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1월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
티모시 달튼의 1989년 영화 '라이센스 투 킬(License To Kill)' 이후 6년간의 공백기를 거친 뒤 돌아온 것.
제임스 본드도 티모시 달튼에서 피어스 브로스난으로 교체됐다.
감독은 마틴 캠벨.
영화제목은 이언 플레밍의 자메이카 별장 이름을 딴 '골든아이(GoldenEye)'.
'제임스 본드 007을 잊은 사람이 있냐'는 듯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눈에 들어왔다.
개봉일이 다가오자 '빅스크린에서 건배럴씬을 보는 게 얼마만이냐'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더라. 금요일 0시에 하는 'Sneak Preview'를 보기로 했으니 잠이 오지않은 게 다행인지도...
0시 상영에 맞춰 극장에 갔더니 중년의 미국인 남자가 매표소 앞에 서 있었다.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
'골든아이' 표를 달라는 소리였다.
오오! 멋있다! 나도 저렇게 얘기 해야지!
매표소 앞으로 걸어간 나는 여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You know my name, you know my number!"
그랬더니 여직원이 날 야리는 거다.
"I don't know your name, I don't know your number!"
으음? 이게 무슨 소리지?
처음엔 그녀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파악이 안 됐다. 나보다 먼저 표를 산 미국 아저씨 흉내낸 게 전부인데 왜 나한텐 표를 안 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냔 말이다!
분위기가 썰렁해지길래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골든아이' 포스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영화 표를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 지지배가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란다.
아하! 그제서야 내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파악이 됐다.
'THE'라고 해야 하는 걸 'MY'라고 했다고 망할(?) 지지배가 날 놀린 것이다.
'You know the name, you know the number'는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과 007이란 번호를 알고있다는 의미인데 'THE'를 'MY'로 바꿔놓으니 '너는 내 이름도 알고 (전화)번호도 안다'고 한 게 된 것이다.
그때는 0시에 시작하는 '골든아이 Sneak Preview'티켓' 하나만 판매중이었다. 때문에, 내가 'THE'를 'MY'라고 잘못 말했더라도 크게 헷갈릴 상황이 아니었다. 근데 이 지지배가 나한텐 표를 곱게 팔 생각이 없었나보다.
아무튼, 이렇게 '골든아이'를 봤다. 극장에서 '골든아이'를 7번 봤는데 이게 첫 번째였다.
그리곤, 11년이 흘렀다.
'다이 어나더 데이' 이후 4년만에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
제임스 본드는 피어스 브로스난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로 교체됐다.
감독은 마틴 캠벨.
영화제목은 이언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소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이었다.
최악의 007 영화로 꼽히는 '다이 어나더 데이' 이후 이언 플레밍의 원작으로 다시 되돌아 간다니 기대가 컸다.
다 좋았다. 그런데 '카지노 로얄' 주제곡 제목이 상당히 신경에 거슬리더라.
크리스 코넬이 부른 것까진 좋은데 왜 하필이면 제목이 'You Know My Name'이냔 말이다!
웃다가 배아파서 쓰러질뻔.ㅋ
답글삭제마지막 반전이 넘 웃기네요.ㅋ
그러고보니 카지노로얄 영화시작전에 그 노래 나오죠.ㅋ
왜 하필이면 'You Know My Name'일까...
답글삭제제가 이 노래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ㅋㅋ
이 포스트와는 별 관계 없는 내용이지만..
답글삭제다음 007 영화에서 본드의 수트는 브리오니가 아닌....
미국 아쟈씨 톰 포드의 수트를 입는답니다..ㅡㅡ;
왠지 최근 공개된 턱시도 입고 하는 액션신에 본드가 입은 수트가 너무 얄쌍....하다는 느낌은 받긴 했어요..ㅡㅡ;
셰빌로 수트에서 피어스 브로스넌 부터는 이탈리아 브리오니. 이제는 미국의 톰포드 입니다...ㅡㅡ;
설마 본드가 광택 원단 수트입고 뾰족구두 신고 나오지는 않겠지요?..ㅡㅡ;
역대 본드에서 조지 라젠비 옷발이 최고 같긴 합니다.^^
본드가 이번엔 톰 포드 수트를 입는다는 것까진 들었는데요.
답글삭제문제는 제가 옷엔 완전 장님이라서...ㅡㅡ;
옙. 전 패션감각 꽝입니다...ㅠㅠ
그래서 전 브리오니, 톰 포드 같은 브랜드 이름 정도만 겨우 알 뿐 비교를 못합니다.
톰 포드도 몇 년전 옷이 아닌 '다른' 걸로 알게 됐죠.
아무래도 모델출신인 래젠비가...
하지만 전 역시 코네리, 무어의 턱시도 입은 모습이 멋졌던 것 같습니다.
턱시도를 입은 모습이 억지로 꾸민 것 같지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보이던 분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