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6일 화요일

[NFL17:W16]달라스 카우보이스,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에서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일요일 오후 홈에서 벌어진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와의 경기에서 12 대 21로 패했다. 남은 정규시즌 경기를 무조건 모두 다 이겨야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해 볼 수 있었으나, 시혹스전에서 지면서 카우보이스의 2017년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공식적으로 좌절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하나 더 남아있지만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탈락했다.

경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NFL 징계가 끝나면서 주전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이 팀으로 복귀했으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나아진 게 없었다. 엘리엇은 복귀 첫 경기에서 거진 100야드를 달리며 그런대로 제 몫을 해줬으나, 헤매는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엘리엇이 돌아온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의 부진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지킬 엘리엇이 돌아오면 공격을 보다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프레스콧은 엘리엇이 돌아왔는데도 터치다운을 기록하지 못하고 인터셉션만 2회 당하는 졸전을 펼쳤다. 프레스콧의 첫 번째 인터셉션은 시혹스 디펜스의 리턴 터치다운으로 연결됐고, 두 번째 인터셉션은 좋은 기회를 날리는 치명타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지킬 엘리엇이 복귀했는데도 골라인 상황에서 엘리엇에게 공을 건네지 않고 프레스콧이 터치다운 패스를 시도하려다 실패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까지 보였다. 엘리엇과 오펜시브 라인으로 밀어붙이는 게 터치다운 가능성이 높아 보였는데도 런을 시도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카우보이스는 경기 내내 터치다운을 하나도 못하고 필드골만 4회 차는 데 만족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NFL에서 가장 정확한 필드골 킥커 중 하나로 꼽히는 카우보이스 킥커, 댄 베일리(Dan Bailey)까지 필드골 2개를 실축했다.

그렇다. 터치다운 뿐 아니라 필드골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반면,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시혹스 오펜스를 상대로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쳤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쿼터백 러셀 윌슨(Russell Wilson)이 이끄는 시혹스의 런과 패스 오펜스 모두를 비교적 잘 막았다. 경험이 부족한 디펜시브 백들의 불안한 플레이는 여전했으나, 시혹스 쿼터백 러셀 윌슨이 100 야드를 채 던지지 못했으므로 "디펜시브 백 때문에 또 졌다"는 말은 이번엔 듣지 않을 듯 하다.

시혹스전에선 시즌 내내 불안하던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시혹스의 런, 패스 공격 모두를 잘 막아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졌다.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모처럼 선방하면서 계속 기회를 만들어줬으나 무기력한 오펜스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모든 문제는 댁 프레스콧에서부터 시작한다. 프레스콧이 2016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덮어놓고 프레스콧을 "NFL 주전급 쿼터백"으로 쉽게 단정하면 안 된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댁 프레스콧은 작년엔 "루키답지 않게 침착하다", "다른 루키 쿼터백처럼 큰 실수를 연발하지 않는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2017년 시즌에 형편없은 쿼터백의 모습을 자주 노출시켰다. 금년 시즌엔 "4 라운드에 지명된 준비가 덜 된 쿼터백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평을 받기에 딱 알맞은 해를 보내고 있다.

보편적으로 4 라운드에 지명된 쿼터백은 NFL 주전을 맡을 만한 레벨이 아니라 NFL 주전 쿼터백으로 성장할 만한 가능성이 보이는 "Developmental QB"에 해당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1 라운드에 지명된 쿼터백은 미래의 주전 쿼터백으로 지명한 선수이지만, 4 라운드에 지명된 쿼터백은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만 주전 쿼터백감인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1 라운드 픽 쿼터백과 4 라운드 픽 쿼터백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프레스콧은 2016년 드래프트에서 4 라운드에 지명됐으나 2016년 시즌 1 라운드 픽 쿼터백처럼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2017년 시즌엔 다시 4 라운드 픽 쿼터백으로 되돌아갔다. 2016년 시즌엔 "루키같지 않고 NFL 10년 경력의 베테랑 같다"는 평을 받았으나, 2017년 시즌엔 "갈 길이 멀어 보이는 어린 쿼터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는 이러한 프레스콧의 부진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한다.

물론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다른 여러 부분에도 문제점이 있다. 2017년 시즌 프레스콧의 부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적으로 프레스콧에게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니다.

