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닉 우먼'이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실패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21세기 버전으로 세련되게 리메이크 하더라도 SF TV시리즈가 널려있는 요즘 세상에 '바이오닉 우먼'이 웬 말이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 조금만 빗나가면 곧바로 아이들용 시리즈처럼 보일텐데 이제와서 '바이오닉 우먼'을 리메이크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는지 의심스러웠던 것.
하지만, 우려했던만큼 우습게 보이진 않았다. 그런대로 볼만했다. 9월26일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에피소드 2까지 방영됐는데,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할 순 없지만 'Not Too Bad' 정도라고 해야 할 듯.
하지만, 바이오닉 우먼'은 성인들, 특히 70년대 오리지날 '바이오닉 우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살짝 곤란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하이틴에서 20대 초반의 시청자들을 겨냥한 TV 시리즈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이미 소머즈 역을 맡은 미셸 라이언(Michelle Ryan)부터가 20대 초반인데다 제이미의 여동생으로 루씨 헤일(Lucy Hale)이 고등학생으로 나온다는 것도 한몫 한다. 미셸 라이언은 1984년생이고 루씨 헤일은 1989년생이다. 소머즈 자매 연령대가 이렇다보니 드라마도 비슷한 연령대에 맞춘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파워레인저'처럼 심하게 아동틱한 건 아니다. 이 정도로 심각하게 아동틱하면 참기 힘들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정도까진 아니다. 극장용 영화와 비교한다면 '트랜스포머스'나 '디스터비아' 같은 하이틴/Young Adult 영화 수준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이런 내용으로는 청소년 드라마 수준밖에 되지 않을 게 뻔했으니 놀라울 것도 없고 실망스러울 것도 없다. 걱정했던 것만큼 지나치게 아이들용 드라마처럼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매주마다 꼬박꼬박 보겠다는 약속을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생각이 나면 보겠다는 정도는 된다.
'바이오닉 우먼' 바로 다음 프로그램인 '라이프(Life)'라는 새로운 L.A 형사 드라마도 꽤 볼만하기 때문에 수요일 밤엔 9시(동부시간)부터 11시까지 NBC의 TV 시리즈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쁜 아이디어는 아닐 듯.
그러고보니 '바이오닉 우먼'에 윌 윤 리가 나온다는 걸 깜빡했다.
윌 윤 리는 007 시리즈 '다이 어나더 데이'에서 문대령으로 나왔던 한국인 2세 배우다. 한국계 배우가 극중에서 한국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자주 보기 힘든데 윌 윤 리는 '바이오닉 우먼'에서 Jae Kim이라는 한국인 캐릭터로 나온다. 역시, 무술의 달인으로 나오더라.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