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3일 화요일

내가 뽑아본 로저 무어 제임스 본드 영화 베스트

일곱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했던 영국 배우, 로저 무어(Roger Moore)가 5월23일 89세로 세상을 떠났다.

로저 무어가 007 제임스 본드 역으로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인 만큼 무어의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그가 출연한 7080년대 007 시리즈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로저 무어가 출연한 일곱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 중 베스트를 뽑아보기로 하자.

1.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


로저 무어의 베스트 제임스 본드 영화는 1981년 공개된 로저 무어의 다섯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다. 로저 무어의 7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들이 너무 가볍고 익살맞으며 플롯도 스파이 어드벤쳐보다 코믹북 수퍼히어로 쪽에 가까워지면서 너무 이상해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무어의 다섯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유어 아이스 온리'는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소설에 충실한 쪽으로 되돌아갔다. 요란한 "가젯"과 "본드카"를 모두 걷어내면서 무어의 이전 제임스 본드 영화들에 비해 진지하고 사실적인 편이다. 그 대신 '유어 아이스 온리'는 좁은 산길에서 벌어지는 카 체이스, 이탈리아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스키 체이스 등 익사이팅한 "체이스 씬"이 하이라이트.

'유어 아이스 온리'는 내가 영화관에서 본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라서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가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2. 옥토퍼시 (Octopussy)


로저 무어의 여섯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인 1983년작 '옥토퍼시(Octopussy)'도 무어의 베스트 제임스 본드 영화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옥토퍼시'는 '유어 아이스 온리' 만큼 만족스럽진 않아도 지나치게 터무니 없는 "플롯", 요란한 "가젯"과 "본드카" 등을 배제하고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 스타일의 액션과 어드벤쳐를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스타일에 접목시킨 유머가 풍부한 오락 영화다.



3. 나를 사랑한 스파이 (The Spy Who Loved Me)


많은 사람들은 로저 무어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인 1977년작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를 최고의 로저 무어 주연 제임스 본드 영화로 꼽는다.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영화"라고 하면 '나를 사랑한 스파이'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섹시한 "본드걸", 요란스러운 "가젯"과 "본드카", 아름다운 경치의 "로케이션" 등 007 시리즈가 갖춰야 할 모든 걸 다 갖춘 영화가 바로 '나를 사랑한 스파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가 화려하긴 해도 지나치게 터무니없는 플롯과 가젯, 악당 등 때문에 제임스 본드 영화라기 보다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에 보다 가까운 영화다.



4. 죽느냐 사느냐 (Live and Let Die)


로저 무어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인 1973년 영화 '죽느냐 사느냐'는 무어의 성공적인 007 데뷔작임과 동시에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부른 메인 타이틀 곡을 제외하곤 딱히 눈에 띄는 게 없는 평범한 영화다.



5. 뷰투어킬 (A View to a Kill)


로저 무어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인 1985년작 '뷰투어킬(A View to a Kill)'은 로저 무어의 최악의 제임스 본드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영화다. "나이가 많은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으면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예로 꼽히기도 한다. 듀란 듀란(Duran Duran)이 부른 메인 타이틀 곡은 007 시리즈 베스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주제곡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영화다.



6.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The Man with the Golden Gun)


로저 무어의 두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인 1974년작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도 로저 무어의 최악의 제임스 본드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제임스 본드 영화가 아니라 이상한 코미디 영화처럼 보이는 실없고 싱거운 영화다.



7. 문레이커 (Moonraker)


내가 뽑은 로저 무어의 최악의 제임스 본드 영화는 1979년작 '문레이커'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문레이커'는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문레이커'는 본드를 우주로 보내서 광선총까지 쏘도록 만들면서 007 시리즈의 궤도에서 지나치게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았다. 70년대 말 당시 '스타 워즈(Star Wars)'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고 해도 '문레이커'에서 본드를 우주로 내보낸 건 지나쳤다는 것이다. 오락적인 밸류는 어느 정도 인정해도 '문레이커'는 가장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는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시대의 유행을 따르고 모방하는 데도 한계가 있으며, 그 한계선을 넘어서면 정체불명의 영화가 되고만다는 문제점을 잘 보여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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