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6일 텍사스 주 알링턴에 위치한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에서 제 45회 수퍼보울 경기가 벌어진다.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은 'NFL의 뉴욕 양키스(NY Yankees)'라 불리는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의 새 홈구장이다.
만약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금년 시즌 수퍼보울까지 올라간다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어디까지나 만약이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금년 시즌 수퍼보울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자신의 홈구장에서 수퍼보울 경기를 갖는 NFL 사상 첫 번째 팀이 된다. 자신의 홈구장에서 수퍼보울 경기를 치룬 팀이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수퍼보울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한다면 어마어마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갖게 될 것이다. 홈구장에서 수퍼보울 경기를 갖는다는 건 카우보이스 오너, 제리 존스(Jerry Jones)가 말했듯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라 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할까?
작년 시즌 11승5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2라운드에서 떨어졌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많은 NFL 애널리스트들이 2010년 수퍼보울 후보로 꼽는 팀 중 하나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약체라면 불가능한 얘기겠지만 수퍼보울 콘텐더로 꼽히는 팀인 만큼 여차하면 실제로 충분히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2010년 프리시즌에 보여준 경기내용을 보면 수퍼보울 진출은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물론 프리시즌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프리시즌에 부진했다고 해서 정규시즌까지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걸리는 건, 달라스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가 보여준 게 사실상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2010년 NFL 드래프트 넘버1 픽인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가 발목부상으로 쉬고 있고, 두 명의 주전 오펜시브 라인맨 역시 부상으로 빠진 상태라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기대에 너무 못미쳤다.
특히 휴스턴 텍산스(Houston Texans)와의 경기는 더더욱 그러했다. 프리시즌 세 째주 경기는 주전 선수들이 3쿼터 이상까지 뛰는 '드레스 리허설'인데도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는 잠에서 덜 깬 듯 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약해진 오펜시브 라인은 텍산스 수비에 자꾸 뚫렸고,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는 달려드는 텍산스 수비수들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느라 바빴다.
그렇다고 경기내내 공격이 풀리지 않았던 건 아니다. '이번엔 아무래도 점수를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쿼터백-러닝백 익스체인지에서 어이없는 실수까지 하더라니까. 핸드오프(Hand off)와 토스(Toss)를 혼동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쿼터백 토니 로모는 러닝백에게 토스(Toss)를 했는데 핸드오프인 줄 알고있었던 러닝백 필릭스 존스(Felix Jones)는 로모가 자신에게 공을 토스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해 공을 받지 못했다. 로모가 바통을 넘겨주듯 공을 건네줄 것으로 알고있었는데 공을 토스하자 일이 터진 것이다.
그렇다. 펌블이다. 결과는 턴오버.
이렇게 해서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는 절호의 득점기회를 날려버렸다.
아무리 프리시즌이라지만 이런 실수는 아주 곤란하다. 쿼터백이 러닝백에게 공을 넘겨주는 아주 기초적인 플레이에서 이런 웃기지도 않는 실수를 했다는 건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가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지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그래도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작년 시즌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던 와이드리씨버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가 금년엔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는 점이다. 카우보이스의 첫 번째 프리시즌 경기서부터 토니 로모와 로이 윌리암스의 플레이를 눈여겨봤는데, 작년보다 타이밍이 잘 맞는 듯 했다. 어느 정도 함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인지 서로 손발이 제법 맞는 듯 했다.
로이 윌리암스가 머리카락 차이로 터치다운 패스를 받지 못하는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완전히 터치다운처럼 보였는데 아니었다. 하지만 금년엔 로이 윌리암스가 작년의 부진을 털고 카우보이스 패싱공격에 상당한 기여를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는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 로이 윌리암스, 제이슨 위튼(Jason Whitten) 등 NFL 탑 클래스 오펜시브 플레이메이커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가진 2010년 프리시즌 네 경기에서 달랑 1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무리 프리시즌이라지만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가 너무 부진하다는 게 신경쓰인다.
카우보이스는 후반에 터치다운 1개를 성공해 셧아웃패를 간신히 면했다. 그러나 터치다운을 한 건 1군이 아닌 2군 오펜스였다. 그렇다.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는 텍산스전에서도 터치다운 없이 2군에게 공을 넘겨주고 물러났다. 오하이오에서 열렸던 Hall of Fame 매치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프리시즌 경기를 네 차례 가졌는데, 1군 오펜스가 터치다운을 달랑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공격은 그렇다 치고, 그럼 수비는 어땠냐고?
카우보이스 1군 오펜스가 삽질을 시작하자 디펜스도 거들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에만 해도 수비는 그런대로 해주는 듯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디펜스도 삽을 들었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텍산스 공격에 번번히 뚫렸고, 경기내내 끌려다니느라 바빴다.
역시 수비에서도 'Bright Moment'가 있었다. 카우보이스의 수퍼스타 라인배커, 디마커스 웨어(DeMarcus Ware)가 텍산스 주전 쿼터백 맷 샵(Matt Schaub)의 손에서 공을 쳐내면서 턴오버를 만들어낸 게 그 중 하나다.
다른 달라스 카우보이스 선수의 파울로 인해 턴오버가 인정되지 않는 게 아쉽긴 했지만, 디마커스 웨어가 변함없는 디펜시브 플레이메이커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파이널 스코어는 무엇이냐고?
휴스턴 텍산스 23, 달라스 카우보이스 7. 한마디로 텍산스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번 경기는 프리시즌 경기였던 만큼 경기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프리시즌에서 잘 나가던 팀이 정규시즌에서 죽쑤고, 프리시즌에서 죽쑤던 팀이 정규시즌에서 날아다니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카우보이스가 정규시즌이 시작한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나사풀린 상태로 남아있는다면 수퍼보울은 고사하고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정규시즌에선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보기로 하자. 카우보이스는 9월12일 일요일 밤 디비젼 라이벌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의 원정경기로 2010년 시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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