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시리즈 24탄이 스크립트 문제로 제작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의하면, 007 제작진이 스크린라이터 존 로갠(John Logan)이 단독으로 쓴 '본드24' 스크립트에 불만족 새로운 스크린라이터를 고용해 다시 쓰도록 했다고 한다.
007 제작진이 고용한 새로운 스크린라이터는 본드팬들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다.
'본드24' 스크립트를 다시 쓰기위해 새로 고용된 스크린라이터는 1999년작 '월드 이스 낫 이너프(The World is Not Enough)'부터 2012년작 '스카이폴(Skyfall)'까지 다섯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 스토리와 스크린플레이 작업에 참여했던 영국의 007 베테랑 스크린라이터 듀오 닐 퍼비스(Neal Purvis)와 로버트 웨이드(Robert Wade)다.
퍼비스와 웨이드는 '스카이폴'을 마지막으로 007 시리즈를 떠났고, 그 이후부턴 존 로갠이 단독으로 007 시리즈 스크린플레이를 맡게 됐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로갠이 단독으로 쓴 '본드24' 스크립트 초안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007 베테랑 작가들을 다시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은 007 제작진이 새로운 스크린라이터들에게 '본드24' 스크립트를 다시 쓰도록 맡기면서 제작 스케쥴도 지연되었다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은 '본드24'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본드24' 촬영 개시가 12월로 미뤄졌다고 전했다. 이전엔 '본드24' 촬영이 10월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크립트 문제로 12월로 연기된 것이다.
미국의 헐리우드 전문지 버라이어티도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다시 007 시리즈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는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와 머니페니(나오미 해리스), M(랄프 파인즈)과의 대화 씬에 위트와 유머를 보태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한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유머를 보태기에 가장 알맞은 부분이 M의 오피스 씬이므로 여기에 유머를 넣어야 한다고 몇 년 전부터 주문해왔는데, 데일리 메일의 기사를 보니 007 제작진이 이제서야 '오피스 유머'에 신경을 쓰기로 한 모양이다.
왜 '오피스 유머'가 가장 알맞은 부분이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로저 무어(Roger Moore)가 아니기 때문이다.
로저 무어는 위트 있는 농담과 능글맞은 유머 감각을 지닌 영화배우인 반면 다니엘 크레이그는 본인도 인정했듯이 코믹 연기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아니다.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에 유머를 보태면 어둡고 냉소적인 유머가 전부이거나 엉뚱할 정도로 어색하고 유치해질 수 있다. 크레이그에게 로저 무어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크레이그의 본드 캐릭터는 거의 그대로 내버려두는 대신 머니페니(나오미 해리스)를 약간 쌀쌀맞고 때로는 푼수처럼 보이는 코믹 캐릭터로 설정하고 M(랄프 파인즈)과의 대화 씬엔 술, 자동차, 또는 여자 문제 등 딱딱한 미션 브리핑과 무관한 것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하면서 유머를 집어넣는 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스카이폴'에서 이렇다할 만한 '오피스 유머' 씬을 넣지 않았다. 특히 머니페니가 크게 실망스러웠다.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를 머니페니 역으로 캐스팅한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오미 해리스의 머니페니가 제법 유머러스한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또 그래야한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유머는 커녕 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스카이폴'의 머니페니를 보면서 고개를 저은 기억이 있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영화에 처음으로 머니페니가 등장하게 된 만큼 007 제작진은 머니페니도 이전과 다른 새로운 캐릭터로 묘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머니페니는 하나부터 열까지 닥치는 대로 전부 새로 바꿔야 한다는 007 제작진의 병적인 강박의 결과물로 보였을 뿐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007 시리즈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머니페니는 그대로 놔두는 게 더 나았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어떻게서든 과거의 것과 차이가 나도록 해야만 그 쥐뿔도 아닌 차이점을 내세우며 코묻은 돈을 좀 더 벌 수 있다고 판단한 007 제작진은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해야할 머니페니까지 총을 들고 설치는 '액션걸'로 만들어놨다. '월드 이스 낫 이너프'와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에 각각 R과 Q로 출연했던 영국 영화배우 존 클리스(John Cleese)가 얼마 전 라디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007 시리즈가 아시아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유머를 뺀 대신 액션 씬을 늘렸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 여러 가지 따질 것 없이 '스카이폴'의 머니페니 캐릭터만 봐도 클리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미 이곳에서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존 로갠은 007 시리즈에 어울리는 스크린라이터가 아니다. 007 시리즈를 충분히 이해하는 '적임자'에 맡겨야 제대로 된 스크립트가 완성되는데, 존 로갠에겐 이러한 믿음이 서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드24'부턴 존 로갠이 단독으로 스크린플레이를 맡는다고 하길래 은근히 걱정이 됐다. 하지만 007 베테랑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다시 007 시리즈로 돌아와 스크립트를 다시 쓰게 될 것으론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스크립트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일까?
