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카우보이스 경기 도중 정전사고! 그래도 예상대로 이겼다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의 경기 도중에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의 새 홈구장 미도우랜드 스테디움(Meadowland Stadium)의 불이 시합 도중 거의 모두 꺼진 것이다.

조금 황당한 얘기지만, 사실이다.

후반전이 시작하자 마자 미도우랜드 스테디움의 조명이 맛이 갔다. 전반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조명이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모두 꺼진 것이다.

미도우랜드 스테디움은 금년 시즌에 새로 개장한 뉴욕 자이언츠와 뉴욕 제츠(New York Jets)의 공동 홈구장이다.

그렇다. 미도우랜드 스테디움은 금년에 개장한 새로 지은 스테디움이다. 하지만 개장 첫 해에 경기 도중 조명이 꺼지는 대형 사고를 내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불이 꺼지자 양팀 선수들과 관중들, 중계방송 팀 모두 당황한 듯 했다. 경기 도중에 조명 일부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가끔 있어도 이런 식으로 거진 정전 수준으로 불이 나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었다.

주심은 경기장이 갑자기 어두워지자 경기를 중단시켰으나, 더이상 경기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지 않다고 판단하고 바로 속개시켰다.

그러나 미도우랜드 스테디움 조명은 복구되긴 커녕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전부 나가버린 것이다!

희미하게나마 불빛이 있을 땐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불이 모두 나가버리자 경기가 중단되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뉴욕 자이언츠의 경기를 중계방송한 FOX는 경기장 정전사고로 경기가 중단되었다면서 복구가 이뤄지는 동안 세인트 루이스 램즈(St. Louis Rams)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즈(San Francisco 49ers)의 경기를 보여줬다.

얼마 지나 복구가 되어 경기가 다시 속개되었지만,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 불이 나갔을 때처럼 몇 개만 간신히 들어오는 상태로 회복시킨 게 전부였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어두침침한 조명 아래서 경기를 하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은 듯 했다. 카우보이스는 불이 나가자 마자 러닝백 필릭스 존스(Felix Jones)와 와이드리씨버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이 연속 터치다운을 하면서 어둠속에서 날았다.

카우보이스가 어두침침한 조명의 야릇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팀이란 뜻인지, 아니면 어둠의 자식들이란 의미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불을 끄니까 더 잘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이 노래를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팀 노래로 지정해야 하는 걸까?


파이널 스코어는 달라스 카우보이스 33, 뉴욕 자이언츠 20.

1승7패로 2010년 시즌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디비젼 라이벌 뉴욕 자이언츠를 상대로 예상했던대로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쳤다. 라스베가스 라인은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13점 언더독이었지만, NFL을 어느 정도 본 사람들이라면 뉴욕 자이언츠가 경기를 이긴다 해도 터치다운 2개 이상 차이로는 불가능할 것이란 정도는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번 라스베가스 라인은 '카우보이스가 지난 주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에 크게 패했으니 이번 주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일부 갬블러들의 지갑을 헐기 위한 수작이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뉴욕 자이언츠를 이길 줄 알았다는 것이냐고?

물론이다. 이 경기는 카우보이스가 이기게 돼 있었다.

물론 카우보이스가 지난 주 그린 베이 패커스에 박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그린 베이에서 경기를 치룰 때 마다 거의 항상 박살패를 당해 왔다. 작년에 토니 로모(Tony Romo)의 카우보이스가 그린 베이 홈에서 패커스를 팀 역사상 처음으로 꺾긴 했지만, 카우보이스는 거의 항상 그린 베이에만 가면 꼼짝 못하곤 했다. 그러므로 지난 주에 카우보이스가 패커스에 박살패를 당한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 비록 헤드코치 웨이드 필립스(Wade Phillips)가 해고당하긴 했지만, 카우보이스가 그린 베이에 가면 항상 죽을 쒀왔으므로 과잉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뉴욕 자이언츠는 다르다. 카우보이스의 디비젼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뉴욕 자이언츠도 그린 베이 패커스 못지 않은 강팀이라지만, 1년에 두 번씩 맞붙는 서로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이라서 카우보이스가 아무리 대책없는 팀이라더라도 어지간 해선 디비젼 라이벌 매치에서까지 무너지지 않는다.

또한, 헤드코치까지 교체되고 시즌을 사실상 포기한 막나가는 팀에 한 번 대주곤 하는 게 디비젼 라이벌이다. 그래서 카우보이스가 디비젼 라이벌 매치 중에서 승리를 따낼 것이라는 정도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카우보이스가 앞으로 남은 경기 중 몇 개나 더 이길 지까지는 모르겠어도, 디비젼 라이벌 매치에서 더러 이길 가능성이 커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카우보이스는 첫 번째 쿼터부터 자이언츠를 몰아붙였다. 자이언츠에 먼저 필드골을 내주며 시작했지만, 카우보이스는 그 이후부터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카우보이스는 한 번 이길 때가 되었기 때문인지 공-수 모두 술술 풀렸던 반면, 자이언츠는 한 번 질 때가 되었기 때문인지 101야드 인터셉션 리턴 터치다운을 내주는 등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무엇보다도 빼놓을 수 없는 건, 카우보이스의 루키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의 눈부신 활약이다. 앞으로 어마어마한 수퍼스타 와이드리씨버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였다.

아직까지는 '달라스 카우보이스 88번'이라고 하면 마이클 얼빈(Micheal Irvin)이지만, 머지 않아 데즈 브라이언트가 이를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낯익은 88번 저지를 입은 카우보이스 와이드리씨버가 맹활약을 펼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IRVIN #88 옆에 새로 BRYANT #88가 걸리는 날이 머지 않아 올 것 같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한 번 이길 때가 되어 이긴 게 전부였을 뿐 별다른 의미를 둘 만한 승리는 아니었다. 해고된 웨이드 필립스를 대신한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이 헤드코치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한 경기 이겼다고 해서 헤드코치 자리를 굳힌 것은 아니다. 물론 그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렛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임시일 뿐 내년시즌에도 카우보이스의 사령탑을 계속 맡을 만한 자질을 갖췄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헤드코치 스타트는 좋았지만, 한 경기 이긴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러므로 이번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뉴욕 자이언츠와의 경기는 정전사고가 났던 점과 카우보이스 루키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가 계속해서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정도만 기억하고 넘어가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