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MUST SEE!" 달라스 카우보이스 WR 로이 윌리암스 펌블!

3승7패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3승8패가 됐다. 4승7패가 될 뻔 했으나 카우보이스는 대신 3승8패를 택했다. 4승7패나 3승8패나 한심한 건 마찬가지지만, 한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플레이오프 기회가 '공식적'으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카우보이스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 9승7패를 달성해도 플레미오프 진출이 어려운 판이었는데 시즌 8패째를 기록했으니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카우보이스 스테디움에서 벌어진 추수감사절 경기에서 수퍼보울 챔피언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에서 경기 종료 막판에 터진 결정적인 실수로 역전 터치다운을 내주며 30대27로 패했다.

스타트는 한심했다.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세인츠에 터치다운을 내준 카우보이스는 존 킷나(Jon Kitna)가 인터셉트까지 당하면서 순식간에 17대0으로 뒤쳐졌다.

20대6으로 전반을 마친 카우보이스는 3쿼터가 시작하기 무섭게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이 장거리 러싱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세인츠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세인츠도 드류 브리스(Drew Brees)가 인터셉트를 당하고 펀트 리터너로 나선 레지 부시(Reggie Bush)가 펌블을 하면서 카우보이스에 계속 추격기회를 제공했다. 남은 경기를 다 이겨도 플레이오프 희망이 매우 희박했던 카우보이스는 더이상 잃을 게 없다는 듯 네 번째 다운에도 계속 공격을 하며 세인츠를 몰아붙였고, 그 결과 경기 종료를 몇 분 남겨놓지 않고 27대23으로 리드까지 하게 됐다. 17대0으로 한심하게 시작했던 카우보이스가 막판에 27대23으로 역전까지 한 것이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4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경기종료 3분여를 남겨두고 카우보이스 와이드리씨버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가 세인츠 엔드존 바로 앞에서 펌블을 했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는 최대한 시간을 끌기만 해도 승산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때 카우보이스 쿼터백 존 킷나가 로이 윌리암스에 패스를 성공시켰고, 윌리암스가 세인츠 엔드존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마치 끝내기 터치다운이 나오는 순간처럼 보였다.

그렇다. 로이 윌리암스는 터치다운을 생각하고 있었다. 터치다운까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그는 터치다운 욕심을 냈다. 바로 그 순간 윌리암스는 방심을 했고, 결국 그를 추격하던 세인츠 수비수에 어이없게 공을 '퍽치기' 당했다. 세인츠 엔드존까지 헐레벌떡 뛰어가서 세인츠 수비수에 공을 '퍽치기' 당한 것이다.

로이 윌리암스가 공을 떨어뜨렸더라면 덜 코믹했겠지만, 세인츠 수비수 말콤 젠킨스(Malcolm Jenkins)에 들고 있던 공을 강탈당하는 장면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미식축구에서 더러 연출되곤 하는데, 풋볼에서 가장 코믹한 시츄에이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아래 사진들은 세인츠의 젠킨스가 "이리 내놔!" 하니까 그냥 빼앗기는 로이 윌리암스의 모습니다.







캡쳐 이미지로만 볼 게 아니라 동영상으로도 다시 한 번 봅시다.

로이 윌리암스의 펌블 이후 FOX의 스포츠캐스터, 조 벅(Joe Buck)의 목소리가 변하는 게 재미있다. 이어지는 전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출신 해설자 트로이 에익맨(Troy Aikman)의 다소 실망섞인 "WOW...ㅡㅡ;"도 재미있다.


승리를 굳힐 수 있어던 기회를 이렇게 날린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세인츠에 바로 역전 터치다운을 내줬다.

