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30일 화요일

'Another Way To Die' iTunes에 뜨다!

Welcome to iTunes, Mr. Bond!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주제곡 '어나더 웨이 투 다이(Another Way To Die)'가 애플의 온라인 뮤직스토어 아이튠스(iTunes)에서 판매중이다.

'어나더 웨이 투 다이'는 미국의 록 뮤지션 잭 화이트(Jack White)와 R&B 가수 앨리씨아 키스(Alicia Keys)가 함께 부른 007 시리즈 첫 번째 듀엣 주제곡이다.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가 별 볼일 없던 007 시리즈 주제곡의 전통을 바꿀 수 있을까?', '로커와 R&B 가수가 듀엣으로 부른 곡이 007 시리즈에 어울릴까?'라는 기대와 우려가 쏠렸던 바로 그 노래다.

이젠 아이튠스에서 구입가능하게 됐으니 궁금한 사람들은 다운로드 하시구랴.


▲아이튠스 스토어


▲하필이면 이 사진을 커버로...

'어나더 웨이 투 다이'는 9월29일 저녁 발티모어 레이븐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ESPN 먼데이 나잇 풋볼 중계방송에서도 배경음악으로 간간히 나왔다.

그러나, 방송에 나온 횟수만을 따지면 꽤 되지만 커머셜 브레이크로 넘어가기 직전 몇 초간 나오는 식이었기 때문에 특별할 건 없었다. 스페셜 코너를 통해 '어나더 웨이 투 다이'를 소개한 것이라면 모르지만 커머셜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흘러나오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노래를 미리 알고있던 사람들이 아닌 이상 놓치기 십상이었다.

2008년 9월 29일 월요일

'이글 아이' - 이걸 기대한 게 아닌데...

아파트 렌트비에 쫓기는 녀석의 계좌로 수십만불이 입금되고, 그의 허름한 아파트로 온갖 무기가 배달된다면?

물론, 누가 왜 보냈는지 모른다.

그래도 땡잡은 것 아니냐고?

맞다. 수십만불에 온갖 무기들까지 공짜로 얻었으니 땡잡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수?

그대신 테러리스트로 몰려 쫓기는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원치도 않던 돈과 무기가 굴러 들어오더니 졸지에 테러리스트로 몰려 도망다녀야만 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 핸드폰으로 계속 걸려오는 정체불명의 여자 목소리가 지시하는대로 따르는 것.

이런 처지에 놓인 친구가 바로 제리(샤이아 라버프)다.

정체불명의 '여자 목소리'는 단지 지시만 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제리의 모든 행동을 모니터링하면서 명령을 어기면 죽는다고 한다. 감시와 정보수집 능력이 장난이 아닌 것.

제리만 괴전화의 명령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레이첼(미셸 모나한)도 마찬가지 신세다. 테러리스트로 몰려 쫓기는 제리와 달리 레이첼은 위험에 빠진 어린 아들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자 목소리'의 지시를 따르게 된다.



도대체 그 '여자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냐고?

이건 스포일러니까 안 가르쳐 주우우우우지!

하 지만 약간 눈치빠른 사람들은 트레일러만 봐도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서프라이즈'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영화인 만큼 트레일러를 보면서 짐작했던 것이 대부분 다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러나, '이글 아이(Eagle Eye)'의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다. 하이테크-폴리티컬-스릴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너무 유치했다.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주제를 다룬 영화라는 것까지도 넘어갈 수 있었지만 스토리가 코믹할 정도로 너무 어이없었다. 처음엔 테러리즘, 하이테크 장비/무기 등을 늘어놓은 것이 제법 거창해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풋!', '흐이그!' 모드로 바뀌었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대충 알겠는데 그렇다고 스토리를 이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냐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줄거리가 약간 싱겁고 유치하더라도 샤이아 라버프의 코믹연기로 커버할 수 있지 않냐고?

이것도 아니다. '이글 아이'는 샤이아 라버프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진지한 성격의 스릴러이기 때문이다.



물 론, 샤이아 라버프가 진지한 영화에 출연하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글 아이'는 영 아니었다. 영화 자체는 '트랜스포머스', 디스터비아' 수준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샤이아 라버프는 썰렁해 보일 정도로 진지했다. 스토리가 좀 허술하다면 무리하지 말고 거기에 맞춰 영화를 볼만 하게 만드는 게 올바른 방법인 것 같지만 진지한 서스펜스 스릴러처럼 보이도록 억지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긴박한 순간 핸드폰에서 'Me So Horny'가 흘러나오던 '디스터비아' 분위기로 만들었다면 오히려 더욱 볼만 했을지 모른다. 진지하게 보기엔 이래저래 힘든 스토리였던 만큼 스릴과 서스펜스는 살리되 영화를 약간 실없고 코믹한 쪽으로 끌고갔더라면 더욱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했다면 코믹연기에 능한 샤이아 라버프도 더욱 돋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글 아이'는 유머에 매우 인색한 영화였다. 아무리 봐도 보여줄 것을 많이 준비한 영화가 아니었는데 유머도 볼 게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의미심장한 스릴러 영화처럼 보이도록 하는 데만 전념한 것처럼 보였다. 스토리도 유치한 데다 코믹연기가 되는 배우까지 캐스팅 한 김에 유머가 풍부하고 익사이팅한 스릴러 영화로 만들었더라면 이러저러한 문제점들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을 것 같지만 제작진은 생각이 달랐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글 아이'가 아주 형편없었던 건 아니다. 스토리가 워낙 뻔하고 간지러웠기 때문에 숨 죽이고 볼만 한 스릴러는 절대 아니었지만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 제대로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스릴과 서스펜스도 있었고,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액션씬도 그런대로 볼만 했다. 코메디 영화 수준의 스토리를 가지고 그럴싸한 스릴러 영화를 진지하게 만들려고 한 바람에 유치하게 됐지만 낙제점을 받을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디스터비아'의 D.J. 카루소 감독, 샤이아 라버프 주연의 스릴러 영화라길래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고작 이게 전부냐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울 건 없어도 그래도 나름 흥미진진한 스릴러이길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웠다.

