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31일 토요일

'썬 오브 램보우' -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파!

1980년대 영국.

윌은 Plymouth Brethren이라는 매우 엄격한 교회에 다니는 크리스챤 가정에서 태어난 순진한 꼬마다. 윌은 '종교' 때문에 영화나 TV를 보지 못하며, 학교에서 다큐멘타리 비디오를 틀면 그동안 교실 밖에 나가있어야 하는 신세다.

반면, 또다른 꼬마 리 카터는 극장안에서 담배를 피워가며 영화를 캠코터로 열심히 촬영하는 녀석이다. 윌과는 달리 불량끼가 농후한 녀석이다.

리 카터는 거의 아는 체 하지도 않는 형과 함께 살면서 말썽만 부리고 다닌다.

학교에서도 트러블 메이커인 건 마찬가지. 윌은 '종교' 때문에 다큐멘타리 시청시간에 복도에 나와있는 반면 리 카터는 말썽을 피워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신세다.

이렇게 해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녀석이 학교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리 카터는 순진한 윌에게 자신이 만드는 영화에 출연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수락한 윌은 리가 시키는 대로 상당히 위험한 스턴트까지 감수해 가며 영화촬영에 재미를 붙인다. 윌의 교회사람들이 이를 눈치채지만 윌은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리 카터와 어울려 다니며 자유를 만끽한다. 윌과 리 카터는 영화제작 파트너(?) 관계를 넘어 베스트 프렌드가 된 것.



그런데 왜 영화제목이 '썬 오브 램보우(Son of Rambow)'냐고?

리 카터가 극장에서 촬영한 캠코더 버전 '람보(First Blood)'를 우연히 본 윌이 자신을 '람보의 아들'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윌과 리 카터는 '람보의 아들이 납치당한 아버지(람보)를 구출한다'는 줄거리의 액션영화를 만들게 된다.

그런데, 실베스터 스탤론의 영화는 'RAMBO'가 맞지 않냐고?

스펠링을 따진다면 'RAMBO'가 맞다. 하지만, 이유가 있으니까 'W'를 추가해 'RAMBOW'로 바꾼 게 아니겠수?



처음엔 꼬마녀석들이 영화를 만든다고 법석을 떤다는 내용의 어린이용 영화로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왜?

영화감독 가스 제닝스(Garth Jennings)의 어렸을 적 추억을 기초로 한 영화라서?

왠지 모르게 80년대 세팅이 낯익어서?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80년대 액션영화 주인공 이름을 대며 '나는 아무개다!'를 외치면서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그런다면 문제가 좀 있겠지만...ㅡㅡ;


▲"나는 람보의 아들이다!"

초등학생 또래의 아역배우들이 잔뜩 출연하는 영화인 데도 왜 영화 레이팅이 PG-13일까 궁금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초등학생 또래의 아역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치곤 약간 '거칠다' 싶었는데 그 이유도 차차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 '썬 오브 램보우'는 아이들용 영화가 아니다.

주인공이 모두 어린이인 데다 어린이용 코메디 영화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았지만 '썬 오브 램보우'는 어렸을 적 추억을 약간 거칠게 그린 성인용 영화에 가깝다. 영화감독과 같은 또래의 성인층을 타겟으로 만든 영화인 것.

그래서일까?

아역배우들을 볼 때마다 어릴 적 시절이 떠올랐다.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영화를 찍는다고 설친 기억은 없지만 '나도 어렸을 때 저랬다'는 추억에 젖게 되더라.

나도 저 당시에 윌과 리 카터와 비슷한 또래였다는 것도 한몫 했을 것이다.

다만, '람보2'를 본 이후에 '람보1(First Blood)'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액셔어어언~!"

엄격한 크리스챤들의 이야기도 남의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영화에 나온 Plymouth Brethren이라는 크리스챤 단체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TV, 영화, 음악, 비디오게임 등 대중 인터테인멘트 일체를 즐기지 못하게 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홈스쿨로 집에서 교육시키는 개신교도들을 직접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척하면 다들 알만큼 평범한 개신교의 한 파( )다. 이들이 다니는 교회에선 대중문화를 멀리 해야만 한다고 대놓고 가르치진 않는다. 하지만, 극도로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일부 크리스챤들이 대중문화를 '사탄'으로 간주하고 멀리하려는 것은 영화에 나온 Plymouth Brethren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경건하고 엄숙한 삶을 살겠다는 데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 지나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크리스챤들이 종종 눈에 띈다. Plymouth Brethren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들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있는 사람들을 일반 교회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썬 오브 램보우'도 반-기독교적인 영화일 지도...



이런 것을 다 떼어놓고 어린이용 코메디 영화로써만 따지면 아무래도 부족한 데가 더러 눈에 띈다고 해야 옳을 지도 모른다. 볼따구를 꽈악 꼬집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꼬마녀석들이 영화 촬영한다고 호들갑 떠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한 줄 모르지만 결말이 빤히 보이는 스토리의 한계를 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영화를 찾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영화가 없을 것이다.

여지껏 여러 편의 어린이 영화를 봤지만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제대로 느껴 본 적이 없었다. '나와 별 상관없는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특별한 느낌이 든 어린이용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썬 오브 램보우'는 예외였다. 글장난에 능숙한 사람들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썬 오브 램보우'를 통해 동심으로 돌아간다는 게 어떤 건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으니까.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동심의 세계를 떠나 구역질 나는 성인의 세계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나도 영화를 하나 만들어 보고 싶은데...

'썬 오브 뽄드'로 제목까지 정해 놨는데...

이 물귀신 같은 구역질 나는 성인의 세계가 놔주질 않는구만...

그러니 다 집어치우고 엔딩 타이틀로 사용된 영국 그룹 The Cure의 'Close To Me' 뮤직비디오나 보자.

2008년 5월 29일 목요일

'로스트' 시즌4 피날레 - 'NOT GOOD'

ABC의 TV 시리즈 '로스트(Lost)' 시즌4가 2시간짜리 피날레 에피소드와 함께 오늘 막을 내렸다.

