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9일 금요일

왜 나는 할로윈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걸까?

나는 할로윈(Halloween)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 까지는 좋은데, 어린아이들이 집집마다 노크를 하며 "Trick or Treat!"을 외치는 것 만은 맘에 들지 않는다. 성가신 것은 딱 질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엔 할로윈 저녁 아이들이 'Trick or Treat'을 하기 시작할 즈음이 되었다 싶으면 외출을 한다.

사실 나는 집집마다 돌며 "Trick or Treat"을 외치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남을 방해하는 데 취미가 없다 보니, 남의 집에 노크하는 데도 취미가 없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집에 쓸데 없는 일로 노크를 하는 것은 총에 맞을 짓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나다.

아마도 내가 할로윈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의 집 문을 노크하는 'Trick or Treat'을 싫어해서 인 듯 하다. 이것만 없다면 나도 그럭저럭 할로윈의 분위기에 휩쓸려 이것저것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할로윈' 하면 '아이들이 쳐들어오는 날' aka '피난가는 날'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게 문제다.

캔디 팔아먹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ABC에서 나잇쇼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를 진행하는 지미 키멜(Jimmy Kimmel)의 얘기를 들어보니 '캔디 구걸' 하는 아이들을 이해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The way the economy is headed, it might not be the bad idea for our kids to get as much practice begging for food as they can..." - Jimmy Kimmel



여기서 잠깐!

내가 종교적인 이유로 할로윈을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종교가 없다. 내가 할로윈을 싫어하는 건 아이들이 노크하는 것을 '방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그 이외의 다른 이유는 없다.

물론 자녀들이 생기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애들 뭐 할 때가 됐다 하면 애들보다 부모들이 더 설치 듯이, 나도 아이들이 생기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패밀리-프렌들리인 놈이 아니고, 아이들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자녀를 뒀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 않지만, 그 때가 되면 어찌 될 지 누가 알겠수?

하지만 남의 집에 가서 캔디를 얻어오라는 짓은 시키지 않을 것 같다. 캔디 대신 돈으로 준다면 혹시 몰라도...ㅋ

그런데 '할로윈' 하면 'Trick or Trreat' 뿐만 아니라 할로윈 커스튬 분장도 빼놓을 수 없지 않냐고?

물론이다. 그런데 내가 할로윈에 관심이 없어서 인지(사실 모든 명절에 관심이 없다), 여지껏 할로윈 분장을 해 본 적이 없다. 할로윈 커스튬을 장만하기 어려울 정도로 빈곤하진 않지만, 거기에 돈을 쓰게 되지 않는다. 할로윈 분장을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지만, 거기에 시간을 쓰게 되지도 않는다. 남들이 하고 다니는 것에 대해선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나는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할로윈 분장 같은 데 관심을 둔 적이 없다.

아마도 내가 오클랜드 레이더스(Oakland Raiders) 팬이 아니라서 인듯 하다. 레이더스 팬들은 풋볼시즌 내내 할로윈 분위기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스타일리쉬한 NFL 팬을 꼽으라고 하면 아무래도 이 친구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할로윈이 다가와서 였을까? 오클랜드 레이더스는 지난 주 디비젼 라이벌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를 덴버 홈구장에서 59대14로 작살냈다.




그런데 할로윈에 맞춰 저렇게 요란스러운 커스튬을 준비하려면 꽤 힘들 것 같다고?

그렇긴 하다. 하지만 반드시 저렇게 힘들게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지미 키멜은 집에 있는 평범한 물건들을 이용해 할로윈 커스튬을 간단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도 하나 가르쳐 줬다.

알고 봤더니 풋볼, 카메라폰, 핫도그 세 가지만 있으면 간단하게 NFL 수퍼스타 쿼터백 할로윈 커스튬을 만들 수 있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풋볼을 팔에 낀 채 카메라폰을 꺼내 핫도그를 찍기만 하면 된다.





이게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 쿼터백 브렛 파브(Brett Favre)와 무슨 관련이 있냐고?

브렛 파브는 지난 2008년 시즌 뉴욕 제츠(New York Jets) 소속이었을 때 같이 제츠에서 근무했던 미모의 여자 리포터에 자신의 성기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냈던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루고 있다. 아직은 모든 게 사실로 밝혀지진 않았으나, 정황상 파브가 실제로 그러한 사진들을 보낸 게 사실인 듯 하다.

그렇다. 키멜이 바로 이 스캔달을 농담 거리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이 커스튬은 간단해서 좋았다. 그래서 준비물이 다 있나 살짝 뒤져봤더니 풋볼과 카메라폰은 있는데 핫도그가 없었다. 아무래도 핫도그 대신 '진짜'를 사용해야 할 듯.

말이 나온 김에 이번 할로윈 날엔 나도 브렛 파브 커스튬을 한 번...?

아... 피, 피난가는 걸 잊어선 안 되지...

댓글 5개 :

  1. ㅎㅎㅎ
    지금이 할로윈때인가 보군요?
    역시 ... 재밌어요 오공님은 ;)
    근데 구글 블로그 댓글, 답글은 개선이 좀 되어야 할 듯 싶네요. 오공님이 제 댓글에 답글을 달아도 전 다시 들어와야만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에요. ㅎㅎ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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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외출준비 마치고 대기하다가 '캔디 몬스터'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리면 후다닥...^^

    저도 구글 블로그에서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게 댓글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에 답글달기도 그렇지만, 댓글 수정도 안 되니 불편한 점이 참 많습니다. 댓글 수정을 위해 썼다 지웠다를 몇 번 반복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좀 너무하죠.

    그래도 조금씩 구글 블로그 서비스가 달라지고 있긴 한데요. 근데 급한 부분을 우선 고쳐주면 좋겠는데, 그렇게는 안 해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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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싫은데 굳이 즐길 필요는 없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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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싫은데 굳이 즐길 필요는 없는것 같아요..^^;
    헙.. 댓글달기 실수를..;;;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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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여기 댓글달기가 원래 좀 불편합니다. 죄송...^^
    자꾸 누가 노크하는 걸 안 좋아해서 인지, 할로윈과는 잘 안 맞는 것 같더라구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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