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1일 수요일

영국 영화감독 대니 보일 '본드25' 유력 후보?

영국 영화감독, 대니 보일(Danny Boyle)이 '본드25' 연출 유력 후보라는 보도가 나왔다.

버라이어티는 '슬럼덕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대니 보일이 007 제작진의 '본드25' 감독 후보 탑 리스트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007 제작진이 대니 보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제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대니 보일은 007 시리즈 연출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실제로 여러 차례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대니 보일이 제작한 런던 올림픽 개막식 동영상에 영국 여왕과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를 함께 출연시키며 007 시리즈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007 제작진은 'White Boy Rick' 등을 연출한 얀 드맨지(Yann Demange)를 탑 리스트에 올려놓았었으나 보다 널리 알려진 영화감독을 선택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대니 보일은 "스카이폴(Skyfall)'과 "스펙터(SPECTRE)'를 연출한 샘 멘데스(Sam Mendes)와 마찬가지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영국 영화감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멘데스는 그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스카이폴'을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짝퉁으로 보이도록 만들었으며, 두 번째 영화 '스펙터'에서는 보다 전통적인 007 시리즈로 회귀를 꾀했으나 신통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 멘데스의 두 제임스 본드 영화가 이렇게 나온 이유는 멘데스가 전통 007 스타일과 새로운 최신 스타일을 현명하게 접목시키지 못하고 무엇을 집어넣고 무엇을 빼야 하며,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에서 잘못된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21세기 제임스 본드를 제이슨 본(Jason Bourne)과 코믹북 수퍼히어로를 결합시킨 캐릭터 정도로 묘사하면서 제임스 본드만의 독특한 개성과 특징을 크게 잃어버리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멘데스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꼽힌다.

한마디로, 멘데스는 21세기 제임스 본드 영화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니었다.

본드팬들은 샘 멘데스를 통해 "007 시리즈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영화감독에게 맡기면 007 시리즈인지 알아보기조차 어려운 영화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대니 보일은?

이미 007 시리즈 루머에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는 이름이라서 그다지 생소하진 않다. 그러나 대니 보일이 '본드25' 연출을 맡는다고 하면 머리를 긁적일 사람들이 많을 듯 하다. 007 시리즈와 잘 어울려 보이는 영화감독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대니 보일이 그리고자 하는 제임스 본드의 세계가 어떠한 것일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니 보일이 007 시리즈를 훤히 꿰뚫고 있는 "007 전문가"일 수도 있다. 제임스 본드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알고 있는 영화감독일 수 있다는 것이다. 007 시리즈와 거리가 있는 영화감독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007 시리즈를 제대로 만드는 요령을 잘 알고있는 영화감독일 수 있다.

지난 60년대부터 수십년간 007 제작진과 함께 일하며 007 시리즈 제작 요령을 터득한 베테랑 007 전문가들이 모두 은퇴 또는 사망한 이후 007 제작진은 그들을 대체할 새로운 007 전문가들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90년대에는 클래식 007 시리즈를 패로디한 수준에 그쳤고, 21세기엔 007 시리즈인지 다른 헐리우드 액션 영화인지 분간하기 힘들어진 제임스 본드 영화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007 시리즈를 충분히 이해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요령을 알고 있는 007 전문가들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007 시리즈를 훤히 꿰뚫고 있는 007 전문가들을 다시 새로 찾아야만 007 시리즈가 순탄하게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대니 보일이 바로 그런 "적임자"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007 제작진의 공식발표는 아직 없었으므로 앞으로 어떻게 되나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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