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5일 화요일

샘 맨데즈가 '본드23' 연출을 맡는다?

1999년 영화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영국 영화감독 샘 맨데즈(Sam Mendes)가 23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본드23) 연출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헐리우드 리포터는 샘 맨데즈가 현재 협상중에 있으며, '본드23'는 MGM 문제에도 불구하고 2011년 개봉을 목표로 오는 6월부터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만약 맨데즈가 '본드23' 연출을 맡는 것으로 확정되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첫 번째 '007 감독'이 된다. 지금까지 007 시리즈를 연출한 영화감독 중에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감독은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맨데즈가 액션 스릴러 전문 영화감독이 아니라는 점. 맨데즈는 지금까지 007 시리즈와 같은 액션비중이 큰 영화를 연출한 적이 없다.

반드시 액션영화 베테랑 감독이 007 시리즈 연출을 맡아야 한다는 법은 물론 없다. 액션영화 베테랑 감독들은 007 시리즈를 과거로 돌려보낼 위험이 높은 만큼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007 제작진이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마크 포스터(Marc Forster) 감독에 이어 연속으로 액션영화와 거리가 있는 영화감독을 고른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서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콴텀 오브 솔래스'를 떠올리면 과연 이것이 성공적이었나 생각해보게 된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영화는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 시절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액션 전문이 아닌 드라마 전문 영화감독에게 연출을 맡겼는데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스크립트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카지노 로얄'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을 기초로 했지만, '콴텀 오브 솔래스'는 제목만 플레밍의 숏스토리에서 따왔을 뿐 내용은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이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얼핏보기엔 별 것 아닌 차이 같지만, '콴텀 오브 솔래스'를 피어스 브로스난 시절의 007 영화처럼 보이게끔 만든 주범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본드23' 스크린플레이는 '프로스트/닉슨(Frost/Nixon)', '퀸(The Queen)'의 스크린플레이를 쓴 영국 스크린라이터 피터 모갠(Peter Morgan)이 맡았다. 피터 모갠은 오스트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드23'가 "쇼킹한 스토리"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얼마나 쇼킹하냐가 문제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과연 이번엔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처럼 실망스럽지 않게 만들 수 있냐는 것이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을 기초로 하지 않은 제임스 본드 영화 거의 모두가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쳐왔는데, 이번엔 제대로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아직은 샘 맨데즈가 '본드23' 연출을 맡게될 지 확실치 않지만, 만약 그가 맡게된다면 피터 모갠과 함께 실망스럽지 않은 제임스 본드 어드벤쳐를 탄생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만약 맨데즈가 '본드23' 연출을 맡으면 본드걸 문제까지 자동으로 해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아내가 바로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이기 때문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에서처럼 남편이 연출하는 영화에 아내가 또 출연할 수도 있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인데, 머니페니 역으로는 왔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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