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7일 토요일

김연아, 배경음악이 'Girl Trouble'로 넘어가자 "나도 트러블!"

이번 ISU 챔피언쉽이 시즌 피날레인 데다 김연아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메들리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중계방송을 봤다. 신기록 제조기였던 제임스 본드 메들리로 어떻게 시즌을 마감할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ISU 챔피언쉽은 김연아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에 열린 대회라서 그녀가 올림픽의 기억들을 정리하고 다음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선수가 바로 직후에 열리는 또다른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라면 걱정이 덜 되었겠지만 김연아는 지난 밴쿠버 올림픽이 그녀의 첫 번째 였다. 국제경기를 수두룩하게 경험했다지만 그중에서 가장 빅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올림픽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번엔 평균 수준이거나 아주 죽을 쑤거나 둘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결과는 후자 였다.

최종결과가 기대에 못미치게 나오더라도 제임스 본드 메들리 만큼은 그런대로 해줬으면 했는데 오늘은 우리 본드걸이 예전같지 않았다.

그래도 스타트는 좋았다.



그러나 배경음악의 제목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The Bomb'이 터진 듯 했다.

김연아는 배경음악이 영화 '썬더볼(Thunderball)' 삽입곡 'The Bomb'에서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 삽입곡 'Girl Trouble'로 넘어가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Girl Trouble'이 'Yuna Trouble'로 바뀐 것이다. 두 명의 집시여인들이 서로 싸우던 혼란스러운 씬에 나왔던 곡 'Girl Trouble'에 맞춰 정신없이 스핀하는 것을 보면서 배경음악과 트릭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파트였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실수를 연발하던 우리 본드걸은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삽입곡 'Going Down Together' 파트에서도 또 실수를 하고 말았다. Yes, she was GOING DOWN.

마지막 '제임스 본드 테마(The James Bond Theme)' 파트에선 눈에 띄는 큰 실수는 없었던 것 같지만 만 이미 맥이 빠져버린 이후였다.

Ms. Bond의 경기직후 얼굴 표정을 봐도 그녀의 제임스 본드 메들리 퍼포먼스가 어떠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도 지난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지켜볼 때 보다는 마음이 편했다. 혹독한 훈련 끝에 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우는 것 보다 저조한 점수를 받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보는 게 훨씬 편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김연아가 잊고싶은 하루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겠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만은 분명하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만만치 않다. 오서는 오전엔 앞서 열린 경기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점수를 받은 곽민정이 서럽게 우는 걸 달래줘야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김연아까지 비틀거렸기 때문이다.

아마 이 양반도 울고싶을 거다.



Ms. Bond의 제임스 본드 메들리 시즌 피날레 퍼포먼스에 기대를 걸었던 전세계 제임스 본드 팬들 또한 여기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이 친구들은 빚더미에 앉은 MGM 문제로 당분간 골치아픈 경제뉴스나 지켜봐야 할 팔자들인데...

그래서 생각난 노래가 하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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