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1일 수요일

'호빗' 수익분배 놓고 와인스타인 vs 워너 브러더스 소송전

"This case is about greed and ingratitude."

워너 브러더스가 한 권의 '호빗(The Hobit)'으로 세 편의 영화를 만들려다 소송에 휘말렸다.

데드라인과 헐리우드 리포터는 와인스타인(Weinstein) 측이 영화 '호빗' 시리즈의 수익분배 문제로 영화 스튜디오 워너 브러더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전했다.

2편 개봉을 앞두고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해서 살짝 알아봤더니 지난 90년대 말 와인스타인/미라맥스가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트릴로지와 '호빗'의 영화제작권을 뉴 라인/워너 브러더스에 넘길 때 만든 계약서가 문제가 된 듯 하다. 와인스타인/미라맥스가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트릴로지와 '호빗' 등 모두 네 권의 책에 대한 영화 제작권을 뉴 라인/워너 브러더스 측에 넘겼는데, 워너 브러더스가 '호빗'을 기초로 한 트릴로지를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호빗' 트릴로지 2, 3편에 대한 수익분배를 놓고 싸움이 난 것이다.

"This case is about greed and ingratitude"로 시작하는 데드라인이 입수한 와인스타인 측의 고소장 내용을 훑어보니 1998년 와인스타인/미라맥스가 뉴 라인/워너 브러더스에 J.R.R. 톨킨(Tolkien)이 쓴 네 권의 책에 대한 영화 제작권을 넘길 때 책을 기초로 한 첫 번째 영화 수익의 5%를 받기로 했다고 한다.

문제는 워너 브러더스가 톨킨의 소설 '호빗' 한 권을 기초로 세 편의 영화를 만들기로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발생했다.

와인스타인 측은 소설 하나를 기초로 세 편의 영화를 만들기로 했으면 세 편 모두 5%를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 리메이크인 경우엔 5%를 지불할 필요가 없지만 이번 주말 북미지역에서 개봉하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와 2014년 개봉 예정의 3편은 리메이크가 아니라 삼등분한 '호빗' 소설의 나머지 2/3이므로 트릴로지 전체 모두 '호빗'을 기초로 한 첫 번째 영화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너 브러더스 측은 '호빗' 트릴로지 2편과 3편은 '호빗' 소설을 기초로 만든 첫 번째 영화가 아니므로 와인스타인 측에 5%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작년에 개봉한 '호빗' 1편이 '호빗' 소설을 기초로 한 첫 번째 영화이고 나머지 2, 3편은 첫 번째 영화가 아니므로 제외된다는 것.

이에 대해 와인스타인 측은 '호빗' 트릴로지 영화감독 피터 잭슨(Peter Jackson)이 "We wrote these all the same time and we shot them all at the same time"이라고 했는데도 워너 브러더스 측은 '호빗' 2편과 3편의 수익 5%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설 하나를 삼등분해서 동시에 영화로 만든 게 분명한 데도 워너 브러더스 측은 2편과 3편을 리메이크로 간주하는 엉뚱한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대충 요약해보면, 와인스타인 측은 워너 브러더스가 네 권의 책에 대한 영화 제작권으로 여섯 편의 영화를 만들었으면 여섯 편의 영화 모두 5%를 내야 한다는 것이고, 워너 브러더스 측은 '호빗'을 삼등분했어도 작년에 개봉한 1편만 '첫 번째 영화' 계약에 해당되고 나머지 2, 3편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너 브러더스 측은 15년 전 와인스타인 측이 '호빗' 영화 제작권을 뉴 라인/워너 브러더스에 팔았으나 첫 번째 '호빗' 영화에 대해서만 수익 5%를 받기로 계약했으므로 와인스타인 측에 더 지불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Fifteen years ago Miramax, run by the Weinstein brothers, sold its rights in 'The Hobbit' to New Line. No amount of trying to rewrite history can change that fact. They agreed to be paid only on the first motion picture based on 'The Hobbit.' And that's all they're owed." - Warner Bros.

그렇다면 와인스타인 측이 '호빗' 제작권을 뉴 라인/워너 브러더스 측에 넘길 때 만든 계약서엔 뭐라고 되어있을까?

헐리우드 리포터가 공개한 1998년 계약서를 훓어보니 '첫 번째 영화(THE FIRST MOTION PICTURE)'가 '오리지날 영화(ORIGINAL PICTURE)'를 의미하는 것으로 돼있었다.

"The "Original Pictures" means with respect to each of the four books separately which comprise 'The Hobbit: or There and Back Again' and 'The Lord of the Rings', the first motion picture, if any, based in whole or in part upon such book which is produced by or pursuant to the authority of Purchaser, but excluding remakes."

다시 말하자면, 네 권의 소설로 네 편의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처음' 만든 네 편의 영화가 '오리지날 영화'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와인스타인 측은 이 네 편의 영화에 대해선 워너 브러더스 측으로부터 수익 5%를 받을 권리가 있다.

단, 리메이크인 경우는 제외된다. '오리지날'이 '첫 번째'고 리메이크는 '두 번째'이므로 리메이크는 'FIRST MOTION PICTURE'에 해당되지 않는다.

문제는 '호빗'이 한 편의 영화로 제작된 게 아니라 세 편의 트릴로지로 제작되면서 헷갈리게 됐다. 와인스타인 측은 세 편의 영화 모두 소설 '호빗'의 줄거리를 기초로 했으므로 트릴로지 전체를 소설 '호빗'을 기초로 만든 첫 번째 '호빗' 영화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소설 하나를 삼등분해서 트릴로지 영화 시리즈를 만들었으면 1편 뿐만 아니라 2편과 3편 모두 '오리지날'에 해당되지 '리메이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워너 브러더스가 "They agreed to be paid only on the fist motion picture based on 'The Hobbit'"이라고 주장한 것을 보면 'FIRST MOTION PICTURE'가 처음으로 제작한 '호빗' 영화 한 편에만 해당하며 나머지 2편과 3편은 별개라고 해석하는 듯 하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대충 훓어보면 와인스타인 측의 주장에 일리가 있어 보인다. 소설 하나를 삼등분해서 트릴로지 영화로 만들었으면 트릴로지 전체를 하나로 간주해서 '첫 번째 오리지날'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똑같은 소설 '호빗' 한 권을 삼등분해서 줄거리가 서로 연결되도록 트릴로지 영화 시리즈를 만들었는데 첫 번째 1편만 '오리지날'이고 2편과 3편은 '리메이크'에 해당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결국 워너 브러더스가 한 권의 '호빗'으로 트릴로지를 만들어 울궈먹으려 하니까 와인스타인 측이 워너 혼자서 다 먹으려 하지 말고 자기 몫도 내놓으라는 것이다.

아무튼 머리 아픈 얘기는 뒤로 하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이번 주말 북미지역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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