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M과 콜롬비아 픽쳐스는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의 트레일러를 6월30일 월요일 인터넷과 TV를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는 미국에선 서부시간(PST)으로 오전 9시~11시 AOL.com/Moviefone.com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며, 미국 이외의 지역에선 MSN.com을 통해 공개된다고 한다.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는 윌 스미스 주연의 콜롬비아 픽쳐스 영화 '핸콕(Hancock)'의 개봉에 맞춰 7월2일부터 극장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소니 픽쳐스 이메일 업데이트 이미지
6월30일 티져 트레일러 공개를 앞두고 영국 BBC와 미국 CBS 등은 10초짜리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 동영상을 방송했다. 티져 트레일러의 '티져'를 방송한 것이다.
아래 사진은 금요일 저녁 CBS TV의 Entertainment Tonight(ET)이 공개한 10초짜리 '콴텀 오브 솔래스' 티져 트레일러 스크린 캡쳐.
느닷없이 삶에 끼어든 섹시한 킬러, 폭스(안젤리나 졸리)가 살해당한 웨슬리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The Fraternity'라 불리는 비밀 암살자 조직으로 그를 끌어들인다.
'The Fraternity'라는 조직의 리더, 슬로언(모건 프리맨)과 폭스는 어리버리한 웨슬리를 그의 아버지에 버금가는 킬러로 만들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시킨다 - 한마디로 X나게 패는 것이다.
얼떨결에 프로페셔널 킬러가 된 웨슬리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크로스(Thomas Kretchmann)를 찾아나서는데...
다 좋은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매트릭X'?
왠지 네오, 트리니티, 모피어스가 떠오른다고? 그렇고 보니 피부색까지 매치가 되는구만...
킬러가 된 주인공이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는 줄거리에 모건 프리맨까지 나오니까 'Lucky # Slevin'과도 비슷해 보인다고?
미스테리한 아버지로부터 스페셜한 능력을 물려받은 녀석이 나온다니까 '스타워즈'도 생각난나고? 그렇다고 웨슬리가 '제다이'라는 건 아니지만 대사 중에 'I'm your father'라고 하는 데도 나오니 충분히 이해가 가오.
말도 안되는 코믹북 스타일의 스타일리쉬한 액션씬을 보면 클라이브 오웬 주연의 'Shoot 'em Up'이 생각난다고?
제임스 매커보이,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원티드(Wanted)'도 코믹북 원작의 영화인 만큼 스타일리쉬한 액션영화다. 총알을 커브로 쏘고, 날아오는 총알을 총알로 맞춰 떨구는 등 말이 안 되는 것도 가능한 영화다.
뿐만 아니라 폭력수위도 제법 높은 편이다.
▲러시아 버전 트레일러 캡쳐
이런 스크린샷을 붙인 이유가 뭐냐고?
'원티드'는 머리에 구멍나는 씬이 자주 나오는 것 빼곤 기억에 남는 게 많지 않은 영화기 때문이다. 머리에 구멍이 나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마지막에 끝날 때도 역시 머리에 구멍이 나면서 끝난다.
보아하니 제법 잔인한 액션영화를 만들고자 한 것 같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머리에 구멍나고 찌르고 베고 하는 것으로 영화관객들을 긴장시킬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요즘엔 아무리 폭력수위가 높다 하더라도 꿈쩍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로테스크한 그래픽 테러에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상태기 때문에 어지간히 스릴이 넘치지 않는 이상 관객들의 반응은 '무덤덤'이다. 저런 액션씬을 보면서 '화끈해서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지루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액션 자체가 리얼해야지 피만 튄다고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패트리어츠 미사일로 상대의 미사일을 격추시키 듯 날아오는 총알을 총알로 명중시켜 떨구는 황당한 영화에서 피가 좀 튄다고 얼마나 리얼하고 잔인하게 보이겠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썰렁한 건 제임스 매커보이다. 웨슬리역으로 도대체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전형적인 액션히어로 타잎이 아닌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웨슬리역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평범하게 보이던 녀석이 수퍼 프로페셔널 킬러로 변신한다는 줄거리만 놓고 보면 제임스 매커보이가 웨슬리역에 제법 어울려 보이지만 킬러로 변신한 이후 뿐만 아니라 어리버리하던 시절의 모습도 모두 어색해 보였다.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페넬로피', '비커밍 제인', '어톤먼트'와 같은 차분한 영화에서만 보던 매커보이가 터무니 없어 보이는 액션영화에 나왔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매커보이는 매번 '어톤먼트'와 같은 영화에만 나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액션 스릴러를 찍지 말란 법은 없다. 다만, '원티드'는 너무 심하게 점프한 것 같았다는 게 전부다.
'원티드'와 같은 액션영화의 리딩 캐릭터로 약간 불안해 보이는 제임스 매커보이를 받쳐준 것은 다름아닌 안젤리나 졸리다.
안젤리나 졸리 이 양반이 총 들고 설치면 일단 어느 정도 흥행은 보장된 셈이다.
이 친구가 총을 들고 떡 하니 서 있으면 졸리 멋있잖수?
그런데...
얘는 또 왜 이렇게 된 거냐!
▲졸리 무섭다. 무슨 납량특집도 아니고...
▲누가 우리 졸리 공책 좀 사줘라!
그리고 얘네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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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안젤리나 졸리가 주인공이었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툼 레이더' 시리즈에서 처럼 안젤리나 졸리가 쌍권총 들고 '₣uck 'em All' 하는 액션영화였더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지 않수?
어디까지나 '만약'이지만 제임스 본드를 여자가 맡는다면 안젤리나 졸리를 후보 0순위로 꼽겠다. 물론, 영국배우가 아니라는 문제가 있지만 여배우가 제임스 본드역을 맡을 일이 없는데 그런 것까지 따질 필요 있을려나? 영국 여배우 중에서 꼽자면 아무래로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의 리나 히디(Lena Heady)도 있지만 한쪽 눈썹을 슬쩍 치켜세우는 로저 무어 스타일 제임스 본드엔 안젤리나 졸리가 왔다다.
