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9일 월요일

영향력 위축된 좌파-리버럴, 도널드 트럼프 당선 후유증도 길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곧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을 예상한 사람들은 물론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며칠 있으면 트럼프는 더이상 '당선자' 신분이 아닌 '대통령'이 된다. 이미 트럼프가 대통령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식적으로 취임하려면 아직 며칠 더 남았다.

그러나 힐러리 지지자들과 미국 좌파-리버럴들은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하다.

좌파-리버럴들은 아직도 대선 결과를 놓고 궁상을 떨고 있다. 선거에 패한 후 재검표, 선거인단 압박, 선거인단 시스템 폐지 주장을 늘어놓더니, 아직도 대선 패배 원인으로 이메일, FBI, 러시아 탓 등 남의 탓만 하고 있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일등공신은 뭐니뭐니 해도 러스트 벨트 지역의 블루컬러 백인들이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으나 이번 대선에선 트럼프를 선택했다. 미시건, 위스컨신, 펜실배니아 주 등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를 선택했던 러스트 벨트 지역 주들이 이번엔 트럼프를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미국 전역에 강한 어필을 하는 데 실패하고, 민주당 후보가 항상 이기는 주에서만 이기는 데 그친 힐러리와 민주당에게 있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러스트 벨트 지역 블루컬러 백인들이 이번에도 변함없이 민주당 후보를 찍어줄 것으로 방심하고 홀대한 것이 힐러리의 대표적인 대선 패인 중 하나다. 힐러리는 리버럴 성향이 강한 대도시 지역 후보였을 뿐 미국 전역 후보가 아니었다.

그러나 대선 패배 후 민주당과 좌파-리버럴들은 선거인단 방식 선거가 리버럴 성향이 강한 대도시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민주당에게 불리하다며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고 난리를 부렸다. 대선 직전까지 메이저 언론들이 힐러리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트럼프가 필요한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던 걸 잊은 모양이다. 대선 몇달 전부터 힐러리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을 이미 모두 다 확보한 것처럼 떠들 땐 언제고 이제와서 저런 주장을 하는 건지 한심할 뿐이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패배를 교훈삼아 모든 미국과 전체 미국인을 상대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생각을 하지 않고 선거 제도에 화풀이를 하는 유치한 모습을 드러냈다. 저들은 직선제로 바꾸고 나서 또 패하면 다시 선거인단제로 바꾸자고 또 난리를 부릴 무리다. 일부는 힐러리가 전체 득표에서 트럼프를 앞섰다면서 선거인단 확보로 당선된 트럼프를 어떻게든 폄훼하려 했다. 그러나 힐러리가 전체 득표에서 앞선 건 전적으로 인구가 많고 항상 민주당이 이기는 캘리포니아, 뉴욕 덕이다. 만약 직선제였다면 트럼프도 처음부터 거기에 맞춰 유세했을 것이므로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알 수 없다. 대선 전만 해도 트럼프가 전체 득표에선 이기고 선거인단에서 질 것이란 예상이 나돌기도 했다. 그럼에도 "더 많은 미국인이 힐러리를 택했는데 선거인단 시스템 때문에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주장하는 건 선거인단 확보로 당선된 트럼프를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으려는 싸구려 정치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보수성향 매거진이 힐러리를 "캘리포니아 대통령"이라고 조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트럼프 당선 후 캘리포니아가 독립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을 때에도 많은 보수 성향 미국인들은 캘리포니아 분리 독립을 지지, 환영한다면서 "힐러리가 캘리포니아 대통령이 되면 딱"이라고 조롱한 바 있다.

그러나 좌파-리버럴들은 "자기네들이 부족해서 졌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이메일 탓, FBI 탓, 러시아 개입 탓 등 패배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만 한다. 힐러리가 편파적인 메이저 언론들로부터 불공평할 정도의 어드밴티지를 누렸다는 사실은 완전히 무시하고 마치 트럼프가 불공평할 정도로 일방적인 어드밴티지를 누리고 힐러리가 박해를 받은 것처럼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더군다나, 오바마의 눈엣 가시 같았던 우파 정치인 벤자민 네타냐후를 낙마시키기 위해 이스라엘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민주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누군 해도 되고 누군 하면 안 된다는 건가?


