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하고 유머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종종 받아온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버전 제임스 본드가 이번엔 한 영국 매거진으로부터 "안드로이드 같다", "장례식장 직원 같다"는 평을 들었다.
영국의 보수성향 매거진, 스펙테이터(The Spectator)는 "Why we're no fun any mor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의 제임스 본드가 "근육을 키우는 데 지나치게 시간을 소비한 안드로이드"처럼 보인다면서, 와인과 여자를 좋아하고 삶을 즐길 줄 알던 숀 코네리(Sean Connery) 버전 제임스 본드와 비교하면 크레이그 버전은 장례식장 직원처럼 보인다고 썼다.
스펙테이터는 '007 스펙터'가 스턴트와 스릴로 가득한 영화였으나 '즐거움'이 없었다면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는 좋은 시간을 보내는 대신 근육을 키우는 데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소비한 안드로이드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어 스펙테이터는 숀 코네리의 1963년 영화 '위기일발/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From Russia with Love)'의 본드와 크레이그의 본드를 비교하면서, 코네리의 본드는 유머가 있고 바람기가 있었으며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장난 삼아 옷걸이에 모자를 집어던지기도 했으나 이에 비하면 크레이그의 본드는 장례식장 직원처럼 보인다고 썼다.
"Daniel Craig plays Bond like an android who has spent too much time muscle-building instead of having a good time." - The Spectator
"When Bond eventually gets to the offices of his boss, M, he throws his hat from the doorway onto the hat stand. Why? Just for fun! So within the first few minutes of meeting Bond, we see a man who likes wine, women and joking around. His lust for life makes the Daniel Craig version look like a mortuary attendant." - The Spectator
이런 비판은 이젠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삶을 즐길 줄 모르는 것 같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근육 운동만 한 것 같다"는 비판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보수성향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의 유명한 앵커 빌 오라일리(Bill O'Reilly)도 지난 2012년 비슷한 평을 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런 비판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임스 본드는 술, 여자, 음식 등을 즐기며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나이인 반면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는 운동선수처럼 땀을 뻘뻘 흘리며 쉴틈 없이 달리기만 하는 타잎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선 중간중간에 본드가 한가롭게 한눈을 팔 틈이 있었으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선 영화 내내 긴장감이 흐를 뿐 삶을 즐기는 본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틈이 없었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이번 '007 스펙터'에선 미소를 지을 줄도 알고 농담도 던질 줄 아는 캐릭터로 약간 부드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굳은 표정으로 똥폼만 잡던 데서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차이를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유있게 삶을 즐길 줄도 아는 모습을 여전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비교적 간단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멋진 설원, 해변 경치를 낭만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보여주면서 관객들이 잠시나마 무거운 긴장감에서 벗어나 숨을 돌릴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본드가 호텔 발코니에서 멋진 경치를 잠시 감상하는 장면을 넣거나 야외 라운지 같은 곳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술 한잔 하면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엑스트라 본드걸들과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 장난을 치는 정도는 진지한 타잎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진지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까진 문제될 것이 없다. 제임스 본드는 언제나 눈썹을 찡긋이며 농담을 쏟아놓는 플레이보이 타잎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미없는 제임스 본드가 되면 문제가 생긴다. 진지한 타잎의 제임스 본드이더라도 거기에 알맞게 삶을 즐기는 모습을 곁들여야 한다. 007 제작진이 이 부분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이유는 제작진이 본드의 내면 묘사에 지나치게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된다. "진지함"과 "내면 묘사"가 잘못 만나면서 "즐길 줄 모르는 본드"가 나온 듯 하다. 들춰봤자 나올 게 없는 본드의 내면과 과거사를 갖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쥐어짜다 분위기만 더욱 우중충해진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007 시리즈는 영화 내용이 심각하더라도 제임스 본드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이와 정 반대로 제임스 본드가 심각해지고 영화 내용이 덜렁거린다. '스카이폴(Skyfall)'과 '007 스펙터'를 좋은 예로 꼽을 수 있다. 이 문제 역시 007 제작진이 진지한 타잎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만드는 올바른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진지한 스파이 영화가 아니었다는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007 제작진은 진지한 드라마 쟝르 영화로 유명한 영화인들을 끌어모았으나 되레 더 이상해지는 역효과만 낳았다.
