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6일 월요일

[NFL16:SB]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극적인 수퍼보울 우승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가 수퍼보울 챔피언을 차지했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휴스턴에서 벌어진 애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와의 수퍼보울 경기에서 25점 차를 극복하고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Tom Brady)는 패트리어츠를 지금까지 모두 일곱 차례 수퍼보울까지 이끌었으며, 그 중 다섯 번 승리했다. 브래디는 수퍼보울 최다 출전(7회), 수퍼보울 최다 우승 쿼터백(5회), 수퍼보울 MVP 최다 선정(4회) 등 새로운 NFL 신기록을 세웠다.

많은 풋볼팬들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우세를 점쳤다. 팰컨스도 절대 무시 못할 팀이었으나, 수퍼보울 경험이 풍부한 패트리어츠가 여전히 우세해 보였다.

그러나 경기 초반엔 많은 풋볼팬들의 예상과 정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1쿼터를 양팀이 모두 득점 없이 마친 것도 의외였고, 노련한 패트리어츠가 먼저 펌블과 인터셉션 등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실점을 허용한 것도 뜻밖이었다. "누가 먼저 실수를 저지르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먼저 실수를 저지른 팀이 노련한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오펜스는 과소평가 받아온 애틀란타 팰컨스 수비에 막혀 좀처럼 공격을 진행하지 못했고, 팰컨스 디펜스의 맹렬한 패스 러시에 고전하던 톰 브래디는 82야드 인터셉션 리턴 터치다운까지 허용했다.

그렇다. 톰 브래디가 수퍼보울에서 "픽 식스(Pick 6"까지 당했다.

덕분에 패트리어츠는 전반을 터치다운 없이 마쳐야 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 필드골을 차지 못했으면 전반을 득점없이 마칠 뻔 했다.

전반 스코어는 팰컨스 21, 패트리어츠 3.


지금까지 수퍼보울 경기에서 10점 차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둔 사례는 있지만 그 이상의 점수 차를 극복한 경우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패트리어츠는 전반을 18점 차로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팰컨스 오펜스는 3쿼터에 또 터치다운을 하면서 28대3, 25점 차로 점수 차를 벌려놓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애틀란타 팰컨스의 우승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공격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디펜스도 턴오버를 만들어냈다. 패트리어츠 디펜스는 팰컨스를 28점에 묶어놓고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고, 그 동안 패트리어츠 오펜스가 꾸역꾸역 점수를 내기 시작하면서 점수 차를 16점으로 줄였다.

16점을 따라잡는 가장 빠른 방법은 터치다운 2개(12점) + 2 포인트 컨버젼 2개(4점)를 하는 것이다. 터치다운을 두 번 하고 엑스트라 포인트 킥 대신 2 포인트 컨버젼을 두 번 성공해서 16점을 만드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터치다운을 두 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 포인트 컨버젼이 더 중요하다. 만약 2 포인트 컨버젼을 단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터치다운 2개로 빠르게 동점을 만들려던 계획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두 번 모두 2 포인트 컨버젼에 성공하면 터치다운 2개로 28대28 동점을 만들 수 있지만, 만약 2 포인트 컨버젼에 실패하면 필드골이든 터치다운이든 한 번 더 추가 득점을 해야만 역전이 가능해지므로 남은 경기 시간이 충분치 않으면 세 번째 득점 기회를 얻지 못하고 패할 수 있다.

물론 터치다운을 두 번 하고 두 번 모두 2 포인트 컨버젼을 성공시킨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오펜스가 그것을 해냈다.

톰 브래디가 이끄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오펜스는 4 쿼터에 터치다운(6점)과 2 포인트 컨버젼(2점)을 성공시켜 8점을 추가 득점하면서 20대28, 8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제 남은 일은 터치다운(6점)과 2 포인트 컨버젼(2점)을 한 번 더 성공시키는 것.

경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터치다운(6점)과 2 포인트 컨버젼(2점)에 실패하면 가망이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2분20여초.

이 때 패트리어츠 와이드리씨버, 줄리언 에들맨(Julian Edelman)이 역대 수퍼보울 베스트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힐 만한 명캐치를 선보였다.