그나저나 여자가 제임스 본드를 맡으면 이름을 뭘로 바꿔야 하려나? 이니셜 J.B는 유지하는 게 좋을 테니 제인 본드?
제인 본드가 나오면 '본드보이'들이 나와야 겠지? 허긴 '툼 레이더'에서 '라라보이'로 출연했던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가 되는 판인데 불가능할 게 뭐 있겠수?
걍 내가 하나 만들어 버려?
그런데 왜 이렇게 안젤리나 졸리 타령만 하냐고?
안젤리나 졸리마저 나오지 않았다면 졸리 큰일 날 뻔한 영화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그럭저럭 패스할 수 있는 수준이라지만 쿨하고 스타일리쉬하게 보이기 위해 지나치게 오버한 티가 나는 액션씬, 유치한 유머,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제임스 매커보이를 모두 커버한 수퍼히어로는 바로 안젤리나 졸리기 때문이다. 제임스 매커보이는 없어도 되지만 안젤리나 졸리가 빠지면 대책이 안 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원티드'는 코믹북을 기초로 한 다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들과 비슷한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보여주면서 높은 폭력수위로 눈길을 끌고, 나머지는 안젤리나 졸리로 커버하려 한 티가 심하게 나는 영화다. 잔인한 장면들로 관객들을 '와우'케 하려고 한 것도 영화를 유치하고 싸구려틱 하게 보이도록 만들었을 뿐 하드코어 액션영화답게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재미가 아주 없었다는 건 아니다. 겉으로만 요란한 게 전부인 간지러운 수준의 액션영화일 뿐이지만 아주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Something Special'은 절대 아니다. 나름 화끈하고 시원한 액션씬이 나오며 영화 도중에 지루하거나 산만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다만, 이 정도로는 액션팬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평을 듣기 힘들 것 같다. '씬시티(Sin City)'처럼 분위기가 아주 독특하거나 'Shoot 'em Up'처럼 엉뚱하고 코믹한 맛이라도 있었다면 또 다른 얘기겠지만 '원티드'는 뭔가 특별하다고 할 만한 게 없었다. 안젤리나 졸리 빼고...
마지막으로, 러시안 감독이 만든 화끈한 하드코어 액션영화를 미국인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하던 러시안들이 생각난다.
60년대 TV 시리즈라고 하면 '미션 임파시블(Mission Impossible)', '나폴레옹 솔로(Man from U.N.C.L.E)', 'I Spy' 등 스파이 테마의 시리즈가 여럿 떠오른다. 코메디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돈 애덤스(Don Adams) 주연의 '겟 스마트(Get Smart)'도 이 때 나온 미국의 스파이 테마 TV 시리즈 중 하나다.
바로 이 시리즈가 2008년 여름 스티브 카렐 주연의 극장용 코메디 영화로 나왔다. '미션 임파시블', 'I Spy' 등에 이어 '겟 스마트'도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코메디 영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파이 테마인데 스파이 영화를 좋아하는 내가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수?
그래서 '어스틴 파워'로 유명한 마이클 마이어스의 신작 '러브 그루(Love Guru)' 대신 '겟 스마트'를 보기로 했다.
'겟 스마트'의 스토리는 CONTROL이라 불리는 미국 스파이 에이전시 소속 애널리스트 맥스웰 스마트가 졸지에 필드 에이전트가 되어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테러조직 KAOS의 음모를 분쇄한다는 어마어마한(?) 내용이다. 스파이 테마 코메디 영화의 스토리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수?
그런데, 생각보다 액션의 비중이 높았다. 그렇다고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스파이-코메디 영화 '트루 라이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란 건 아니지만 바보스로운 유머가 전부인 영화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액션영화 분위기가 제법 풍겼다.
그렇다고 유머에 소홀했다는 것은 아니다.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Missed by that much' 하는 식의 올드스쿨 유머부터 시작해 피식 웃을만한 수준의 유머는 풍부한 편이었다. 한동안 배꼽을 잡고 웃을 정도의 코믹한 씬이나 대화, 또는 설정이 없었던 게 아쉽긴 하지만 성인 테마의 코메디 영화가 아닌 패밀리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머가 부족했다고 하긴 힘들 것 같다.
출연배우들도 화려하다. 주인공 스티브 카렐과 앤 해더웨이(에이전트99) 뿐만 아니라 드웨인'The Rock' 존슨, NBC의 TV 시리즈 '히어로(Hero)'로 잘 알려진 일본 배우 마시 오카, 나무 속에 숨어있는 '언더커버 에이전트'로 카메오 출연한 빌 머레이 등 낯익은 배우들이 여럿 나온다. 영화가 심하게 유치해 보이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로 코믹연기가 되는 배우들이 여럿 출연했다는 것을 꼽아햐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 물론 제임스 본드 패로디도 빼놓을 수 없다. 스파이 테마의 코메디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 패로디가 빠질 리 있겠수?
아무래도 제일 먼저 꼽아야 할 건 턱시도를 입은 맥스 스마트다. 댄스파티에 턱시도를 입고 참석한다는 설정이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트루 라이스'와 비슷해 보였지만 둘 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패로디한 것이니 따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어찌됐든 턱시도가 제임스 본드의 오피셜 수퍼히어로 유니폼이란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겠지?
▲왠지 '카지노 로얄' 분위기도...?
거한의 악당 Dalip으로 나온 Dalip Singh도 제임스 본드 팬들에겐 낯설지 않아 보였다.
그렇다. 죠스(Jaws)가 나타났다!
스필버그의 '물고기 죠스'가 아니라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문레이커'에 강철이빨을 끼고 나왔던 '거인 죠스(리처드 킬)'다.
Dalip Singh를 애덤 샌들러의 풋볼 코메디 영화 'The Longest Yard'에서 처음 보자마자 '007 시리즈가 70년대 스타일로 되돌아 간다면 죠스를 대신할 배우로 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아닌 '겟 스마트'에서 죠스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맡았다.
