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조이 해링턴이 실패한다면?

조이 해링턴(Joey Harrington-사진)이 아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의 주전 쿼터백이 됐다는 건 이미 다들 알고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제 더이상은 아틀란타 팰컨스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빅(Michael Vick)을 보기 힘들게 됐다. 적어도 금년시즌엔 조이 해링턴이 아틀란타 팰컨스의 주전 쿼터백이다.

조이 해링턴은 2002년 NFL 드래프트에서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에 의해 1라운드 세 번째로 지명됐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오레곤 대학 시절엔 한가닥 하던 쿼터백이었지만 조이 해링턴의 프로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1라운드 픽이었으니 당연히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으나 조이 해링턴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주전에서 밀려난 해링턴은 마이애미 돌핀스(Miami Dolphins)로 팀을 옮겼지만 거기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1년만에 다시 팀을 옮겨 아틀란타 팰컨스의 백업 쿼터백이 됐다. 그런데,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틀란타의 주전 쿼터백, 마이클 빅이 불법 개싸움 사건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금년시즌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얼떨결에 주전 쿼터백이 돼버렸다.

일부 풋볼 애널리스트들은 조이 해링턴이 아틀란타 팰컨스의 신임 헤드코치, 바비 페트리노(Bobby Petrino)의 공격 시스템에 적응할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해링턴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조이 해링턴이 바비 페트리노의 지도하에 아틀란타 팰컨스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금년시즌 루이빌 대학(University of Louisville) 헤드코치에서 아틀란타 팰컨스로 옮겨온 바비 페트리노는 쿼터백 코치,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등을 지낸 공격 전문코치다.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쿼터백, 조이 해링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적임자일 수도 있는 것.

하지만, 만약 조이 해링턴이 실패한다면?

지금까지의 조이 해링턴의 전적을 보면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아보일 수밖에 없다. 디트로이트에서도 실패했고 마이애미에서도 실패했다면 두 팀의 시스템도 물론 의심해봐야겠지만 조이 해링턴이 NFL 주전 쿼터백으로써 가망이 없는 건 아닌지 또한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조이 해링턴이 NFL 주전 쿼터백 '그릇'이 안 된다면 시스템이 어떠하든 보나마나일 것이다.

얘기가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루이빌 대학 쿼터백 브라이언 브럼(Brian Brohm)이 나오게 된다.

브라이언 브럼은 현재 루이빌 대학팀에서 뛰고있지만 내년 시즌엔 NFL로 옮겨올 게 분명한 유망주다. 브라이언 브럼은 6피트 4인치 키에 몸무게 225 파운드의 'NFL 쿼터백 사이즈'를 갖췄으며, 오렌지 보울 MVP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 바비 페트리노(왼쪽), 브라이언 브럼(오른쪽)

아틀랜타 팰컨스 헤드코치 바비 페트리노는 2006년 시즌까지 루이빌 대학 헤드코치였다. 다시 말하면, 작년까지 브라이언 브럼을 코치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틀란타 팰컨스 주전 쿼터백이 갑자기 사라졌고, 브라이언 브럼은 2008년 NFL 드래프트에 나올 게 확실하다.

조이 해링턴이 금년에 죽을 쑤더라도 바비 페트리노와 아틀란타 팰컨스는 잃는 게 많지 않다. 마이클 빅 없는 아틀란타 팰컨스에 큰 기대를 할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이 해링턴이 예상 밖으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것도 나쁠 건 없지만 금년시즌 확실하게 죽을 쑤고 내년 NFL 드래프트에서 브라이언 브럼을 지명하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 같다.

아틀란타 팰컨스의 상징이던 수퍼스타 쿼터백, 마이클 빅이 사라진 아틀란타 팰컨스 의 팬들에겐 그를 대신할 새로운 수퍼스타가 필요하지 이팀 저팀 떠돌아다니던 쿼터백이 아닐 것이다. 물론, 브라이언 브럼은 마이클 빅처럼 다이나믹한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아틀란타 팰컨스를 챔피언쉽 팀으로 이끌만한 선수다. 게다가 헤드코치 바비 페트리노를 잘 알고있고, 페트리노의 공격 시스템에도 익숙하기 때문에 NFL에 적응하는 것도 수월할 것이다.

007년 NFL 시즌은 이번 주부터 시작이다. 아직 정규시즌 경기를 치루지도 않았는데 조이 해링턴의 미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른 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2008년 NFL 드래프트에 쓸만한 쿼터백들이 꽤 많이 나오게 될 것이며, 그 중 하나가 브라이언 브럼일 것은 현재로썬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사라진 마이클 빅', '루이빌에서 함께 했던 바비 페트리노와 브라이언 브럼의 인연'을 끼워넣어보니 '혹시 이렇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