드라마 시리즈가 완전히 끝났다는 게 아니다. 시즌4가 끝났다는 게 전부다. '로스트'는 시즌5를 거쳐 시즌6까지 가는 것으로 발표된 상태니 2010년이 될 때까지 끝나는 일 없을 것이다.

'이상한 섬에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이야기로 몇 년동안 울궈먹을 스토리가 나오냐고?

제 아무리 수많은 작가들이 들러붙어 작업을 한다 해도 쉽지 않은 얘기다.

로스트'가 미국서 상당한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전 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가 늘어지고 산만해진 덕분이 크다.

사실, 이젠 더이상 궁금할 것도 없다. 여전히 미스테리가 많이 남아있다지만 해답을 찾는 데 지친 지 오래다. 어떻게 마무리 지을 건지 이것 하나만 알고싶을 뿐 시간여행을 하든, 섬에 귀신이 붙었든 이젠 알고싶지도 않다. '로스트' 스토리에 흥미를 완전히 잃은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시즌 피날레를 매우 아리송하게 마무리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3 피날레에서의 '플래시 포워드(Flash Forward)'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시즌4 피날레는 어땠을까?



이번엔 건질 게 별로 없었다. 그저 한 시즌을 마무리한 게 전부일 뿐 쇼킹하거나 새로운 무언가가 기대했던 만큼 풍부하지 않았다. 스토리는 그런대로 많이 전개된 것 같고 몇 몇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지만 짐작했던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시즌4를 보면서 '결국 이렇게 된다는 이야기 아닌가' 짐작했던 그대로였을 뿐 반전과 미스테리가 부족했다.

관 속에 누워있던 시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미스테리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제작팀은 이런 것을 통해 쇼킹한 피날레를 연출하고자 한 것 같지만 시청자들이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놓았던 것들만 주무르다 보니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었다. 몇 가지 미스테리가 풀린 것까진 사실이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온 건 없었다. 시즌4에서 벌려놓은 몇 가지를 마무리 지은 게 전부였을 뿐.

역시 시즌4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플래시 포워드를 시간 순서대로 맞추는 퍼즐놀이를 빼곤 건질 게 없었다.

아무튼 여기까지 왔으니 시즌5가 시작하면 또 보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시즌4를 기다렸던 것 만큼 시즌5가 기다려지진 않는다.

'베벌리 힐즈 캅' 시리즈도 돌아온다!

에디 머피 주연의 액션 코메디 '베벌리 힐즈 캅(Beverly Hills Cop)' 시리즈가 돌아온다.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파라마운트는 2010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2009년부터 '베벌리 힐즈 캅 4' 제작에 착수할 계획이며 '러시 아워(Rush Hour)' 시리즈의 브렛 래트너(Brett Ratner) 감독과 교섭중이라고 한다.

주인공 액셀 폴리(Axel Foley)로 에디 머피가 컴백하는 것은 물론!

버라이어티 기사로 이동!

'베벌리 힐즈 캅' 1탄이 1984년에 나왔으니 '람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함께 '돌아온 80년대 영화' 리스트에 넣어야 할 듯.

작년에 파라마운트가 3개의 '베벌리 힐즈 캅' 시리즈를 한데 모은 'TRIPLE FEATURE' DVD를 선보였을 때부터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였다.



뿐만 아니라, 메인 타이틀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Crazy Frog'도 여기에 한몫 제대로 했다. 요즘엔 'Axel F' 하면 'Crazy Frog' 버전이 자동으로 생각날 정도니까.

2008년 5월 28일 수요일

HAPPY BIRTHDAY IAN FLEMING!

1908년 5월28일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탄생시킨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태어난 날이다.

2008년 5월28일은 이언 플레밍의 100번 째 생일이다.

HAPPY BIRTHDAY TO YA~♫


▲이언 플레밍(1908년 5월28일~1964년 8월12일)

그렇다면 생일선물이 있어야 겠지?

플레밍의 100번 째 생일에 맞춰 영국 소설가 Sebastian Faulks가 쓴 새로운 제임스 본드 소설 '데블 메이 케어(Devil May Care)'가 출간됐다.

캡콤의 총부림-칼부림 액션게임 '데블 메이 크라이(Devil May Cry)'와 헷갈리면 곤란!

'데블 메이 케어'의 가장 큰 특징은 이언 플레밍의 시대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1967년을 배경으로 하는 '데블 메이 케어'는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 스타일을 최대한 살린 '이언 플레밍 Purists를 위한 소설'로 알려졌다. 존 가드너, 레이몬드 벤슨의 주인공만 제임스 본드인게 전부다 시피 했던 소설들과는 여러모로 다를 것으로 보인다.


▲'데블 메이 케어' 영국 커버(왼쪽), 미국 커버(오른쪽)

이 책을 사기 위해 오늘 동네 서점에 갔었다.

나: 제임스 본드 새로 나온 게 안 보이네?
점원: 음?
나: 새로 나온 거 있잖수. '데블 메이 케어'라고...
점원: '데블 메이 케어'?
나: 그래. 그거 어디다 놨수?
점원: (날 슬쩍 쳐다보더니) 그거 혹시 망가(Manga)야?
나: ........

알고봤더니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이번 주말에 큰 서점에 가서 사야할 것 같다.

2008년 5월 27일 화요일

007 주제곡 부를 가수 와인하우스밖에 없나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주제곡을 부를 가수를 놓고 말이 참 많다.

작년부터 에이미 와인하우스가유력후보로 꼽혀왔고 실제로 그녀가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을 부르게 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약 등 사생활 문제로 인해 프로듀서 마크 론슨이 와인하우스와의 007 주제곡 작업을 도중에 포기하면서 엉거주춤한 상황에 처했다.

와인하우스가 007 주제곡을 부를 가능성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으나 '펫 샵 보이스가 와인하우스와 함께 작업한다'는 루머가 나돌기 시작하더니 '비욘세(Beyonce Knowles)가 와인하우스 대신 007 주제곡을 부른다', '비욘세가 007 작곡가 존 배리(John Barry)와 함께 주제곡 작업중'이란 루머까지 등장했다. 와인하우스가 가망 없는 것으로 알려지자 비욘세가 대신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것.