특히 낙하산씬은 참 '문레이커'스럽다.
Dalip과 함께 테리 크루스, 빌 로마노우스키 등 'The Longest Yard'에 출연했던 '교도소 풋볼팀' 선수들도 컴백했다. 'The Longest Yard'와 무슨 커넥션이 있나 했더니 '겟 스마트' 감독이 피터 시걸이더라.
가젯들도 빼놓을 수 없다.
스파이 테마의 코메디 영화에 해괴한 가젯들이 안나올 리 없겠지?
이번 영화에도 맥스웰 스마트의 대표적인 가젯인 '구두 전화'가 컴백한 것은 물론이고 요란스런 기능을 갖춘 만능(?) 포켓 나이프도 나온다. 하지만, 요새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007이 심각하게(?) 가젯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와도 극장에서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시대이기 때문에 구두 전화까지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지만 억지로 웃기려고 마련한 가젯들은 유치하게 보였다.
007 영화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더 신출귀몰한 가젯들을 실제로 갖고 다니는 'NO COUNTRY FOR OLD GADGET 시대'가 된 만큼 이런 것들로 관객들을 '와우'케 하던 시절은 지나간 것 같다.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미스터 본드가 열나게 맞고 다니는 이유도 있지 않겠수?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다.
그렇다. '본드카'만 있는 게 아니라 '스마트카'도 있었다.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닥터노(Dr. No)'에 나왔던 선빔 알파인(Sunbeam Alpine Roadster)의 사촌뻘인 선빔 타이거(Sunbeam Tiger)가 나오는 것.
하지만, 단순한 본드카 오마주는 아닌 듯 하다. 빨간색 선빔 타이거는 60년대 방영됐던 '겟 스마트' 오리지날 TV 시리즈에도 나왔던 차라고 하더라.
그렇다. '겟 스마트'는 클래식 TV 시리즈 오마주와 제임스 본드 패로디를 찾아보는 재미가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코메디 영화다. 60년대 클래식 TV 시리즈를 리메이크 한 데다 '어스틴 파워', '스파이 하드' 스타일의 그렇고 그런 스파이 코메디 영화다 보니 오리지날 시리즈 오마주와 제임스 본드 패로디가 전부인 게 당연한 결과인지도...
그래서일까? 이상하게도 영화내내 편안했다. 클래식 '겟 스마트'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는 데도 왠지 모르게 낯익어 보이고 푸근하게 느껴졌다. 아주 재미있었다고 하기엔 살짝 곤란하지만 심하게 아동틱 하거나 유치하게 느껴지진 않고 제법 볼만 했다. 트레일러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눈을 가린 채 손가락 사이로 봐야 할 정도로 아주 유치한 코메디인 것으로 알았는데 막상 보고나니 생각처럼 심하지 않았다.
'겟 스마트'는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실사영화 중 패밀리용 코메디 영화로 가장 무난해 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꿈틀대는 왕자G', '할머니들과의 섹스' 등 가족용으로 보기엔 약간 난감한 부분이 나오는 애덤 샌들러의 '조한(You Don't Mess With the Zohan)', 주인공은 어린이들이지만 영화는 은근히 거친 영국 코메디 영화 '썬 오브 램보우(Son of Rambow)'처럼 패밀리용으론 곤란해 보이는 다른 PG-13 코메디 영화들과 달리 '겟 스마트'는 온가족이 함께 봐도 무방할만한 영화였다.
60년대 스파이 테마 코메디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영화가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랄 게 있겠수?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블루레이(Blu-Ray)포맷으로 나온다. MGM과 20세기 폭스 홈 인터테인멘트(20th Century Fox Home Entertainment)는 6개의 블루레이 제임스 본드 타이틀을 북미지역에서 오는 10월21일 발매할 예정이다.
10월말 발매되는 6개의 HD 제임스 본드 타이틀은 다음과 같다:
닥터노(Dr. No/1962)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1963) 썬더볼(Thunderball/1965)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1973)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1981)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2002)
금년 가을이 되면 블루레이 포맷 제임스 본드 타이틀은 현재 판매중인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까지 합해 7개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블루레이 발표가 그다지 반갑지 않다.
DVD로 모두 수집하는 것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제임스 본드 DVD는 2000년에 나온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on)'과 화질을 업그레이드 한 '얼티메이트 에디션(Ultimate Edition)' 두 종류가 출시됐다.
▲위에서 부터: 얼티메이트 박스세트, 美-英버전 스페셜 에디션(왼쪽) 18개에서 멈춘 싱글버전(오른쪽)
이 중에서 문제는 20세기 폭스가 출시한 '얼티메이트 에디션'이다.
폭스는 '007 얼티메이트 에디션' 박스세트 VOL.1~4까지 출시한 뒤 낱개로 판매하는 싱글버전을 내놓았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폭스는 20편의 007 시리즈 전체를 싱글버전으로 내놓지 않았다. 소니가 출시한 '카지노 로얄'을 제외한 '닥터노'서 부터 '다이 어나더 데이'까지 20편의 싱글 DVD를 모두 출시했어야 했으나 폭스는 '여왕폐하의 007(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을 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는 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7년 가을/겨울부터 Circuit City, Best Buy, FYE, Tower Records&Video, Amazon 등 온/오프라인 대형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한 매장에 들어가 두 영화를 스페셜 주문 할 수 있나 알아봐 달라고 하자 '주문도 할 수 없게 돼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다른 매장의 매니져는 '다이 어나더 데이는 싱글로 나왔는데 지금 현재 재고가 없으며, 여왕폐하의 007은 싱글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여왕폐하의 007을 구입하려면 박스세트를 사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007 시리즈 전체를 DVD로 구입하고자 한다면 박스세트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 폭스에도 문의해 봤지만 역시 별 차이가 없었다. 박스세트를 제외한 싱글버전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 '그렇다면 싱글버전으로 수집하기 시작한 사람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이메일을 다시 보냈더니 답장이 안 왔다.
