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7일 월요일

발티모어 레이븐스 WR 엔콴 볼딘, 드디어 날았다

2010년 시즌 3째 주에 현재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Cleveland Browns)와 과거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만났다. 현재의 브라운스는 지금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이고, 과거의 브라운스는 지금의 발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다.

지금의 발티모어 레이븐스는 지난 90년대 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발티모어로 팀을 옮기면서 탄생했으며, 지금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는 2000년대초 새로 생긴 팀이다. 이러한 역사가 있는 데다 AFC North에 함께 속한 디비젼 라이벌 관계다 보니 이들 두 팀이 만나면 항상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발티모어 홈에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브라운스과 발티모어 레이븐스의 1차전은 별다른 감정싸움 없이 끝났다. 샌드라 블럭(Sandra Bullock)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오어(Michael Oher)가 경기중 흥분한 나머지 브라운스 선수에 주먹을 날리는 바람에(사실 주먹도 아니었지만...) 퍼스널 파울을 받긴 했지만, 이러한 마이너 충돌이 전부였다. 보는 사람의 뼈가 다 얼얼할 정도의 빅태클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볼거리는 다른 데 있었다.

카니날스에서 레이븐스로 둥지를 옮긴 와이드리씨버 엔콴 볼딘(Anquan Boldin)이다. 아리조나 카디날스(Arizona Cardinals)를 떠나 발티모어 레이븐스로 팀을 옮긴 볼딘이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날았다. 볼딘과 레이븐스 쿼터백 조 플래코(Joe Flacco)는 브라운스 수비를 상대로 3개의 터치다운을 만들었다. 레이븐스 오펜스는 2010년 시즌 들어 기대에 못미친다는 비판을 들었으나, 브라운스 수비를 상대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볼딘의 첫 번째 리씨빙 터치다운쇼는 1쿼터부터 시작했다.


첫 번째 터치다운도 쉬워 보였지만, 2쿼터에 나온 두 번째 터치다운은 더 쉬웠다.


4쿼터에 터진 세 번째 터치다운도 간단했다. 브라운스 수비가 블리츠를 했지만 레이븐스의 조 플래코와 엔콴 볼딘은 간단하게 27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도 만만치 않았다. 주전 쿼터백 제이크 델홈(Jake Delhomme)이 발목부상으로 빠진 상태였음에도 레이븐스의 수비에 밀리지 않았다. 4쿼터엔 브라운스가 레이븐스를 3점차로 앞서기도 했다.

레이븐스 수비를 가장 괴롭힌 브라운스 오펜시브 플레이어를 하나 꼽아보라고 한다면, 러닝백/풀백 페이튼 힐리스(Peyton Hillis)라고 해야할 듯 하다. 러닝백치고는 몸집이 큰 힐리스는 '무작정 돌격하기' 전법으로 레이븐스 수비를 밀어부쳤다. 수비력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 레이븐스는 '나는 갈 테니 막아볼 테만 막아보라'는 식으로 밀어부치는 힐리스의 러싱어택에 계속 밀렸다.

'무작정 돌격하기' 전법이 어떤 것이냐면 바로 이런 것이다.


힐리스는 레이븐스 수비를 상대로 144 러싱야드에 터치다운 1개를 기록했다. 만만치 않은 레이븐스 수비가 힐리스에게 144야드나 내준 것이다.

힐리스는 3쿼터에 레이븐스 수비를 뚫고 46야드를 달리기도 했다.

이 장면을 다시 한 번 보기로 하자.


그러나 힐리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브라운스는 과거의 브라운스에 패했다. 파이널 스코어는 레이븐스 24, 브라운스 17.

레이븐스 입장에서 보자면,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긴 게 전부다. 하지만 깔끔한 승리가 아니었다는 게 걸리는 부분이다. 오펜스는 제모습을 되찾은 듯 했지만 수비가 문제였다. 탱크처럼 밀어부치는 러닝백에 속수무책으로 밀렸을 뿐만 아니라 주전 쿼터백이 부상으로 빠진 팀에게 리드를 빼앗기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W는 W라지만, 아직도 팀이 안정되지 않은 듯 했다.

레이븐스와 함께 기대이하에 머무르고 있는 또하나의 AFC North 팀은 씬시내티 뱅갈스(Cincinnati Bengals)다. 뱅갈스 역시 레이븐스와 함께 2승1패를 기록중에 있으므로 스타트가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뱅갈스도 간신히 이길 줄만 알 뿐 강팀다운 모습을 아직까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주전 쿼터백을 4경기 출전정지로 잃은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가 예상을 뒤엎고 3승무패를 기록중이다. "누가 쿼터백을 맡든 상관없이 이기는 팀"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스틸러스는 백업 쿼터백들과 함께 3승을 챙겼다.

스틸러스의 다음 주 상대는 바로 발티모어 레이븐스. 그렇다. 레이븐스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에 이어 다음 주에도 주전 쿼터백이 빠진 팀을 또 상대하게 됐다.

브라운스에게 절절 맸던 레이븐스가 피츠버그 홈에서 벌어지는 다음 주 경기에선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다음 주 스틸러스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전 쿼터백이 빠진 상태에서 3승무패를 달리는 무서운 팀이다.

물론 스틸러스에 시즌 첫 패를 안기기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팀이 발티모어 레이븐스인 것은 사실이다. 레이븐스 오펜스와 디펜스가 정신을 바짝 차린다면 스틸러스에 시즌 1패를 충분히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븐스는 공-수 모든 면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한 파이어파워를 갖춘 팀이다.

하지만 스틸러스가 지금까지 무패라는 사실부터가 이변인 만큼 끝까지 두고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빈 벤이 빠진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현재 3승무패를 달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은 만큼 디비젼 라이벌 발티모어 레이븐스까지 잡고 4승무패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레이븐스가 스틸러스를 넘으려면 엔콴 볼딘이 한 번 더 날아줘야 하지 않을까...

피츠버그와 발티모어 경기는 항상 재미있었으므로 다음 주 경기가 기대된다.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