그렇다면 저들이 왜 저렇게 꼴보기 싫은 "SORE LOSER"가 된 건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좌파-리버럴들이 아직도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경련을 일으키는 이유는 좌파-리버럴 세력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언론과 연예인들이 총출동해 힐러리를 일방적으로 밀었는데도 트럼프를 꺾지 못했다. 좌파-리버럴들이 똘똘 뭉쳤는데도 졌다. 언론도 힐러리 편, 연예인들도 힐러리 편, TV 광고도 힐러리가 많이 내보냈는데도 졌다. 대선 직전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메이저 언론들은 힐러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으나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대선 몇달 전부터 미국 메이저 언론들은 힐러리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을 이미 다 확보한 것처럼 기사를 썼고, 트럼프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을 절대로 확보할 수 없지만 힐러리는 여유있게 확보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좌파-리버럴 진영은 이처럼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졌다. 이렇다 보니 좌파-리버럴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것 같아 걱정되고 실망스럽기도 할 것이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유럽에서도 "극우" 또는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리버럴들이 설치던 시대가 진짜로 저무는 건가 걱정되기도 할 것이다.

편파 보도를 일삼으면서 자신들만이 공신력 있는 언론인양 거만을 떠는 좌파 메이저 언론, 주제 파악 못하는 헐리우드 연예인들의 오지랖, 'POLITICAL CORRECTNESS'에 미친 일명 "SOCIAL JUSTICE WARRIOR"들의 터무니 없는 주장, 분열을 조장하는 좌파-리버럴 성향 정치인 등을 보면 왜 그렇게 돼가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자기네들이 항상 옳바르다는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좌파들은 미소를 지으며 "관용"을 속삭이다가도 자기네들과 다른 의견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180도 돌변한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헌신짝처럼 내던지며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발언권조차 서슴없이 침해하려 한다. 사회 이슈에 매우 보수적인 골수 크리스챤보다도 리버럴과 말이 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해보고 나면 왜 많은 사람들이 좌파-리버럴이라고 하면 고개를 젓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리버럴들은 골수 크리스챤보다도 융통성이 없으며, 양보라는 걸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처럼 물러설 줄을 모른다. "리버럴이 아니라 파시스트", "리버럴이라고 칭할 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좌파-리버럴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POLITICAL CORRECTNESS'다. 지나칠 정도로 예민하고 엄격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POLITICAL CORRECTNESS'의 문제는 매사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습관이 퍼지면서 해야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판이 됐다는 것이다. 좌파-리버럴들은 유럽에서 중동난민이 일으킨 범죄가 무슬림 혐오로 번질까 우려해서 '난민'을 기사에서 누락시키고,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테러리스트가 테러 공격을 해도 무슬림 혐오를 우려해 '이슬람'을 생략하고, 흑인이 백인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터지면 백인에 의한 인종혐오 사태로 번질까 우려해서 흑인과 백인 중 어느 쪽이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용의자가 체포 또는 사살됐음에도 용의자에 대한 정보가 곧바로 공개되지 않으면 십중팔구 용의자가 백인이 아니거나 외국인이란 뜻"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과잉보호'를 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난민은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 수용해야 하므로 난민에게 피해가 가는 걸 무조건 막아야 하고, 평화적인 무슬림 보호 차원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이슬람과 테러리스트를 무조건 떼어놓아야 하며, 소수계 보호 차원에서 인종차별은 항상 백인이 타인종을 겨냥한 쪽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타인종이 백인을 겨냥한 역혐오범죄를 일으키면 난감해하며 쉬쉬거리는 것이다.

이러니까 "페미니즘의 실체는 남성혐오", "인종 문제의 실체는 백인혐오", "게이 문제의 실체는 스트레이트혐오", "무슬림혐오의 실체는 크리슨챤혐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세상이 온 것이다. 바로 이것이 좌파-리버럴들이 역효과로 이룩한 업적이다.

