퍼보울 우승까지 맛보기를 바라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으므로 "주전 쿼터백 교체"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싶지만, "만약 토니 로모가 주전 쿼터백이었다면 그린 베이와 피츠버그 원정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건 사실이다.

한편, 이번 경기는 하이라이트도 풍부했다.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달라스 카우보이스 루키 2명이 합작했다. 루키 쿼터백 댁 프레스콧으로부터 짧은 스크린 패스를 받은 루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이 83야드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킨 것. 2nd & 18 상황이었으므로 퍼스트다운만 해도 감사한 상황이었으나, 2016년 NFL 드래프트에서 1 라운드에 지명된 카우보이스 루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은 퍼스트다운이 아니라 터치다운을 생각하고 있었다.

엘리엇의 83야드 터치다운은 2016년 정규시즌 현재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최장거리 공격 플레이라고 한다.



댁 프레스콧은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와도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

3쿼터에 프레스콧이 데즈 브라이언트에게 50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다. 브라이언트의 터치다운은 프레스콧의 이번 경기 두 번째 터치다운 패스였다. 프레스콧은 스틸러스전에서 터치다운 2개를 성공시켰고, 인터셉션은 당하지 않았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이지킬 엘리엇의 32야드 터치다운 런.

이미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 경기는 리드가 모두 7 차례 뒤바뀌는 익사이팅한 경기였다. 이지킬 엘리엇의 마지막 터치다운도 결승이자 역전 터치다운이었다. 마지막 7번 째 리드를 바꾼 터치다운의 주인공이 바로 이지킬 엘리엇이다.

엘리엇은 경기 종료 9초를 남겨놓고 29대30, 1점차로 뒤지던 상황에 32야드 터치다운 런을 성공시켰다. 카우보이스가 필드골만 차도 역전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이지킬 엘리엇은 터치다운으로 화끈하게 마무리하는 쪽을 택했다. 이지킬 엘리엇은 스틸러스전에서 114 러싱야드를 기록했으며, 시즌 통산 1000 야드를 달성했다.




파이널 스코어는 카우보이스 35, 스틸러스 30.

NFL에선 러닝백이 한 시즌에 1000 러싱야드를 달성하는 걸 높게 평가한다.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루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은 시즌 중반에 이미 1000 러싱야드를 돌파했다.

현재 NFL 루키 러닝백 러싱야드 기록은 1983년 시즌 L.A 램스(Rams) 루키 러닝백, 에릭 디커슨(Eric Dickerson)이 세운 1808 야드다. 만약 엘리엇이 앞으로 남은 2016년 정규시즌 7개 경기에서 지금처럼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디커슨의 NFL 루키 러닝백 러싱야드 기록을 갈아치울 만하다.

그 다음으로 노려볼 만한 기록은 NFL 한 시즌 러싱야드 기록이다. 현재 기록보유자는 1984년 시즌 2015 러싱야드를 기록한 L.A 램스의 에릭 디커슨이다. 2016년 정규시즌 10째 주 현재 1000 러싱야드를 돌파한 엘리엇이 디커슨의 2015 러싱야드 기록을 깨려면 남은 7개 경기 동안 지금까지 달린 만큼을 추가로 더 달려야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런 공격이 매우 잘 풀리면서 엘리엇이 200야드 이상 달린 경기가 더러 나온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 쉽지는 않아도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시즌 동안 엘리엇이 NFL 러닝백 기록을 갈아치우는지 지켜보기로 하자.

8연승을 달리고 있는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다음 주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와 홈경기를 갖는다.

홈에서 카우보이스에 패하며 4연패에 빠진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다음 주 디비젼 라이벌 클리블랜드 브라운스(Cleveland Browns)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브라운스는 2016년 시즌 들어서 아직 첫 승을 맛보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따라서 브라운스가 약체인 건 분명하지만, 현재 눈에 보이는 게 없는 상태인 데다 디비젼 라이벌 관계인 만큼 스틸러스가 조심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개에 물리는 수가... 

댓글 7개 :

  1. 달라스의 오펜시브라인이 진짜 강해서 그런가요
    엘리엇이 날아다니네요
    아뭏든 달라스팬으로서 너무 기분 좋습니다
    달러스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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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펜시브 라인이 막강한 것도 사실이지만 엘리엇도 물건입니다.
      한동안 카우보이스가 러닝백 운이 안 따라줬는데, 엘리엇은 이름값 하는 것 같습니다.
      과거엔 토니 로모가 혼자서 패스 공격으로 이겨야만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이젠 엘리엇 덕분에 패스 공격에만 의존할 필요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다만 디펜스에 스타급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게 아쉬운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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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 설명 정말 잘 봤습니다...
    게임을 다시 보는듯 하군요...
    혼술하면서 보는데...재미난 영화 한편 본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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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카우보이스의 연승 행진이 계속 되는군요 ㅎㅎㅎ 프레스캇은 qb로서의 능력은 아직까지는 로모보다 떨어지는데
    엘리엇이라는 좋은 러닝백을 만나서 좋은 활약을 보여 주는군요 ...
    보통 바이위크 기간에는 인터뷰나 광고를 찍어서 돈을 벌죠. 프레스캇은 많은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돈을 벌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할머니하고 보내고 싶다고 전부 거절하고 할머니 집으로 가서 지냈죠
    그래서 카우보이 관계자들과 기자들 한테 인성이 좋은 선수라고 칭찬을 많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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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espn에서는 더 늦기전에 로모인지 프레스캇인지 결정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한테 로모는 애증의 대상이죠... 처음 츌전한 경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지켜 보면서 희노애락을 경험 했죠 특히 큰경기에는 너무 약해서 ㅎㅎㅎ 그래도 로모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상상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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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모를 코치로 기용한다는 얘기도 들리더군요.
      만약 프레스콧이 수퍼보울까지 이끈다면 브래디 + 블레소 엔딩을 또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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