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제임스 본드로, 주디 덴치(Judy Dench)가 M으로 돌아오고, 영국 영화감독 샘 멘데스(Sam Mendes)가 연출을 맡았다는 정도다. 이밖에도 여러 캐스팅 루머들이 나돌고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근거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머지 않아 공식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므로 시원한 해답을 얻기까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듯 하다.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과 2008년작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영국배우 다니엘 크레이그는 샘 멘데스가 '본드23' 연출을 맡게 된 점과 완성된 스크립트의 퀄리티 등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크레이그는 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유니버설의 SF-웨스턴 '카우보이 앤 에일리언(Cowboys & Aliens)'의 영화감독 존 파브루(Jon Favreau)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본드23' 제작 준비가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스크립트를 읽어봤더니 클래식 본드 영화 스타일이었다(We've kind of got classic Bond movie)"고 말했다.
크레이그가 말한 'Classic Bond Movie'가 정확하게 어떤 분위기의 영화를 의미하는 지 알 수 없지만, 크레이그에 의하면 '카지노 로얄' 스크립트를 읽었을 때 보다 이번 '본드23' 스크립트를 읽고 더욱 흥분되었다고 말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의 두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였던 '콴텀 오브 솔래스'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도 의식하는 듯 했다. 그는 영국신문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콴텀 오브 솔래스' 제작 준비 당시엔 스크린라이터 파업으로 대충 꿰맞출 수밖에 없었으며, 이것이 영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드23'는 상당히 훌륭한 스크립트가 준비되었다고 말했다. 이번엔 지난 '콴텀 오브 솔래스'처럼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크레이그는 계속해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본드23' 이후에도 007 시리즈를 계속 하게 될 것 같다고 답했지만, 만약 그가 말아먹으면 '본드23'가 그의 마지막 007 영화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그는 그의 계약이 자의로 떠날 수도 있고 쫓겨날 수도 있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Will he be doing more after that? “I think so,” he says, somewhat guardedly. He doesn’t know? “I take it one job at a time. Put it this way, if we mess it up, I won’t be asked to do another. The contract goes both ways. I can walk away from it or they can sack me.” -The Telegraph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다니엘 크레이그의 계약은 3 영화 + 1 옵션이다. 일단 세 편의 007 영화에 출연한 다음 마지막 네 번째는 상황에 따라 계속 할 수도 있고, 그만 둘 수도 있으며, 제작진에 의해 계약 해지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도 크레이그와 같은 계약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네 편을 모두 채웠다.
그렇다면 다니엘 크레이그도 네 편을 채울 수 있을까?
'본드23'가 아주 형편없이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 한 크레이그도 네 편을 채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형편없는 스크립트의 최대 희생자로 꼽히는 브로스난도 네 편을 채웠는데, 크레이그라고 못할 리 없다. 그가 세 편을 끝으로 시리즈를 떠나기로 결정한다면 모르지만 제작진에 의해 계약 해지 당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한가지 몹시 신경에 거슬리는 게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영화 패턴이 피어스 브로스난의 것과 무척 비슷해 보인다는 점이다.
피어스 브로스난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골든아이(GoldenEye)'는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그의 두 번째 영화 '투모로 네버 다이스(Tomorrow Never Dies)'는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였다. 그러자 007 제작진은 "골든아이 원 모어 타임"을 외쳤다. 브로스난의 세 번째 007 영화를 다시 '골든아이' 레벨로 끌어올리려 했던 것이다. '골든아이'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언리미티드'로 다시 돌아온 점 등 '골든아이'와 '언리미티드' 간의 유사점이 여러 군데 눈에 띄는 것도 절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도 썩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었다. '투모로 네버 다이스'보다는 다소 나아진 듯 했지만 실망스러운 건 여전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스토리도 브로스난과 똑같다. 그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은 대단했으나 두 번째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는 기대에 못 미쳤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비록 흥행엔 성공했지만) '서포모어 슬럼프'를 극복하고 그의 세 번째 영화 '본드23'로 바운스 백 하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물론 007 제작진과 다니엘 크레이그의 바램대로 '본드23'가 '카지노 로얄'을 능가하는 멋진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모든 본드팬들은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이 될 '본드23'가 엄청난 물건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기대치가 그 만큼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드23'가 다니엘 크레이그의 '언리미티드'가 될 가능성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피어스 브로스난의 '언리미티드'가 전편 '투모로 네버 다이스'보다는 나았어도 여전히 실망스러웠던 것처럼 크레이그의 '본드23'도 '콴텀 오브 솔래스'보다는 다소 나아보여도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가 나올 수도 있어서다.