2008년 9월 25일 목요일

'Knight Rider' 돌아오긴 했는데...

말하는 자동차 키트(KITT)가 돌아왔다.

지난 2월 2시간짜리 파일럿 에피소드를 방영하더니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렇다. 80년대 인기 TV 시리즈 'Knight Rider'가 돌아왔다.

물론, 배우는 바뀌었다. 자동차도 바뀌었다. 2008년 버전에선 데이빗 핫셀호프와 검정색 폰티액 파이어버드를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이번엔 저스틴 브루닝과 검정색 포드 머스탱이다.


▲2008년 버전 키트

이미 지난 2월 방영된 파일럿 에피소드를 통해 2008년 버전에 대한 어지간한 정보는 다 밝혀진 만큼 긴 설명은 필요치 않을 것 같다.

자, 그렇다면 2008년 버전 'Knight Rider'는 어땠을까?

여러모로 분위기가 딱 '바이오닉 우먼'이었다. 공상과학+스파이 픽션이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쿨하고 스타일리쉬한 것을 좋아하는 청소년층을 겨냥한 시리즈라는 것 등 비슷한 데가 많았다.

문제는 'Knight Rider'도 '바이오닉 우먼'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틴에이져 시리즈 스타일인 데다 플롯도 유치했고, 머스탱에서 트럭으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밍 키트'도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키트가 어쩌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사촌이 됐단 말이냐!!

여주인공 사라역의 디애나 루소가 '트랜스포머스'의 메간 폭스와 비슷해 보이는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지?


▲디애나 루소

그런데 'Knight Rider 2008'이 영향을 받은 건 '트랜스포머스' 하나가 전부가 아니었다.

아니 또 무엇을 따라했냐고?

"본드, 제임스 본드..."

주인공 마이클(저스틴 브루닝)이 검정색 턱시도를 입고 플레이보이 행세를 하는 걸 보자마자 무릎 탁!


▲"트레이서, 마이클 트레이서...ㅋㅋ"

'Knight Rider 2008' 주인공 마이클 트레이서(저스틴 브루닝)는 80년대 오리지날 'Knight Rider' 시리즈 주인공이던 마이클 나이트(데이빗 핫셀호프)의 아들로 나오는데, 그러고 보니 데이빗 핫셀호프도 뮤직비디오에서 제임스 본드 시늉을 낸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부전자전인가?


▲데비잇 핫셀호프의 'Secret Agent Man'

얼떨결에 제임스 보드 모드가 되니까 우리의 불쌍한 키트는 이번엔 본드카 시늉을...

(참고로, 키트의 목소리는 미남배우 발 킬머가 맡았다)


▲"투모로 네버 다............"

제임스 본드에 본드걸, 본드카까지 다 나왔는데 뭔가 하나 빠진 것 같지 않수?

가젯이 빠진 것 같다고?

천만의 말씀! 가젯도 나온다. 007 시리즈를 흉내내는 데 가젯을 빼먹었을 리 있겠수?


▲이건 왠지 '골든아....'?

잠깐! 턱시도 입고 가젯 사용한다고 무조건 제임스 본드를 따라했다고 하는 건 곤란하지 않냐고?

아니 그럼 제임스 본드 말고 그러고 다니는 놈이 또 있단 말이오??

이것이 우연이 아니란 증거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Knight Rider 2008' 시리즈의 Executive Producer 중 하나가 덕 리만(Doug Liman)이라는 것이다.

덕 리만이 누구냐고?

제이슨 본 트릴로지 프로듀서다.

맷 데이먼 주연의 제이슨 본 트릴로지는 이언 플레밍 스타일로 만들었으니 'Knight Rider 2008'은 판타지 어드벤셔 스타일로 만들겠다 이거지?

'Knight Rider 2008'에서까지 기억상실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왠지 우연이 아닌 것 같지 않수?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문제는 새로운 'Knight Rider'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제야 시즌 첫 회를 본 게 전부니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것 같지만 왠지 성공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인상이 너무 아동틱하고 유치한 게 아무래도 롱런하긴 힘들 것 같다. 적어도 '바이오닉 우먼'처럼 시즌 도중에 증발하는 일은 없겠지만 이런 식으론 시즌2를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이제 막 시작한 시리즈인 만큼 갈수록 차차 나아진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보면 '트랜스포머스', 저렇게 보면 'Fast & Furious', 또 어떻게 보면 '바이오닉 우먼'처럼 보이는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또하나의 실패한 컴백 시리즈가 될 것 같다.

'Knight Rider'는 NBC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미국 동부시간)에 방송한다.

2008년 9월 24일 수요일

'콴텀 오브 솔래스' 새로운 포스터

얼마 전 새로운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며칠 전엔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가 함께 부른 주제곡 'Another Way To Die'도 공개됐다.

그렇다면 이번엔 새로운 포스터의 차례!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곧 나올 때가 되긴 됐나보다.