유감스럽게도, 그것도 아니다.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 시절이 007 시리즈의 '암흑기'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가 부실한 스토리였는데, 브로스난의 제임스 본드 영화 네 편 중 두 편의 스크린플레이를 쓴 게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다. 퍼비스와 웨이드가 쓴 스크린플레이 중에서 가장 잘 된 작품은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인데, 이 영화는 퍼비스와 웨이드가 독자적으로 만든 스토리가 아니라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각색한 것이므로 모든 공을 퍼비스와 웨이드에 돌릴 수 없다. '카지노 로얄'이 제임스 본드 영화답게 보였던 가장 큰 이유는 이언 플레밍의 원작을 기초로 했다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카지노 로얄'의 후속작인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만 보더라도 천당에서 지옥으로 얼마나 쉽게 곤두박질 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콴텀 오브 솔래스'는 한마디로 '어게인 피어스 브로스난 시대'로 보일 정도로 크게 후퇴한 영화였다. '스카이폴'도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존 로갠과 함께 제임스 본드 영화를 영국 스파이가 주인공인 영화가 아니라 미국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처럼 만들어놨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퍼비스와 웨이드는 다섯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 작업에 참여했으므로 007 시리즈 베테랑이라 불릴 만한 것은 사실이다. 퍼비스와 웨이드 역시 007 시리즈를 제대로 이해하는 '적임자' 레벨은 아니지만 그래도 존 로갠처럼 초보는 아니므로 그동안 쌓은 노우하우를 통해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퍼비스와 웨이드가 쓴 브로스난 시대 영화들도 유머가 풍부하지 않았다. 현재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의 영화들과 비교하면 풍부하다고 해야겠지만, '월드 이스 낫 이너프'는 기억에 남는 유머러스한 씬이 없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지루한 영화였으며 '다이 어나더 데이'는 한마디로 007 시리즈 40주년 기념을 위해 만든 잡동산이었을 뿐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쌓은 007 노우하우가 어느 정도 있는 만큼 아주 감을 잡지 못하는 스크린라이터들은 아니라고 믿으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존 로갠의 '본드24' 스크립트를 정상 궤도에 가깝게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퍼비스와 웨이드에게 유머를 좀 더 보태고 전통적인 007 시리즈 쪽으로 약간 더 가깝게 접근시킬 것을 주문하는 건 좀 위험해 보인다. '어게인 브로스난 시대'로 되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은 '콴텀 오브 솔래스'에서 "영화의 톤과 주연배우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브로스난 시대를 연상케 만들 수 있다"는 기술(?)을 확인시켜준 바 있다.
존 로갠,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에게 조언을 하나 해주자면, 지난 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를 다시 한 번 꼼꼼히 보라고 하겠다. 영화까지 볼 필요도 없다. 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 스크린플레이를 구해 읽어보면 된다. 로갠, 퍼비스, 웨이드의 작품들에선 웃음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넣은 조크와 유머라는 사실이 바로 눈에 띄지만 지난 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 대사를 꼼꼼하게 훑어보면 웃음을 주기 위해 준비한 게 아닌 대사에도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라인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을 참고해야 한다.
007 시리즈에 어울리는 스토리 창작에 어려움이 있다면 글빨이라도 살려서 대사라도 재밌게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의하면, 007 제작진이 스크린라이터 존 로갠(John Logan)이 단독으로 쓴 '본드24' 스크립트에 불만족 새로운 스크린라이터를 고용해 다시 쓰도록 했다고 한다.
007 제작진이 고용한 새로운 스크린라이터는 본드팬들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다.
