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8일 목요일

'에지 오브 다크니스', 돌아온 멜 깁슨 빼곤 없었다

연출은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의 마틴 캠벨(Martin Campbell) 감독, 스크린플레이는 '디파티드(The Departed)'의 윌리엄 모내핸(William Monahan), 주연은 '리썰 웨폰(Lethal Weapon)' 시리즈로 유명한 멜 깁슨(Mel Gibson).

제법 근사해 보인다고?

그렇다면 줄거리도 살짝 살펴보기로 하자.

보스턴 형사, 토마스 크레이븐(멜 깁슨)의 딸, 에마가 집앞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살해당한다. 경찰은 범인들이 토마스를 살해하려다 실수로 그와 함께 있던 딸을 쏜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에마가 살해당하기 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 권총까지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이상하게 여긴 토마스는 에마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다.

곧 크레이븐은 에마의 살인사건 배후에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체포하지 않고 바로 사형집행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리썰 웨폰'과 '테이큰(Taken)'이 만난 영화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에지 오브 다크니스'는 액션영화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트레일러는 딸을 잃은 아버지가 홀로 범인소탕에 나선다는 액션이 풍부한 스릴러 영화처럼 보였다. 마치 멜 깁슨 버전 '테이큰' 같았다. 그러나 실제 영화는 많이 달랐다. 액션보다는 살인사건 미스테리를 풀며 그 배후를 캐는 게 전부였다.

그렇다. '에지 오브 다크니스'도 트레일러만 근사한 게 전부인 영화였다.

액션이 부족했더라도 살인사건 미스테리를 푸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면 별 문제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아니었다. 거대기업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제조한다느니, 여기에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까지 개입됐다느니 하는 흔해빠진 폴리티컬 스릴러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런 뻔한 스토리만으로는 더이상 관객들을 사로잡지 못한다. 폴리티컬 스릴러에서 음모타령하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영화관객들은 이 정도로는 눈도 깜짝 안 한다. 그러므로 이제 와서 BBC의 80년대 폴리티컬 스릴러 TV 시리즈를 기초로 한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부터 그리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아니면 액션의 비중을 늘려 따분하고 뻔한 줄거리를 가려줄 볼거리를 풍부하게 마련했어야 했다.

그러나 '에지 오브 다크니스'는 스토리와 액션 둘 다 볼 게 없었다.

그렇다. '에지 오브 다크니스'는 또하나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에 불과했다. 많은 영화관객들은 멜 깁슨 버전의 '테이큰'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였던 것.아마도 BBC TV 시리즈를 영화로 옮겼다는 공통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오랜만에 영화배우로 돌아온 멜 깁슨이 반가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볼거리라곤 그것 하나가 전부였다. 두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와 BBC의 80년대 TV 시리즈 '에지 오브 다크니스'를 연출했던 마틴 캠벨, 아카데미상 수상경력을 가진 윌리엄 모내핸, 멜 깁슨 등 헐리우드 탑 클래스들이 참여한 영화로 보이지 않았다.

믹시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