▲새로운 '콴텀 오브 솔래스' 포스터

007 시리즈 포스터는 6~80년대 포스터가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포스터도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이전에 나왔던 서브머신건을 들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말도 안되는 포스터보다는 훨씬 제임스 본드 영화 포스터답게 보인다.

총이 작아지니까 좋잖아?

아래 사진은 지금까지 나온 '콴텀 오브 솔래스' 포스터 콜렉션.


▲왼쪽이 제일 첫 번째 포스터

한가지 궁금한 건 왜 하필이면 저 사진을 포스터로 사용했냐는 것이다.

본드걸, 올가 쿠리렌코와 함께 찍은 분위기가 제법 그럴싸한 사진을 고른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왜 하필이면 사막에서 터벅거리며 걷는 사진을 포스터에 사용한 것일까?

아직도 쿠엔틴 타란티노 분위기의 '머신건 본드' 스타일에 미련이 남아서 일까?

게다가 본드와 본드걸이 사막을 걷는 장면은 로저 무어 주연의 1977년작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무어와 바바라 바크가 이집트 사막을 함께 걷던 장면과 아주 비슷해 보인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검정색 수트를 입고 쿠리렌코가 검정색 드레스를 입은 것도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로저 무어/바바라 바크 커플과 같다.

한가지 차이점은 본드의 상태다. '콴텀 오브 솔래스'의 본드는 얻어맞은 데다 먼지까지 뒤집어 쓴 거지꼴인 반면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본드는 깔끔하다.

그런데 본드가 사막에서 지저분한 차림새로 돌아다니던 것도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바로 티모시 달튼의 1989년작 '라이센스 투 킬'이다.

그렇다. '콴텀 오브 솔래스'의 포스터에 사용된 '사막터벅씬'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무어/바크 커플의 사막워킹과 '라이센스 투 킬'의 거지꼴 본드를 합쳐놓은 것처럼 보인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위), '라이센스 투 킬'(아래)


▲'콴텀 오브 솔래스'의 사막워킹

건배럴을 바꾸고 "본드, 제임스 본드", "Shaken not stirred"를 빼는 등 유별나게 굴어도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일 것 같지 않수?

2008년 9월 23일 화요일

그런대로 볼만한 '레이크뷰 테라스'

신혼부부인 크리스(패트릭 윌슨)와 리사(케리 워싱턴)이 처음으로 집을 마련한다.

동네도 집도 모두 좋아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이웃인 L.A 경찰 에이블(사무엘 L. 잭슨)이 크리스와 리사 부부를 몹시 싫어하는 것!



왠지 코메디 영화같다고?

그렇다. 얼핏보면 새로 이사온 신혼부부와 이웃간의 웃지못할 옥신각신 스토리의 코메디 영화처럼 보인다. 게다가 사무엘 L. 잭슨까지 나오다 보니 그가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출연했던 코메디 영화 'Amos & Andrew'가 떠오르기도 한다.

'Amos & Andrew'?

'Amos & Andrew'는 성공한 흑인(사무엘 L. 잭슨)이 부유층들이 사는 곳에 집을 마련했으나 동네 이웃과 경찰 모두 그를 집주인이 아닌 도둑으로 오해하는 바람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메디 영화다. 아무래도 사무엘 L. 잭슨이 새로 이사온 집과 연관된 영화에 또 출연했다는 이유 때문에 이 영화가 떠올랐으리라.

하지만 '레이크뷰 테라스(Lakeview Terrace)'는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Amos & Andrew'에선 사무엘 L. 잭슨이 피해자였다면 '레이크뷰 테라스'에선 그가 가해자다. 갓결혼한 젊은 신혼부부를 괴롭히는 성질이 까다로운 인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코메디가 아니라는 것. 인종편견 문제에 포인트를 맞춘 것은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Amos & Andrews'는 여전히 코메디 영화인 반면 '레이크뷰 테라스'는 쟝르상으로 따지면 드라마/서스펜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인종편견?

그렇다. '레이크뷰 테라스'는 이웃간의 트러블보다 백인남성과 흑인여성간의 결혼이라는 다른 인종간의 결혼 문제가 메인 테마다. 흑인여성과 결혼한 백인남성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 백인남성과 결혼한 흑인여성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 그리고 이러한 다른 인종간의 결혼 자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이라고 보면 된다. '레이크뷰 테라스'의 갈등원인은 백인인 크리스(패트릭 윌슨)와 흑인인 리사(케리 워싱턴)가 결혼했다는 것을 흑인인 에이블이 탐탁치 않게 본 데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다른 인종끼리 결혼한 커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영화 소재로 쓰기엔 너무 흔한 이야기 아니냐고?

맞다. 흔한 이야기다. 이렇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직접 경험하기도 어렵지 않다. 결혼한 경우만 해당된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또다른 이야기겠지만 미국과 같은 다인종이 모여 사는 국가에 살면서 다른 인종과 얽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레이크뷰 테라스'에서 나오는 인터레이셜(Interracial) 커플에 대한 이야기가 와 닿았다. '흑인남자가 백인여자와 사귀면 쿨하다고 하면서 흑인여자가 백인남자와 사귀면 나쁘게 본다'는 둥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흑인'을 '한국인'으로 바꿔놓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았다. 한국인 남자가 백인여자와 사귀면 '백마 탄 것'이고 한국인 여자가 백인남자와 사귀면 안 좋게 보는 것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욱 골치아픈 것은 인터레이셜 결혼을 결사반대하는 인종편견을 가진 사람들이다.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인터레이셜 결혼으로 '유러피언 혈통을 더럽히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한다. 극우 성향의 백인 친구 하나는 '신(神)은 혼혈인을 만들지 않았다'면서 성경책까지 들먹이며 인터레이셜 결혼을 반대했다. 아무래도 이 친구가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 같더라.