'본드24' 스크립트를 다시 쓰기위해 새로 고용된 스크린라이터는 1999년작 '월드 이스 낫 이너프(The World is Not Enough)'부터 2012년작 '스카이폴(Skyfall)'까지 다섯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 스토리와 스크린플레이 작업에 참여했던 영국의 007 베테랑 스크린라이터 듀오 닐 퍼비스(Neal Purvis)와 로버트 웨이드(Robert Wade)다.
퍼비스와 웨이드는 '스카이폴'을 마지막으로 007 시리즈를 떠났고, 그 이후부턴 존 로갠이 단독으로 007 시리즈 스크린플레이를 맡게 됐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로갠이 단독으로 쓴 '본드24' 스크립트 초안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007 베테랑 작가들을 다시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은 007 제작진이 새로운 스크린라이터들에게 '본드24' 스크립트를 다시 쓰도록 맡기면서 제작 스케쥴도 지연되었다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은 '본드24'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본드24' 촬영 개시가 12월로 미뤄졌다고 전했다. 이전엔 '본드24' 촬영이 10월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크립트 문제로 12월로 연기된 것이다.
미국의 헐리우드 전문지 버라이어티도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다시 007 시리즈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는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와 머니페니(나오미 해리스), M(랄프 파인즈)과의 대화 씬에 위트와 유머를 보태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한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유머를 보태기에 가장 알맞은 부분이 M의 오피스 씬이므로 여기에 유머를 넣어야 한다고 몇 년 전부터 주문해왔는데, 데일리 메일의 기사를 보니 007 제작진이 이제서야 '오피스 유머'에 신경을 쓰기로 한 모양이다.
왜 '오피스 유머'가 가장 알맞은 부분이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로저 무어(Roger Moore)가 아니기 때문이다.
로저 무어는 위트 있는 농담과 능글맞은 유머 감각을 지닌 영화배우인 반면 다니엘 크레이그는 본인도 인정했듯이 코믹 연기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아니다.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에 유머를 보태면 어둡고 냉소적인 유머가 전부이거나 엉뚱할 정도로 어색하고 유치해질 수 있다. 크레이그에게 로저 무어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크레이그의 본드 캐릭터는 거의 그대로 내버려두는 대신 머니페니(나오미 해리스)를 약간 쌀쌀맞고 때로는 푼수처럼 보이는 코믹 캐릭터로 설정하고 M(랄프 파인즈)과의 대화 씬엔 술, 자동차, 또는 여자 문제 등 딱딱한 미션 브리핑과 무관한 것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하면서 유머를 집어넣는 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스카이폴'에서 이렇다할 만한 '오피스 유머' 씬을 넣지 않았다. 특히 머니페니가 크게 실망스러웠다.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를 머니페니 역으로 캐스팅한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오미 해리스의 머니페니가 제법 유머러스한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또 그래야한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유머는 커녕 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스카이폴'의 머니페니를 보면서 고개를 저은 기억이 있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영화에 처음으로 머니페니가 등장하게 된 만큼 007 제작진은 머니페니도 이전과 다른 새로운 캐릭터로 묘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머니페니는 하나부터 열까지 닥치는 대로 전부 새로 바꿔야 한다는 007 제작진의 병적인 강박의 결과물로 보였을 뿐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007 시리즈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머니페니는 그대로 놔두는 게 더 나았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어떻게서든 과거의 것과 차이가 나도록 해야만 그 쥐뿔도 아닌 차이점을 내세우며 코묻은 돈을 좀 더 벌 수 있다고 판단한 007 제작진은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해야할 머니페니까지 총을 들고 설치는 '액션걸'로 만들어놨다. '월드 이스 낫 이너프'와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에 각각 R과 Q로 출연했던 영국 영화배우 존 클리스(John Cleese)가 얼마 전 라디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007 시리즈가 아시아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유머를 뺀 대신 액션 씬을 늘렸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 여러 가지 따질 것 없이 '스카이폴'의 머니페니 캐릭터만 봐도 클리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미 이곳에서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존 로갠은 007 시리즈에 어울리는 스크린라이터가 아니다. 007 시리즈를 충분히 이해하는 '적임자'에 맡겨야 제대로 된 스크립트가 완성되는데, 존 로갠에겐 이러한 믿음이 서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드24'부턴 존 로갠이 단독으로 스크린플레이를 맡는다고 하길래 은근히 걱정이 됐다. 하지만 007 베테랑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다시 007 시리즈로 돌아와 스크립트를 다시 쓰게 될 것으론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스크립트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일까?
