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일 목요일

마음에 드는 게임이 없다

PS3, XBOX360. 닌텐도 Wii 등 새로 나온 게임 시스템들은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에 드는 게임이 없다. 다들 비슷하게 보일뿐 개성 있어보이는 게임이 없다.

PS3와 XBOX360 게임들을 둘러보면 더욱 그렇다. 거의 대부분이 1인칭 시점 액션게임으로 보일 정도로 FPS 투성이다. 앞으로 발매될 예정인 게임들을 봐도 '배틀필드', '메달 오브 오너', '킬존', '언리얼', '헤일로', '레인보우 식스', 'Turning Point: Fall of Liberty' 등 1인칭 시점 게임들이 몰려있다. 저런 류의 게임들이 워낙 많이 나오다보니 이젠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많다. 속편도 무지하게 많아서 2편이 나왔는지 3편이 나왔는지 따라가기도 힘들다. 아직까지도 2차대전 배경의 1인칭 시점 게임들이 팔린다는 게 신기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WWII 게임들도 끊임없이 나온다.

온라인 게임들도 그렇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적으로 콘솔용 온라인 게임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덕분에 콘솔게임다운 게임들이 줄어들고 PC게임에 가까운 게임들이 많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요즘 나오는 콘솔게임들의 분위기가 이전의 것과 거리가 있어보인다는 것이다. 게임콘솔로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게 PS2, XBOX 시절 얘기인데 지금은 게임콘솔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 시스템으로 불러야 할 만큼 온라인 게임쪽으로 심하게 쏠려있다.

XBOX360가 세계 최대 게임시장이라는 북미지역에서 매월 15만대 정도밖에 팔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볼 때다. 물론, 최근엔 불량문제도 있었다지만 전적으로 그것때문이라고 할 순 없다. 왜 콘솔 게이머들이 XBOX360 구입을 망설이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XBOX360를 맹렬히 추격하는 게 있다. 바로 PS3다. 일단, PS3는 비싼 가격때문에 북미지역에서 매월 8만대 정도밖에 팔지 못했다. 지금은 60GB PS3 가격이 100불 떨어졌으니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판매량이 2배 가량 느는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봤자 매월 16만대 정도라는 얘기다. 100불 싸져봤자 여전히 500불이기 때문에 게임콘솔 가격치고는 비싸다는 데 변함없기 때문인 듯 하다.

문제는, PS3로 발매될 예정의 소프트웨어 리스트를 보면 더더욱 구입의욕이 떨어진다는 것. 많은 게임들이 XBOX360와 겹치거나 비슷한 성향이기 때문에 '이럴 바엔 뭐하러 PS3를 구입하냐'는 말이 나온다. 소니 CEA는 E3에서 퍼스트/서드파티 게임들을 발표했지만 그 중에서 기억해둘만한 게임이 별로 없다. PS2의 성공에 지대한 공헌을 한 Rockstar의 갱스터 시뮬레이션(?) 'GTA' 시리즈도 이젠 더이상 소니 편이 아니다. 여전히 '그랜 터리스모', '메탈기어 솔리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있다지만 손에 꼽히는 프랜챠이스 타이틀 몇 개 쥐고있는 게 전부란 얘기밖에 안된다. 게다가, '메탈기어 솔리드 4'는 언제든지 XBOX360 버전으로 발매될 수 있으며 '파이널 판타지 XIII'은 '파이널 판타지 XII'보다 더욱 다르게 바뀌는 바람에 '궁금하긴 하지만 내가 원하던 스타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적어도 내가 볼 때는 이들 모두 시스템 셀러로써의 가치가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래픽만 좋으면, 그럴싸해 보이기만 하면 되는 줄 안다. 하지만, 게이머들도 많이 약아졌다. 그래픽으로 '와우' 소리 나오게 만드는 걸 새로운 시스템 나올 때마다 매번 써먹기 힘들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갈수록 그 효과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PS2 동시발매 타이틀로 나왔던 EA의 '매든 NFL 2001'이 그래픽으로 북미 게이머들을 흥분시켰던 적이 있다. 북미지역에선 '매든 NFL 2001'이 시스템 셀러였던 것. 그러나, XBOX360 버전으로 나온 '매든 NFL'은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데 실패했다. EA는 용감하게 'Actual game graphic'이라면서 실제 게임 플레이 장면을 TV광고에 넣었지만 반응은 '웃긴다' 였다.

게임 소프트웨어의 트렌드화도 문제다. 이 덕분에 게임들이 죄다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메이커들은 트렌드를 이용해보려고 한다지만 게이머들의 눈엔 아이디어 고갈에 몸부림 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GTA' 시리즈가 인기끌자 얼마나 많은 갱스터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는지 보라. 액티비젼의 'True Crime', EIDOS의 '24 to Life', EA의 '대부' 등 '갱스터 주인공 + 자유도'의 게임들이 무더기로 나왔다. 심지어, 일본회사 세가까지 '야쿠자'라는 게임을 내놨을 정도다. 이런 식으로 우르르 몰려다니기 좋아하는 게임업계가 지금은 온라인 게임 쪽에 몰려들어 '온라인 this, 온라인 that' 하고 있다. 그냥 날로 먹을 거리 찾고있는 것이다.

이쯤 됐으면 아직도 PS2가 PS3, XBOX360보다 많이 팔리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게 된다. 왜 닌텐도 Wii가 잘 나가는지도 말이다. 이게 단지 가격 때문일까?

그나마 콘솔게임다운 게임들이 PS2에 많기 때문이다. 차세대 게임 시스템들이 나오긴 했지만 콘솔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는 게임들은 아직도 PS2에 많다는 것이다. 가격도 이젠 저렴한데 게임은 계속 나오고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도 방대하다. 여기에 닌텐도 Wii가 가세했다. 전통적인 콘솔게임 스타일과 독특한 게임 플레이 방식을 조합한 닌텐도 Wii가 인기를 끄는 것이다. 가격도 경쟁 시스템들에 비해 가장 저렴하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코어 게이머', '온라인 게임' 타령하면서 오버하는 사이에 닌텐도 Wii가 이들을 밀어버리고 북미지역에서 매월 평균 35만대 정도 꾸준히 판매하면서 하드웨어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책임은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엉뚱한 데서 삽질한 데 있다. 가격도 수상하고 게임들도 전통적인 콘솔 게이머들이 보기엔 이상한 게 많아진 덕분이란 것이다.

과연 언제쯤 콘솔 게이머들이 구입하지 않고 못배길 정도의 '섹시한' 게임들이 많이 눈에 띄게 될지 모르겠다. 지금은 절대 섹시하지 않다. 아무리 봐도 서지 않는단 말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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