그래도 좌파들은 자기네들이 무조건 전부 다 옳다며 손가락질만 한다. 지긋지긋한 리버럴 정치를 성질 죽이며 참을 때까지 참아온 우파들은 더이상 못참는다고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이럴 때 균형을 잡아주고 교통정리를 해줘야 할 "중도", "온건" 정치 집단들은 집단적으로 무능함을 드러내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극우 또는 우파 포퓰리즘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하고싶었던 말, 듣고싶었던 말들을 시원스럽게 해주는 유일한 정치 집단이 극우, 우파 포퓰리스트가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 당선, 독일의 극우/우파 포뮬리즘 정당 AfD 급부상, 프랑스의 극우/우파 포퓰리즘 정치인 마린 르 펜(Marine Le Pen) 프랑스 대선 유력 후보로 부상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리버럴리즘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의 리버럴리즘은 죽었다"는 말도 들린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좌파-리버럴들이 과거에 해오던 대로 계속해서 똑같이 리버럴 시대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젠 "극우"라고 해도 아무도 흠칫하지 않으며, "극우정당"이라고 해도 거부감을 덜 보인다. 노골적으로 까놓고 타인종을 겨냥한 극단적인 혐오감을 드러내는 일부 극렬 조직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지만, 다소 거칠거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펴는 정당 및 정치인들에 대한 "극우", "나치" 공격은 예전 만큼 효력이 없다. 극좌 성향의 좌파-리버럴들이 아무 것도 아닌 데도 "극우", "나치" 공격을 남발한 바람에 이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들어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다. 면역이 된 것이다. 사람들이 우파에도 "관용"을 베풀기 시작한 듯 하다.

좌파-리버럴들은 이런 상황이 오도록 만든 원인 제공을 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위험한 극우 세력을 보면 "규탄한다", "타도하자"고 열심히 외쳤으나, 뒤돌아서서는 그들이 득세할 기회를 제공하는 역효과를 내는 골칫거리가 됐다.

이럴 때 도널드 트럼프가 교통정리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 "중도", "온건" 정치 세력은 있으나 마나한 허깨비들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민주당은 왼쪽으로 기울고 있고 공화당은 무능하기 짝이 없으므로 트럼프가 나서서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퓨 리서치(Pew Research)의 2014년 조사 결과를 보면, 90년대 클린턴 정권, 2000년대 부시 정권 시절보다 2010년대 오바마 정권에 와서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정치적 성향 차가 크게 벌어졌다. "미국 사회 분열"이 오바마의 최대 업적 중 하나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됐으니까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의 유럽을 보면 미국의 미래를 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이 유럽의 혼돈을 곧 따라갈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의 "난민"과 미국의 "불법이민" 이슈, 테러리즘으로 인한 무슬림 혐오 현상 등 공통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만약 힐러리가 당선되면 미국판 메르켈이 되어 미국에서도 극우 정당과 정치인들이 득세하도록 만들 것"을 우려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힐러리가 당선되면 미국 사회의 분열 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위험한 정치 세력까지 출현할 것을 우려했던 사람들이 많다. 좌파-리버럴들은 힐러리가 당선됐으면 안정적으로 현상 유지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현상 유지가 아니라 머지 않아 악화가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일부 좌파들은 이미 매우 위험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여기서 더 악화될 게 있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위험하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과장과 엄살이 너무 지나치다. 진짜로 위험한 정치 세력은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보다 훨씬 더 위험한 정치 세력이 미국을 장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힐러리가 당선되지 않고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 오히려 미국 사회의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까지 누적된 우파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IDENTITY POLITICS'에 사로잡혀 자꾸 엉뚱한 데로 가는 민주당과 우왕좌왕하는 공화당 모두에 불만이 쌓인 사람들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면서 분열된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좌파들은 트럼프가 무엇을 하든 계속해서 강하게 반대만 할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다. 보복할 궁리만 하고 있을 게 뻔하다.

하지만 신경쓸 것 없다. 저들은 어떻게 해도 소용없다. 저렇게 구는 게 저들의 전문이다. 그러므로 트럼프는 보수 우파의 불만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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