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를 두 차례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이끈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Ben Roethlisberger)가 성폭행 혐의를 벗었다.
미국 조지아 주 지방검사, 프레드 브라잇(Fred Bright)은 벤 로슬리스버거(이하 빅 벤)가 20세 여대생을 클럽에서 성폭행했다는 걸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없는 데다 피해자 가족들이 고발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면서 빅 벤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SPN 등을 비롯한 미국의 스포츠 미디어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조지아 지방검사가 빅 벤을 기소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미리 보도한 상태였으므로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하지만 4월12일 오후 2시(동부시간)로 예정됐던 기소여부 발표를 직접 듣지 않고는 속단할 수 없었다.
빅 벤이 실제로 성폭행을 했다고 생각했냐고?
꼭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혹시나' 했던 건 사실이다.
문제는 빅 벤이 1년사이에 무려 두 차례나 성폭행 의혹을 받았다는 점이다. 작년 여름엔 네바다 주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빅 벤을 고발한 바 있는데 몇 달 지나지도 않아서 이번엔 조지아 주에서 또다시 비슷한 사건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두 케이스 모두 기소당하는 것은 면했지만 1년 사이에 두 차례나 성폭행 혐의를 받았다면 경고등에 불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빅 벤이 '상습범'이라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비춰지게 된 것만은 인정해야 할 듯 하다. 누구에게 잘못이 있든 간에 의심을 받을만 한 사건에 계속 휘말린 건 그의 잘못이다. 처신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빅 벤도 20대 후반의 나이에 불과하므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두 차례나 수퍼보울에서 우승한 유명한 스포츠 선수라면 합법적으로 술을 마실 나이가 되지 않은 20세 여대생에게 만취할 때까지 술을 먹이는 짓을 할 때가 지났다는 정도는 판단했어야 옳았다.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Roger Goodell)은 1년사이에 두 번씩이나 성폭행 의혹을 샀던 빅 벤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ESPN이 전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NFL 스타가 기사에 오르내리는 걸 원치않을 게 분명하므로, 비록 기소는 면했어도 앞으로 처신을 똑바로 하라는 주의를 주려는 게 아닌가 싶다.
로저 구델은 빅 벤이 계속 이런 실수를 반복하면 '피츠버그의 빅 벤'이 아닌 '런던의 빅 벤'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해야 한다.
선수생활 종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문제는 단지 빅 벤 하나가 전부가 아니다. 수퍼보울 MVP였던 와이드리씨버 샌토니오 홈즈(Santonio Holmes) 또한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에서 한 여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쿼터백과 와이드리씨버가 나란히 폭행혐의를 받은 것이다.
사고뭉치 하나를 줄이고 싶었던 것일까?
스틸러스는 5라운드 드래프트 픽을 받고 수퍼보울 MVP 샌토니오 홈즈를 뉴욕 제츠(New York Jets)로 트레이드했다.
홈즈는 NFL로부터 4경기 출전정지도 받았다. 그러므로 그는 뉴욕 제츠의 2010년 정규시즌 첫 네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그런데 뉴욕 제츠 오펜스가 그 사이에 많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점을 놓칠 수 없다. 샌디에고 차저스(San Diego Chargers)에서 릴리스된 러닝백 라대니언 톰린슨(LaDanian Tomlinson)을 데려오더니 이번엔 와이드리씨버 샌토니오 홈즈까지 챙겼기 때문이다.
작년시즌 AFC 챔피언쉽까지 올라갔던 뉴욕 제츠가 금년엔 어디까지 오를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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