그러나, 와인하우스가 직접 만든 '007 주제곡'을 영화 제작팀에게 보냈다는 소식도 들린다. 와인하우스를 '007 가수 후보'에서 빼기엔 아직 이른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빙성 떨어지는 타블로이드 보도까지 뒤섞이는 바람에 어느 게 사실이고 어느 게 거짓인지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왜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007 주제곡을 부를 가수로 주목받는 거냐고?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에이미 와인하우스 'In My Bed'


▲에이미 와인하우스 'Rehab'


▲에이미 와인하우스 'Love Is a Losing Game'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007 주제곡에 잘 어울리는 가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골드핑거(1964)',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 '문레이커(1979)'의 주제곡을 부른 셜리 배시(Shirley Bassey)도 추천했던 가수가 와인하우스다. 셜리 배시가 불렀던 007 주제곡들과 비슷한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기에 알맞은 가수기 때문이다.

007 제작팀이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미련을 갖는 것도 이해가 간다. 60년대 클래식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007스러운(?) 곡을 불러준다면 '오리지날로 돌아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구색을 갖추려는 제작팀에겐 왔다기 때문이다. '너무 뻔한 옛날 풍 주제곡까지 동원해 가면서 냄새만 풍기는데 너무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듣게 되겠지만 제작팀이 원하는 분위기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을 부르게 되는 걸까?

R&B가 아닌 다른 쟝르로 바꾼다면 또 다른 얘기가 되겠지만 셜리 배시 스타일로 굳혔다면 비욘세보다는 와인하우스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얼마 안 있으면 트레일러가 나오는 만큼 주제곡에 대한 공식발표도 곧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8년 5월 26일 월요일

DEJA VU...

며칠전 인터넷 뉴스를 죽 훑다보니 '미군 아이언맨 복장 나온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의 아머드 수트(Armored Suite)와 같은 복장이 실용화 될 전망이란 기사였다. '아이언맨' 영화에 나온 수트가 말도 안되는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미국 육군이 비슷한 장비를 개발중이라는 것.

미국언론들도 영화 개봉 직후 비슷한 기사들을 내보냈다. 그 중 하나가 타임(TIME)의 'Army Tests Iron Man-Like Suit' 기사다. 그리고, 'U.S Army Eyes Robotic Super Suit That Amplifies Wearers' Movements'라는 제목의 AP기사도 있었다.

어쩐지 이런 기사들이 나올 것 같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나오더라.


▲아이언맨(2008)

2002년에도 이와 비슷한 기사들이 올라왔었다.

2002년은 20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가 개봉한 해다.

'다이 어나더 데이'가 개봉하자 '투명 자동차가 말이 되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아무리 007 시리즈가 신출귀몰한 가젯(Gadget)으로 유명하다지만 투명 자동차는 너무 나간 게 아니냔 불만이 터져나왔던 것.


▲다이 어나더 데이(2002)

007 프로듀서들은 이러한 불평을 한 두번 들은 게 아니다. 잠수함으로 변신하는 자동차, 우주정거장에서 벌어지는 광선총 전투 등 거진 SF영화 수준 코앞까지 간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프로듀서들은 한결같이 '007 시리즈는 Science Fiction이 아닌 Science Fact'라고 강조했다. SF인 건 맞는데 'Science FACT'라는 것이다. 지금 현재 실용중이진 않더라도 전혀 말이 안되는 터무니 없는 게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있는 가젯들이기 때문이라고.

'다이 어나더 데이'의 투명 자동차도 여기에 속한다. Image Sensor와 Display Panel, 즉 카메라와 LCD를 이용해 투명해 보이도록 눈속임을 하는 'Adaptive Camouflage' 기술을 응용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특수장치라는 것이다.

WIRE는 'Bond Gadgets Not Just Movie Magic'이라는 기사에서 '다이 어나더 데이'의 투명 본드카도 근거없는 허구가 아니라고 전했다.

설명을 읽고나면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영화에서처럼 완벽하게 사라지게 하려면 상당한 기술이 필요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몇 년전 도쿄 대학교에서 '투명 망토'를 실험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도 나는 만큼 'Adaptive Camouflage'가 Science Fiction이 아닌 Science Fact가 맞긴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인디아나 존스 4(2008)

한편, 5월22일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4'는 러시아 공산당의 타도대상이 됐다. 영화가 냉전이 한창이던 1957년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KGB와 소련군들을 악당으로 삼았는데 이를 본 러시아 공산당이 '당시 소련인들을 뭐 그렇게 묘사했냐'며 기분나쁘다는 것이다.

열받은 러시안 공산당에 대한 기사 중에 E! Online의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Angry Communists'가 걸작이다.

기사 제목이 죽여준다.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Angry Communists'라고? 캬아 캬캬캬캬!

AP기사에 의하면 열받은 러시아 공산당이 '인디아나 존스 4 보이콧 운동'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 4'는 러시아에서 개봉한 역대 헐리우드 영화 중 가장 많은 극장수를 확보한 영화로 기록됐으며,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러시아 개봉 첫 주에 880만불 흥행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에 묘사된 게 '사실과 다르다', '왜곡했다', '비하했다'는 이유로 보이콧 운동을 한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2002년이 '또' 생각났다.


▲또 다이 어나더 데이(2002)

007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서로 베끼기를 종종 주거니 받거니 해왔지만 뭐 이런 것까지 따라할 생각을 했을까?

'인디아나 존스 4'는 개봉 첫 주 메모리얼 데이 연휴 닷새동안 1억 5천만불(추정)을 벌어들이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다이 어나더 데이'도 당시 박스오피스 1위였다.

외국에서 '왜곡했다', '비하했다', '보이콧 하자'는 욕을 먹은 오락영화들은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맡아놓은 것일까?

