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NFL16:W15] 다시 보는 시애틀 시혹스 펀터 존 라이언의 페이크 펀트

미식축구에서 가장 익사이팅한 플레이 중 하나는 페이크(Fake)다.  페이크 플레이는 디펜스를 속이기 위한 플레이로, 때로는 매우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디펜스의 예측을 깨고 기습적인 페이크를 하면서 빅 플레이 또는 터치다운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페이크 펀트와 페이크 필드골을 리스크가 높은 대표적인 페이크 플레이로 꼽을 수 있다. 페이크 펀트를 실패할 경우 바로 그 자리에서 공수교대가 이뤄지므로 자신의 진영에서 페이크 펀트를 시도했다 실패하면 상대 공격 팀에게 쉬운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역효과를 낳을 위험이 크다. 페이크 필드골은 만약 실패하면 득점 기회를 날리므로 리스크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갑자기 페이크 플레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가 목요일 밤 벌어진 디비젼 라이벌, L.A 램스(Rams)와의 경기에서 페이크 펀트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까지 5분여를 남겨두고 21점차로 앞서던 시혹스가 시애틀 진영 깊숙한 곳에서 4 and 2 상황에 펀트를 하지 않고 펀터가 공을 들고 달리는 페이크 펀트를 성공시켰다.

그 상황에 시혹스가 페이크 펀트를 시도하리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까지 5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21점차로 리드하고 있었던 데다 시혹스의 공격이 멈춘 지점이 시애틀 진영 깊숙한 곳이었으므로 여로모로 따져봤을 때 페이크 펀트를 기대할 상황이 아니었다. 시혹스가 페이크 펀트를 시도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인 것도 아니었고, 시애틀 진영 26 야드라인에서 페이크 펀트를 시도했다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 램스 오펜스가 바로 그 자리에서 공격을 시도하게 된다는 리스크 등을 따져봤을 때 페이크 펀트는 쓸데 없고 무모한 시도였다.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램스 디펜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상황에 시혹스가 페이크 펀트를 시도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혹스는 "그 상황에 누가 페이크 펀트를 시도하겠냐"는 예상을 뒤집고 허를 찌르는 페이크 펀트를 성공시켰다. 페이크 펀트가 불필요했던 건 사실이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페이크 펀트를 시도하면서 디펜스의 허를 찌르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에 시혹스 펀터, 존 라이언(Jon Ryan)이 빅 태클을 당해 쭉 뻗은 뒤 뇌진탕 검사를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불상사까지 겹치면서 "굳이 그 때 페이크 펀트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건 사실이다. 경기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21점차로 리드하고 있었는데, 시애틀 진영 깊숙한 곳에서 쓸데없이 페이크 펀트를 시도했다가 펀터까지 부상당하도록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크는 디펜스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때 시도해야 제대로 허를 찌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그 때 그 상황에 페이크 펀트가 불필요했던 건 사실이더라도 페이크 펀트 플레이 자체는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파이널 스코어는 시혹스 24, 램스 3.

시혹스는 이번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NFC 서부 챔피언에 오르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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