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25'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잠잠한 가운데 007 제작진이 미국 코믹북 수퍼히어로 시리즈를 모델로 한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Shared Universe)"를 구상 중이라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최근 들어 007 제작진이 007 시리즈만의 "개성"을 살리려는 노력보다 "최신 유행"만을 쫓는 데 혈안이므로 크게 놀라운 루머는 아니다.
하지만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지 생각보지 않을 수 없다.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 이야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007 시리즈 24탄 '스펙터(SPECTRE)'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007 프로듀서 마이클 G. 윌슨(Michael G. Wilson)과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는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바바라 브로콜리는 본드가 다른 캐릭터와 세계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마이클 G. 윌슨도 "셰어드 유니버스"는 코믹북 세계에서나 가능하지 007 시리즈에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며칠 전부터 나돌기 시작한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 루머를 보면서 머리를 긁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2년 사이에 "셰어드 유니버스"에 대한 프로듀서들의 생각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완전히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정말로 생각이 180도 달라진 건지 의심스럽다.
007 제작진이 생각을 바꿨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를 만드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007 뿐 아니라 001부터 009까지 여러 다른 00 에이전트들을 등장시키면서 제임스 본드가 속한 00 브랜치를 마블 코믹스의 '어벤저스(Avengers)'처럼 만들 수 있다.
아니면 미스 머니페니 또는 필릭스 라이터 등 007 시리즈에 서포팅 캐릭터로 등장해온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시리즈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머니페니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소설 시리즈 '머니페니 다이어리(The Moneypenny Diaries)가 있으며, 코믹북으로 이동하면 필릭스 라이터를 주인공으로 한 '제임스 본드:필릭스 라이터(James Bond: Felix Leiter)' 스핀오프 코믹북 시리즈가 있다.
따라서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002는 흑인, 005는 게이, 008은 여성으로 설정하면서 좌파-리버럴들이 항상 까다롭게 걸고 넘어지는 "DIVERSITY" 이슈까지 해결 가능하다. 좌파-리버럴들의 요구처럼 제임스 본드를 흑인, 게이 또는 여성으로 바꾸지 않고도 "DIVERSITY" 이슈를 잠재우는 방편으로 "셰어드 유니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편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시대 제임스 본드 영화에 미스 머니페니로 출연한 흑인 여배우,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를 주연으로 한 '머니페니' 스핀오프 시리즈 또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007 제작진이 "셰어드 유니버스" 영화를 제작한다면 나오미 해리스 주연의 '머니페니'가 첫 번째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가 성공할 수 있겠는지 의심스럽다.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001부터 009까지 새로운 00 에이전트를 소개한다는 아이디어는 듣기엔 그럴 듯 할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관객들이 흥미를 가질까"를 생각해보면 비관적으로 바뀐다.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 소설부터 시작해서 영화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007을 제외한 다른 00 에이전트가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00 에이전트가 소설 또는 영화에 등장한 적은 있으나 비중이 매우 작았으므로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다른 00 에이전트를 소개하려면 백지 상태에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바로 이것이 마블, DC 코믹북 세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코믹북 수퍼히어로의 세계엔 다양한 수퍼히어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 중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주인공급 수퍼히어로 캐릭터들도 많다. 코믹북 쪽엔 낯익고 유명한 캐릭터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007 시리즈는 사정이 매우 다르다. 제임스 본드가 유일한 메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제임스 본드를 제외하고 나면 주인공급 캐릭터가 없다. 제임스 본드와 세계를 공유하면서 스핀오프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을 만한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부 새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관객들이 매우 낯선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007 스핀오프 또는 "셰어드 유니버스" 영화에 얼마나 흥미를 갖겠냐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머니페니와 필릭스 라이터는 약간 사정이 나을 듯 하다. 그러나 머니페니와 필릭스 라이터도 '원더우먼(Wonder Woman)',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수준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릭터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셰어드 유니버스"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마이너리그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는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007 시리즈와 무관한 다른 시리즈와의 크로스오버는 가능하다. 다른 경쟁 영화사 시리즈와 손잡는 건 어렵겠지만, MGM의 다른 스파이 스릴러 시리즈와의 크로스오버는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MGM이 제작을 발표한 '아이 앰 필그림(I Am Pilgrim)'을 007의 세계와 슬쩍 겹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이 앰 필그림'은 007 시리즈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스파이 스릴러이지만, 쟝르가 비슷한 만큼 두 시리즈를 슬쩍 하나로 묶는 건 가능해 보인다. 007 세계 안에서 무리하게 "셰어드 유니버스"를 밀어붙이지 않고 MGM의 다른 스파이 스릴러 프로젝트와 크로스오버시키는 방법은 - 쓸데 없어 보이는 건 마찬가지지만 - 과히 나쁘지 않을 수도...