그렇다고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만 인터레이셜 결혼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 흑인 중에도 있다. 미국의 힙합 뮤지션 겸 영화배우 커몬(Common)은 백인여성과 사귀는 흑인남성들을 비판한 바 있다.

'순수혈통' 따지며 외국인과의 결혼을 곱지않게 보는 한국인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아들이 중국인 여자와 사귄다고 노발대발하는 한국인 아버지도 본 적이 있다. 백인, 흑인 등 완전히 다른 인종도 아닌 중국인인데도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국인 남자와 일본인 여자가 홍콩에서 만나 결혼한 뒤 미국으로 이민오면서 한국어, 일어, 중국어, 영어 4개국어를 능수능란하게 하는 가족을 본 적 있는데, 이런 사람들도 있는 반면 좁게 사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레이크뷰 테라스'에서 인터레이셜 신혼부부를 괴롭히는 L.A 경찰 에이블(사무엘 L. 잭슨)이 이런 류다. 앞뒤 꽉 막힌 듯이 고지식하게 보일 정도로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인물처럼 보이면서 때론 그의 주장이 일리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그러나'가 따라 붙는 문제 있는 캐릭터다. 백인남자와 흑인여자가 결혼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과 이들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렇다. 위에서 밝혔듯이 '레이크뷰 테라스'의 내용은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흔한 이야기다. 인터레이셜 커플 문제와 이웃간의 불화를 묶어놓은 게 전부일 뿐 특별하게 새롭다고 할 건 없었다. '결국 그렇고 그런 얘기 아니겠냐'는 데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았다. 사무엘 L. 잭슨의 구수한 연기는 변함없었고, 사실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였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이외로는 특별하게 눈에 띄는 부분이 없었다.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다.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할지,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볼만 했다. 노련한 사무엘 L. 잭슨이 어리버리한 젊은 부부를 괴롭히는 걸 지켜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바로 이 부분에 큰 기대를 걸었었기 때문인지 살짝 양에 차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오케이였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인종문제, 기타등등을 늘어놓은 것까진 좋았는데 마지막 결말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이웃간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된다는 설정까지는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어떻게 결말을 낼 것인지 확실하게 정하지 않고 만든 스토리처럼 얼렁뚱땅 끝나 버렸다. 이것저것 잔뜩 늘어놓긴 했는데 마지막을 너무 소홀히 한 것처럼 보였다. '이제 할 얘기 다 했으니 마무리는 대충 얼머무리자'는 식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어도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보고있었는데 마지막 파트에선 '피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론 그런대로 볼만한 영화였다. 도중에 지루하거나 산만해지는 영화는 아니었다. 사무엘 L. 잭슨이 아닌 다른 배우가 에이블을 연기했더라면 사정이 다를지 모르지만 그런대로 'NOT-TOO-BAD'이었다.

아무튼 미친(?) LAPD에 대한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노래가 딱 하나 있다.


▲NWA 버전



▲아이스 큐브 라이브 버전


아무래도 이 노래가 '언오피셜 메인 타이틀'인 것 같지 않수?ㅋㅋ

2008년 9월 22일 월요일

이번엔 "본드, 제임스 본드"도 안 나온다는데...

곧 개봉할 최신 007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선 제임스 본드가 "본드, 제임스 본드"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콴텀 오브 솔래스'의 마크 포스터 감독은 스크립트에는 "본드, 제임스 본드"가 있었지만 프로듀서와 다니엘 크레이그의 동의 하에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하는 부분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드, 제임스 본드"는 제 1탄 '닥터노(Dr. No/1962)'에서부터 이어진 007 시리즈 전통 중 하나.


▲첫 번째 "본드, 제임스 본드"

"본드, 제임스 본드"와 함께 사라지게 된 또 하나의 대사는 "Shaken not stirred". 마크 포스터 감독은 제임스 본드가 보드카 마티니를 시키면서 "Shaken not stirred"라고 주문하는 것도 영화에서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007 시리즈에서 매번 나왔던 유명한 대사들이 사라진 이유는 단 하나: 이언 플레밍의 원작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Bond, James Bond', 'Shaken not stirred' 모두 영화 시리즈에서 만들어진 대사들이지 플레밍의 원작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Q, 머니페니, 가젯 등과 함께 사라진 것.

007 시리즈 전문가로 꼽히는 그레이햄 라이(Graham Rye)는 Q, 미스 머니페니는 플레밍의 소설에 몇 번 나오지 않았으며 본드가 마티니를 'Shaken not stirred'로 주문해 마시는 습관이나 자신을 소개할 때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하는 것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이는 007 제작진이 서서히 물리기 시작했던 007 시리즈를 되살리기 위해 이언 플레밍의 원작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이며,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언 플레밍이 그렸던 제임스 본드 캐릭터에 보다 더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태여 이런 것들까지 걸러 낼 필요가 있었나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 시리즈에서 만들어진 스타일과 전통을 벗어내고 플레밍의 원작으로 돌아가겠다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Bond, James Bond', 'Shaken not stirred'와 같은 것을 없애가면서 유별나게 보이도록 만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원작 스타일로 돌아가는 것은 대환영이다. 플레밍이 창조한 냉혈 킬러의 모습이 사라지고 싱글거리며 가벼운 농담을 주절거리는 건달형 엉터리 캐릭터로 변한 제임스 본드를 다시 원작에서의 모습으로 되돌려놓겠다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문자 그대로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의 성격과 태도가 달라진 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은데 건배럴씬을 뜯어고치고 007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고 나왔던 대표적인 대사를 빼면서 '티'를 낼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007 제작진이 노리는 건 원작 스타일에 충실한 007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가장 눈에 잘 띄는 몇몇을 없애거나 뜯어고치고선 여기에 온갖 의미를 붙여가며 생색을 내려는 게 전부가 아니냔 생각도 해보게 된다.