박스세트가 VOL.1부터 4까지 별도로 판매되고 있으니 정 그렇다면 박스세트와 싱글 시리즈를 섞어서 수집하면 되지 않냐고?
폭스는 박스세트엔 슬림 DVD 케이스를 사용한 반면 싱글 시리즈엔 일반 케이스를 사용해 박스세트와 싱글 시리즈를 섞어서 수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케이스가 다르다는 게 전부가 아니다. 박스세트는 2디스크 버전이 들어있지만 싱글 시리즈는 1디스크 버전이라는 차이도 있다. 결국 '닥터노'부터 '다이 어나더 데이'까지 20편의 007 시리즈를 '깔끔하게' 수집하고 싶다면 박스세트를 구입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007 싱글 DVD 시리즈를 얼렁뚱땅 넘어간 20세기 폭스가 6개의 007 시리즈 블루레이 싱글을 내놓는다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또 무슨 방법을 동원해 싱글로 모으기 시작한 소비자들을 엿먹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언 플레밍(Ian Fleming)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제임스 본드 소설이 나왔다.
영국 작가 세바스찬 펄크스(Sebastian Faulks)가 쓴 '데블 메이 케어(Devil May Care)'의 가장 큰 특징은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그대로 계승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언 플레밍 탄생 100주년 기념작인 만큼 플레밍의 스타일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둔 것. 이언 플레밍 사후에 출간된 제임스 본드 소설 중에서 '가장 플레밍 다운 소설'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오호라! 드디어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소설이 나온 것일까?
▲'데블 메이 케어' 미국판 표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한번만으론 부족해 보인다.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데블 메이 케어'는 1/4 정도만 읽어도 한숨이 나오는 소설이다. 이언 플레밍의 클래식 제임스 본드 시리즈 오마주(Homage)를 빼면 아무 것도 없는 한심한 소설이라는 것을 금세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가 007 시리즈 4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지난 007 시리즈의 명장면들을 빌려왔던 것과 징그러울 만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언 플레밍 100주년 기념 소설을 오마주로 때웠다는 게 어이없긴 해도 여기까진 용서하고 넘어갈 준비가 돼 있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이언 플레밍의 클래식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맛이 느껴진다면 용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도 아니었다. 작가 세바스찬 펄크스는 이언 플레밍 소설과 영화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의 차이점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이언 플레밍이 영화에서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쓴 소설 같았다. 무엇이 '플레밍 스타일'이고 무엇이 '영화 스타일'인지 소설과 영화 시리즈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쓴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플레밍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해놓고 제임스 본드를 'One-Liner'라 불리는 한줄 짜리 농담을 입에 달고 다니는 가벼운 캐릭터로 묘사했을 리 없다.
작가가 플레밍 원작보다 영화 시리즈를 더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데블 메이 케어'가 이언 플레밍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책인 만큼 싫든 좋든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정확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세바스찬 펄크스가 만들어 놓은 건 소설과 영화를 마구 뒤섞어 놓은 '짬뽕 메들리'일 뿐이었다. '플레밍의 작문 스타일까지 따라했다', '플레밍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소설과 이어지도록 했다'던 광고내용과는 천지차이였다.
캐릭터 부터 뒤죽박죽이다. '데블 메이 케어'의 제임스 본드는 피어스 브로스난의 영화판 제임스 본드를, 영국을 증오하는 고너(Gorner)라는 억만장자는 소설 '문레이커(Moonraker)'의 휴고 드랙스(Hugo Drax)를 각각 모델로 삼은 것처럼 보였다.
한가지 확실한 건 작가가 '골드핑거(Goldfinger)'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흰색 턱시도를 입은 제임스 본드, 둥근 모자를 쓴 동양인 캐릭터, 돈을 걸고 스포츠 시합을 하는 도중 '사기'를 치고, 비행기 창문이 깨지면서 사람들이 빨려나가는 플롯 등은 '골드핑거'를 거의 그대로 옮겨 놓은 수준이다. 모자를 쓴 동양인 캐릭터는 오드잡(Oddjob)에서 Chagrin으로, 내기 스포츠 종목은 골프에서 테니스로, 추락하는 비행기는 소형이 아닌 '다이 어나더 데이' 수준의 큰 비행기로 조금씩 바꿔서 생각하면 된다.
아, 물론 Chagrin이 뇌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신경을 다쳐 고통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The World is Not Enough' everyone?
지난 일을 회상하는 방식을 이용해 플레밍의 소설과 억지로 연결시키려는 필사적인 노력도 눈물겹다. 본드가 기차를 탔을 땐 '타티아나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탔던 게 기억난다(From Russia With Love)'고 하고, 본드가 이란인 대리어스(Darius)을 만났을 땐 '케림 베이가 생각난다(From Ruissia With Love)'고 한다. 대리어스는 본드를 이란의 남녀혼탕으로 데리고 가면서 'You Only Live Twice'의 타나카 흉내까지 낸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과거에 대한 질문을 받은 본드는 '블로펠드와 트레이시가 어쩌구...' 하면서 'On Her Majesty's Secret Servive'를 회상한다. 이란에서 본드를 도와주는 캐릭터 하미드(Hamid)는 본드가 고너의 비밀 기지에서 봤다는 '날개 달린 배'를 '카스피안해의 괴물'이라고 한다. '닥터노'에서 쿼럴이 '닥터노의 섬에 용이 산다'고 했던 걸 빌려온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했던 것일까? 소설 '카지노 로얄'과 'From Russia With Love'에 나왔던 캐릭터 매티스(Mathis)까지 데려왔더라.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흉내낼 자신이 얼마나 없었으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꼼꼼히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일단 이쯤에서 그만 하기로 하자.
자, 그렇다면 메인 스토리는?
'데블 메이 케어'의 줄거리는 고너가 영국과 소련간의 전쟁을 유도한다는 '투모로 네버 다이스', '다이 어나더 데이' 수준의 이야기다.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 이유가 클래식 제임스 본드 소설의 향수를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60년대판 '투모로 네버 다이스'를 만드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60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고안해 낸 아이디어가 고작 영국과 소련간의 핵전쟁이라는 것도 어처구니 없었다.