2008년 5월 25일 일요일

'인디4' 첫 주 흥행수입 1억 5100만불 예상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5월22일 북미지역에서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어드벤쳐 영화 '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Crystal Skull)'가 개봉 첫 주 1억 5100만불의 흥행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인디아나 존스 4'는 북미지역 4260개 극장에서 개봉해 목-금요일 이틀동안 5600만불을 벌어들였다.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토요일 3700만불, 일요일 3300만불에 메모리얼 데이 휴일인 월요일 2500만불까지 합하여 개봉 첫 주 5일간 흥행수입이 총 1억 5100만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버라이어티 기사로 이동!

헐리우드 리포터 기사로 이동!



그런데 아쉬운 게 하나 있다:

1억 5100만불이라면 약 200만불 차이로 '캐리비언의 해적들 3'가 작년에 세운 메모리얼 데이 주말 흥행기록 1억5300만불을 깨지 못한 게 된다.

여차했으면 '인디아나 존스 4'가 '캐리비언의 해적들 3'의 메모리얼 데이 주말 흥행기록을 깰 뻔 했지만 파라마운트는 거기까지는 힘들다고 본 듯 하다.

일단 정식집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개봉 첫 주 성적은 대충 윤곽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째 주 부터는 어떻게 될까?

이번 주 금요일(5월30일) 북미지역에서 와이드 개봉하는 영화는 코메디 '섹스 앤 더 씨티(Sex and the City)'와 서스펜스 스릴러 'The Strangers' 2편인데 둘 다 R등급(17세 이상 관람가) 영화다. '인디아나 존스 4'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노려보기 알맞은 조건이다.

몇몇 영화 사이트들은 '인디아나 존스 4'가 개봉 2, 3째주에도 꾸준한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80년대부터 시작한 시리즈인 만큼 나이가 많은 팬들이 많은데, 대개의 경우 나이가 많은 영화관객들은 청소년들이 몰리는 개봉 첫 주를 피해 2, 3째주에 극장을 찾기 때문이라고.

듣기엔 그럴싸해 보이지만 일단 두고보기로 하자.

'원티드' 러시안 트레일러

6월말 '원티드(Wanted)'라는 영화가 개봉한다.

제임스 매커보이, 안젤리나 졸리, 모건 프리맨이 출연하는 그래픽 노블 원작의 액션/어드벤쳐 영화다.



작년말 공개했던 첫 번째 트레일러 부터 스타일리쉬함을 상당히 강조한 영화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코믹북이 원작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러시아어로 된 예고편이 인터넷에 떴다.

감독이 러시아인이라서 일까?

아무튼, 러시아어 버전 트레일러가 장난이 아니다. '원티드' 영화가 R등급을 받은 것 까진 알겠는데 러시아에선 영화가 R등급이면 트레일러까지 R등급으로 세트로 맞춰서 만드는 모양이다.


▲총알이 머리를 관통!


▲HOLE IN THE F__KING HEAD!


▲키보드로 면상을 후려쳤더니...


▲키보드 키들과 함께 이빨이...ㅋㅋ

트레일러를 직접 한번 보시구랴.

'인디4' 메모리얼 데이 흥행기록 세울까?

"He may be older, but Indiana Jones is still finding treasure at the box office." - AP

'인디아나 존스 4'가 미국서 이틀간 5600만불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평일인 22일 목요일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4'는 개봉 첫 날 2500만불, 둘 째날인 금요일엔 3100만불을 벌어들였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 흥행기록은 디즈니의 2007년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들 3'가 갖고있다.

'캐리비언의 해적들 3'는 작년 메모리얼 데이 주말에 개봉해 금-토-일-월 나흘동안 1억 3980만불을 벌었으며, 목요일 밤 프리뷰 수입까지 합하면 1억5300만불이 된다.

재미있는 건 '캐리비언의 해적들 3' 목-금 흥행수입이 '인디아나 존스 4'와 같은 5600만불이었다는 것이다.

목-금 흥행수입만 비교하면 두 영화가 '타이'인 것.

만약 '인디아나 존스 4'의 토-일-월 사흘간의 수입이 '캐리비언의 해적들 3'를 앞지르면 메모리얼 데이 연휴 흥행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인디아나 존스 4'가 토-일-월 사흘간 9700만불 이상을 벌어야 한다. 토요일부터 메모리얼 데이 휴일인 월요일까지 하루 평균 3233만불씩 벌어야만 닷새 누계 1억 5300만불 돌파가 가능해 진다.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인디아나 존스 4'가 닷새동안 1억 5300만불을 벌어들이면서 '캐리비언의 해적들 3'를 제치고 메모리얼 데이 연휴 흥행신기록을 세우더라도 조지 루카스의 또다른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3'가 세운 목요일 흥행기록과 닷새간 누계 기록은 넘지 못하게 됐다.

'인디아나 존스 4'는 주말이나 휴일이 아닌 평일인 목요일에 개봉해 2500만불을 벌었지만 2005년 5천만불을 벌어들였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절반에 그쳤으며,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5일간 누계 수입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1억 7천만불선엔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평일인 목요일에 개봉해 5천만불을 벌어들일 영화는 '스타워즈'밖에 없지 않겠냐는 생각도 든다.

'스타워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2008년은 '인디아나 존스' 뿐만 아니라 '스타워즈'까지 돌아온 해로 기록될 것이다. 조지 루카스가 '인디아나 존스'와 '스타워즈'를 모두 꺼내놓은 덕분이다.

2008년 '스타워즈'는 3D 애니메이션! 제목은 '스타워즈: 클론 워(Star Wars: The Clone Wars)'. '스타워즈 에피소드 2'와 '에피소드 3'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워즈: 클론 워(Star Wars: The Clone Wars)

'스타워즈: 클론 워'는 미국서 8월15일 개봉한다.

아무래도 다른 '스타워즈' 영화들처럼 박스 오피스 히트작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스타워즈' 세계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니 기대된다.

2008년 5월 22일 목요일

인디아나 존스 - 새로운 시작

인디아나 존스의 어드벤쳐는 27년전에 시작됐다.

중절모를 쓰고 채찍을 휘두르는 사나이, 인디아나 존스가 십계 석판이 들어있다는 궤를 찾아나섰던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제 1탄이다.

2탄은 3년 뒤에 나왔다. 눈알수프 등 험악한(?) 음식들로 한동안 화제를 모았던 '인디아나 존스 2(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다.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 처음 봤다"고 조잘거리던 어릴 적 친구들이 생각난다.

