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7일 토요일

[NFL19:W14]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역시 화끈하게 지는 법을 아는 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또 졌다.

카우보이스는 지난 목요일 밤 시카고에서 벌어진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와의 경기에서 24대31로 패했다.

카우보이스는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 버팔로 빌스(Buffalo Bills)에 이어 시카고 베어스까지 세 경기 연속으로 패하며 6승7패로 떨어졌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속한 NFC 동부가 한심한 디비젼이라서 6승7패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살아있다. 카우보이스 못지 않게 헤매고 있는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가 카우보이스를 제치고 NFC 동부 디비젼 챔피언을 차지하면 이글스가 플레이오프에 오르고, 마찬가지로 카우보이스가 이글스를 누르고 디비젼 챔피언을 차지하면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글스와 카우보이스 팬들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다. 천상 둘 중 하나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지만, 그래봤자 1 라운드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시카고 베어스에게 맥없이 패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플레이오프 자격이 있는 팀으로 보이지 않았다.

카우보이스와 베어스의 경기는 지난 주 버팔로 빌스전 재방송을 보는 것 같았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경기 첫 번째 드라이브에 터치다운을 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한 뒤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첫 번째 드라이브에만 잘 하고 그 다음부터 퍼스트 다운을 만들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이 지난 주와 완전히 똑같았다.

뿐만 아니라 카우보이스 킥커, 브렛 마허(Brett Maher)의 필드골 실패 퍼레이드도 계속 이어졌다. 2쿼터에 7대10, 3점 차로 뒤지던 상황 동점을 만들 수 있는 필드골 기회를 얻었으나 마허는 42야드 필드골을 또 실패했다.

그러자 중계방송 해설을 맡은 트로이 에익맨(Troy Aikman)은 "추수감사절 경기 복사판"이라고 말했다.

"This is the carbon copy of what happened on Thanksgiving Day." - Troy Aikman



카우보이스 오펜스와 스페셜 팀의 부진은 경기 내내 계속됐다.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은 경기 초반부터 부정확한 패스를 자주 던지며 흔들렸고, 카우보이스 리씨버들 또한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패스를 놓치는 등 부진했다.



7대24로 뒤지고 있던 카우보이스가 마지막 4쿼터가 시작하면서 터치다운을 하나 추가하면서 14대24로 따라붙었다. 만약 카우보이스가 정신을 차린다면 따라잡을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2019년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킥커, 브렛 마허가 또 큰 실수를 저질렀다. 이번에는 킥오프한 공이 아웃 오브 바운드된 것.

킥오프한 공이 아웃 오브 바운드가 되면 리씨빙 팀은 40야드에서 공격을 시작하게 되므로 상당히 큰 실수다.

이건 용납하기 어려운 실수다. 킥오프한 공이 아웃 오브 바운드만 되지 않으면 되므로 피하기 어려운 파울도 아닐 뿐더러 타이밍도 아주 고약했다. 모처럼 오펜스가 터치다운을 하고 추격에 나서려고 하는 찰나에 찬물을 끼엊는 파울이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와 스페셜 팀만 헤맨 것이 아니다. 디펜스도 한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2019년 시즌 내내 기대에 못미치는 불안한 수비를 보여줘왔던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시카고 베어스전에서도 무너져내렸다. 인터셉션 1개와 펌블 1개 등 턴오버를 2개 만들긴 했지만, 베어스 오펜스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수비수 모두가 태클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듯 번번히 태클을 미스하기를 반복했다.

시카고 베어스 디펜스가 상당한 수준인 만큼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고전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시카고 베어스 오펜스를 비교적 여유있게 콘트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즌 내내 불안하긴 했어도 베어스 오펜스 정도는 어느 정도 핸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과대평가였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태클할 줄은 모르고 뚫릴 줄은 아는 한심한 디펜스였다.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NFL 탑10 안에 든다고 하지만, 그런 랭킹들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화끈하게 지는 방법을 아는 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펜스, 디펜스, 스페셜 팀이 모두 지는 방법을 기가 막힐 정도로 잘 찾아내기 때문이다. 지는 방법 찾아내기로 NFL 랭킹을 매기면 카우보이스가 1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카우보이스에 쓸만한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로스터만 놓고 따지면 카우보이스는 탑 클래스에 속한다.