다 좋다고 하자. 하지만, 고너가 런던을 파괴하고 싶을 정도로 영국을 싫어한다면 그가 왜 그렇게도 영국을 싫어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작가는 이에 대한 설명을 잔뜩 늘어놓는 척 하다가 나중에 가서 '전부 다 뻥이야'라는 식으로 허무하게 뭉그러뜨리는 센스를 보여준다. 이건 반전이 아니라 거진 희롱하는 수준이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본드걸'도 흐지부지다. '데블 메이 케어'엔 스칼렛이란 이름의 본드걸이 나오지만 작가의 주먹구구식 스토리텔링에 맞춰 오락가락 하는 부자연스러운 여자 캐릭터일 뿐이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선 본드걸이 빠지면 안 된다, 본드와 본드걸이 함께 위험에 처하는 대목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정해진 틀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집어넣은 캐릭터로 보일 뿐 매력적이지도 않고 존재감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코믹하게도 '데블 메이 케어'는 소설 속 여주인공 보다 소설 밖 커버모델에 더욱 눈길이 가는 소설이다. 영국판 표지엔 미국판과 달리 여자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여자모델 Tuuli Shipster를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한다. '커버걸'에 신경 쓸 시간에 소설 속 본드걸과 스토리를 보강했더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데블 메이 케어'는 알찬 내용보다는 이언 플레밍, 제임스 본드, 섹시한 여자모델을 내세워 책이나 많이 팔아보자고 만든 책인데 어쩌랴!
▲Tuuli Shipster(왼쪽), '데블 메이 케어' 영국판 표지(오른쪽)
뿐만 아니라, 읽으면 읽을 수록 스릴러 소설에 소질이 없는 작가가 쓴 소설처럼 보였다. 처음엔 '유치하다', '수준이 낮다' 정도였는데 가면 갈수록 횡설수설 하는 술주정 수준이 돼가는 게 아무리 봐도 베테랑 스릴러 작가 솜씨처럼 보이지 않았다. 'LARGER-THAN-LIFE' 어드벤쳐 스토리를 맛깔스럽게 만드는 요령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작가였다면 마약밀매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어처구니 없는 전쟁 씨나리오로 둔갑하는 엉성한 스토리를 이토록 조리 없게 늘어놓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작가에게 제임스 본드 소설을 맡겼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세바스찬 펄크스에게 이언 플레밍 100주년 기념 소설을 맡겼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스릴러 어드벤쳐 쟝르 자체에 소질이 없어 보이는 작가가 '플레밍 다운 제임스 본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세바스찬 펄크스의 '데블 메이 케어'를 끝까지 읽는 건 고문 수준에 가까웠다. 웃기지도 않은 미스테리와 반전, 어처구니 없는 캐릭터, 유치한 스토리, 말도 안 되는 플롯 등 완성도가 발바닥 수준인 소설을 마지막까지 참고 읽는 게 쉽지 않았다. 도중에 몇 번씩 내려놓고 싶은 걸 이겨내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끝냈을 때의 그 홀가분함이란!
'다이 어나더 데이'를 불후의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책에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른다. '클래식 제임스 본드 소설'과 '클래식 제임스 본드 영화'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언 플레밍의 스타일을 계승했다'는 광고에 낚인 본드팬들은 성질 버리기 딱 알맞은 책이다. '완전히 속았다', '사기당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유로 2008 이탈리아 vs 네덜란드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루드 반 니스텔로이(Ruud van Nistelrooy)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넣은 골에 대해 아직도 많은 말이 오가고 있다.
중계방송을 못 본 사람들을 위해 살짝 설명을 하자면...
① 네덜란드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프리킥을 얻은 네덜란드(ESPN 캡쳐)
② 공이 골대로 날아오자 이탈리아 골키퍼, 부폰이 공을 쳐 냈다. 그런데, 부폰이 공을 쳐 내면서 이탈리아 수비수 파누치와 충돌!
▲이탈리아 골키퍼와 수비수가 부딪치는 순간(ESPN 캡쳐)
③ 부폰과 충돌한 파누치는 골라인 밖에 드러누웠다(파란색 원). 부폰이 쳐낸 공을 다시 잡은 네덜란드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반 니스텔루이(오렌지색 원)에게 연결된다.
▲오프사이드 라인, 반 니스텔루이, 그리고 파누치(ESPN 캡쳐)
④ 그리곤, '고오오올~!'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반 니스텔루이가 골을 넣었으니 '오프사이드'처럼 보였지만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이탈리아 수비수, 파누치가 골라인 밖에 누워있었기 때문에 반 니스텔루이는 오프사이드가 아닌 '온사이드'였다는 것이다.
▲득점 순간
그렇다면 반 니스텔루이는 '온사이드'였을까 '오프사이드'였을까?
축구 전문가가 아닌 내가 봤을 땐 '온사이드'처럼 보였다.
프리킥에서 부터 골이 들어가기 까지 순식간에 벌어진 데다 파누치가 부폰과 부딪치면서 골라인 밖에 넘어진 게 전부였을 뿐 '부상으로 인해 사이드라인으로 나온 것'으로 보기 힘들었다. '골라인 밖으로 나가면 그 순간부터 무조건 카운트 하지 않는다'는 룰이 있다면 또 다른 얘기겠지만 선수들끼리 부딪쳐 골라인 밖에 넘어졌다고 곧바로 '아웃' 처리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파누치가 부폰과 충돌하면서 골라인 밖에 쓰러졌는데 플레이 중인 선수로 카운트해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한다. 그것도, 골라인 밖에 드러누웠는데 이 정도라면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태'로 간주하고 플레이 중인 선수로 카운트하지 않았어야 옳지 않냐는 것이다.