"Bond, James Bond", "Shaken not stirred"가 빠져서 섭섭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에 저런 대사들이 매번 나와야 한다는 법이 없는 만큼 억지로 쑤셔넣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원작의 스타일을 살린다면서 자꾸 쓸 데 없는 것들만 건드리는 것처럼 보이는 게 신경 쓰인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램보우 필드에서 첫 승

그린베이 패커스를 달라스 카우보이스 홈으로 부르면 항상 10점차 이상으로 카우보이스의 승리였다. 그러나, 반대로 카우보이스가 그린베이 패커스의 램보우 필드에서 경기를 하면 매번 패배를 면치 못했다.

바로 이러한 전통은 2007년까지 계속됐다. 2004년 시즌 달라스가 그린베이 홈에서 박살패를 당한 뒤 2007년 시즌에 그린베이를 텍사스 스테디움으로 불러 10점차 이상으로 승리했던 것.

그리고 2008년 시즌 달라스와 그린베이 패커스가 램보우 필드에서 또 만났다.

라스베가스에선 달라스의 우세를 점치며 언더독(Underdog)인 그린베이 패커스에 3점을 줬다. 달라스가 적어도 3점차 이상으론 이긴다고 본 것.

하지만, 상당수의 풋볼 애널리스트들은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그린베이 홈에서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음을 지적하며 그린베이가 이길 확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수퍼보울 우승후보 1위로 꼽히는 파워랭킹 1위의 강팀이라지만 수십년간 이어진 램보우 필드와의 악연을 극복하긴 힘들 것으로 본 것이다.

경기 초반엔 그린베이 우세가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토니 로모가 또다시 엔드존에서 인터셉트를 당했기 때문이다. 쿼터백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인터셉션이고, 득점확률이 높은 레드존 내에서는 더더욱 조심해야 하지만 로모는 그린베이와의 경기에서도 엔드존에서 또다시 인터셉트를 당하며 득점기회를 날렸다. 물론, 토니 로모는 실수에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이를 만회하는 선수로 유명하지만 득점기회를 날리는 엔드존 인터셉션 횟수에 대해선 한번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니 로모만 경기가 안 풀린 건 아니다. 와이드 리씨버 터렐 오웬스와 패트릭 크레이튼 모두 쉬운 패스를 흘리는 등 샤프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패싱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주저앉을 팀이 아니었다. 러닝백 매리언 바버와 필릭스 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리언 바버는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100 러싱야드를 넘는(142야드) 경기를 가졌고, 루키 러닝백 필릭스 존스는 60야드 러싱 터치다운을 했다. 토니 로모가 260야드를 패스하는 동안 두 러닝백은 합계 200야드를 넘기는 성공적인 러싱공격을 펼쳤다. 루키 러닝백 필릭스 존스는 2008년 시즌 오프너부터 세 경기 연속 터치다운 행진을 이어가며 '달라스가 필릭스 존스를 1라운드에 드래프트한 건 실수'라고 주장하던 이들의 입을 봉해버렸다.

그렇다고 필릭스 존스가 유일한 '스타'였던 것은 아니다. 와이드 리씨버 마일스 어스틴을 빠뜨릴 수 없다. 마일스 어스틴은 2개의 장거리 패스를 받으며 리씨빙 터치다운 1개를 기록했다. 어스틴은 달랑 2개의 패스를 받은 게 전부였지만 둘 다 롱패스였으며, 첫 번째 패스는 매리언 바버의 러싱 터치다운으로 연결됐고 두 번째엔 어스틴이 직접 터치다운 했다.


▲터치다운을 한 마일스 어스틴

카우보이스의 수비 역시 제 역할을 했다. 지난 주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30점 이상을 내주는 바람에 수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달라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쿼터백 애런 로저스가 지휘하는 그린베이 패커스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카우보이스 수비는 경기종료를 앞두고 마지막에 터치다운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그린베이가 3번 연달아 필드골에 그치는 '3의 배수의 행진'을 하도록 만들면서 승리에 일조했다.

그렇다면 그린베이 패커스를 격파한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NFL 최고 팀일까?

일부 애널리스트는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이긴 지 10년이 넘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규시즌에서 아무리 잘 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 이기지 못하면 수퍼보울 진출은 물 건너간 이야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력으로나 무엇으로나 NFL 최강이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 이기지 못하면 거기까지가 전부일 뿐이라는 것.

그렇다면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램보우 필드 징크스는?

