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2011년엔 누가 카우보이스의 새 헤드코치가 될까?
제이슨 개렛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린다면 혹시 그로 계속 갈 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의 달라스 카우보이스 드라마 전개상황을 볼 때 완전히 새로운 사령관이 부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렛 또한 젊고 유망한 NFL 헤드코치 후보감 중 하나로 꼽히지만, 현재 카우보이스 코치진들에 대한 팬들의 실망과 불신이 크다는 게 문제다.
개렛이 카우보이스에서 선수생활을 한 '패밀리'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며, 일이 순조롭게 풀렸더라면 차기 카우보이스 헤드코치 자리는 그가 맡아놓은 셈이나 다름없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너, 제리 존스(Jerry Jones)는 카우보이스에서 빌 파셀스(B ill Parcells)와 함께 어시스턴트 헤드코치 겸 쿼터백 코치로 일하다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 헤드코치가 되어 수퍼보울 챔피언에 오른 숀 페이튼(Sean Payton)처럼 개렛을 성공적인 젊은 NFL 헤드코치로 키우려 했다. 한마디로 말해, 제이슨 개렛은 제리 존스의 '헤드코치 만들기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그러나 코치로써의 그는 기대감보다 실망감이 컸다는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대 수비가 쉽게 예측할 수 있을 만큼 뻔한 공격지시를 하는 점 등 부터 비롯해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부진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이 그의 어깨 위에 올라있다. 그러므로 남은 2010년 시즌 동안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도 '아웃'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누가 적임자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의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만한 인물은 빌 카우어(Bill Cowher)밖에 없는 듯 하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둘러보기로 하자.
◆이름에 '카우'가...
그의 라스트 네임이 'COWher'다. 이름에 '카우'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팀 이름이 '카우보이스'인데 헤드코치 이름이 'COW'와 'HER'라면 약간 곤란하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카우'는 '카우'다.
단지 이름일 뿐이지 않냐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달라스(Dallas)라는 이름의 딸을 둔 빌 파셀스가 달라스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를 맡더니 취임 첫 해에 3년 내리 5승11패를 하던 팀을 10승6패 플레이오프 팀으로 바꿔놓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달라스의 아버지' 빌 파셀스가 카우보이스를 강팀으로 만든 건 우연이 아닌 운명이었는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카우허 역시 '이름값'을 할 지 모른다.
◆풍부한 경험의 50대 헤드코치
빌 카우어는 NFL 선수 경력 뿐만 아니라 오랜 NFL 헤드코치 경험을 가진 베테랑 코치다. 카우어는 15년간 AFC의 전통 강호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의 헤드코치를 지냈다. 선수인지 코치인지 분간이 잘 안 되는 30대 헤드코치, 왠지 불안해 보이는 40대 헤드코치 등 젊은 헤드코치들과는 달리 풍부한 경험을 가진 안정감이 느껴지는 50대 헤드코치라는 점이 큰 장점 중 하나다.
물론 현재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헤드코치 마이크 탐린(Mike Tomlin), 전직 탬파 베이 버캐니어스(Tampa Bay Buccaneers) 헤드코치 존 그루덴(Jon Gruden), 뉴 올리언스 세인츠 헤드코치 숀 페이튼 등 성공한 3040대 헤드코치들도 많다. 빌 카우어도 30대에 NFL 헤드코치가 되었으므로, 그 역시 이 리스트에 넣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카우보이스에 필요한 건 '베테랑 리더쉽'이지 '영건'이 아니다. 존 그루덴까지는 'WANTED LIST'에 넣을 수 있어도, 나머지 3040대 코치들에게 눈길을 줄 때가 아니다. 코치는 고사하고 선수들 사이에도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할 만한 인물이 없는 게 달라스 카우보이스인 만큼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선수들 앞에서 어른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나이에 접어든 50대의 빌 카우어와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
◆말을 안 들으면 혼낼 줄 안다
빌 카우어는 딸만 셋을 둔 '딸딸딸 아빠'다. 이름에 'HER'가 들어가서 그런 지도...
딸만 셋을 둔 아빠라면 상당히 소프트할 것 같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빌 카우어는 온갖 쌍욕을 쏟아붓고, 흥분해서 얼굴을 씰룩거리며 펄쩍거리고, 침을 튀기며 고함을 지르고, 선수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페이스매스크를 잡아채며 야단을 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항상 화가 나 있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 였다. 카우어는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떠난 헤드코치 웨이드 필립스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코치다.
물론 터프한 헤드코치가 항상 옳다는 건 아니다. 소프트한 헤드코치들 중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적지 않게 눈에 띈다. 하지만 문제는 코치의 스타일이 아니라 팀에 있다. 선수들이 소프트한 헤드코치를 잘 따르면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2010년 달라스 카우보이스처럼 된다. 소프트한 헤드코치가 통하는 팀도 있고 그렇지 않은 팀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카우보이스에 필요한 건 카우어와 같은 호랑이 헤드코치다. 2010년 카우보이스의 가장 큰 문제는 부상, 실력 등이 아닌 정신력에 있다. 조금 유명하다고, 조금 잘 한다고 거들먹거리기 좋아하다 망신당한 케이스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선 카우어와 같은 사나운 지도자가 필요하다. 몇몇 선수들은 불만스럽겠지만, 풀어진 나사를 다시 바짝 조이기 싫으면 떠나면 된다.
◆챔피언쉽 팀엔 챔피언쉽 헤드코치가 필요
비록 2010년 시즌을 죽쑤고 있지만, 그래도 카우보이스는 챔피언십 칼리버의 팀이다. 2010년 시즌 최악의 팀이기도 하면서도 여전히 잠재력을 지닌 팀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부족한 게 있다면, 챔피언쉽 팀에 어울리는 챔피언쉽 헤드코치다.