프랜챠이스 쿼터백을 찾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므로 댁 프레스콧에 대한 기대를 쉽게 접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운 좋게 4 라운드 픽에 주전 쿼터백을 찾으면서 쿼터백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믿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7년 시즌을 보면서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이슈가 댁 프레스콧으로 말끔히 해결됐는지 다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프레스콧은 모든 게 척척 맞아떨어지면서 공격이 순조롭게 풀리면 좋은 플레이를 보인다. 그러나 공격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으면서 점수를 따라붙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 쉬운 상황에선 곧잘 버티지만 어려운 상황에선 맥을 못추는 한계를 계속 보이고 있다. 프레스콧은 시혹스전에서도 패스도 불안하고 빠른 발을 이용한 스크램블 어빌리티도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2017년 시즌엔 작년처럼 실수를 자주 저지르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격을 진행하는 모습마저도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특별하게 뛰어난 점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극히 평범한 경험이 부족한 어린 쿼터백일 뿐이었다.

이렇다 보니, 만약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2016년 드래프트 1 라운드에 쿼터백, 카슨 웬츠(Carson Wentz)를 드래프트했다면 어땠을까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드래프트 때 카우보이스의 1 라운드 픽 순번이 네 번째였으므로, 지명 순번을 트레이드 업 해서 웬츠를 드래프트하는 게 불가능한 씨나리오가 아니었다. 실제로, 2015년 시즌 토니 로모(Tony Romo)를 시즌 엔딩 부상으로 잃었던 카우보이스가 2016년 드래프트 1 라운드에 쿼터백을 지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던 게 사실이며, 카우보이스가 카슨 웬츠를 지명할 가능성이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만약 웬츠가 카우보이스의 순번까지 내려왔다면 카우보이스가 웬츠를 지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드래프트 순번을 트레이드 업한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가 웬츠를 먼저 낚아챘다.

물론 2016년 드래프트 당시 카우보이스는 드래프트 순번을 트레이드 업 하면서까지 쿼터백을 드래프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그 때만 해도 부상에서 돌아온 토니 로모가 2016년 시즌 주전 쿼터백을 맡을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쿼터백이 필요하긴 해도 무리해서 지명할 정도로 급한 문제는 아니므로, 만약 네 번째 순번까지 웬츠가 내려오면 몰라도 손해를 보며 트레이드 업까지 하면서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1 라운드 네 번째 픽을 확보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만큼 2016년 드래프트에 모처럼 기회가 왔으면 약간의 무리를 해서라도 쿼터백을 선택하는 게 나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카우보이스가 2016년 드래프트 1 라운드 네 번째 픽에 지명한 이지킬 엘리엇이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핵심이 됐으므로 크게 후회할 것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만약 카우보이스가 2016년 드래프트 1 라운드에 엘리엇 대신 카슨 웬츠를 드래프트하고, 프리 에이전트 러닝백 알프레드 모리스(Alfred Morris)를 영입하면서 러닝백 문제를 해결했다면 보다 나은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

물론 이제 와서 이런 "WHAT IF" 놀이를 해봤자 부질없을 뿐이다.

그러나 2017년 시즌 카우보이스 오펜스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댁 프레스콧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지킬 엘리엇이 징계로 빠지고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를 비롯한 카우보이스 리씨버진이 단체로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였으므로 프레스콧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프레스콧 또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프레스콧 스스로 침체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다. 런 게임이 신통치 않고 리씨버들이 예전만큼 오픈되지 않으면 프레스콧이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했으나, 프레스콧은 해결책을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2017년 프레스콧에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엔 루키면서도 잦은 실수로 경기를 말아먹지 않고 꾸역꾸역 승리로 이끌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금년엔 그저 작년에 했던대로 하려고만 했을 뿐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꽉 막힌 공격에 스파크를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자신감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카우보이스가 오는 오프시즌에 새로운 주전 쿼터백을 물색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콧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프레스콧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러나 프레스콧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여주지 말고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일 만한 쿼터백을 영입해야 한다. 작년엔 프레스콧이 토니 로모를 밀어내고 주전 쿼터백을 차지하기 위해 집중했던 반면 2017년 시즌엔 토니 로모가 은퇴하고 프레스콧보다 더욱 경험이 부족한 루키 쿼터백이 백업이라서 정신 상태가 해이해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우보이스는 한편으론 프레스콧을 신뢰한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프레스콧의 주전 쿼터백 자리가 무조건 보장되는 건 아니라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카우보이스는 다음 주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2017년 시즌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이글스는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이고 카우보이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이미 좌절됐으므로 이글스전 승패는 양팀 모두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다.  