그린베이 홈에서는 꼼짝 못 하던 찝찝한 전통을 깬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가 위스콘신 출신이라는 게 징크스를 날리는 데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린베이 패커스 홈에서 첫 승을 올렸다는 것만 기뻐할 수는 없다. 달라스가 램보우 필드에서 첫 승을 거둠과 동시에 그린베이 패커스와 텍사스 스테디움의 '10점차 악연'도 깨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라스가 램보우 필드에서 그린베이를 격파했듯이 그린베이가 텍사스 스테디움에서 달라스를 10점차로 이기지 말란 법도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른 감이 있지만 현재로썬 달라스와 그린베이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플레이오프에서 그린베이가 텍사스 스테디움을 찾는다면 달라스 카우보이스 팬들은 긴장하는 게 좋을 듯.

2008년 9월 18일 목요일

'Another Way to Die'를 들어봤더니...

I know the player with the slick trigger finger for Her Majesty...
Another one with the golden tone voice and then your fantasy...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가 함께 부른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주제곡 'Another Way to Die'는 이렇게 시작한다.

'The player with the slick trigger finger'?

무슨 서부극 주제곡 가사처럼 들린다.


▲'콴텀 오브 솔래스' 포스터

가사 말고 곡은 어떻냐고?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솔직히 이것밖에 기억나는 게 없다.

잭 화이트가 작곡을 담당한 만큼 록풍의 곡이 될 것까진 예상했지만 역시 그도 60년대풍 TV시리즈 메인 타이틀 분위기를 내지 않고는 007 주제곡을 만들 수 없었던 모양이다. 록과 R&B가 만난 산뜻한 현대풍의 곡을 기대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빠바바밤!'거리는 브래스(Brass)를 빼면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Another Way to Die' 역시 'Too Obvious 007 Style'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곡이 제법 강렬하고 스타일리쉬한 것은 사실이다. 간간히 나오는 피아노 멜로디도 귀에 붙는다. 하지만,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의 듀엣이 성공적이었는 지는 의문이다. 둘이 함께 부르는 "A door left open, a woman walking by, a drop in the water, a look in the eye, a phone on the table, a man on your side" 하는 후렴 부분에선 가사도 수상했지만 소리지르는 게 전부로 들렸다.


▲앨리씨아 키스(왼쪽), 잭 화이트(오른쪽)

그러나 크리스 코넬이 불렀던 '카지노 로얄' 주제곡 'You Know My Name'보다는 나았다. 걸걸거리는 목소리의 크리스 코넬이 톰 존스의 '썬더볼'을 흉내낸 듯한 'You Know My 걸걸걸'보다는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의 곡이 듣기 편했다. 'Another Way to Die'도 노래가 약간 유치하지만 'You Know My Name'처럼 촌쓰럽게 들리진 않았다.

하지만, 본드팬들은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곡을 바랬지 'You Know My Name'보다 나은 주제곡을 원했던 것이 아니다. 셜리 배시의 '골드핑거', 폴 매카트니의 'Live and Let Die', 듀란듀란의 '뷰투어킬' 정도의 '물건'이 나오길 기대했다는 것이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이 주제곡을 맡았다면 그 시대에 걸맞는 멋진 타이틀곡을 선보이는 걸 보고싶었지 007 주제곡스럽게(?) 억지로 만든 듯한 곡을 너도 나도 내놓는 걸 보고싶었던 게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물건'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Not-Too-Bad' 정도일 뿐이지 '물건'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다음을 기약해야 할 듯.

2008년 9월 16일 화요일

잘 나가는 NFC East

예상했던대로 NFC East는 강팀의 집합소였다.

수퍼보울 챔피언, 뉴욕 자이언츠는 세인트 루이스 램스를 41대13으로 꺾고 시즌 2승을 챙겼다. 지난 주 필라델피아 이글스에게 38대3으로 대패했던 세인트 루이스 램스는 2주 연속으로 NFC East팀에게 박살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시즌 첫 주 비리비리해 보였던 워싱턴 레드스킨스도 1승을 챙겼다.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시즌 홈 오프너에서 강팀 뉴올리언스 세인츠를 29대24로 꺾었다. 3쿼터까지만 해도 패색이 짙었던 워싱턴은 마지막 4쿼터에 14점을 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 레드스킨스 TE/HB 크리스 쿨리의 성기노출 사진이 그의 블로그에 게재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크리스 쿨리가 나체로 앉아서 무릎 위에 올려놓은 플레이북을 찍은 사진인데 그만 자G까지 나온 것...ㅡㅡ;

크리스 쿨리는 자G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것은 부주의로 인한 실수였다면서 이에 대해 사과했다.

한편, 먼데이 나잇에서 맞붙은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오락가치 만점짜리 경기를 선보였다. 장거리 패스, 킥리턴 터치다운, 엔드존에서의 펌블, 엔드존에 들어가기도 전에 쎌레브레이션을 먼저 하다가 날린 터치다운, 공격턴이 바뀔 때마다 거의 매번 리드가 바뀔 정도의 폭발적인 공격력 등 시작부터 끝까지 빼놓을 게 없을 만큼 하이라이트로 가득 했던 경기였다.


▲달라스의 루키 필릭스 존스(28)의 킥리턴 터치다운

파이널 스코어는 달라스 41, 필라델피아 37.