5년 뒤 인디아나 존스가 아버지 헨리 존스(숀 코네리)와 함께 성배를 찾아다니는 3탄(Indiana Jones and Last Crusade)'이 개봉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포스터(왼쪽부터 1→2→3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이렇게 3편으로 끝난 듯 했다. 어렸을 때 워낙 재미있게 본 시리즈라서 약간 섭섭하기도 했지만 3탄이 마지막인 것으로 알고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2008년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왔다!

1989년 3탄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떠난 줄 알았던 인디아나 존스가 19년만에 돌아온 것.


▲I'm baaaaaaack!

중절모와 채찍만 돌아온 것이 아니다.

1942년생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도 인디아나 존스로 돌아왔다.

잠깐!

그렇다면 인디아나 존스가 60대 중반이란 의미?

그렇다. '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Crystal Skull)'에서의 인디아나 존스는 백발의 노인이다. 이전 시리즈에서 씽씽 날아다니던 인디아나 존스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하기에 해리슨 포드의 나이가 너무 많은 게 아닌지 걱정도 됐다. 그러나, 머리가 백발로 변했다는 것을 제외하곤 예전의 인디아나 존스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중절모를 쓰고 채찍을 휘두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뱀을 아주 싫어하는 것까지 예전의 '인디아나 존스' 그대로 였지 '할아버지 존스' 티가 심하게 나지 않았다.


▲60대 인디아나 존스

그렇다고 세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다.

당장, '누가 운전하느냐'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인디아나 존스 3'에선 인디아나 존스가 모터싸이클을 운전하고 아버지 헨리 존스(숀 코네리)를 옆에 태웠다.


▲'인디아나 존스 3(1989)'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 4'에선 사정이 약간 다르다.

이번엔 멋(Mutt) 윌리암스(샤이아 라버프)가 모는 모터싸이클 뒷좌석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앉았다. 3탄까지만 해도 인디아나 존스가 직접 모터싸이클을 몰고 다녔지만 4탄에선 20대 초반의 샤이아 라버프에게 운전을 맡기고 60대 중반의 해리슨 포드는 뒤에 탔다.

'인디아나 존스 3'에서 숀 코네리가 맡았던 노인역할을 해리슨 포드가 4탄에서 물려받은 셈이다.


▲'인디아나 존스 4(2008)'

잠깐!

그렇다면 멋 윌리암스(샤이아 라버프)가 혹시...?

DNA 검사까지 하지 않더라도 뻔한 얘기 아니겠수?

척하면 뻔히 보이는 비밀 같지도 않은 비밀이지만 스포일러라고 우긴다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이쯤에서 닥치기로 하고...

아, 가만 생각해 보니 멋 윌리엄스의 어머니는 소개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팬들에겐 낯익은 얼굴이다.


▲마리온(캐런 앨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아보지 못할 리 없다.

바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제 1탄 '레이더스'에서 존스걸(?)이었던 마리온(캐런 앨런)이다.

아줌마로 확실하게 변신했지만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레이더스(1981)'에서의 마리온(캐런 앨런)

자, 그렇다면 이번엔 악당이 누구냐고?

또 그 지긋지긋한 나치냐고?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비디오게임이라면 이젠 신물이 넘어오는데?

'인디아나 존스 4'는 시대 배경이 1950년대라서 더이상 나치가 나오지 않는다. 그 대신 이번엔 소련군이다. 뿐만 아니라 MI6, KGB 등 냉전시대 배경의 첩보영화에나 나옴 직한 조직들까지 등장한다.


▲러시아 에이전트 이리나 스팔코(케이트 블랜칫)

좋다. 그렇다면 줄거리는?

'인디아나 존스 4'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고대 유적을 탐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판타지 어드벤쳐지만 스토리는 SF쪽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SF영화로 보일 정도로 심하게 변질된 건 아니다. 하지만, 구태여 그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Area51이나 '크리스탈 해골'을 가진 미확인 생명체가 나오는 영화는 'X-Files'만으로 충분한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까지 그쪽으로 간 이유는?

'다 좋은데 이것만은 맘에 안들었다'는 것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스토리가 SF쪽으로 기울어진 것을 꼽겠다.


▲이 집안은 셋이 모이면 이렇게 된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는 왠지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크리스탈 해골'을 가진 미확인 생명체 이야기는 그래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다. 줄거리 때문에 이런 영화를 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용납할 수 없는 게 있다:

유머가 무지하게 부족하다는 것.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대표하는 최대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풍부한 유머였다. 인디아나 존스의 사카스틱한 유머부터 시작해서 약간 유치하고 아동틱한 유머, 화끈하게 뒷통수 한방 때리는 시원한 유머 등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대표적인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유머였다.


▲대표적인 '인디아나 존스 유머'

그런데, '인디아나 존스 4'에선 이러한 유머들이 거의 사라졌다.

인디아나 존스가 60대 중반의 노인이 된 만큼 심술맞은 노인을 연상케 하는 유머러스한 씬이 풍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찾아볼 수 없었다.

멋 윌리암스를 연기한 샤이아 라버프도 코믹연기에 능한 끼가 있는 배우인 만큼 큰 기대를 했는데 영화내내 어색해 보이기만 할 뿐 '트랜스포머스(Transformers)', '디스터비아(Disturbia)'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보였다.

'인디아나 존스 4'의 해리슨 포드와 샤이아 라버프 콤비도 3탄에서의 포드-코네리 콤비 못지 않게 재미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것도 아니었다. 해리슨 포드와 숀 코네리가 입을 열 때마다 웃음이 번졌던 '인디아나 존스 3'에 비하면 '인디아나 존스 4'는 유머가 아예 없다고 해야 할만한 수준이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그래도 액션은 볼만하지 않냐고?

'인디아나 존스 4'도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 '콴텀 오브 솔래스(The Quantum of Solace)' 액션씬을 맡은 댄 브래들리가 세컨드 유닛 감독을 맡았다.

그렇다면 자동차 추격씬이 빠지지 않았겠지?

