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NFL18:W7]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런 공격 안 풀리면 못 이기는 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원정경기에서 또 패했다.

카우보이스는 디비젼 라이벌,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과의 원정경기에서 17대20으로 패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2018년 시즌 들어서 현재까지 원정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2018년 시즌 7째 주 현재, 카우보이스의 3승은 모두 홈경기였고, 4패는 모두 원정경기였다.

또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2018년 시즌 들어서 아직까지 2연승을 해보지 못했다. 7째 주 경기까지 카우보이스는 두 경기를 연속으로 이긴 적이 없다. 승리, 패배, 승리, 패배를 계속 반복할 뿐 꾸준히 연승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아직 단 한 차례도 보여주지 못했다.

2018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혈기 넘치고 폭발력 있는 어린 선수들로 가득한 "영 블러드 팀"도 아니고 리더쉽 강한 든든한 베테랑을 중심으로 한 "베테랑 팀"도 아니었다. 캔사스 시티 칩스, L.A 램스(Rams)처럼 혈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영 블러드 팀"과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처럼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베테랑 팀"은 모두 2018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선수들의 평균 연령만 낮을 뿐 이쪽도 저쪽도 아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시즌 전적 역시 이쪽도 저쪽도 아닌 3승4패를 기록 중이다.

반면,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Alex Smith), 러닝백 에이드리언 피터슨(Adrian Peterson), 코너백 죠시 노맨(Josh Norman) 등 든든한 베테랑으로 구성된 "베테랑 팀"이었다. 주전 와이드리씨버 제이미슨 크라우더(Jamison Crowder)와 폴 리처드슨(Paul Richardson)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베테랑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는 공격을 효과적으로 풀어갔다. 캔사스 시티 칩스에서 워싱턴 레드스킨스로 팀을 옮긴 첫 시즌이라서 새로운 코치, 새로운 팀메이트, 새로운 공격 시스템에 익숙해져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알렉스 스미스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전에서 주전 와이드리씨버 없이도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알렉스 스미스가 완벽한 경기를 가졌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팀에서 주전 와이드리씨버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로 막강한 카우보이스 디펜스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었다면 제 역할을 다 했다고 본다. 바로 이런 것이 베테랑 효과다.

또한, 알렉스 스미스는 레드스킨스 러닝백, 에이드리언 피터슨이 카우보이스 수비를 상대로 99야드를 달리는 데도 도움을 줬다. 피터슨이 카우보이스 디펜스를 상대로 99야드를 달린 것은 피터슨이 훌륭한 러닝백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렉스 스미스의 패스 공격이 카우보이스 수비가 런 디펜스에만 집중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쿼터백과 러닝백이 서로 "베스트 프렌드"라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쿼터백이 패스 공격을 잘 풀어가면 러닝백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열리고, 반대로 러닝백이 런 공격을 잘 풀어가면 쿼터백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패스 공격이 술술 풀리면 상대 팀 디펜스가 패스 방어에 중점을 두기 시작하므로 러닝백에게 기회가 열리고, 반대로 런 공격이 술술 풀리면 상대 팀 디펜스가 런 방어에 중점을 두기 시작하므로 쿼터백이 패스 공격을 시도하기에 좋은 기회가 마련된다는 간단한 이치다. 디펜스가 런 방어에 집중하면 패스 방어에 허점이 생기고, 디펜스가 패스 방어에 집중하면 런 방어에 구멍이 난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와 러닝백 에이드리언 피터슨은 각각 제 역할을 했다.

반면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과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은 모두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레드스킨스 디펜스는 이지킬 엘리엇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댁 프레스콧이 패스를 하지 않고는 이길 수 없도록 만들었다. 카우보이스를 상대로 승리한 팀들이 주로 사용했던 작전을 레드스킨스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이게 무엇을 뜻하냐면, 상대 팀들은 이지킬 엘리엇만 봉쇄하면 끝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댁 프레스콧은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펜스의 거의 전원이 엘리엇 봉쇄에 집중해도 프레스콧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디펜스가 런 방어에 집중하면 그만큼 패스 방어에 허점이 생기게 돼있으므로, 레드스킨스 디펜스 거의 전원이 런 방어에만 집중했다는 의미는 프레스콧에게 패스 공격을 할 기회를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런 방어만 하고 패스 방어에는 신경쓰지 않을테니 패스를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나온 것이다.