달라스 카우보이스 세이프티, 로이 윌리암스가 오른팔 골절상으로 3~4주간 뛸 수 없게 됐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현재 NFL 파워랭킹 1위에 오를 만큼 막강한 공격력과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비록, 필라델피아에게 37점을 내줬지만 수비에 큰 허점이 있었다고 하기 힘들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1쿼터에 터렐 오웬스의 72야드 터치다운 패스와 필릭스 존스의 킥리턴 터치다운으로 인해 지나치게 흥분한 나머지 2쿼터에 인터셉션과 엔드존 펌블이라는 큰 실수를 연속으로 범하면서순식간에 14점을 내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멘탈에러'로 인한 실점으로 봐야지 구멍난 수비 탓으로 돌리기 힘들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수많은 패널티로 자해행위를 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점. 클리블랜드전에서도 패널티가 너무 많다 싶었는데 필라델피아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도 패널티를 무더기로 범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이러한 멘탈에러를 적게 했더라면 아슬아슬한 점수내기를 하지 않고도 비교적 여유있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렇다면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비록 달라스 카우보이스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이글스가 컴백한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달라스보다 강한 팀이라고 하긴 힘들지만 NFL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을 만한 강팀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 이대로 꾸준히 나아간다면 필라델피아도 수퍼보울 진출을 노려볼만 할 것 같다.

그러나, 달라스와 필라델피아 모두 이번 주에 만만치 않은 상대와 마주친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애런 로져스가 버티고 있는 2승무패의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원정경기를 하고,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같은 펜실베니아주에 속한 '스테이트 라이벌'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맞붙는다.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현재 AFC 베스트 팀으로 꼽히는 강팀이다.

이번 주 하이라이트 경기 중 하나는 달라스와 그린베이의 썬데이 나잇 풋볼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그린베이를 텍사스 스테디움으로 부르면 항상 10점차 이상으로 이겼지만 그린베이 홈에선 맥을 못췄다.

과연 토니 로모, 매리언 바버, 터렐 오웬스의 2008년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그린베이 홈에서 만만치 않은 애런 로져스의 그린베이 패커스를 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 읽었으면 꼭 태워버리시구랴!

CIA, 외도, 이혼, 인터넷 데이팅, 그리고 CIA 극비문서?

왠지 스파이 영화 분위기가 풍긴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틸다 스윈튼, 프랜시스 맥도맨드, 그리고 존 말코비치?

캐스트 하나는 빵빵한 것 같다.

그런데, 코메디 영화다 이거지?



그렇다면 스토리를 우선 먼저 살짝 훑어보기로 하자.

음주문제로 CIA에서 쫓겨난 애널리스트, 오스본(존 말코비치)은 자신의 회고록을 쓰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유부남 재무부 에이전트 해리(조지 클루니)와 바람이 난 오스본의 아내 케이티(틸다 스윈튼)가 이혼을 준비하면서 회고록을 포함한 오스본의 개인서류를 빼돌린다.

문제는 그 자료가 담긴 CD가 변호사 사무실이 아닌 헬스클럽에서 발견되면서부터.

CIA 극비문서가 유출된 것으로 착각한 헬스클럽 트레이너 채드(브래드 피트)와 린다(프랜시스 맥도맨드)는 오스본에게 서류를 돌려주는 대신 돈을 뜯어내기로 하지만, 일이 뜻하는대로 풀리지 않자 CD를 들고 러시아 대사관으로 향하는데...ㅡㅡ;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으로 데이팅 파트너를 찾는 플레이보이 해리(조지 클루니)와 린다가 만나게 되면서 사건은 더더욱 희한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그렇다. 'Burn After Reading'은 엉뚱한 정보가 극비문서로 둔갑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스파이 코메디 영화다.

내용은 별 볼일 없을 지 몰라도 분실된 극비문서(?)를 추적하는 스파이 스토리와 함께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주변인물들의 이혼, 외도 등 웃지못할 스토리가 짜임새 있게 어우러졌다.

하지만,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 어렵지 않게 넘겨짚을 수 있었다. 이런 내용을 그린 스파이 픽션이 워낙 많기 때문인지, 스토리의 신선도가 떨어져서인지 '의외다', '뜻밖이다' 할 만한 것이 많지 않았다.

스토리는 다르지만 엉뚱한 일로 웃지못할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패턴이 영국 소설가 그래이햄 그린의 코메디/스파이 소설 'Our Man in Havana(1959)'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웃겼다.

엉뚱한 서류가 극비문서로 둔갑해 러시아 대사관까지 흘러들어가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겠수?

실직, 회고록 유출, 아내의 외도와 이혼 등 끝없이 이어지는 고달픈 사건들의 연속에 돌아버리기 직전이 되는 오스본(존 말코비치)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겠수?



바보스러운 헬스클럽 트레이너로 나온 브래드 피트의 코믹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것이 눈에 거슬렸다. 유치해 보였기 때문이다. 브래드 피트가 '순진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바보연기로 억지웃음을 쥐어짜는 저질 코메디를 따라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코메디 영화인 만큼 '눈으로 볼 수 있는 유머'도 필요했겠지만 브래드 피트의 바보스러운 코믹연기를 평가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이 영화를 '수퍼스타급 배우들을 앞세운 그렇고 그런 영화 중 하나'로 보이게 만든다.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를 앞세운 것만 보더라도 대충 짐작할 수 있는데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망가지기까지 하다보니 '결국 이런 걸 보라고 만든 영화냐'는 생각이 들게끔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Burn After Reading'을 '스타파워에 기댄 한심하고 유치한 수준의 영화'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틸다 스윈튼 등 수퍼스타 배우들이 출연함으로 인해 무언가 스페셜한 데가 있었다고 하기에는 아무래도 힘들지만 그렇다고 스타가 전부인 영화는 아니다.

'Burn After Reading'은 간만에 제대로 웃을 수 있는 코메디 영화를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영화다. 영화등급만 성인용(R등급)일 뿐 내용은 중학생 수준인 다른 코메디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제대로 된 성인용 코메디 영화다.