'인디아나 존스 4'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씬을 꼽으라고 하면 주저없이 자동차 추격씬이라고하겠다. 인디아나 존스 일행과 소련군들이 빠른 스피드로 쫓고 쫓기면서 크리스탈 해골 쟁탈전을 벌이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만 하다.

그런데, 이 장면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액션씬이 없었다. 이것 빼곤 '핵폭탄이 터지면 냉장고에 숨으라'는 지식을 하나 얻은 것밖엔 기억나는 게 없구려...


▲역시 자동차 추격전!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인디아나 존스 4'도 실속보다는 네임밸류에 치중한 영화였다. '중절모', '채찍', '유적탐사', '판타지 어드벤쳐' 등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것들만 샘플로 맛 보여주듯 만든 티가 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영화 도중에 지루해지거나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치하고 조잡스러운 영화라는 건 절대 아니다. 보다 나은 줄거리, 풍부한 유머와 익사이팅한 액션을 기대했던 인디아나 존스 팬들은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번 영화도 그저 편안히 즐기기엔 전혀 무리없을 만한 볼만한 오락영화다.

또한, 매우 훌륭한 패밀리 영화이기도 하다.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모두 패밀리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양반들인 만큼 이번 '인디아나 존스 4'도 패밀리용으로 적합한 영화로 만들었다. 판타지 액션과 어드벤쳐 뿐만 아니라 가족애, 인디아나 존스와 마리온의 푸근한 사랑 이야기, 교육문제에 이르기까지 종합 영양제 저리가라 할만한 수준이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눈요깃 거리 위주로 포장한 다른 블록버스터 '패밀리' 영화들과는 어딘가 다른 데가 있다는 게 느껴진다.



자, 그렇다면 이것으로 전부일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4편으로 끝나는 것일까?

프로듀서 조지 루카스는 5탄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다. 샤이아 라버프를 주인공으로 하는 '신세대 버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만들 생각이 있는 것 같았다.

NOT A BAD IDEA!

'해리슨 포드 없는 인디아나 존스를 상상할 수 없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시리즈를 접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수?

신세대 인디아나 존스로 샤이아 라버프가 어울리냐고?

'인디아나 존스 4'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만 놓고 본다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라버프는 인디아나 존스에 도전해볼 만한 배우다. 꽃미남은 아니지만 어리버리하면서도 코믹한 연기 덕분에 절대로 밉게 보이지 않는다. 조금만 다듬으면 매우 훌륭한 신세대 인디아나 존스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버프를 주인공으로 하는 신세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흥할지 망할지 점쟁이가 아닌 이상 알 수 없지만 'GO FOR IT!'이라고 외치고 싶다. 배우가 아닌 캐릭터와 프랜챠이스를 보고 한번 밀어부쳐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007 시리즈처럼 수십년씩 이어지긴 힘들겠지만 가는 데 까지 가보는 거다.

'인디아나 존스 4'가 끝이 아닌 'NEW BEGINNING'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트레일러나 한번 더...ㅋ

펫 샵 보이스 007 주제곡설은 픽션?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와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가 함께 007 주제곡을 만든다?

영국 타블로이드 썬(The Sun)의 보도 내용이다.


▲썬(The Sun)

썬의 기사에 의하면 펫 샵 보이스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007 주제곡을 함께 만들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함께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주제곡을 작업중이던 프로듀서 마크 론슨(Mark Ronson)이 도중에 포기하자 펫 샵 보이스가 론슨을 대신해 와인하우스의 007 주제곡을 완성시켜주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썬에 따르면 펫 샵 보이스도 독자적으로 007 주제곡 작업을 해왔으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작업이 중단된 것을 알고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는 것.

썬은 펫 샵 보이스 멤버 닐 태넌트(Niel Tennant)가 "그녀(와인하우스)는 먼저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지만 우리는 그녀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eil revealed: “She’s got a few things to sort out first but we like her very much.”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닐 태넌트가 펫 샵 보이스 공식 홈페이지(www.petsopboys.co.uk)에 '가짜 인용까지 곁들이며 완전히 꾸며 낸 타블로이드 기사의 훌륭한 예'라며 썬의 해당 기사를 링크시켜놓은 것.

"Click on the link for an excellent example of a totally made-up tabloid story, complete with fictional quotes." - Message from Niel


▲펫 샵 보이스 공식 홈페이지

펫 샵 보이스가 '그런 소리 한 적 없다'며 부인한 만큼 펫 샵 보이스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007 주제곡 공동제작 제의를 했다는 썬의 보도는 일단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관련된 007 주제곡 루머가 끊이지 않는 것 같지만 이미 5월도 이제 다 지나간 만큼 머지 않아 공식발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2008년 5월 20일 화요일

제이크 질렌할 '페르시아의 왕자' 되다!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이 디즈니의 액션 어드벤쳐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 The Sand of Time)'의 주인공 다스탄(Dastan)으로 낙점됐다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페르시아의 왕자'는 UBIsoft의 액션/어드벤쳐 비디오게임 시리즈를 기초로 한 판타지 어드벤쳐 영화로, '캐리비언의 해적들(Pirates of Caribbean)' 시리즈를 대신할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의 새로운 프랜챠이스 타이틀.


▲제이크 질렌할 & 페르시아의 왕자


▲비디오게임 'Prince of Persia: The Sand of Time(PS2)'

다스탄과 함께 사악한 귀족의 음모를 저지하는 타미나(Tamina) 공주역으론 영국 여배우 젬마 아터튼(Gemma Arterton)이 캐스팅 됐다.

성깔있는 타미나 공주역의 젬마 아터튼은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서 에이전트 필즈(Fields)역을 맡은 본드걸 출신.

'키이라 나이틀리(Keira Knightley)를 이을 유망주'로 불리던 아터튼이 실제로 나이틀리를 대신해 디즈니의 판타지 어드벤쳐 프랜챠이스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버라이어티 기사로 이동!


