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X의 장수 TV 시리즈 '24'가 시즌8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헐리우드 리포터에 의하면, '24'는 오는 5월 방영되는 시즌8 파이널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고 한다.영화와 TV 시리즈를 함께 만든다, 시즌9로 계속된다는 둥 여러 설이 있었지만 결국은 종영으로 결정난 듯 하다.
이로써 2010년 5월은 FOX와 ABC의 간판 TV 시리즈 '24'와 '로스트'가 나란히 막을 내리는 달이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24' 시리즈가 완전히 끝나는 건 아니다. 메인 캐릭터 잭 바우어(Jack Bauer)가 TV 시리즈에서 영화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4'의 exec 프로듀서 하워드 고든(Howard Gordon)은 헐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유니버설의 폴리티컬 스릴러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의 각본을 맡았던 스크린라이터 빌리 레이(Billy Ray)가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버전 '24' 스크립트를 작업중에 있다고 밝혔다.
고든은 아직 스크립트도 완성되지 않았지만 빠르면 내년쯤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가지 흥미로운 건, 제작진이 영화에선 '리얼타임'을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점이다. 원하기만 한다면 전체 24시간 중에서 2시간만 떼어내 '리얼타임'으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도 굳이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24시간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2시간으로 압축하려는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리얼타임에서는 벗어나도 시간 범위는 그대로 24시간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4시간 제한에 묶이면 스케일이 작아진다는 문제가 따른다. 시간적 여유가 사라지는 바람에 제임스 본드 시리즈처럼 여러 곳을 방문하는 방식을 따르기 힘들어 진다.
물론 24시간 제한을 풀면 제목에 '24'를 사용하기 곤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제목에 '24'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무슨 영화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 영화 포스터에 키퍼 서덜랜드(Kiefer Sutherland)의 모습과 잭 바우어란 이름만나와도 어지간한 사람들은 무슨 영화인지 알아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성공적인 잭 바우어 영화 시리즈를 탄생시키기 위해 버려야 할 또 한가지는 백악관이다. '24'의 세계가 실제보다 먼저 흑인과 여성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킨 '앞선 세계'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실제와 다른 허구의 세계라는 점이 '24' 시리즈의 현실감을 갉아먹었다. '24'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비교하지 않고 허구는 허구로써만 받아들인다면 제법 그럴싸해 보일 지 모르지만, 얼핏보기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Alternate World'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고 '24' 세계의 모든 걸 전부 버리고 현실세계로 완벽하게 옮겨타야 한다는 건 아니다. CTU와 같은 기관 정도는 영화로 옮겨와도 무방하다. 누가 봐도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허구의 미국 대통령 같은 게 문제라는 것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우선 이런 것들만 피해가도 콜롬비아 픽쳐스의 '밴티치 포인트(Vantage Point)'처럼 시간에 쫓기며 미국 대통령 암살을 노리는 테러범들을 추격하는 진부한 스릴러 영화에 그치는 걸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잭 바우어 시리즈가 영화로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냐고?
제임스 본드 시리즈보다 진지하고 현실적이면서 격렬한 수준급 액션 어드벤쳐 시리즈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제작진이 이에 필요한 구성요소들을 제대로 두루 갖추느냐 다. '24'를 영화로 옮긴다니까 왠지 뻔한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 시리즈와 제이슨 본 트릴로지를 어설프게 흉내내는 데만 급급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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