그리고 그것이 파이널이 됐다. 마지막에 동점 내지 역전을 노려볼 만한 기회를 잡았으나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에 두 번 내리 이해가 잘 안 되는 패스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며 공격기회를 소비하고 패했다. 아마도 데즈 브라이언트가 이번 경기에 단 한 개의 리셉션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에라도 한 번 기회를 주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또, 브라이언트가 현재 카우보이스의 최고 플레이메이커인 만큼 마지막엔 그에 의존하고자 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를 향한 마지막 두 차례 인컴플릿 패스는 문제가 있어 보였다. 2010년 시즌 첫 째주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의 경기에서 토니 로모(Tony Romo)가 연달아 데즈 브라이언트에 패스를 시도했다 실패하며 공격 리듬을 깨뜨렸던 순간과 겹쳤다.

이렇게 해서 파이널 스코어는 세인츠 30, 카우보이스 27.

이전에도 누차 했던 얘기지만, 루징 팀은 그 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는 방법을 아주 잘 찾는다는 것이다. 상대팀이 예상밖으로 잦은 실수를 연발하며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도 그 와중에 지는 방법을 찾아낸다. 그것도 아주 크리에이티브한 방법으로 찾는다. 로이 윌리암스의 막판 펌블은 아무래도 예술급에 속할 듯 하다.

제이슨 개렛(Jason Garrett)이 헤드코치를 맡은 이후 지난 2주간 카우보이스의 어이없는 실수 횟수가 크게 줄어든 듯 했으나, 뉴 올리언스 세인츠와의 추수감사절 경기에선 왕년의 버릇이 다시 도진 듯 했다. 센터 앙드레 저라드(Andre Gerard)의 제멋대로 스냅, 마구 뚫리는 디펜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앞서는 바람에 패스를 받지 못하는 와이드리씨버, 결정적인 순간 터져나오는 어이없는 실수, 헤드코치 겸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제이슨 개렛의 이해가 잘 안 되는 플레이 셀렉션 등 2010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3승8패로 만든 주역들이 추수감사절 경기로 죄다 돌아왔다.

헤드코치도 바뀌었는데 왜 돌아온 것일까? 이제 정신을 차린 듯 했는데 말이다.

칠면조 요리를 먹으러 온 걸까?

7패씩이나 한 팀이 최근 2연승을 했다고 그 사이에 나태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 사이에 벌써 코치서부터 선수에 이르기까지 나사가 풀어진 듯 보였기 때문이다. 제이슨 개렛 효과도 2주간의 반짝쇼에 불과했던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해서 제이슨 개렛은 헤드코치 데뷔 첫 패를 당했다. 앞으로 더 지더라도 별 상관없다. 이기고 지는 것이 무의미해진 건 이미 오래 전 얘기이기 때문이다. 주전 쿼터백도 없고, 플레이오프 희망도 없는 전의를 모두 잃은 팀을 이끌고 연승을 거두라고 그에게 헤드코치직을 맡긴 게 아니다. 헤드코치로써의 지도력을 테스트하는 기간이지, 성적은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져도 괜찮다. 다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듯한 모습만은 절대 보이지 말아야 한다.

제이슨 개렛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다음 주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해 보겠다.

댓글 4개 :

  1. 어이없게 공을 빼앗겼네요...
    이리 내놔 ㅎㅎㅎ
    스틸해도 그대로 경기가 이어지나 보군요?
    많이 배웁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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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좀 황당하게 빼앗겼죠...^^
    패스가 인터셉트당하거나 공을 그라운드에 흘리지 않아도,
    저렇게 들고 가던 걸 빼앗아도 턴오버로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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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공 들고 뛰고 자빠지면서도 안놓치는게 참 신기하다 하면서 보고있는데.. 이런 경우도 생기는군요.. 쩝.
    세인츠는 거의 졌다가 살아났고.. 3분 남았는데 7점 뽑아내는 힘도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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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렇게 공을 빼앗기는 경우 종종 나옵니다...ㅋㅋ
    근소한 점수차로 리드하다가 막판 굳히기에 실패하면 십중팔구 터치다운을 내주더라구요.
    게다가 카우보이스는 오펜스보다 디펜스가 금년들어 아주 실망스럽습니다.
    해고된 웨이드 필립스가 디펜스 코치였는데 이해가 잘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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