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4일 목요일

2010년 월드컵을 일찍 떠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공통점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챔피언은 개최국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을 3대0으로 물리치고 월드컵 트로피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완전히 달랐다. 그룹 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4년 뒤 열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를 이긴 팀이 바로 이탈리아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박치기를 했다가 퇴장당한 것으로도 유명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2006년 월드컵 결승전은 1대1로 양팀이 팽팽히 맞서다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이탈리아가 5대3으로 이겼다. 물론 결과도 중요했지만 프랑스는 2002년 월드컵의 부진을 털어내고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탈리아는 역대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남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에선 두 팀 모두 완전히 달랐다. 2006년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사이좋게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전 월드컵 결승에 올랐던 두 팀이 바로 다음 월드컵에서 모두 16강에 탈락한 건 월드컵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일찌감치 남아프리카를 떠나게 됐다.





뉴질랜드-파라과이 경기를 중계방송하면서 슬로바키아-이탈리아 경기 스코어를 지켜보던 ESPN 해설자는 만약 이탈리아가 진다면 이탈리아로 돌아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I don't think they should go home)고 말했다. 이탈리아 팬들이 단단히 열받았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팬들도 단단히 열받은 듯 했다. 프랑스가 그룹 라운드 세 번째 경기에서 남아프리카에 1대2로 어이없게 패하자 이를 지켜보던 프랑스 팬들은 손가락으로 즉각 반응을 보였다.



위 사진의 프랑스 팬은 아마도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다가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그룹 라운드를 통과 못하고 돌아가게 된 것일까?

프랑스는 월드컵 지역예선 부터 시끄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월드컵 그룹 라운드를 1무2패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마치고 일찌감치 돌아갈 정도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멕시코에 0대2로 무기력하게 패한 이후 가뜩이나 멍멍이 판이던 프랑스 팀 상황이 미친 멍멍이 판으로 악화되었을 때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결국 프랑스는 그룹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개최국인 남아프리카에 첫 번째 월드컵 승리를 선사하고는 힘없이 떠났다.

이탈리아는 그룹 라운드 첫 경기 파라과이전에서 1대1로 비긴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최약체로 꼽혔던 뉴질랜드와도 1대1로 비기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지더니 16강 진출이 걸려있었던 슬로바키아와의 그룹 라운드 세 번째 경기에서 2대3으로 패하고 말았다. 전반전에 수비실책으로 슬로바키아에 골을 내주며 시작한 이탈리아는 1대3으로 뒤지다 마지막에 한 골차까지 따라붙었으나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이탈리아와 슬로바키아의 경기는 지금까지 벌어진 2010년 월드컵 경기 중 단연 최고라 할 만큼 재미있는 경기였으나, 아쉽게도 이탈리아에겐 마지막 경기가 됐다.

그렇다면 2010년 월드컵을 일찍 떠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팀 모두 그룹 라운드 세 경기 중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다. 프랑스는 1무2패, 이탈리아는 2무1패로 보따리를 쌌다.

두 팀 모두 1승도 못했다니까 왠지 노래를 한 곡 더 듣고싶어진다.


또다른 공통점은, 이전 월드컵 우승팀이 바로 다음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1998년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는 2002년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2006년 챔피언 이탈리아도 2010년 월드컵에서 마찬가지 신세가 됐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변방 월드컵'이라는 또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1998년 월드컵 챔피언을 일찍 집에 보냈던 2002년 월드컵은 축구변방이라 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개최했었고, 2006년 챔피언 이탈리아를 내쫓은 2010년 월드컵 역시 축구변방인 남아프리카에서 열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를 보면 월드컵 챔피언들은 유럽과 아메리카 이외의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에도 약한 듯 하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했던 2002년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이었고,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역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첫 번째 월드컵이다.

반면 현재까지 16강 진출이 확정된 팀들을 보면 그 반대의 공통점이 눈에 띈다. 2002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던 한국, 일본, 미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모두 탈락했었다. 그러나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에선 세 팀 모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변방은 변방 월드컵에서 강하다는 걸 확인시켜준 셈이다. 한국, 일본 등은 유럽, 아메리카 등 축구강호들이 모여있는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선 아직 한 번도 16강 진출에 성공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유럽, 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전통강호들의 잔치이고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축구변방들의 잔치가 되는 것일까?

이번 2010년 월드컵도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독일과 잉글랜드가 16강에서 맞붙게 된 것도 왠지 묘한 기분이 든다. 강호들을 16강에서부터 정리하려는 것처럼 보여서다. 잉글랜드는 골키퍼가 어이없는 실책을 하지 않았다면 독일을 피할 수 있었다. 독일 또한 주심이 미친 듯이 카드를 들이미는 바람에 클로세가 퇴장당하지만 않았다면 잉글랜드를 피할 수 있었다. 물론 우연이었을 뿐이라고 믿고싶지만, 월드컵이라는 게 아마추어들이 실력을 겨루는 순수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돈맛을 아는 프로선수들이 뛰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조금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만약 이런 식으로 강호들을 일찌감치 제거해준다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팀들이 4강까지 오를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아무래도 이번 월드컵 우승팀은 남아메리카에서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뜻밖의 팀들이 4강안에 드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듯 하다.

어떻게 되든 간에, 마지막으로 2010년 월드컵을 일찍 떠나게 된 팀들을 추억하며 노래나 몇 곡 들어보자.

이 곡은 이럴 때마다 빠지지 않고 항상 나오는 노래지만 그래도 또 들어봅시다.


자 루저들은 공항 앞으로!


공항에 갔으면 목적지를 정해야겠지?

Accuface는 2010년에'Your Destination 2010'라는 새로운 리믹스를 선보였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몇 년전에 나온 오르지날 싱글에 수록됐던 Alex Megane 리믹스다. 그러고 보니 오리지날 'Your Destination'이 나온지 벌써 5년이 넘었다.


목적지를 정했으면 이젠 비행기에 오를 차례...

이 곡은 Accuface 리믹스 버전이 제일 좋다.


자 이제 비행기에 탔으니 날아봅시다.


비행기 말고 배를 타고 떠나는 친구들도 있을 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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