대단히 뛰어난 쿼터백까지는 아니어도 제 역할 정도는 충실하게 해주는 쿼터백을 상대하면서 저런 식으로 수비를 하면 난리가 난다. 그 정도 레벨의 쿼터백이라면 디펜스가 내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카우보이스 수비가 레드스킨스전에서 "우리는 피터슨만 봉쇄할테니 알렉스 스미스가 패스를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나왔다면 스미스는 "Thank you very much!" 라고 했을 것이다. 알렉스 스미스라면 디펜스가 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댁 프레스콧은 레드스킨스 디펜스가 "패스를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나왔는데도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프레스콧이 레드스킨스전에서 273 패싱 야드에 터치다운 패스 1개를 기록했으므로 숫자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레드스킨스 디펜스가 패스 디펜스에 소극적이었는데도 프레스콧이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엘리엇이 33 러싱야드로 꽁꽁 묶였으므로 프레스콧이 레드스킨스 디펜스가 내준 기회를 살려 패스 공격으로 맞받아쳤어야 했으나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레드스킨스 디펜스의 판단이 옳았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무슨 뜻이나면, 프레스콧의 패스 공격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얘기다. 상대 팀이 프레스콧의 패스 공격을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프레스콧에게 "패스를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기회를 줘도 프레스콧이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런 공격이 안 풀리면 승리할 수 없는 팀이라는 얘기다.

프레스콧은 패스가 부정확한 등 패싱 어빌리티에 많은 물음표가 붙어있는 쿼터백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상대 팀들은 이지킬 엘리엇을 앞세운 카우보이스의 런 공격만 막으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디펜스가 "우리는 런만 막을테니 패스로 이겨보라"는 식으로 나오면 카우보이스가 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레드스킨스전도 마찬가지였다. 레드스킨스 디펜스가 273 패싱 야드를 내주긴 했으나 그래도 여전히 승리는 레드스킨스의 것이었다. 런 공격 없이 프레스콧의 패스 공격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나 다름없다.

만약 프레스콧이 레드스킨스 디펜스가 내준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면 이지킬 엘리엇의 러싱 야드가 33야드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프레스콧의 패스 공격이 위협적이라는 판단이 들기 시작하면 레드스킨스 디펜스가 패스 수비에도 신경쓰기 시작했을 것이고, 이렇게 되었으면 런 방어의 압박이 느슨해지면서 엘리엇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이런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댁 프레스콧의 또다른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상대 팀 수비를 빨리 읽지 못한다는 점이다. 프레스콧이 패스를 시도할 때마다 상대 팀 수비를 읽고 침착하게 패스를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제나 무엇에 쫓기 듯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오래 시간을 끌 틈이 없을 때에도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린다.

자신의 진영 엔드존 바로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점하지 않는 것이다. 퍼스트 다운을 못하면 펀트라도 해서 위기를 넘기면 된다고 생각해야지, 불필요한 욕심을 내다가 잘못하면 세이프티 또는 쌕-펌블-터치다운 등으로 실점할 수 있다. 퍼스트 다운을 만드는 게 물론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펀트를 하는 것이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다 실점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특히 홀딩 파울로 자신의 진영 10야드라인에서  3&14 상황이 되었을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프레스콧은 바로 이 상황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3점차로 지고 있었던 상황에 경기 종료까지 시간도 5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퍼스트 다운 욕심을 부린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쌕-펌블-터치다운을 내준 건 절대 이해할 수 없다. 프레스콧은 퍼스트 다운에 실패하고 펀트를 하는 한이 있어도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는 세이프티, 턴오버 등만은 무조건 피했어야 했다. 그 위치에서 우물쭈물 망설이는 것은 재앙의 신을 초대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프레스콧은 최악의 경우 쌕을 당하더라도 펌블을 하거나 세이프티를 당하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프레스콧은 쌕을 당했을 뿐 아니라 펌블을 했고, 엔드존 코앞에 떨어진 공을 레드스킨스 수비수가 리커버하면서 터치다운까지 내줬다.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했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퍼스트 다운을 못하는 한이 있어도 실점만은 무조건 하지 않았어야 했으나, 프레스콧은 여기서 대단히 큰 실수를 범했다.