▲'콴텀 오브 솔래스'에서의 젬마 아터튼

다스탄 왕자(질렌할)와 타미나 공주(아터튼)가 시간을 되돌려 세계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신의 선물 'Sand of Time'을 손에 넣으려는 사악한 귀족에 맞서 싸운다는 줄거리의 '페르시아의 왕자'는 2009년 여름시즌 개봉할 예정이다.

감독은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의 마이크 뉴웰(Mike Newell).

2008년 여름엔 '카스피안 왕자', 2009년 여름엔 '페르시아 왕자', 2010년엔 또다시 '카스피안 왕자(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3)'...

디즈니의 블록버스터 프랜챠이스는 '왕자님 시리즈'가 전부로 보인다.


▲우린 왕자지~~!

하지만, 디즈니에게 왕자 시리즈만 있는 건 아니다.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캐리비언의 해적', '내셔널 트레져(National Treasure)', '페르시아의 왕자'의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가 데이빗 이그내시어스(David Ignatius)의 스파이 소설 'The Increment'를 영화화 할 계획이다.

CIA를 위해 일하는 영국의 엘리트 요원들이 이란으로부터 망명하려는 과학자를 돕는다는 줄거리의 'The Increment'는 2009년 책으로 출간되며, 디즈니와 제리 브룩하이머에 의해 영화로 제작된다.

버라이어티 기사로 이동!

데이빗 이그내시어스는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겸 소설가로, 그의 또다른 소설 '바디 오브 라이스(Body of Lies)'도 리들리 스콧 감독, 레오나도 디카프리오,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금년 가을 개봉예정에 있다.


▲올가을 개봉예정의 '바디 오브 라이스(2008)'

워너 브러더스-리들리 스콧 감독의 '바디 오브 라이스'는 이해가 간다.

그런데, 디즈니-제리 브룩하이머가 '캐리비언의 스파이들'이나 '내셔널 스파이' 같은 패밀리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이그내시어스 소설 원작의 매우 진지한 스파이 영화 'The Increment'를 만든다니 살짝 갸우뚱 하게 된다.

하지만, 스릴 만점의 사실적인 스파이 스릴러는 언제나 환영!

2008년 5월 18일 일요일

루카스 "인디아나 존스 5 가능성 열려 있다"

아직 '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가 개봉하지도 않았는데 다음 번 영화를 논하는 게 온당하냐고?

적어도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는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칸느 영화제에 참석중인 조지 루카스는 인디아나 존스 속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FOX 뉴스에 의하면 루카스는 샤이아 라버프(Shia LeBeouf)를 주인공으로 하고 해리슨 포드에게 '인디아나 존스 3'에서의 숀 코네리 역할을 맡긴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인디아나 존스 3'에선 해리슨 포드가 인디아나 존스, 숀 코네리가 인디아나 존스의 아버지 헨리 존스로 나왔다.

FOX 뉴스로 이동!

'인디아나 존스 4'에 샤이아 라버프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스쳐지나갔던 아이디어가 '인디아나 존스 대물림'이었다.

과연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것일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조지 루카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미래의 인디아나 존스?

아무튼 2008년 5월22일이다!

기대에 못미친 '카스피안 왕자'

작년엔 캐리비언의 해적들 3(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였다면 금년엔 '카스피안 왕자'!

2008년 여름시즌 극장가를 뒤흔들 블록버스터 중 하나로 꼽히던 디즈니의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프린스 카스피안(The Chronicles of Narnia: Prince Caspian)'이 드디어 개봉했다. 영국 소설가 C. S. 루이스의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을 영화로 옮긴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시리즈 두 번째 영화다.



일단, '여름철에 판타지 영화가 어울리냐'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반지의 제왕(Lord or the Rings)' 시리즈와 같은 '수리수리 마수리' 스타일의 판타지 영화는 주로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개봉하기 때문이다. '크로니클 오브 나니나' 1편도 12월에 개봉했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수랴!

일부 미국 언론들은 2005년 개봉했던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1편이 흥행성공했던 만큼 신인배우 벤 반스(Ben Barnes)를 앞세운 '카스피안 왕자'는 전편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오호라! 죽음을 극복하고 부활한 사자가 활보하는 판타지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거지?

그래서 들여다 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1편보다 나은 속편이 흔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스토리부터 1편에 비해 흥미롭지 않았다.

우선, 4명의 아이들이 다른 세계; 나니아로 이동하는 방법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1편에서 아이들이 옷장을 통해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는 아이디어가 꽤 재미있었기 때문에 2편에선 어떻게 이동할지 궁금했다. 다른 세계로의 여행이 줄거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 부분이 잘 설명돼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얼떨결에 지하철역에서 나니아로 이동하는 게 전부였다.

다른 세계로의 여행은 이미 1편에 충분히 나왔고 잉글랜드에서 나니아, 즉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것도 더이상 새로울 게 없는 만큼 2편에서는 이 부분을 대충 넘어가는 대신 나니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춘 까닭이다.



그런데, 나니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그다지 새로울 게 없었다.

스토리가 1편에서 이어지긴 하지만 4명의 메인 캐릭터가 나니아로 컴백했다는 게 사실상 전부였다. 나니아 세계의 시간으로 1300년이 지난 이후다 보니 줄거리가 1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 대신 '4남매가 나니아로 되돌아 가 카스피안 왕자를 죽이고 왕위에 오르려는 미라즈와 대결한다'는 그다지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스토리와 4남매 중 큰딸 수잔과 카스피안 왕자가 엮이는 뻔할 뻔자로 보이는 로맨틱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나니아를 무대로 했다는 게 전부일 뿐 특별하다고 할만한 건 없었다.



1편에선 그런대로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만의 매력이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옷장을 통해 다른 세계로 여행한다는 아이디어도 좋았고 말을 할 줄 아는 동물들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2편은 그저 흔해빠진 판타지 영화 중 하나로 보일 뿐이었다. 대규모 전투, 살아 움직이는 나무, 철갑 마스크로 무장한 병사들은 '반지의 제왕', '300' 등의 다른 판타지 영화를 떠올리게만 할 뿐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시리즈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수효과로 가득한 영화인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3D로 만든 말하는 동물 캐릭터들도 2편으로 돌아왔다.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1편 뿐만 아니라 작년 겨울에 개봉한 '골든 콤파스(The Golden Compass)'에서도 말하는 동물이 나왔기 때문인지 더이상 새로울 게 없어 보였지만 칼을 휘두르는 쥐들은 꽤 재미있었다. 의도적으로 넣은 귀여우면서도 코믹한 캐릭터였지만 쥐 특공대(?)가 고양이와 마주쳤을 때 벌어지는 해프닝에선 작년 여름 개봉했던 디즈니 픽사의 3D 애니메이션 '라타투이(Ratatouille)'가 생각났다.

