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0일 수요일

'본드23' 아프가니스탄으로 간다?

'본드23' 스토리에 아프가니스탄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 스크린라이터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Kabul)에 있는 영국 대사관에 기술적인 조언을 구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Guardian) 인터넷판이 전했다.

가디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했던 영국 외무부 소속 마약단속반 멤버 1명이 지난 여름 제임스 본드 시리즈 컨설턴트가 되면서 '본드23'의 일부분이 아프가니스탄 남부를 배경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비중이 어느 정도가 될 지는 몰라도 '본드23'에 아프가니스탄 헬만드(Helmand) 지역의 아편밭과 마약딜러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가디언의 기사에 의하면, 영국 외교가에서는 수 천명의 영국군이 마약거래로 자금조달하는 저항세력들을 상대로 고전중인 헬만드의 상황을 바꾸려면 제임스 본드가 필요하다는 농담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공식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에 불과하다. 가디언의 기사내용대로 007 시리즈를 제작하는 EON 프로덕션은 '본드23'가 아프간 테마인지 코멘트하지 않을 게 분명하므로 당분간은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과 아편이라고 하니까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다.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 주연의 1987년작 '리빙 데이라이트'에서도 제임스 본드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고, 아편거래도 영화에 나왔다.




그렇다면 제임스 본드 제작진이 왜 아프가니스탄으로 또 돌아가려는 것일까?

'리빙 데이라이트'를 제작할 당시만 해도 무자하딘이 제임스 본드의 동료로 나왔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아프간 소년들의 이야기에 대한 내용의 영화 '카이트 러너(The Kite Runner)'를 연출했던 마크 포스터(Marc Forster) 감독에게서 아프간 테마가 전염됐는 지도 모른다. 포스터 감독은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연출도 맡았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본드23'에도 건조한 사막이 또 등장할 수 있다는 건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이미 '콴텀 오브 솔래스'에 사막이 나왔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도 좋지 않은 싸인이다. 요즘엔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영화관객들이 멋진 경치에 감탄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 중 하나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곳들만 찾아다녀야 한다는 법은 없다. 최근들어 007 제작진은 북한(다이 어나더 데이)과 같은 관광하기 난감한 장소들만을 찾는 것 같은데 구태여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은 공식확인 안 된 이야기에 불과하니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그나저나, 이전에 '리빙 데이라이트' 포뮬라로 돌아가는 게 좋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고 제임스 본드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다시 보내라고 하진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이런 게 007 시리즈로 되돌아올 때가 된 것 같다는 얘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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