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7일 수요일

브렛 파브와 데이빗 베컴, 둘 중 누가 은퇴할까?

영국의 수퍼스타 축구선수, 데이빗 베컴(David Beckham)이 왼쪽 아킬레스 부상으로 월드컵 4회 출전의 꿈을 날렸다. 이번 부상으로 4~6개월간 경기를 뛸 수 없게 된 올해 34세의 데이빗 베컴은 월드컵뿐만 아니라 선수생활까지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끝인 것일까?

유니버설 스포츠가 홈페이지에서 데이빗 베컴이 은퇴여부에 대한 의견조사 결과는 '은퇴해야 한다'가 '아니다'보다 높게 나왔다.

(물론 나는 'NO'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결국 은퇴하는 것일까?

영국의 스카이 스포츠에 의하면 아니다.

베컴의 대변인은 이번 부상으로 데이빗 베컴의 선수생활이 끝난 게 아니라면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의 L.A 갤럭시로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므로 적어도 현재까지는 은퇴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인지 스포츠 선수인지 헷갈리는 친구이긴 해도 축구장을 쉽게 떠나진 못할 것이다.



은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은퇴' 하면 생각나는 선수가 하나 더 있다.

풋볼은 풋볼인데 데이빗 베컴의 풋볼과는 조금 다른 풋볼을 하는 선수다.

바로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 쿼터백, 브렛 파브(Brett Favre)다.

바이킹스의 디비젼 라이벌 팀인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에서 10년 넘게 뛴 브렛 파브를 '미네소타 바이킹스 쿼터백'으로 소개하는 게 약간 어색하긴 하지만, 현재 그가 속한 팀이 바이킹스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가 왜 '은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선수인 지는 NFL 뉴스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스포츠팬들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벌써 두 번씩이나 했기 때문이다.

파브의 나이도 미식축구를 하기엔 '고령'이다. 그는 금년에 만으로 41세가 된다.

하지만 브렛 파브는 2009년 시즌 미네소타 바이킹스를 NFC 챔피언쉽까지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정도가 아니라 여차했으면 수퍼보울까지 올라갈 뻔 했던 것이다. 비록 수퍼보울 문턱에서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에게 덜미를 잡혀 고개를 떨궜지만 40세 쿼터백이 조카뻘 선수들을 이끌고 NFC 챔피언쉽까지 올랐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브렛 파브가 나이를 먹는 지도 의심스럽다. 파브는 2009년 시즌 NFC 디비져널 플레이오프에서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를 34대3으로 크게 이긴 뒤 라커룸에서 팀메이트와 함께 'Pants on the Ground'를 어린아이처럼 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Pants on the Ground'가 뭐냐고?

FOX TV의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에 참가한 62세 흑인남성이 부른 해괴한 노래다.



'Pants on the Ground'가 전부가 아니다. 현대 자동차는 나이를 잊은 듯한 브렛 파브를 모델로 한 TV광고를 지난 수퍼보울 중계방송 시간대에 내보내기도 했다.

아마도 현대 자동차의 브렛 파브 광고만큼 수퍼보울을 시청하던 풋볼팬들을 웃긴 TV광고도 없을 것이다. 이러다가 진짜로 2020년까지 뛰는 게 아니냔 두려운(?) 생각도 들더라.


그러나 당장 그가 2010년 시즌으로 돌아올 지 아직 불확실한 상태.

그렇다. 또다시 은퇴냐, 아니냐를 두고 쇼(?)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브렛 파브는 지난 3월초 제이 레노(Jay Leno)가 진행하는 'NBC 투나잇쇼'에 게스트로 초대되었으나 미래계획에 대해선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만 했다. 그러자 몇몇 방청객들은"One More Year!"을 외치기도 했다.




드디어 은퇴하는 것일까? 아니면 1년 더 뛸 생각일까?

현재로써는 1년 더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계속 하고싶어도 더이상 못할 때가 곧 온다는 것을 잘 알고있는 만큼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할 게 분명해 보인다. 나중에 '그 때 1년 더 할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하고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돈과 인기같은 건 필요없다. 파브는 이미 수퍼보울 우승도 해봤고 NFL MVP로도 여러 차례 선정되었다. 그러므로 그가 은퇴하지않는 이유는 그만큼 풋볼이라는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해가 지는 데도 놀이터에서 공놀이를 멈추지 않고 계속 하는 어린아이를 생각하면 된다. 브렛 파브는 그런 친구다.

오른손잡이 쿼터백인 파브는 오른쪽 엄지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는데도 고통을 참으며 공을 던질 만큼 미련스럽게 보일 정도로 터프한 친구다. 물론 데이빗 베컴처럼 '메이저급' 부상을 당한 적은 없지만 어지간한 부상은 그를 사이드라인에 묶어두지 못했다. 파브는 1992년 시즌부터 지금까지 285개 정규시즌 경기에 연속으로 출전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렇게 격렬하다는 풋볼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개근'한 것이다.

이러한 브렛 파브가 작년 시즌 수퍼보울 코앞에서 무릎을 꿇었는데 2010년 시즌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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