나니아와 미라즈 군대가 격돌하는 배틀씬도 그런대로 볼만했다. 하지만, PG등급에 맞춘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에서 무엇을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겠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도 다른 판타지 영화에서 여러 차례 본 것 같은 'HERE-WE-GO-AGAIN' 씬들로...



이렇게 하나 둘 긋다 보면 결국 남는 건 카스피안 왕자밖에 없다.

제목이 괜히 '카스피안 왕자'일 리 없지 않겠수?

일단, 검을 휘두르는 왕자라니까 UBI Soft의 3인칭 시점 액션 어드벤쳐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 시리즈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

'페르시아의 왕자'도 제리 브룩하이머에 의해 곧 영화로 선보일 예정이다. 디즈니의 또다른 판타지 액션/어드벤쳐 프랜챠이스가 대기중인 것.


▲UBI Soft의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

그렇다면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프린스 카스피안'의 카스피안 왕자도 저렇게 쿨 하냐고?

한가지 기억해 둘 게 있다.

'페르시아의 왕자' 비디오게임 시리즈는 1편을 제외하고 17세 이상 이용가(M: Mature)를 받았다. 폭력수위가 꽤 높은 액션게임이란 의미다.

반면,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는 C. S. 루이스가 1950년대에 발표한 어린이용 판타지 소설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패밀리 영화다. 영화 레이팅도 PG다.

때문에, 카스피안 왕자와 페르시아 왕자는 다른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프린스 카스피안'은 어린이용 판타지 어드벤쳐 영화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영화라서 1988년작 '윌로우(Willow)'와는 겹치는 데가 있을지 몰라도 '페르시아의 왕자' 비디오게임과는 거리가 있었다.


▲영화 '윌로우(Willow)'에서의 발 킬머

그렇다고 발 킬머(Val Kilmer)가 연기한 Madmartigan처럼 터프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어린이용 패밀리 판타지 영화에 나온 '칼잡이'라는 것만 비슷할 뿐 카스피안 왕자는 '윌로우'의 Madmartigan과 같은 전사( )형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카스피안 왕자는 도대체 어떠한 캐릭터냐고?

한줄로 요약하자면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에서 늘 보아오던 '왕자님' 캐릭터와 별다를 것 없는 캐릭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OK. 그렇다면 카스피안 왕자를 연기한 배우는?

2007년 여름 개봉했던 파라마운트사의 판타지 영화 '스타더스트(Stardust)'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알렸던 벤 반스(Ben Barnes)다.



또 하나의 스타가 탄생한 것일까?

MAYBE.

왠지 모르게 '제 2의 올란도 블룸(Orlando Bloom)'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역시 벤 반스는 터프가이 히어로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카스피안 왕자가 약간 어두운 구석이 있는 캐릭터인 만큼 이런 역할에 어울릴지 눈여겨 봤지만 아무래도 거칠고 터프한 쪽은 아닌 것 같았다. '동화속 왕자님' 캐릭터는 OK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형 캐릭터로는 부족한 데가 있어 보였다.



리더형 캐릭터를 기대했던 이유는 '크로니클 오브 나니아' 시리즈엔 제대로 된 리더 자격을 갖춘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4명의 메인 캐릭터는 나니아 세계에선 '잘 나가지만' 문자 그대로 '4남매'인 게 전부일 뿐이라서 터프해 보이는 데가 있는 리더형 캐릭터가 하나쯤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이는 4남매보다 약간 많아도 상관없으며, 어딘가 어둡고 터프해 보이는 면이 있으면서 리더쉽이 강해 보이는 캐릭터가 있으면 더 나을 것 같았다.

바로 여기에 벤 반스가 연기한 카스피안 왕자가 제대로 해당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카스피안 왕자에게선 아무 것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평범한 '꽃미남 왕자님'이 전부였을 뿐 무언가 특별하다고 할만한 게 눈에 띄지 않았다.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게 아니냐고?

그런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나은 걸 기대했다.

단지 벤 반스/카스피안 왕자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영화 자체가 기대했던 레벨에 도달하지 못했다. 별볼일 없는 스토리와 재활용한 볼거리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런 약점들을 새로운 얼굴의 카스피안 왕자가 덮어줘야 했지만 그마저도 기대했던 만큼 인상적이지 않았다. 일부 10대 소녀팬들은 상관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벤 반스가 연기한 카스피안 왕자는 좋게 표현해서 '그럭저럭 넘어갈만한 수준'이 전부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볼 게 있을까?

대규모 전투씬? 특수효과?

이런 것들만 나열해 놓으면 꽤 거창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새롭다', '특별하다', '대단하다'고 할 것도 없었고 '재미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래도 여름방학을 겨냥한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로써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냐고?

이렇게 스케일을 낮춘다면 '그렇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PG-13까지 올라가지 않고 저연령층 어린이들과 함께 보기에 보다 적합한 PG등급 영화 중에선 현재까진 '카스피안 왕자'가 가장 낫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판타지 영화라는 특수성도 있고 액션도 있는 데다 스토리도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보다는 낫다. 양에 안 차는 게 문제긴 하지만 그래도 갖출 건 그런대로 다 갖춘 영화라서 반복되는 레이스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도중에 피로해지는 '스피드 레이서'보단 훨씬 볼만 하다.

거대한 제작비용을 들여 CGI로 도배한 소위 '블록버스터'라 불리는 영화에 쉽게 열광하는 사람들에게도 별 문제 없을 만한 영화다.

하지만, 전편보다 나은 후속편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역시 판타지 영화는 겨울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