만약 빌 파셀스가 지금까지 카우보이스 헤드코치였다면 그 사이에 수퍼보울 우승을 했을 지 모른다. 만약 제리 존스가 90년대초 지미 존슨(Jimmy Johnson)을 내보내지 않고 지금까지 그에게 지휘봉을 맡겼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 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오너 제리 존스에 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너 제리 존스는 NFL 헤드코치 경험이 있는 풋볼코치에 카우보이스 헤드코치 직을 맡긴 적이 없었다. 전직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들인 지미 존슨, 배리 스윗져(Barry Switzer), 챈 게일리(Chan Gailey), 데이브 캠포(Dave Campo) 모두 이전에 NFL 헤드코치 경험이 없었다.
이 패턴이 깨진 게 빌 파셀스부터다. 제리 존스가 헤드코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NFL 코치를 선택한 게 파셀스가 처음이었다는 것이다. 파셀스의 후임이었던 웨이드 필립스도 NFL 헤드코치 경험이 있는 코치였으므로, 아직까진 '베테랑 NFL 헤드코치 모시기'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므로 제리 존스가 조금 바뀐 것만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번엔 여기서 조금 더 바뀔 차례다. 제리 존스는 챔피언쉽 헤드코치를 모셔와 그에게 모든 권한을 맡기고 전폭적인 지원을 할 생각을 해야 한다. 지난 번 웨이드 필립스를 선택했던 처럼 NFL 헤드코치 경험이 있는 만만해 보이는 헤드코치를 고용하는 플레이 액션 페이크는 이번엔 하지 않는 게 좋다.
물론 유망한 칼리지 풋볼 헤드코치가 있다면 당연히 후보 리스트에 넣어야 한다. 헤드코치 경험은 없더라도 NFL 코치로써 인정을 받았고, 훌륭한 NFL 헤드코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받는 코치가 있다면 이들 또한 후보로 포함시켜야 한다.
하지만 지금 카우보이스는 '챔피언쉽 헤드코치 만들기' 프로젝트를 벌일 때가 아니다. 지금 당장 챔피언쉽 헤드코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카우보이스는 거진 완성된 챔피언쉽 팀인 만큼, 이들을 챔피언쉽 경기까지 제대로 통솔할 수 있는 챔피언쉽 헤드코치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 챔피언 경험이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아는 헤드코치가 필요하다.
빌 카우어는 AFC 강호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15년간 헤드코치를 맡으면서 90년대와 2000년대 각각 한 번씩 모두 두 번 팀을 수퍼보울까지 이끌어 한 차례 우승했다. 챔피언쉽 팀을 챔피언으로 이끈 챔피언쉽 헤드코치가 바로 빌 카우어다.
아직 2개의 다른 팀으로 수퍼보울 우승한 헤드코치가 없다. 한 팀으로 여러 차례 수퍼보울 우승을 이룬 헤드코치는 있어도 2개의 다른 팀을 수퍼보울 우승으로 지도한 헤드코지는 없다. 빌 파셀스, 마이크 홈그렌 등 다른 팀으로 수퍼보울까지 올랐던 헤드코치는 있어도 우승은 하지 못했다.
빌 카우어가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를 맡는다면 여기에 도전해볼 만 하다. 만약 카우어가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이끈다면 2개의 팀으로(스틸러스, 카우보이스) 수퍼보울 우승에 성공한 첫 번째 NFL 헤드코치가 된다. 지금의 카우보이스는 조금만 가다듬으면 얼마든지 수퍼보울까지 오를 만한 실력이 되는 팀이므로 허황된 생각이 절대 아니다. 충분히 가능한 씨나리오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카우어의 첫 수퍼보울이었던 1995년 시즌 그의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격파한 게 다름 아닌 달라스 카우보이스 였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지난 70년대부터 수퍼보울에서 종종 마주쳐온 라이벌인데, 90년대에 또 수퍼보울에서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카우보이스의 승리였다. 카우어의 첫 번째 수퍼보울 도전은 트로이 에익맨(Troy Aikman), 에밋 스미스(Emmitt Smith), 마이클 얼빈(Michael Irvin), 그리고 헬리콥터 회전 무브까지 보여주며 인터셉션 리턴을 하며 수퍼보울 MVP에 올랐던 카우보이스 코너백 래리 브라운(Larry Brown)에 의해 실패로 끝났다.
이번엔 카우어가 카우보이스를 이끌고 수퍼보울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만날 차례가 아닐까? 생각만 해도 손에 땀이 난다.
◆Keep Your Chin Up!
2010년 시즌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겉으로만 탑 클래스 팀인 '종이 호랑이' 팀이 됐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신감을 잃게 해선 안 된다. 2010년 시즌을 죽쒔다 해도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일 뿐이지 제대로만 한다면 여전히 콘텐더가 될 수 있음을 잊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자만에 빠지게 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자신감을 잃고 고개를 떨구게 놔둬서도 안 된다.
카우어의 트레이드마크가 턱이다. 카우보이스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아 당당하게 턱을 내밀 수 있도록 만들 인물은 턱으로 유명한 빌 카우어 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헤드코치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군요...
답글삭제명쾌한 분석입니다. ^^
현재 카우보이스의 문제는 헤드코치 하나가 전부는 아닙니다.
답글삭제하지만 일단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헤드코치가 팀을 장악하지 못하면 항상 문제가 생기거든요.
지난 90년대말에도 카우보이스가 이런 식으로 망가졌었죠.
즐거운 주말 되시고 행복한 블로그 하세요 ^_^/
답글삭제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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