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본드팬들은 처음엔 여성 M의 등장에 많이 어색해 했지만 지금은 주디 덴치를 M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주디 덴치가 벌써 76세인 만큼 그녀의 뒤를 이을 후임자를 생각해 볼 때가 된 듯 하다. 덴치가 '본드23'까지는 출연한다고 해도 그 다음 작품에 또 출연할 수 있겠는지는 불확실하므로 다음 번 M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좋을까?
지난 포스팅에선 지난 80년대 두 편의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을 후보로 꼽아봤다.
이번엔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ansn)의 차례다.
브로스난은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네 편의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아이리쉬 배우다. 그렇다. 그 역시도 달튼과 마찬가지로 '전직 007' 출신이다.
브로스난은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로 교체되기 바로 이전까지 제임스 본드였던 배우라서 그가 M을 맡으면 관객들이 약간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다. 티모시 달튼은 그가 007 시리즈를 떠난 지 이미 20년이 넘었지만 브로스난은 그의 마지막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가 개봉한 지 아직 10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제임스 본드와 헷갈릴 수가 있다. 2002년작 '다이 어나더 데이'는 '본드23'가 개봉하는 2012년에 1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브로스난이 '본드24'에서 M을 맡는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지 모른다. '본드24'가 2014년에 개봉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브로스난의 나이는 60~61세가 되므로 제임스 본드로 보이기엔 약간 나이가 많아 보이는 모습이 되어있을 것이다.
사실 피어스 브로스난은 다음 번 M을 맡기에 알맞은 나이다. 새로운 M 역엔 50대 중반의 배우가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 2014년에 60대 초반이 되는 브로스난도 무난해 보인다.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1946년생 티모시 달튼은 2014년이 되면 60대 후반이 되어 여러 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하기 약간 힘들어 보이는 반면 1953년생인 브로스난은 '본드24'부터 시작해 적어도 5편 이상 출연이 가능해 보인다.
또한, 브로스난은 핸드건을 사용하는 액션맨보다 데스크에 앉은 오피스맨에 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다. 바꿔 말하면, 제임스 본드보다 M에 더 잘 어울릴 수도 있는 배우라는 것이다. 브로스난은 제임스 본드보다 '고스트 라이터(The Ghost Writer)'에서의 영국 총리 역에 보다 잘 어울려 보였다.
하지만 MI6 국장 역을 맡기엔 너무 핸섬한 것 아니냐고?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재 SIS 국장 존 서워스(John Sawers)를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전 현 SIS 국장인 존 서워스는 피어스 브로스난의 제임스 본드와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다. 몇 해 전 그가 SIS 국장이 되었을 때 영국 언론들은 서워스와 제임스 본드를 비교하는 기사를 자주 올렸으며, 서워스 또한 이러한 질문들을 상당히 많이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워스는 피어스 브로스난의 제임스 본드와 이미지가 비슷해 보이지만, 알고 봤더니 그의 패션 감각은 다니엘 크레이그 쪽이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냈냐고?
서워스의 와이프가 수영복 차림의 섹시한(?) 남편 사진을 그녀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게 인터넷에 퍼지면서다.
아니 저 '빤스'는...?!
그렇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2006년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서 입었던 트렁크와 상당히 비슷한 종류로 보인다.
크레이그가 영화에서 입었던 것과 같은 짧고 타이트한 수영복은 영국 남성들이 즐겨 입지 않는 스타일이었으나 '카지노 로얄' 이후로 영국에서 저러한 스타일의 수영복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텔레그래프의 기사를 읽은 게 기억난다.
아마 SIS 국장도 제임스 본드 패션 유행을 피해갈 수 없었는 듯.
이 정도로 현재 SIS 국장은 핸섬하고 스타일리쉬한 인물이다. 그러므로 현재로썬 브로스난 만큼 007 시리즈의 M 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없는 지도 모른다. 굳이 007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SIS 국장 역으로 브로스난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는 없는 듯 하다.
그런데 왜 자꾸 전직 제임스 본드 배우들을 M을 만드려고 하냐고?
그 이유는 간단하다. 주디 덴치가 은퇴하면 새로운 배우로 M을 교체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 완전히 생소한 얼굴의 배우로 교체되는 데서 오는 어색함을 줄여보고자 하는 것이다. 본드팬들은 이러한 변화에 익숙하지 않다. 왜냐면 M, Q, 미스 머니페니(Miss Moneypenny) 등 007 시리즈의 오피스 멤버들이 자주 교체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제임스 본드가 교체되는 데는 익숙해져 있지만 M의 오피스 멤버들의 교체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초대 M인 버나드 리(Bernard Lee)는 1탄부터 11탄까지 출연한 뒤 세상을 떠났고, Q로 유명한 데스몬스 류웰린(Desmond Llewelyn)은 1999년 사망할 때까지 17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으며, M의 비서 미스 머니페니 역으로 유명한 캐나다 여배우 로이스 맥스웰(Lois Maxwell)은 1탄부터 14탄까지 14편의 영화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출연했다. 세상을 떠난 버나드 리 이후에 M 역을 맡은 로버트 브라운(Robert Brown)도 이전 007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였으므로 본드팬들에게 낯익은 얼굴이었다.
이전에 007 시리즈에 출연한 적이 없었던 주디 덴치가 1995년 M으로 데뷔했을 때엔 매우 낯선 얼굴이었다. 하지만 본드팬들에게 매우 친숙한 얼굴인 데스몬드 류웰린이 버티고 있었으므로 생소한 분위기와 어색함을 많이 누그려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얼굴이 없다. 007 시리즈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은퇴했거나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디 덴치 혼자서 외롭게 버티고 있을 뿐 머니페니도, Q도 주위에 없다. 이런 상황에 덴치마저 떠나면 007 시리즈엔 낯익은 얼굴이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제임스 본드는 계속 얼굴이 바뀌어도 M의 오피스 멤버들은 거의 항상 그대로였거나 적어도 한 둘 이상은 낯익은 얼굴이 있었는데 덴치마저 떠나고 나면 씨가 말라 버린다.
M의 오피스가 친숙한 얼굴이 하나도 없는 낯선 곳으로 변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까 나름 연구(?)해봤다. 그 결과, 전직 제임스 본드들을 M 역으로 다시 데려오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친숙한 얼굴을 중심으로 새로운 팀을 짜는 게 좋을 것 같아서다.
전직 제임스 본드가 승진(?)해서 M이 되었다는 설정도 재미있지 않수?
그러고 보니, 피어스 브로스넌도 꽤 괜찮을 것 같아요.
답글삭제많이 늙었네요...
멋진 배우는 늙어도 여전하다는 거... ㅎㅎㅎ
정말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답글삭제거기에 덧붙여 미스 머니페니와 메이저 부스로이드도 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멋지게 늙는 배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숀 코네리입니다.
답글삭제지금은 모르겠어도 10년 전만 해도 아주 멋쟁이셨죠.
머니페니는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글삭제문제는 메이저 부스로이드...
제 2의 데스몬드 류웰린을 찾으려 하면 무조건 실패할 것 같거든요.
오..피어스 브로스넌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답글삭제스파이에서 승진~ 하는 컨셉도 은근 재미있을 것 같구요.ㅎㅎ^^
피어스 브로스난도 괜찮을 것 같죠?
답글삭제얼굴도 낯익고, 그런 역에도 잘 어울릴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