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1일 수요일

[NFL20:W6]갈수록 태산 달라스 카우보이스, 이젠 "대재앙 영화" 찍나

새로운 헤드코치 등 중요한 코치진이 바뀐 팀은 대개의 경우 코치 교체 첫 해에 혼란을 겪는다. 새로운 코치진이 가져온 새로운 스타일의 시스템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혼란이 생기기 때문이다. 

주전 쿼터백이 부상으로 빠진 팀 역시 대개의 경우 혼란을 겪는다. 쿼터백은 수시로 교대하는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늘 공격을 진행하던 주전 쿼터백이 부상으로 빠지면 크고 작은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불행하게도, 2020년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는 "주요 코치진 교체"와 "주전 쿼터백 부상"을 모두 겪는 팀이 됐다. 

작년 시즌까지 NFL 상위권에 속했던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교체로 NFL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오펜스는 코디네이터가 교체되지 않아서 디펜스보다는 안정적인 편이었으나,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이 발목 골절상을 당해 주전 쿼터백이 바뀌면서 오펜스도 더이상 안정적이라고 하기 어렵게 됐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시즌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터무니 없을 정도로 많은 턴오버를 기록하고 있다. 펌블, 인터셉션 등 턴오버로 이어지는 실수를 자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댁 프레스콧과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 모두 2020년 시즌에는 "턴오버메이커"로 추락했으며, 프레스콧의 부상으로 지난 주부터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을 맡게 된 앤디 달튼(Andy Dalton)도 벌써 펌블 1개에 인터셉션 2개를 기록 중이다. 펌블을 자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은 지난 월요일 밤 카우보이스 홈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카디날스(Arizona Cardinals)와의 경기에서도 펌블을 두 차례 연속으로 하면서 "턴오버메이커"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혀가고 있다. 

카디날스전은 한마디로 대재앙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1쿼터부터 앤디 달튼의 패스가 인터셉트 당할 뻔 하고, 경험없는 선수들로 급조된 오펜시브 라인이 맥없이 뚫리면서 달튼이 세이프티를 당할 뻔 하는 위기를 겪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라인맨 중 유일하게 주전 경험이 풍부했던 잭 마틴(Zach Martin)까지 엘리엇과 부딪치고 뇌진탕 증세를 보이면서 1쿼터에 일찌감치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 모든 건 앞으로 닥칠 대재앙의 전조였다. 

1쿼터가 끝나가는 무렵부터 카우보이스의 대표적인 "턴오버메이커", 이지킬 엘리엇이 또 공을 흘리기 시작했다. 

엘리엇의 펌블 이전까지는 0대0의 팽팽한 경기였다. 그러나 카디날스는 턴오버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터치다운으로 연결시켰다. 

엘리엇의 펌블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카디날스에 터치다운을 내준 카우보이스가 다시 공격을 시작하기 무섭게 엘리엇이 또 펌블을 했다.  2 연속으로 펌블을 한 것이다. 엘리엇의 두 번째 펌블로 카디날스의 터치다운으로 이어졌고, 스코어는 순식간에 카디날스 14, 카우보이스 0이 됐다. 




전반을 3대21로 마친 카우보이스는 후반에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전반에는 이지킬 엘리엇이 두 차례 턴오버를 만들더니, 후반은 앤디 달튼의 차례였다. 달튼은 후반이 시작하기 무섭게 인터셉트를 당했다. 카디날스 디펜스의 파울로 카우보이스 와이드리씨버, 씨디 램(CeeDee Ramb)이 넘어지는 바람에 인터셉트를 당했으나, 심판이 카디날스 디펜스의 파울을 놓치면서 인터셉션이 인정됐다. 따라서 앤디 달튼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는 턴오버라고 하긴 어렵지만, 어찌됐든 달튼의 인터셉션으로 기록됐다. 


마지막 4쿼터에 나온 달튼의 두 번째 인터셉션은 레드존에서 득점 기회를 날렸다. 백업 쿼터백이 주전을 맡은 데다 오펜시브 라인까지 부상으로 매우 불안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무엇을 할 것인지 빤히 꿰둟어보고 있었던 카디날스 디펜스가 아주 간단하게 패스를 가로챘다. 


파이널 스코어는 카디날스 38, 카우보이스 10.

카디날스전 패배의 큰 책임은 디펜스가 아닌 오펜스에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책임은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에 있다. 2020년 시즌 들어서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매우 불안하다는 사실을 엘리엇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댁 프레스콧이 시즌엔딩 부상을 당하면서 앤디 달튼이 주전을 맡게 됐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됐다는 것은 카우보이스가 엘리엇의 런 공격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엘리엇은 팀의 위기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역할을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계속되는 펌블로 결정적인 패인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오펜스는 이지킬 엘리엇의 발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2020년 시즌에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오펜스는 이지킬 엘리엇의 손에서 끝난다"로 바뀌었다. 

엘리엇이 NFL 탑5 안에 들어가는 러닝백이라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없지만, 이제는 엘리엇이 정신을 좀 똑바로 차려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앤디 달튼은 아직은 크게 걱정해야 할 레벨은 아니라고 본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으로 첫 스타트였던 만큼 여러 실수를 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달튼의 플레이를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 엊그제 전학 온 학생에게 갑자기 반장을 맡긴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므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의 2020년 시즌은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 카우보이스가 속한 NFC 동부가 워낙 약한 디비젼이라서 카우보이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해야겠지만, 2020년 카우보이스는 플레이오프 팀의 자격이 없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워싱턴 D.C로 이동해 오는 일요일 워싱턴 풋볼 팀(Washington Football Team)과 경기를 갖는다. 

댓글 2개 :

  1. 비참합니다...
    불과 1년만에 몇몇 주전선수들이 부상당했다고 이런 경기를 하다니 말문이 막힙니다.
    할 말이 없네요.
    올해는 특별한 반전이 없는한 끝났네요, 반전이 있어도 과연 될런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냥 내년 시즌을 대비해 후보선수나 미래가 보이는 선수들을 경험이나 쌓게 하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과연 존스는 어떻게 해나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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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가 볼 땐 단순히 부상이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카우보이스 선수들이 현 코치진의 무능을 비판했다는 보도까지 나왔거든요.

      On the coaching staff “totally unprepared. They don’t teach. They don’t have any sense of adjusting on the fly.” Another “they just aren’t good at their jobs”

      https://twitter.com/SlaterNFL/status/1318602459300974595

      신임 코치진과 카우보이스 선수들 사이의 트러블이 슬슬 새나오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더 책임이 있냐를 떠나서 여기까지 왔으면 수습하기 더 어려워진 듯 합니다.
      코치진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해고를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만,
      만약 선수들이 현 코치진에 불만을 갖고 열심히 뛰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해결을 봐야겠죠.
      특히 디펜시브 라인맨들이 모두 이름값을 못하는 이유가 마이크 놀란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 많죠.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수비 시스템을 놀란이 시도했기 때문에 저렇게 된 게 아니냐는거죠.
      작년까지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4-3였는데, 놀란은 3-4 스타일이거든요.
      완전히 3-4로 바꾸진 않은 것 같은데, 여전히 이런데서 상당한 혼란이 생길 수 있죠.
      그렇지 않고서야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NFL 역대 최악 수준으로 추락한 걸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저는 놀란이 이런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선수들이 나와서 코치들이 하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비판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카우보이스 코치진의 운명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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