유감스럽게도, 그것도 아니다.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 시절이 007 시리즈의 '암흑기'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가 부실한 스토리였는데, 브로스난의 제임스 본드 영화 네 편 중 두 편의 스크린플레이를 쓴 게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다. 퍼비스와 웨이드가 쓴 스크린플레이 중에서 가장 잘 된 작품은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인데, 이 영화는 퍼비스와 웨이드가 독자적으로 만든 스토리가 아니라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각색한 것이므로 모든 공을 퍼비스와 웨이드에 돌릴 수 없다. '카지노 로얄'이 제임스 본드 영화답게 보였던 가장 큰 이유는 이언 플레밍의 원작을 기초로 했다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카지노 로얄'의 후속작인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만 보더라도 천당에서 지옥으로 얼마나 쉽게 곤두박질 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콴텀 오브 솔래스'는 한마디로 '어게인 피어스 브로스난 시대'로 보일 정도로 크게 후퇴한 영화였다. '스카이폴'도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존 로갠과 함께 제임스 본드 영화를 영국 스파이가 주인공인 영화가 아니라 미국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처럼 만들어놨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퍼비스와 웨이드는 다섯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 작업에 참여했으므로 007 시리즈 베테랑이라 불릴 만한 것은 사실이다. 퍼비스와 웨이드 역시 007 시리즈를 제대로 이해하는 '적임자' 레벨은 아니지만 그래도 존 로갠처럼 초보는 아니므로 그동안 쌓은 노우하우를 통해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퍼비스와 웨이드가 쓴 브로스난 시대 영화들도 유머가 풍부하지 않았다. 현재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의 영화들과 비교하면 풍부하다고 해야겠지만, '월드 이스 낫 이너프'는 기억에 남는 유머러스한 씬이 없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지루한 영화였으며 '다이 어나더 데이'는 한마디로 007 시리즈 40주년 기념을 위해 만든 잡동산이었을 뿐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쌓은 007 노우하우가 어느 정도 있는 만큼 아주 감을 잡지 못하는 스크린라이터들은 아니라고 믿으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존 로갠의 '본드24' 스크립트를 정상 궤도에 가깝게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퍼비스와 웨이드에게 유머를 좀 더 보태고 전통적인 007 시리즈 쪽으로 약간 더 가깝게 접근시킬 것을 주문하는 건 좀 위험해 보인다. '어게인 브로스난 시대'로 되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은 '콴텀 오브 솔래스'에서 "영화의 톤과 주연배우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브로스난 시대를 연상케 만들 수 있다"는 기술(?)을 확인시켜준 바 있다.
존 로갠,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에게 조언을 하나 해주자면, 지난 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를 다시 한 번 꼼꼼히 보라고 하겠다. 영화까지 볼 필요도 없다. 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 스크린플레이를 구해 읽어보면 된다. 로갠, 퍼비스, 웨이드의 작품들에선 웃음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넣은 조크와 유머라는 사실이 바로 눈에 띄지만 지난 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 대사를 꼼꼼하게 훑어보면 웃음을 주기 위해 준비한 게 아닌 대사에도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라인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을 참고해야 한다.
007 시리즈에 어울리는 스토리 창작에 어려움이 있다면 글빨이라도 살려서 대사라도 재밌게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보통 이정도되는 시리즈면 너무 구닥다리처럼 보일까봐 고민해야하는데 얼마전 잭라이언시리즈처럼.. 근대 007은 왜 새것처럼 보일려하는데 이상해지는지..
답글삭제50년 넘은 007 시리즈를 이제와서 어디까지 어떻게 바꿀 수 있냐는 문제.
삭제원작소설을 기초로 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창작하는 기술이 신통치 않다는 문제.
새로운 스토리 창작은 80년대말부터 겪은 문제인데 아직도 시원한 답을 찾지 못했다는 문제.
쓸 만한 스토리 없이 겉으로만 새것처럼 보이려 하니까 요새 유행 영화 따라하기가 됐다는 문제.
쓸데 없이 변화를 많이 주는 바람에 새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다른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
007 시리즈를 다른 영화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게 새것처럼 보이는 방법이라고 착각하는 문제.
대충 몇 개 꼽아봤지만 좀 더 찾아보면 더 많을 듯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