최근 들어 007 제작진이 007 시리즈만의 "개성"을 살리려는 노력보다 "최신 유행"만을 쫓는 데 혈안이므로 크게 놀라운 루머는 아니다.
하지만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지 생각보지 않을 수 없다.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 이야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007 시리즈 24탄 '스펙터(SPECTRE)'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007 프로듀서 마이클 G. 윌슨(Michael G. Wilson)과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는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바바라 브로콜리는 본드가 다른 캐릭터와 세계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마이클 G. 윌슨도 "셰어드 유니버스"는 코믹북 세계에서나 가능하지 007 시리즈에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며칠 전부터 나돌기 시작한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 루머를 보면서 머리를 긁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2년 사이에 "셰어드 유니버스"에 대한 프로듀서들의 생각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완전히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정말로 생각이 180도 달라진 건지 의심스럽다.
007 제작진이 생각을 바꿨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를 만드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007 뿐 아니라 001부터 009까지 여러 다른 00 에이전트들을 등장시키면서 제임스 본드가 속한 00 브랜치를 마블 코믹스의 '어벤저스(Avengers)'처럼 만들 수 있다.
아니면 미스 머니페니 또는 필릭스 라이터 등 007 시리즈에 서포팅 캐릭터로 등장해온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시리즈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머니페니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소설 시리즈 '머니페니 다이어리(The Moneypenny Diaries)가 있으며, 코믹북으로 이동하면 필릭스 라이터를 주인공으로 한 '제임스 본드:필릭스 라이터(James Bond: Felix Leiter)' 스핀오프 코믹북 시리즈가 있다.
따라서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002는 흑인, 005는 게이, 008은 여성으로 설정하면서 좌파-리버럴들이 항상 까다롭게 걸고 넘어지는 "DIVERSITY" 이슈까지 해결 가능하다. 좌파-리버럴들의 요구처럼 제임스 본드를 흑인, 게이 또는 여성으로 바꾸지 않고도 "DIVERSITY" 이슈를 잠재우는 방편으로 "셰어드 유니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편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시대 제임스 본드 영화에 미스 머니페니로 출연한 흑인 여배우,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를 주연으로 한 '머니페니' 스핀오프 시리즈 또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007 제작진이 "셰어드 유니버스" 영화를 제작한다면 나오미 해리스 주연의 '머니페니'가 첫 번째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가 성공할 수 있겠는지 의심스럽다.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001부터 009까지 새로운 00 에이전트를 소개한다는 아이디어는 듣기엔 그럴 듯 할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관객들이 흥미를 가질까"를 생각해보면 비관적으로 바뀐다.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 소설부터 시작해서 영화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007을 제외한 다른 00 에이전트가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00 에이전트가 소설 또는 영화에 등장한 적은 있으나 비중이 매우 작았으므로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다른 00 에이전트를 소개하려면 백지 상태에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바로 이것이 마블, DC 코믹북 세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코믹북 수퍼히어로의 세계엔 다양한 수퍼히어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 중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주인공급 수퍼히어로 캐릭터들도 많다. 코믹북 쪽엔 낯익고 유명한 캐릭터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007 시리즈는 사정이 매우 다르다. 제임스 본드가 유일한 메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제임스 본드를 제외하고 나면 주인공급 캐릭터가 없다. 제임스 본드와 세계를 공유하면서 스핀오프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을 만한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부 새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관객들이 매우 낯선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007 스핀오프 또는 "셰어드 유니버스" 영화에 얼마나 흥미를 갖겠냐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머니페니와 필릭스 라이터는 약간 사정이 나을 듯 하다. 그러나 머니페니와 필릭스 라이터도 '원더우먼(Wonder Woman)',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수준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릭터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셰어드 유니버스"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마이너리그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007 버전 "셰어드 유니버스"는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007 시리즈와 무관한 다른 시리즈와의 크로스오버는 가능하다. 다른 경쟁 영화사 시리즈와 손잡는 건 어렵겠지만, MGM의 다른 스파이 스릴러 시리즈와의 크로스오버는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MGM이 제작을 발표한 '아이 앰 필그림(I Am Pilgrim)'을 007의 세계와 슬쩍 겹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이 앰 필그림'은 007 시리즈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스파이 스릴러이지만, 쟝르가 비슷한 만큼 두 시리즈를 슬쩍 하나로 묶는 건 가능해 보인다. 007 세계 안에서 무리하게 "셰어드 유니버스"를 밀어붙이지 않고 MGM의 다른 스파이 스릴러 프로젝트와 크로스오버시키는 방법은 - 쓸데 없어 보이는 건 마찬가지지만 - 과히 나쁘지 않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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