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2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홈에서 첫 승 - 제이슨 개렛 효과?

2010년 시즌 들어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 만큼 홈을 싫어하는 팀은 없었다. 11월말이 될 때까지 홈구장에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유일한 팀이 바로 카우보이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그 빌어먹을(?)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11월21일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와의 경기에서 라이온스를 35대19로 누르고 2010년 시즌 첫 홈 승리를 기록했다.

이제서야 홈에서 첫 승을 올렸다니 무척 늦었다. 비록 이제야 3승째라지만, 지금까지 홈에서 연달아 패했다는 게 여전히 의아스럽게 느껴진다. 이번 시즌 수퍼보울이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에서 열린다면서 "홈구장에서 수퍼보울을 갖는 첫 번째 NFL 팀이 되겠다"며 큰소리친 대가를 톡톡히 치룬 게 아닌가 싶다. 스스로 홈구장 징크스를 만든 셈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백업 쿼터백 존 킷나(Jon Kitna)가 수퍼스타 루키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에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산뜻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라이온스도 만만치 않았다. 카우보이스 러닝백 필릭스 존스(Felix Jones)의 펌블 등에 힘입어 10대7로 역전에 성공한 라이온스는 펀트를 계속해서 카우보이스 5야드 안에서 다운시키며 카우보이스 오펜스를 괴롭혔다.

라이온스의 완벽한 펀트로 자신의 엔드존 바로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전개하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결국 엔드존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세이프티(Safety)까지 당했다.

이렇게 해서 3쿼터 초반 스코어는 라이온스 12, 카우보이스 7이 됐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라이온스에 리드를 내준 건 여기까지가 전부다. 지난 주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와의 경기에서 101 야드 인터셉션 리턴 터치다운을 했던 카우보이스 리터너/코너백 브라이언 맥캔(Byant McCann)이 또 사고를 쳤다. 이번엔 97야드 펀트 리턴 터치다운을 한 것이다.

라이온스 스페셜팀은 이번에도 완벽한 펀트로 카우보이스를 5야드 안에서부터 공격을 개시하도록 만들고자 했다. 라이온스의 작전은 99% 성공적이었다. 펀트가 엔드존으로 튕겨 들어가기 전에 라이온스 선수가 공을 엔드존 밖 필드로 걷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하필이면 이 공이 카우보이스 펀트 리터너 브라이언 맥캔의 바로 앞에 떨어졌다. 이를 집어든 맥캔은 97야드 리턴 터치다운으로 연결시켰다.

얼마 전만 해도 브라이언 맥캔이 누구인지 몰랐는데, 이젠 분명히 안다.



빅 플레이를 만든 건 맥캔이 전부가 아니었다. 38세의 노장 쿼터백, 존 킷나는 그의 옛 팀 라이온스를 상대로 3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으며, 4쿼터 막바지엔 29야드 러싱 터치다운까지 만들었다.

존 킷나가 29야드 러싱 터치다운을?

마이클 빅(Michael Vick)이나 도노반 맥냅(Donovan McNabb)과 같은 쿼터백이나 할 수 있음 직한 플레이를 킷나가 했다. 킷나가 4th-and-1 상황에 직접 공을 들고 뛰어서 터치다운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테지만, 그는 성공했다.

킷나의 쇼킹(?)한 29야드 러싱 터치다운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선수는 카우보이스 레프트 태클, 덕 프리(Doug Free) 였다. 베테랑 플로젤 애덤스(Flozell Adams/현 피츠버그 스틸러스 소속)를 대신해 금년 시즌부터 카우보이스 프트 태클을 맡은 덕 프리는 킷나와 함께 엔드존까지 달리며 태클을 하기 위해 달려드는 라이온스 수비수들을 블락했다(붉은 원 안).

프리는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플레이를 보여준 바 있는데, 플로젤 애덤스와 달리 패스 블락 뿐만 아니라 다운필드 블라킹에도 능한 듯 하다. 레드프 태클은 오른손잡이 쿼터백의 등 뒤, 즉 블라인드 사이드(Blind Side)를 보호하는 막중한 임무를 띈 포지션인데, 현재까지는 덕 프리가 잘 해주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해서 카우보이스는 얼떨결에 2연승을 거두며 3승7패를 기록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NFC 동부 최하위인 건 변동 없다.

그래도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으로 헤드코치가 바뀐 뒤 2연승을 올린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카우보이스는 포스트 시즌 기대를 사실상 접은 팀이므로 승리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조금 곤란하다. 물론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게 좋고, 이전보다 팀이 나아진 것도 사실인 듯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카우보이스가 제정신을 차렸다고 보기 힘들다.

