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일 토요일

제임스 본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하나 고르면?

007 시리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무엇이냐고 하면 너무 뻔하지 않냐고 할 지 모른다. 영국 작곡가, 몬티 노만(Monty Norman)이 작곡한 무시무시할 정도로 유명한 '제임스 본드 테마(James Bond Theme)'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임스 본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는 어느 것일까?

하나 골라보기로 하자.

"He's tall and he's dark.
And like the shark, he looks for trouble.
That's why the zeroes double.
Mr. Kiss Kiss Bang Bang."

007 시리즈 주제곡 중에 저런 가사의 노래가 없는 것 같다고?

맞다. 저 노래는 007 시리즈 메인 타이틀곡이 아니다.

그러나 메인 타이틀이 될 뻔 했던 곡이다.

제목은 'Mr. Kiss Kiss Bang Bang'.

'Mr. Kiss Kiss Bang Bang'은 인스트루멘탈 버전이 영화에 사용되었으며, 사운드트랙 앨범에도 보컬 버전은 수록되지 않았다.



우선 'Mr. Kiss Kiss Bang Bang' 사운드트랙 버전을 들어보기로 하자.


그렇다면 보컬 버전은 어디에 있냐고?

'The Best of James Bond: 30th Anniversary Limited Edition'에 있다.

1992년 발매된 007 시리즈 30주년 기념 2 디스크 앨범에는 셜리 배시(Shirley Bassey)와 디온 워윅(Dionne Warwick)이 부른 두 종류의 보컬버전 'Mr. Kiss Kiss Bang Bang'이 수록되었다.



셜리 배시와 디온 워윅이 'Mr. Kiss Kiss Bang Bang'을 불렀을 정도라면 이 노래가 '썬더볼'의 주제곡이 될 뻔 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톰 존스(Tom Jones)가 부른 '썬더볼'이 메인 타이틀로 결정되었고, 셜리 배시와 디온 워윅이 부른 'Mr. Kiss Kiss Bang Bang' 보컬 버전은 1992년 30주년 기념 앨범이 발매될 때까지 빛을 보지 못했다.

자, 그렇다면 셜리 배시(Shirley Bassey) 버전을 한 번 들어보자.


이번엔 디온 워윅 버전을 들어보자.


물론 톰 존스가 부른 '썬더볼'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007 시리즈 주제곡에 속한다. 하지만, 'Mr. Kiss Kiss Bang Bang'이 메인 타이틀이 되었더라면 더욱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도 멋진 것은 노래의 분위기가 제임스 본드와 완벽하게 매치된다는 점이다. '제임스 본드의 테마'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젠틀맨 에이전트, 제임스 본드와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다. 폭력과 섹스, 재즈와 카지노 등 제임스 본드를 상징하는 모든 것이 녹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Mr. Kiss Kiss Bang Bang'은 60년대의 '그 때 그 시절' 노래 아니냐고?

그렇긴 하다. 그러나 007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제임스 본드 캐릭터와 그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이 바뀌지 않은 이상 이것을 가장 잘 표현해 낸 곡이 최고의 제임스 본드 음악인 것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러므로 'Mr. Kiss Kiss Bang Bang' 퀄리티의 제임스 본드 주제곡이 나온다면 지금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 영화 주제곡이 하나같이 허술한 요즘에 저 정도의 제임스 본드 메인 타이틀곡이 나온다면 아카데미 주제곡상은 맡아놓은 게 아닐까?

그렇다고 '본드23' 주제곡이 레트로 스타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십중팔구 60년대 타임머신 믹스 수준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의 주제곡 'You Know My Name'을 부른 크리스 코넬(Chris Connel)이 톰 존스의 '썬더볼'을 흉내냈던 것처럼 어설픈 레트로 스타일 흉내내기를 반복하는 것을 또 보고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Mr. Kiss Kiss Bang Bang'에 비견할 만한 레트로 스타일 제임스 본드 주제곡을 제대로 멋지게 만들 뮤지션은 없는 것일까?

007 베테랑 작곡가, 존 배리(John Barry)를 다시 모셔오지 않는 이상 제임스 본드에 어울리는 곡이 또다시 나오기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곡만 제대로 준비된다면 이를 멋지게 부를 가수들은 있다는 데서 희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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