이런 문제점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남아있는 한 깔끔하게 바로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연배우를 교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지만, 007 제작진은 그렇게 할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인다.
영국의 보수성향 매거진, 스펙테이터(The Spectator)는 "Why we're no fun any mor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의 제임스 본드가 "근육을 키우는 데 지나치게 시간을 소비한 안드로이드"처럼 보인다면서, 와인과 여자를 좋아하고 삶을 즐길 줄 알던 숀 코네리(Sean Connery) 버전 제임스 본드와 비교하면 크레이그 버전은 장례식장 직원처럼 보인다고 썼다.
스펙테이터는 '007 스펙터'가 스턴트와 스릴로 가득한 영화였으나 '즐거움'이 없었다면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는 좋은 시간을 보내는 대신 근육을 키우는 데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소비한 안드로이드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어 스펙테이터는 숀 코네리의 1963년 영화 '위기일발/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From Russia with Love)'의 본드와 크레이그의 본드를 비교하면서, 코네리의 본드는 유머가 있고 바람기가 있었으며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장난 삼아 옷걸이에 모자를 집어던지기도 했으나 이에 비하면 크레이그의 본드는 장례식장 직원처럼 보인다고 썼다.
"Daniel Craig plays Bond like an android who has spent too much time muscle-building instead of having a good time." - The Spectator
"When Bond eventually gets to the offices of his boss, M, he throws his hat from the doorway onto the hat stand. Why? Just for fun! So within the first few minutes of meeting Bond, we see a man who likes wine, women and joking around. His lust for life makes the Daniel Craig version look like a mortuary attendant." - The Spectator
이런 비판은 이젠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삶을 즐길 줄 모르는 것 같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근육 운동만 한 것 같다"는 비판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보수성향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의 유명한 앵커 빌 오라일리(Bill O'Reilly)도 지난 2012년 비슷한 평을 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런 비판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임스 본드는 술, 여자, 음식 등을 즐기며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나이인 반면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는 운동선수처럼 땀을 뻘뻘 흘리며 쉴틈 없이 달리기만 하는 타잎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선 중간중간에 본드가 한가롭게 한눈을 팔 틈이 있었으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선 영화 내내 긴장감이 흐를 뿐 삶을 즐기는 본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틈이 없었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이번 '007 스펙터'에선 미소를 지을 줄도 알고 농담도 던질 줄 아는 캐릭터로 약간 부드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굳은 표정으로 똥폼만 잡던 데서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차이를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유있게 삶을 즐길 줄도 아는 모습을 여전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비교적 간단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멋진 설원, 해변 경치를 낭만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보여주면서 관객들이 잠시나마 무거운 긴장감에서 벗어나 숨을 돌릴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본드가 호텔 발코니에서 멋진 경치를 잠시 감상하는 장면을 넣거나 야외 라운지 같은 곳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술 한잔 하면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엑스트라 본드걸들과 서로 눈길을 주고받는 장난을 치는 정도는 진지한 타잎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진지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까진 문제될 것이 없다. 제임스 본드는 언제나 눈썹을 찡긋이며 농담을 쏟아놓는 플레이보이 타잎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미없는 제임스 본드가 되면 문제가 생긴다. 진지한 타잎의 제임스 본드이더라도 거기에 알맞게 삶을 즐기는 모습을 곁들여야 한다. 007 제작진이 이 부분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이유는 제작진이 본드의 내면 묘사에 지나치게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된다. "진지함"과 "내면 묘사"가 잘못 만나면서 "즐길 줄 모르는 본드"가 나온 듯 하다. 들춰봤자 나올 게 없는 본드의 내면과 과거사를 갖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쥐어짜다 분위기만 더욱 우중충해진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007 시리즈는 영화 내용이 심각하더라도 제임스 본드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이와 정 반대로 제임스 본드가 심각해지고 영화 내용이 덜렁거린다. '스카이폴(Skyfall)'과 '007 스펙터'를 좋은 예로 꼽을 수 있다. 이 문제 역시 007 제작진이 진지한 타잎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만드는 올바른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진지한 스파이 영화가 아니었다는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007 제작진은 진지한 드라마 쟝르 영화로 유명한 영화인들을 끌어모았으나 되레 더 이상해지는 역효과만 낳았다.
이런 문제점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남아있는 한 깔끔하게 바로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연배우를 교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지만, 007 제작진은 그렇게 할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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