반 니스텔루이 골에 대한 UEFA의 해명은 이렇다:
"The most simple and practical interpretation of the law in this instance is the one that is adopted by referees throughout the world - that is that unless you have permission from the referee to be off the pitch, you are deemed to be on it and deemed to be part of the game."
David Taylor - UEFA Secretary General (ESPN 참고)
심판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골라인 밖으로 나간 경우엔 경기를 뛰고있는 상태로 간주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ESPN 축구 애널리스트들은 UEFA의 해명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부폰과 부딪쳐 넘어진 파누치가 '허락'을 받을 틈이 있었냐는 것.
물론, 파누치에겐 그럴 틈이 없었다. 하지만, 파누치는 부상을 당한 게 아니라 부폰과 부딪치면서 넘어졌던 게 전부였다. 그가 누워있던 장소가 골라인 바깥이었고, 반 니스텔루이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골까지 성공시키는 바람에 더욱 애매하게 됐지만 파누치는 경기 도중에 팀메이트와 부딪치면서 잠시 넘어져 있었던 게 전부였다고 해야 옳다.
파누치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의료팀이 달려가 치료중이었다면 또 다른 얘기겠지만 '프리킥→부딪치고→쓰러지고→골'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이어졌기 때문에 그가 실제로 부상을 당했더라도 의료팀이 달려갈 새도 없었다.
기왕 드러누운 김에 진짜로 부상당한 것처럼 죽는 시늉을 했다면 혹시 상황이 바뀌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파누치는 골이 들어가자 마자 고개를 번쩍 들고 다친 데 없다는 '티'를 냈다. 심판들도 순간적으로 벌어진 상황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파누치가 멀쩡하다는 것을 보고 '부상이 아닌 플레이 중에 발생한 해프닝'으로 판단을 굳혔는 지도 모른다.
일부 ESPN 축구 애널리스트들은 UEFA가 'PERMISSION'이란 단어를 썼다고 '허락을 받고 자시고...' 하면서 꼬투리를 잡지만 내가 봤을 땐 잘못된 건 없는 것 같다. 이탈리아가 이것 때문에 김이 빠져 3대0으로 졌는지도 모르는 만큼 이탈리아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면이 있겠지만 '오심'은 아닌 것 같다.
조한(애덤 샌들러)은 끝이 없어 보이는 전쟁에 염증을 느낀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군대를 집어치우고 헤어 디자이너가 되는 것. 모사드 요원이 아닌 새로운 삶을 살고싶어 하는 것이다.
헤어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조한은 숙적인 팬텀(존 터투로)과의 싸움에서 패해 죽은 것으로 위장한 뒤 이스라엘을 떠나 뉴욕으로 건너간다. 헤어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에 '밀입국' 한 것.
▲이런 고향을 놔두고 뉴욕은 뭐하러...?
하지만, 헤어 디자이너 경험이 전혀 없는 조한을 고용할 헤어 살론이 있을 리 없다.
우여곡절 끝에 조한은 팔레스타인 출신 여성 달리아(Emmanuelle Chriqui)가 운영하는 미장원에 취직하게 된다. 전직 모사드 요원이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국적까지 호주로 속인 채 미국에서의 '제 2의 삶'을 시작한 조한의 직장으로 이스라엘인 상점과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곳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미장원이 걸린 것이다.
취직에 성공한 조한은 미장원의 주고객인 할머니들을 상대로 머리 손질서 부터 섹스까지 풀서비스를 해주면서 금세 유명해 진다. 남성 스트립 댄서 저리가라 할 정도로 요란스럽게 머리 손질을 해 준 다음 옆 방으로 이동해 섹스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조한의 '퇴폐영업'에 할머니들이 완전히 뿅간 것이다.
그러나, 아랍인 택시기사 살림(롭 슈나이더)이 조한을 알아보면서 꼬이기 시작하는데...
그렇다. 'You Don't Mess with the Zohan'은 애덤 샌들러 주연의 황당 스토리 코메디 영화 중 하나다.
그런데, 애덤 샌들러의 코메디 영화는 왜 비슷비슷하게 보이는 것일까?
우선 제목이 길다는 것부터 눈에 띈다. 작년엔 'I Now Pronounce You Chuck & Larry'더니 금년엔 'You Don't Mess with the Zohan'이다.
특수한 직업에 종사하는 주인공이 요상한 사건에 휘말린다는 플롯 설정도 비슷하다. 'Chuck & Larry'는 소방관이 동성결혼을 한다는 내용이더니 'Zohan'은 이스라엘의 모사드 에이전트가 미국으로 건너 가 미용사가 된다는 줄거리다.
'Chuck & Larry'는 게이문제, 'Zohan'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굵직한 이슈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도 공통점 중 하나다. 실없는 코메디 영화처럼 보이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전혀 없는 영화는 아닌 것처럼 보이도록 꾸민 영화다.
하지만, 코메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웃기냐, 웃기지 않느냐'이다. 이전 영화와 비슷비슷하든, 내용이 있든 없든 간에 코메디 영화는 일단 웃기면 그것으로 '미션 컴플릿'이기 때문이다. 코메디 영화는 무조건 웃겨야 잘 만든 영화라는 평을 듣는다.
그렇다면 'Zohan'은 어떤 영화일까?
일단, 이스라엘 모사드 에이전트가 죽음을 위장한 뒤 미국으로 건너 가 미장원에서 일한다는 설정은 재미있다. 테러리스트를 쫓아다니던 '왕자G 베테랑 에이전트'가 미장원에서 할머니들과 '띵까띵까' 한다는 아이디어까지는 그런대로 쓸만해 보였다.
그러나, 수퍼히어로 패로디가 시작하면서 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날아오는 총알을 손으로 잡고, 콧구멍에 박힌 총알을 후벼 내고, 수류탄으로 탁구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부터다.
영화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저 모양이니까.
나중엔 상점에 난 불을 주먹질과 발길질로 끄겠다고 하고, 팬텀과 조한이 나란히 소리를 지르자 건물 유리창이 박살나면서 유방 확대수술을 한 여자의 가슴까지 풍선처럼 터지기도 하더라.
