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일 금요일

캐리 물리갠 "피어스 브로스난 하면 닌텐도64 007 비디오게임이..."

'An Education'으로 브리티시 아카데미 어워즈(BAFTA)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국 여배우, 캐리 물리갠(Carey Mulligan)이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과 함께 'The Greatest'라는 영화에 출연했다.

과연 물리갠은 브로스난을 처음 본 순간 무엇을 가장 먼저 생각했을까?

ABC의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 게스트로 출연한 물리갠은 브로스난을 본 순간 제임스 본드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브로스난이 네 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한 '미스터 본드' 출신인 만큼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물리갠이 기억하는 피어스 브로스난은 단지 영화 속 제임스 본드 캐릭터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그녀는 "브로스난은 내 세대의 제임스 본드"라면서 어렸을 적에 닌텐도64 007 비디오게임을 하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물리갠은 비디오게임 콘트롤러를 쥐고있는 시늉을 해 보이기도 했다.

"He(Brosnan) was my Bond when we played Nintendo 64 when I was a kid." - Carey Mulligan




그러자 지미 키멜은 "내게 수퍼 마리오(Super Mario), 팩맨(Pac-Man), 동키콩(Donkey Kong)과 같은 존재였던 모양"이라고 했다.

"Oh wow, so he(Brosnan) was like your Super Mario to me. Or your Pac-Man, or your Donkey Kong..." - Jimmy Kimmel

키멜은 물리갠이 브로스난을 비디오게임 캐릭터로 기억하는 것이 흥미롭다면서, 혹시 브로스난을 만났을 때 게임을 하듯 그의 움직임을 콘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냐고 묻기도 했다.



자, 그렇다면 물리갠이 어렸을 적에 닌텐도64로 했다는 제임스 본드 게임은 무엇일까?

영국 게임 개발회사, 레어(Rareware)가 닌텐도64용으로 선보였던 '골든아이(GoldenEye)'가 바로 그것이다.

브로스난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골든아이'가 개봉한 게 1995년이고, 닌텐도64용 1인칭 시점 제임스 본드 게임이 1997년에 나왔으니 꽤 오래됐다면 오래됐다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레어는 마이크소로프트에 속한 회사 아니냐고?

레어가 '골든아이'를 개발할 당시엔 아니었다. 200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기 전까지 레어는 닌텐도 콘솔용 게임만을 개발했었다.

저 게임을 했냐고?

그럼 안 했을 것 같단 말이요?

'골든아이' 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 가이드까지 모두 가지고 있다.





닌텐도64 콘솔은 어디있냐고? 혹시 게임과 가이드북만 산 것 아니냐고?

콘솔 여기 있네~



사실 당시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만으로도 충분하고 남았다. 그러나 제임스 본드 비디오게임이 닌텐도64용으로만 출시된다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닌텐도64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내가 구입한 닌텐도64 게임은 '골든아이'가 유일할 것이다.

그렇다. 나는 '골든아이'를 하기위해 닌텐도64를 샀다. 그것도 게임이 출시되는 날 바로 나가서 샀다.

달랑 게임 하나를 보고 게임 시스템을 구입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냐고?

꼭 그런 건 아니다. '파이널 판타지 7(Final Fantasy VII)' 딱 하나만 하기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을 샀다고 말한 게이머들을 수도 없이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혀 후회되지도 않았다. '골든아이'가 베스트 닌텐도64 게임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많은 본드팬들은 '골든아이'가 지금까지 나온 제임스 본드 비디오게임 중 최고작이라고도 한다. 제임스 본드 비디오게임 라이센스를 넘겨받은 EA(Electronic Arts)까지 여러 편의 007 게임을 1인칭 시점으로 만든 것도 '골든아이'의 영향이었다. 레어의 '골든아이'가 '007 게임 = 1인칭 시점'이라는 룰을 만들어놓았던 것.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나는 FPS를 좋아하지 않는다. FPS만 하면 멀미증세가 오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골든아이'를 클리어하는 데 꽤나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지러움증 때문에 오랫동안 계속하지 못하고 수시로 쉬어가면서 해야 하는 게 번거롭긴 했어도 게임은 아주 재미있게 즐겼다.

게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하나 있다면 무엇이냐고?

아무래도 건배럴씬을 꼽아야 할 것 같다. 비디오게임 '골든아이'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건배럴씬으로 시작했다. 중앙으로 걸어나온 제임스 본드가 엉뚱한 데를 겨누고 총을 쏘는 게 약간 코믹하게 보였지만, 건배럴씬을 잊지않고 넣었다는 게 재미있었다.

댓글 2개 :

  1. 지미킴벨쇼에 나온 캐리멀리건보고 샥(?)해서 타이틀이 언 에듀케이션 인 무비 디비디로 빌려봤더랬습니다;; 아뿔싸. 엔딩송이 더피의 스모크위드아웃퐈아이어. 이더라구요.
    바로 떠오른 생각은, 아쉽게도, 더피는 공공칠 주제곡을 부르기 어려워 진게 아닌가. 뭐. 에듀케이션이 비비씨영화여서 더피가 부른게 이상한게 아닐지어도. 아무튼. 이젠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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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 Education'을 한글로 쓰니 스페이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Uneducation'처럼 읽히는군요...ㅋ

    더피가 '에듀케이션' 엔딩송을 불렀어도 '본드23'와는 관계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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