댓글 2개 :

  1. 전부 옳은 말입니다.
    디펜스가 좋아서 이길줄 알았는데 이건 뭐..
    분명 대책이 필요합니다. 프레스콧은 주전감은 아닙니다. 패스를 그런식으로 하다니..
    얼어서 그랬는지 해이해져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쟁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생각엔 헤드코치도 바꿨으면 하는데 아마 안되겠지요.
    헤드코치가 책임질 사항일지는 모르지만 깡을 못살려주네요.
    뭐 한번만 막히면 그뒤엔 우르르니..
    내년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식이라면 희망이 없을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번 경기내용을 보니 너무 답답해서..
    누구의 잘못이라고 보기에는 경기자체가 힘과 맥이 없는거 같아서요
    이건 분명 감독의 문제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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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레스콧이 혼자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면서 살살 가는 데 문제가 드러난 듯 합니다.
      직접 경기를 이겨야 할 필요없이 지지만 말라는 것인데, 그런 식으로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디펜스가 어느 정도 해줘야 하는데 이것도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디펜스가 잘해줘도 오펜스가 기회를 못 살리고 있으니 문제가 있습니다.
      코치진이 새로운 트릭, 페이크 플레이 등을 넣었지만 별 효과가 없는 듯 합니다.
      경험 없은 쿼터백을 보호하면서 공격의 물꼬를 틀 방법을 찾으려 했으나 잘 안 됐습니다.
      프레스콧 오펜스의 단조로운 패턴에 변화를 시도했으나 성공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프레스콧은 공격이 안 풀릴 때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물론 프레스콧과 보다 적합한 새로운 헤드코치와 오펜시브 코디네이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치진을 새로 교체하면 뭔가 새로운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2년만에 코치진 교체와 함께 오펜스 시스템이 바뀌면서 혼란만 가중될 수도 있습니다.
      경험 없는 주전 쿼터백이 헤맨다고 코치진까지 바꾸면 더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17년 시즌 덴버 브롱코스를 좋은 예 중 하나로 들 수 있습니다.
      2016년 경험 없는 쿼터백과 함께 비틀거리면서도 9승을 하면서 가능성을 보였으나,
      2017년 헤드코치와 오펜시브 코디네이터가 교체된 이후 현재 5승10패를 기록 중입니다.
      브롱코스는 시즌 도중에 오펜시브 코디네이터를 한 번 더 교체했습니다.
      이런 혼란은 베테랑 쿼터백도 어지럽게 만들텐데 경험 없은 쿼터백들은 더 정신없을겁니다.
      경험 없는 주전 쿼터백을 놔눈 상태로 코치진만 교체하면 더욱 혼란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코치부터 선수까지 싹 다 바꾸고 새로 시작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그렇게 할 게 아니라면 코치진 교체는 안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아직까진 그렇게까지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빌 파셀스가 2003년 카우보이스 헤드코치를 맡았을 때 파셀스는 2002년 팀을 넘겨받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비니 테스타버디, 드류 블레소, 키샨 존슨, 테리 글렌 등을 데려왔습니다.
      이전 팀에서 함께 했던 쿼터백과 리씨버들을 카우보이스로 데려온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선수 물갈이를 한 것입니다. 그래놓고 로모를 3군 쿼터백으로 데리고 있었습니다.
      로모가 주전이 됐을 때 파셀스는 카우보이스를 떠났지만 사실상 파셀스가 만든 팀입니다.
      현재 카우보이스는 파셀스가 만든 팀이 말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2003년 파셀스가 했던 것처럼 새로 팀을 짤 명장을 데려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은 해볼 만하다고 보거든요.
      경험이 없는 검증 안 된 선수들이 많아서 어수선하지만 위닝 포뮬라는 완성됐다고 봅니다.
      만약 프레스콧이 제 2의 퀸시 카터가 되면서 카우보이스에서 실패하면,
      그 때 가서 코치진 교체와 물갈이를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주전 쿼터백 교체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프레스콧이 같은 코치진과 공격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줘야합니다.
      그래도 안 되겠으면 그 때 가서 이것저것을 따져봐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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