'Zohan'도 코메디 영화인 만큼 어느 정도 바보스러운 데가 있을 것이란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Chuck & Larry'처럼 스토리만 황당한 게 전부일 것으로 기대했다. 아무래도 애덤 샌들러의 작년 여름 영화가 'Chuck & Larry'였다 보니 'Zohan'도 비슷한 언저리에서 맴돌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The Naked Gun' 시리즈, 'High School High', 'Superhero Movie' 등 난장판 코메디 영화들과 비교해야 할 정도로 'SPUPID MOVIE'였다. 코믹북 수퍼히어로 패로디와 '왕자G 조한'이 왕성한 성생활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할머니들과 미장원에서 와일드 섹스를 벌인다는 설정으로 억지 웃음을 쥐어짜는 게 전부인 영화였다.
그 결과?
영화가 시작한지 10분이 지나기 무섭게 '속았다'는 생각이 솟구치더라.
이런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수?
그나마 한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아랍인들을 덜 수상하게 묘사했다는 것이다.
유대계 미국인 배우 애덤 샌들러가 제작, 주연을 맡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을 소재로 한 영화다 보니 이번에도 은근히 한쪽으로 쏠린 영화가 되는 게 아닐까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NOT-TOO-BAD'이었다. 아랍인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버릇은 여전했지만 그렇다고 유대인만을 일방적으로 미화하지 않았으며, 아랍인을 적으로 묘사하지도 않았다.
그 대신 '먹고 살기 바쁜 이민자'의 삶을 방해하는 미국인 악덕 건물주 월브리지(마이클 버퍼)와 그가 고용한 '멜 깁슨 영화를 좋아하는' 백인 우월주의 갱을 적으로 세웠다.
POINT TAKEN.
▲왼쪽부터: 팬텀, 조한, 그리고 달리아
하지만, 코메디 영화를 보고 나서 '재미있다', '웃기다' 대신 '메시지' 밖에 기억에 남는 게 없다면 잘 만든 코메디 영화라고 하긴 힘들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슈를 나름대로 심도있게 다룬 진지한 영화보다 오락영화에서 휙 스쳐 지나가는 '메시지'의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코메디 영화는 일단 웃기고 봐야 하는데 'Zohan'은 이 부분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극장까지 가서 본 코메디 영화니까 몇 번쯤은 웃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억지로 몇 번 웃음을 쥐어짜긴 했다. 하지만, 나는 힘들게 영화보는 건 딱 질색이거든?
애덤 샌들러의 코메디 영화에 엄청난 것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보다는 나은 영화를 기대했었는데 무척 실망스럽다. 코메디 영화라면 일단 피하고 보는 버릇이 생긴지 오래지만 그래도 'Chuck & Larry' 정도는 될 것으로 기대하고 '풍푸 판다' 대신 'Zohan'을 선택했는데 후회가 막심하구랴...
터렐 오웬스(Terrell Owens)가 2011년까지 달라스 카우보이스에서 뛰게 된 것 같다.
달라스 모닝 뉴스에 의하면 터렐 오웬스가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4년 계약에 동의했다고 한다.
▲터렐 오웬스
터렐 오웬스는 샌프란시스코 49ers, 필라델피아 이글스 시절 팀메이트, 코치들과의 잦은 불화로 인해 '문제아'로 찍혔던 선수다. 때문에 터렐 오웬스가 달라스 카우보이스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나돌았을 때 달라스 언론들은 터렐 오웬스를 영입하는 건 큰 실수라고 주장했었다. '플레이메이커'가 아닌 '트러블메이커'를 무엇 때문에 큰 돈 들여가면서 데려오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터렐 오웬스가 달라졌다. 우려했던 것과는 정 반대로 터렐 오웬스는 '트러블메이커'가 아닌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만 아니라 팀의 리더가 됐다. 팀메이트를 게이라고 하고 라커룸에서 주먹을 날리며 싸움을 했던 터렐 오웬스가 달라스 카우보이스 라커룸에선 '리더'로 변신한 것이다.
터렐 오웬스에게 비판적이던 달라스 언론들도 '달라진 T.O'를 보고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T.O를 영입하면 언젠가 그가 팀을 박살낼 것'이라고 기사를 썼던 기자들이 얼마 전부턴 'T.O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없어선 안되는 선수', '훌륭한 리더', '제리 존스(구단주)는 빨리 T.O와의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는 기사를 쓰는 데 바빴다.
T.O 역시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애정을 갖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문제아로 찍혔던 자신에게 기회를 준 달라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제리 존스에게 감사한다며 '절대 그를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했으며 오웬스는 현재까지 그 약속을 충실히 지켰다.
터렐 오웬스는 얼마 전 '달라스 카우보이스로 은퇴하고 싶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선수로써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재계약을 원한다는 의미였다.
1973년 12월생인 터렐 오웬스가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2011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면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끝으로 은퇴할 확률이 높아진 것 같다.
'EX-AGENT' 스토리라면 전직 영국 스파이 해리 앤더스(마이클 케인)가 영국주재 미국대사의 부인(숀 영)을 만나게 되면서 미스테리한 사건에 휘말린다는 줄거리의 '블루 아이스(Blue Ice)'를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클 케인이 '해리'라는 이름을 가진 영국 에이전트를 연기했다는 것부터 그가 60년대에 출연했던 '해리 팔머'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블루 아이스(1992)'
EX-영국 에이전트만 있는 게 아니다. EX-CIA 에이전트도 있다.
진 해크맨, 맷 딜런 주연의 1985년작 '타겟(Target)'은 어머니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접한 크리스(맷 딜런)가 따분한 노인네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전직 CIA 에이전트 출신인 아버지(진 해크맨)와 함께 유럽으로 달려가 구출작전을 벌인다는 줄거리의 액션 스릴러다.
▲'타겟(1985)'
전직 에이전트들이 무더기로 나온 영화도 있다.