제이슨 개렛이 헤드코치로써 가능성을 보여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의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를 찾았다"며 흥분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 젊고 활력넘치는 제이슨 개렛과 선수들의 관계가 좋아보이지만, 과연 그가 지금 당장 카우보이스를 챔피언쉽으로 이끌 수 있겠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팀을 리빌딩하는 상황이라면 개렛에 맡겨도 나쁘지 않겠지만, 지금 카우보이스에 필요한 건 챔피언쉽 헤드코치이지 가능성이 있는 젊은 헤드코치에 기회를 주는 모험을 할 때가 아니다. 특히 2010년 시즌 수퍼보울 콘텐더로 꼽혔던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사실상 불가능한 수모를 당하고 있는 바람에 가능성이 보이는 젊은 인재보다 검증받은 노련한 베테랑 지도자가 더더욱 필요해 보인다.

물론 개렛이 카우보이스를 챔피언쉽으로 이끌 인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상 'Garbage Time'이나 다름없는 남은 경기 결과만 놓고 그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웨이드 필립스(Wade Phillips)를 조금 일찍 해고시키고 제이슨 개렛에게 팀을 포스트 시즌에 진출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를 주었더라면 평가하기 보다 수월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시즌 도중 헤드코치 교체에 부정적인 오너 제리 존스(Jerry Jones)가 버틸 수 있는 데 까지 버티는 바람에 늦어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미드시즌 헤드코치 교체에 부정적인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기왕 할 것이었으면 조금 일찍 하는 게 나았다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카우보이스는 오는 목요일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와 홈에서 경기를 갖는다. 세인츠 헤드코치는 카우보이스에서 빌 파셀스(Bill Parcells)와 함께 어시스턴트 헤드코치로 근무했던 숀 페이튼(Sean Payton)이다.

당시 많은 카우보이스 팬들은 숀 페이튼을 미래의 헤드코치감으로 보고 그를 붙잡아두길 기대했지만, 카우보이스는 그를 세인츠에 넘겨줬다. 그리곤 그는 수퍼보울 우승 헤드코치가 됐다.

페이튼의 성공을 보고 뒤늦게 후회한 제리 존스는 제이슨 개렛을 '카우보이스의 숀 페이튼'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코치 모두 쿼터백 출신의 오펜시브 코치라는 점 등의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약간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제리 존스가 헛다리를 짚은 과거 전력이 있어서다.

존스는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의 도노반 맥냅(Donovan McNabb)의 성공을 보고 조지아 대학(University of Gerogia)의 쿼터백 퀸시 카터(Quincy Carter)를 드래프트 했다. '카우보이스의 도노반 맥냅'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실패로 끝났다. 이어 그는 미시간 대학(University of Michigan) 대학 출신의 무명 쿼터백이었던 톰 브래디(Tom Brady)가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에서 대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곤 같은 미시간 대학 출신 쿼터백 드류 헨슨(Drew Henson)을 데려왔다. '카우보이스의 톰 브래디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패로 끝났다.

과연 이번엔 제이슨 개렛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퀸시 카터, 드류 헨슨에 비해 제이슨 개렛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카우보이스에서 선수생활도 했던 그가 카우보이스를 수퍼보울로 이끌 운명인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가 'The MAN'인 지는 조금 더 두고 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댓글 6개 :

  1. 홈에서 귀중한 첫승을 올린건가요? ㅎㅎㅎ
    앞으로 더 잘하길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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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기는 건 좋은데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
    남은 6경기 모두 다 이겨도 플레이오프 진출 힘들거든요.
    남은 경기 다 이긴다는 것도 미션 임파시블이구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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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미식축구 보기에는 참 재밌는데, 선수들끼리 부딪치는 모습 보면....;;;;;
    저희집 녀석들 때문에 괜시리 나중에 ogongbond님 후회하시면...;;
    신중하게 생각하시고 들이신다면 유기동물 센터에서 입양하시는 것도 생각해 보심이..^^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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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제대로 충돌하는 거 보면 아찔아찔하죠...^^
    요샌 위험한 플레이 단속 때문에 쉬쉬거리는 분위기지만,
    빅태클이 미식축구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인 건 숨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는 한가지 신경쓰이는 게 있다면, 데스크 위 등등에 올라갈 수 있다는 건데요.
    이것저것 헤집고 넘어뜨리고 하면 좀 곤란할 것 같은 게...
    특히 DVD 캐비닛 같은 건 살짝 건드려도 잘못하면 넘어가는데요,
    그 위에 피겨린 같은 것까지 잔뜩 올라가 있거든요.
    이런 델 덮치면... 난리나는 수가...ㅡㅡ;
    다른 것도 좀 더 생각해볼 게 있지만,
    고양이를 기르기에 적합한 조건인 지부터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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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도 고양이는 처음이라 잘 몰랐는데요..
    잠자거나 가만히 있을때는 참 좋은데..
    한번 발동 걸리면 난리브루스를...;;
    아무데나 뛰어 오르고 건들고...;;
    하하하하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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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현재 제가 살고 있는 데선 고양이가 그렇게 하면 난리납니다.
    이것저것 자빠지고 쏟아지고 우당탕탕...ㅡㅡ;
    집에서 소란피우는 건 저 혼자로 충분합...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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