브래디가 에들맨을 향해 던진 패스가 팰컨스 수비수의 손에 맞고 튀어올랐다. 인터셉트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패스였으나 팰컨스 수비수가 인터셉트를 하지 못하고 공을 쳐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에들맨은 팰컨스 수비수의 손에 맞고 공중에 튀어올랐던 공이 그라운드에 닿기 직전에 공을 낚아챘다. 만약 공이 그라운드에 먼저 닿았으면 "패스 실패"가 되었겠지만, 공이 그라운드에 닿기 직전에 에들맨이 먼저 공을 받았다. 3명의 팰컨스 수비수들이 달려들었으나 에들맨은 공이 그라운드에 닿기 바로 직전에 공을 받아냈다.

리플레이를 확인해 보니 믿기지 않았지만 "패스 성공"이었다.

에들맨의 기적적인 "캐치"는 앞으로 NFL 하이라이트를 통해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사기가 오른 패트리어츠 오펜스는 터치다운과 2 포인트 컨버젼을 한 번 더 성공시키면서 28대28 동점을 만들었다. 3쿼터까지만 해도 3대28로 패색이 짙었으나 포기할 줄 모르는 패트리어츠는 28대28 동점을 만들고야 말았다.

패트리어츠의 막판 추격으로 28대28, 동점으로 4쿼터를 끝내면서 수퍼보울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수퍼보울 경기가 연장전까지 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 진 것 같았던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온 패트리어츠는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연장전 선제 공격권을 결정하는 코인토스에서 이겨 선제 공격권을 얻은 패트리어츠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바로 결승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파이널 스코어는 패트리어츠 34, 팰컨스 28.





한마디로 믿기지 않는 패트리어츠의 역전승이었다.

패트리어츠 주전 쿼터백, 톰 브래디는 그의 편의를 위해 경기에 사용한 공의 바람을 뺐다는 우스꽝스러운 "공기압 스캔들"로 2016년 정규시즌 네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브래디는 짜릿한 수퍼보울 역전승으로 NFL에 달콤한 복수까지 하는 데 성공했다.

NFL 커미녀서, 로저 거델(Roger Goodell)이 시상대에 올랐을 때 관중석에서 패트리어츠 팬들이 크게 야유를 보낸 것도 별 것 아닌 "공기압 스캔들"로 브래디에게 징계를 내린 데 대한 비난성이었다.

내가 만약 브래디였다면 로저 거델의 "공"을 손으로 움켜쥐어서 바람을 빼놨을 것이다. 나중에라도 만나면 꼭 그렇게 하기 바란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많이 빠질 정도로 강하게 움켜쥐면 안 된다. 바람이 너무 빠지면 다시 불어 넣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시츄에이션은 피하는 게 좋다.

아무튼 극적인 역전승으로 수퍼보울 우승한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다시 한 번 축하를 보낸다.

댓글 2개 :

  1. 아무리 생각해도 브래디가 운이 좋은것 같습니다.
    그 필드골 하나면 되는데, 또 필드골라인까지 갔는데 왜...
    하물며 후반전 수비와 공격은 뭐, 할말이 없네요, 결국은 전설을 만들어 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브래디의 실력과 패츠의 수비도 워낙 인정은 하지만 전설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우승축하를 위해 내려온 구단주의 모습이 짠합니다.

    한해 동안 달라스소식을 잘 전해주시고 정보 주셔서 감사하고, 올해는 기필코 달라스우승이라는 저의 개인적인 목표를 위해서라도 계속적으로 달라스와 NFL소식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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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브래디의 꾸준함이 대단합니다. 주전 QB가 된 2001년 시즌 이래 루징 시즌이 없습니다.
      루키 시즌을 빼고 그가 주전이었던 16년 동안 시즌 성적이 가장 저조했던 게 9승7패죠.
      그동안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7번 수퍼보울에 진출시켜 5번이나 이겼으니...^^
      21세기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흔히 볼 수 있는 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70년대 스틸러스, 80년대 포티나이너스, 90년대 카우보이스가 전부 못한 걸 해냈죠.
      카우보이스는 70년대 팀과 90년대 팀이 합해서 5회 수퍼보울 우승을 했는데,
      브래디는 혼자서 5회를 우승했죠...^^ 저런 기록들을 누가 언제 깰련지 궁금합니다.

      팰컨스가 필드골 존까지 들어갔다 쌕과 홀딩 패널티로 후진할 때만 해도 "설마" 했습니다.
      두 번째 2 포인트 시도할 때도 "실패하면서 2점차로 끝나겠지" 했습니다.
      그러나 브래디가 두 번째 2 포인트까지 성공하는 걸 보고는 패트리어츠가 이길 줄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수퍼보울 경기 중 가장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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