프리랜서로 전향한 전직 에이전트들의 이야기를 그린 로버트 드 니로, 장 르노 주연의 액션 스릴러 '로닌(Ronin)'이다.
▲'Ronin(1998)'
이렇게 해서 전-현직 에이전트들을 주인공으로 한 스파이 영화들을 훑어봤다.
하지만, 첩보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보기관 소속 전-현직 에이전트들이 나오는 영화가 전부는 아니다.
미 육군 특수부대 중령도 한가닥 한 적이 있다.
테러리스트에 의해 탈취당한 러시아 핵무기를 뒤쫓는다는 줄거리의 조지 클루니, 니콜 키드맨 주연의 1997년 액션영화 'The Peacemaker'에서 클루니가 육군 중령 토마스 디보로 나왔다.
'The Peacemaker'는 첩보영화로 분류하기 곤란한 영화지만 톰 클랜시, Alistair MacLean 스타일의 테크노 스릴러 정도는 된다.
▲'The Peacemaker(1997)'
실재하는 첩보기관만 나오라는 법도 없다.
'사실적인 스파이 영화'와 거리가 멀어졌는데 가상의 기관이 나온다고 탈 날 게 있겠수?
피어스 브로스난 주연의 'Death Train(1993)'이 여기에 해당하는 영화 중 하나다.
'Death Train'은 핵무기를 실은 기차를 추적한다는 줄거리의 스코틀랜드 소설가 Alistair MacLean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 영화로, UNACO(UN Anti-Crime Organization)라 불리는 가상의 기관이 나온다.
▲'Death Train(1993)'
'미션 임파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의 IMF(Impossible Mission Force)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기관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시리즈에선 CIA 산하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IMF는 CIA와는 전혀 무관한 International Monetary Fund 빼곤 들어 본 게 없수다.
하지만,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시블' 시리즈의 문제는 IMF가 아니다. 짐 펠프스(Jim Phelps) 중심이 아닌 '미션 임파시블' 시리즈를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사실적인 첩보영화로 보기 힘들다는 것 정도는 넘어갈 수 있지만 IMF 리더였던 짐 펠프스를 밀어내고 Ethan Hunt(톰 크루즈)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건 용서가 안된다.
수퍼 에이전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판타지 스파이 액션영화를 만든 것까진 좋다. 제법 포텐셜이 있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션 임파시블' 프랜챠이스를 이상하게 변질시켰다는 것만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시블' 시리즈라고 하면 1996년에 개봉한 첫 번째 영화를 보면서 눈에서 불이 나가기 일보직전으로 열이 받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이후부터 톰 크루즈의 'M:I' 시리즈는 '제목과 주제곡만 미션 임파시블'인 게 전부인 시리즈로 보고 있다.
▲'미션 임파시블' 시리즈(1996, 2000, 2006)
아리송한 'AGENCY'는 아놀드 슈왈츠네거, 제이미 리 커티스 주연의 액션영화 '트루 라이스(True Lies)'에도 나온다.
아놀들 슈왈츠네거는 본부 입구에 'LAST LINE OF DEFENSE'라고 적혀있는 Omega Sector라는 기관에 속한 에이전트로 나왔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리얼리티'와는 거리가 먼 액션-코메디였으니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True Lies(1994)'
헷갈리는 정체불명의 'AGENCY'는 브래드 핏,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액션-코메디 영화 'Mr. and Mrs. Smith'에서도 나온다.
아무리 영화일 뿐이라지만 이렇게 말이 안되는 영화까지 스파이 영화 범주에 넣어도 되는 거냐고?
영화일 뿐이라고?
말이 안되는 영화라고?
영화에서 부부로 나왔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실제로 결혼했는데도?
▲'Mr. and Mrs. Smith(2005)'
케네디 대통령이 만든 비밀기관이라는 CURE가 나왔던 '레모(Remo Williams: The Adventure Begins)'도 아리송 기관 스파이 영화에 꼽힌다.
'레모'는 'The Destroyer'라는 소설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액션-코메디 영화로, 한국에선 주인공 레모 윌리암스(프레드 워드)를 훈련시키는 한국인 무술인 Chiun(조엘 그레이)이 나온다는 것으로 유명했던 영화다.
007 시리즈 베테랑인 가이 해밀튼 감독과 스크린라이터 크리스토퍼 우드가 참여했지만 제목만 'The Adventure Begins'였을 뿐 시리즈로 이어지지 못하고 실패했다.
경찰관이 얼떨결에 비밀 정보기관에 픽업되어 고된 훈련을 거쳐 총알을 피하는 능력까지 갖춘 수퍼 에이전트, 레모 윌리암스로 탄생한다는 코믹북 수퍼히어로 스타일의 스토리는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실없어 보일 정도로 영화가 너무 가볍고 유치했다는 걸 실패원인 중 하나로 꼽아야 할 듯.
▲'Remo Williams: The Adventure Begins(1985)'
얼떨결에 수퍼 에이전트로 둔갑한 케이스는 레모 윌리암스 말고 또 있다: Xander Cage.
빈 디젤(Vin Diesel) 주연의 액션영화 'xXx'의 주인공이다. Xander는 교도소에서 NSA 에이전트에게 픽업된 케이스다.
'xXx'는 턱시도를 즐겨입는 고급스러운 '젠틀맨 에이전트' 대신 힙합 스타일의 '스트릿 에이전트'로 바꾼 것을 제외하곤 007 시리즈를 대놓고 패로디한 영화다. 젊은 세대들에겐 제임스 본드보다 'xXx'와 같은 스트릿 스타일 에이전트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수퍼 에이전트가 테러리스트의 말도 안되는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때려부수고 다닌다는 '제임스 본드 템플릿'을 유지하면서 젊은층의 입맛까지 맞추려고 하면 'xXx'처럼 될 수밖에 없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 자체가 제대로 된 스파이 영화로 보기 힘든 판타지 액션영화인데 '007 템플릿'에 '힙합', '스트릿 스타일'까지 곁들이면 'xXx'처럼 더더욱 수상해진 스파이 영화가 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