프레스콧이 이런 모습을 종종 보여주기 때문에 주전 NFL 쿼터백이 되기에는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 필드골 시도 때 카우보이스가 범한 파울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스내퍼가 공을 약간 움직이긴 했으나 그 정도는 파울 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레드스킨스 수비수들이 반응해 라인 오브 스크리미지를 넘어오자 파울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공격이 아닌 수비에게 오프사이드 파울을 줬어야 맞는데, 심판은 수비가 아닌 공격에게 파울을 잘못 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울 탓을 하기 전에 52야드 필드골을 실축한 킥커 탓을 하는 게 옳다고 본다. 52야드가 장거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정도는 무난하게 성공시켜야 NFL 킥커다. 특히 동점이냐 패배냐가 달린 결정적인 순간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 필드골을 침착하게 성공시켜야 믿음직스러운 NFL 킥커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킥커, 브렛 마허(Brett Maher)는 동점이냐 패배냐가 달린 매우 중요한 52야드 필드골을 실패했다. 물론 카우보이스가 아닌 레드스킨스의 파울로 판정되어 42야드 필드골이 되었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졌을 것은 분명하지만, 파울 때문에 52야드 필드골이 됐더라도 그 정도는 성공시켜야 했다. 파울이 영향을 줬다고 해도 흔들림 없이 성공시켰어야 했다. 그래서 파울보다 킥커 탓이 더 크다고 본다.

카우보이스가 역전 터치다운으로 경기를 끝낼 생각을 하지 않고 거리가 약간 멀어도 동점 필드골을 택했다는 점도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카우보이스가 오펜스에 워낙 자신이 없었으므로 역전 터치다운은 꿈도 꾸지 않고 동점 필드골만으로 감지덕지라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접근했으나, 결과는 필드골 실패였다. "소극적인 팀은 이길 자격 없다"는 "풋볼의 신"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

레드스킨스전은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런 공격 없이는 이길 수 없는 팀이라는 점, 댁 프레스콧이 NFL 주전 쿼터백으로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는 점 등 2018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재확인하는 데 그친 경기였다. 댁 프레스콧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상대 팀 디펜스가 패스 공격을 어느 정도 위협으로 느끼도록 만들지 못하는 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남은 2018년 시즌을 매우 피곤하게 보내게 될 듯 하다.

레드스킨스에 패하며 3승4패로 떨어진 카우보이스는 다음 주가 바이위크(Bye Week)라서 경기가 없다. 

댓글 6개 :

  1. 카우보이스 팬이라면 정말 화가나는 경기였죠. 텍산스전 OT에서 4&1에서 펀트를 택한거나 지난 경기에서 역전 터치다운을 노리기보다 필드골 레인지에만 진입하려 시도한 개럿의 결정이 너무나도 실망스럽더군요. 승부처에서 너무나도 약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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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렛과 카우보이스의 또다른 문제는,
      그런 비판이 나오면 바로 다음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점을 고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좋지만, 칭찬에 굶주린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너무 바로바로 반응을 보이면 좀 코믹해 보이는데...^^ 4&1 상황도 그렇게 됐죠.
      이번에 역전 터치다운 문제 비판하면 다음 번엔 무식하게 욕심내는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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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올 시즌은 피터슨이 RB2라고 보면 워싱턴은 주전 RB도 없었는데... 달라스에겐 아쉬운 경기였네요.
    또 다른 필드골 실패가 있었는데 자그마치 볼티모어의 터커!!! 동점으로 연장 갈 수 있는 필드골을 아쉽게 놓치고 뉴올리언즈에게 아니 드루 브리스에게 전구단 상대 승리를 안겨줬네요 지난 주도 역동적인 NFL이었습니다 ^^

    아.. 무엇보다도 대학 풋볼에서는 No. 2 오하이오 스테이트가 퍼듀에게 엄청난 업셋을 당한 일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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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캐롤라이나 팬터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도 재미있었습니다.
      3쿼터까지 이글스가 17대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마지막 4쿼터에 21점 내주고 역전패.
      지난 주에는 마지막이 아슬아슬한 경기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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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무리 생각해도 개럿이 문제입니다. 이런팀이라면 구단주한테 해결책을 제시해야죠..
    탑RB를 가지고도 써먹지 못하고 상위권 디펜인데도 이정도라면 무조건 개럿이 문제입니다.
    18년은 기대했는데 결국...
    팬으로서 참담합니다. 답이 없는거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줄수있는것도 아니고...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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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코치진에도 분명 문제가 있지만 패스 공격 문제는 코치진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치진이 여러 다양한 작전 등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런 걸 준비해도 선수들이 소화할 능력이 되는가 역시 짚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거기까지가 2018년 카우보이스의 모습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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