007 제작진도 좋지 않은 평을 받은 지난 영화에 자극을 받아 나름 신경을 썼을 테므로 이번엔 아주 한심하진 않을 듯 하며, 어찌 되는 간에 여러모로 '콴텀 오브 솔래스'보다는 나은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 소설을 모두 영화로 옮긴 이후인 1989년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독자적으로 흥미로운 007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제작진이 이제 와서 아주 대단한 물건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콴텀 오브 솔래스'보다는 나아지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드23'가 다니엘 크레이그의 '언리미티드'가 될 가능성이 정말로 높은 걸까?
'본드23'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현재로썬 이렇다 저렇다 단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제목이 무엇이며, 본드걸, 악역 등으로 누가 캐스팅되고, 스토리가 어떠한지 대충이나마 파악이 된 이후에나 짐작이 가능할 것 같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스타일에 약간이나마 변화를 줄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이전과 다를 게 없을 것인지도 확인해봐야 할 부분이다.
'본드23'는 크레이그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일 뿐만 아니라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도 되는 만큼 제작진이 다른 때 보다 많은 정성을 기울일 게 분명하고, 출연진도 들리는 루머처럼 올스타 드림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생각보다 대단한 녀석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90년대에 들어서 부턴 기초로 삼을 이언 플레밍의 원작 소설이 남아있지 않으며, 제작진 내에도 007 시리즈를 충분히 이해하는 믿음직스러운 007 베테랑이 없다. 어떻게 보면, 이런 상황에 '대단한 물건'을 기대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어 보인다.
과연 007 제작진이 '본드23'로 해낼 수 있을까?
앞으로 공식발표 등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본드23' 소식을 관심있게 지켜보기로 하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말이 좀 헷갈리네요.
답글삭제"클래식 본드"스타일이다...
그렇다면 이언 플레밍 소설 속의 본드 인지? 아니면 로저 무어나 션 코너리 스타일의 본드인지? 그게 좀 헷갈립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위주의 필모그래피를 선보였던 샘 멘데스대신 완전히 맛이 갔던 배트맨을 부활시킨 크리스토퍼 놀런이 감독을 맡아줬으면 했지만 그 역시 고담 수호자 때문에 시간이 없었을 것이고, 007 부활 전문가인 마틴 캠벨에게도 기대를 걸어봤지만, 무산되었고, 아뭏든 샘 멘데스가 설마 마크 포스터의 전철을 밟지는 않겠죠?
그래도 졸작이라도 본드를 볼수 있는 건 큰 즐거움입니다.
라이센스 투 킬 이후 골든아이 까지의 그 암울했던 시기를 생각하면 지금 어떻게라도 본드 시리즈가 이어져 가고 있다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다만 조금 더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된 작품이 나와주길 바랄 뿐입니다.
제 생각엔 원작과 영화 스타일이 적절히 혼합된 스타일을 의미한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클래식 본드 영화가 그랬으니까요.
플레밍의 소설들에서 이것 저것을 빌려와 갖다붙이고,
여기에 Q, 머니페니, 약간의 가젯 등을 보태면 클래식 본드 영화가 나오죠.
그러므로 QOS보다 좀 더 007 시리즈 포뮬라에 충실한 영화가 될 것이란 얘기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일단 너무 비싸죠.
그리고 그가 만든 리얼한 스릴러 영화를 좀 더 봐야겠단 생각도 듭니다.
그가 만든 SF/판타지/코믹북 영화만 봐선 감이 잘 안 잡힙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꼬박꼬박 나와준다는 것만으로도 땡큐입니다...^^
사실 저도 라이센스 투 킬를 마지막으로 007 시리즈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백(4년)이 그 때(6년) 이후 두 번째로 긴 공백이었습니다.
매번 2년, 길어야 3년만에 하나씩 꼬박꼬박 나왔는데 이번엔 좀 길어졌죠.
사실 이것도 좀 기분나쁩니다.
정상이었다면 그 사이에 2편이 나왔을텐데 말이죠...^^
아... 아직 이야기만 돌고 있나 보네요.. 어떤 영화가 나올지 기대되네요..^^
답글삭제크레이그씨가 한번 더 하셔도 될 듯 싶은데.. 어떻게 될런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답글삭제제 생각에도 크레이그가 네 번째까지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드23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이상 발전할 기미가 안 보이면 교체해야겠죠.
10월 촬영이라면, 이제 곧 모든 게 드러나겠군요.
답글삭제조바심내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ㅎㅎ
그렇죠. 곧 시원스럽게 발표될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근데 시간이 잘 안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