그러나 NFL에서는 "드림팀"을 만든다고 쉽게 "강팀"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했어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팀들을 이미 여러 차례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카우보이스도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듯 하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샐러리캡 시대에 맞춰 만만치 않은 팀을 완성시키는 데까진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위닝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훌륭한 선수들이 여럿 포함된 "좋은 팀"을 만들긴 했지만, 수퍼보울을 우승한 팀이 "드림팀"이지 훌륭한 로스터를 갖춘 팀은 아무 것도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도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현재의 카우보이스는 "좋은 팀"을 만드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좋은 팀"을 "위닝팀"으로 발전시키는 데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닝팀"을 만들지 못하면 ""로스터만 좋은 팀"에 그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코치진부터 시작해서 프론트오피스에 이르기까지 재점검을 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만약 헤드코치가 교체된다면?

시즌 도중에 헤드코치를 경질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이 내년에도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를 맡을 가능성 또한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만약 카우보이스가 헤드코치를 교체한다면 다음 헤드코치는 우승을 맛본 코치를 선택했으면 한다. NFL이 아닌 칼리지 풋볼 출신이더라도 상관없다. 현재 카우보이스는 전술적인 문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위닝팀"과 거리가 멀다. 따라서 이기는 방법을 알 뿐 아니라 끝까지 이겨서 마지막 챔피언쉽 우승까지 맛본 코치를 데려와야 "위닝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위닝 코치"를 데려오면 "WINNING CULTURE"가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난 90년대 카우보이스를 세 차례 수퍼보울 우승으로 이끌었던 2명의 헤드코치 모두 칼리지 풋볼 내셔널 챔피언쉽을 우승한 경력이 있었다.

마음은 벌써 2020년 시즌에 가 있지만, 2019년 시즌은 앞으로 세 경기가 더 남았다.

카우보이스는 홈으로 이동해 오는 일요일 L.A 램스(Rams)와 경기를 갖는다. 

댓글 2개 :

  1. 말할 가치가 없는 경기입니다.
    헤매는 모습이 전주 경기와 진짜 복사판입니다.
    QB는 분명히 루키때보다 더 못합니다. 시야도 좁은데 정확도도 없고 이런 선수를 간판으로 키우는 코치진과 구단주 둘다 XX입니다.
    물론 HC가 그 모양이니 그려러니 하지만 팀을 이렇게 까지 망가트렸나 싶어 화가 납니다.
    존스가 총책임을 져야겠지만 구단주의 신임이 있으면 잘은 못해도 열심히는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아니면 쪽팔려서라도 물러나든지...
    윗물이 저러니 팀원들도 될대로 돼라 식이죠.
    내년엔 필히 HC가 교체되고, 새로운 QB도 뽑던지 키운던지 해서 리빌딩이 잘되길 바랄뿐입니다.
    어느 누가와도 지금보다는 잘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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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마도 많이 손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이슨 개렛은 토니 로모 시절엔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칼리지 스타일 오펜스에 보다 익숙한 프레스콧과는 계속 손발이 안 맞고 있습니다.
      프레스콧으로 계속 갈 것이면 이러저런 시도해볼 때가 아니라 물갈이를 해야 할 듯 합니다.
      다만 카우보이스 HC가 되려면 제리 존스와 트러블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습니다.
      이건 카우보이스만 까다롭게 고르는 게 아니라 코치 후보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카우보이스와 같은 환경에서 일하기 싫다는 코치들도 많으니까요.
      따라서 90년대부터 서로를 잘 알고 지내온 제이슨 개렛 같은 인물이 사실상 적임자죠.
      그렇기 때문에 HC 교체가 되면 이것도 제법 흥미진진할 듯 합니다.
      카우보이스가 프레스콧을 포기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니까,
      프레스콧 스타일 오펜스를 제대로 짤 수 있는 코치진을 데려와야 할겁니다.
      카우보이스가 쿼터백에 정말 관심있다면 1 라운드 픽을 트레이드업 해서 지명하겠죠.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그렇게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카우보이스는 QB 드래프트 자주 안 하기로 소문난 팀이라서 아예 지명 안 할 가능성이 높죠.
      프레스콧보다 더 나은 QB를 바로 찾기 어려우므로 경쟁조차도 안 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쿼터백을 추가해도 백업 롤이 뚜렷한 쿼터백만 데려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레스콧이 뭐 평균이상은 한다고 보지만, 탑 클래스는 절대 아니라고 보거든요.
      지고 있더라도 '프레스콧이 있어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탑 클래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주전 쿼터백 교체까지 고려하는 쪽으로 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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