쉿! 내가 지금 영화가 끝나고 극장에 불이 들어왔는데도 좌석에 앉아 한동안 낄낄거리게 되는 영화를 소개했는데 말이야...

이거 극비거든...?

그러니 다 읽고나서 반드시 태워버리시구랴!!!

뭐, 뭐라고? 다 읽고나면 10초안에 자동으로 파괴된다고??

2008년 9월 14일 일요일

샌디에고 "이렇게 질 수도 있구나...ㅠㅠ"

캐롤라이나 팬터스 - 경기종료와 동시에 역전 터치다운 성공 → 캐롤라이나 승리.

덴버 브롱코스 - 경기종료 직전 심판 오심 덕분에 역전 성공 → 덴버 승리.

샌디에고 차져스가 2주 연속 황당한 불운의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지난 주 캐롤라이나 팬터스 경기도 어이없었지만 이번 주 덴버 브롱코스와의 경기는 더욱 어이없었다. 38대31로 리드하다가 경기 종료를 앞두고 심판의 오심으로 덴버의 펌블이 인정되지 않는 바람에 역전패 당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NFL의 최고 심판이라는 에드 하큘리(Ed Hochuli)가 덴버 브롱코스 쿼터백 제이 커틀러의 펌블을 제대로 보지 못해 '패스실패'를 선언하고 휘슬을 불면서 불거졌다. 제이 커틀러가 패스시도를 하려다가 공을 흘린 것을 샌디에고 수비수가 리커버했지만 하큘리는 이것을 펌블이 아닌 패스실패로 본 것.

주심 하큘리는 비디오 리플레이 리뷰를 통해 제이 커틀러가 펌블한 것을 인정했다. 자신의 오심을 인정한 것.

그러나, 이미 휘슬을 불었기 때문에 'NFL 규정상' 판정을 뒤집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바람에 샌디에고는 펌블을 리커버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권을 뺏아오지 못했다. 빌어먹을(?) 휘슬 때문에 펌블 자체가 무효로 처리된 덕분이다.

What kind of fucked up rule is that?


▲열받은 샌디에고 헤드코치 노브 터너

결국 덴버는 터치다운을 했다. 스코어는 샌디에고 38, 덴버 37. 덴버가 엑스트라 포인트를 성공시키면 38대38 동점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덴버 브롱코스의 헤드코치 마이크 섀나핸은 2포인트 컨버젼을 지시했다. 오버타임까지 가지 말고 여기서 승부를 가르자는 것이었다. 덴버가 2포인트 컨버젼을 성공시키면 덴버가 1점차로 이기고, 실패하면 1점차로 패할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섀나핸은 주저않고 2포인트 컨버젼을 지시했다. 프리시즌도 아닌 정규시즌에서 안전하게 동점을 만들어 오버타임으로 가는 것을 택하지 않고 2포인트 컨버젼 '도박'을 택한 것이다.

결국 덴버는 2포인트 컨버젼까지 성공시키고 39대38로 승리했다.

그렇다면 섀나핸은 왜 위험한 도박을 택했을까? 엑스트라 포인트를 차서 38대38로 안전하게 오버타임으로 가는 것을 마다하고 위험하게 2포인트 컨버젼을 왜 택했을까?

일부는 섀나핸이 원래 그런 스타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규시즌 프로 풋볼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무모한 짓이지만 섀나핸은 이런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헤드코치 섀나핸도 '커틀러가 펌블하는 순간 진 경기'라는 것을 잘 알고있는 만큼 2포인트 컨버젼을 시도하면서 샌디에고에게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으로 본다. 만약 샌디에고가 덴버의 2포인트 컨버젼을 막았다면 38대37로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심판의 오심으로 운좋게 거져 줏었다는 것을 알고있는 헤드코치 섀너핸이 양심상(?) 2포인트 컨버젼을 택하면서 샌디에고에게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 같다는 것이다.


▲덴버 브롱코스 헤드코치 마이크 섀나핸

당연한 얘기겠지만 섀나핸은 포스트게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사나이답게' 마무리를 짓고자 한 것 같았다. 오심 덕분에 완전히 진 경기에서 살아남게 됐는데 치사하게 안전한 플레이를 택할 정도로 쪼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았다.

그렇다. 마이크 섀나핸도 꽤 쿨한 헤드코치다. 그 상황에 2포인트 컨버젼을 지시하는 걸 보면서 저절로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지더라.

이런 맛에 풋볼을 보는 거 아니겠수?

그러나...

선수들이 아닌 심판에 의해, 그것도 오심에 의해 경기결과가 좌우되는 개판 풋볼은 어떻게서든 재발을 막아야 한다. 비디오 리플레이 리뷰를 통해 오심이 밝혀졌는데도 휘슬을 불었기 때문에 물리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이냐!

샌디에고 선수들과 코치, 그리고 팬들은 오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듯...ㅋㅋ

2008년 9월 13일 토요일

라디오에 자주 나왔던 90년대초 히트곡 (1)

얼마 전부터 흘러간 90년대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때 라디오에서 자주 나왔던 노래들까지 덩달아 생각이 났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추억의(?) 90년대 히트곡들을 몇 곡 소개해 보련다. 내가 즐겨 들었던 노래라기 보다는 그 때 당시 라디오에서 자주 나왔던 노래 위주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M.C 해머, 바닐라 아이스, 뉴 키즈 온 더 블록(이 친구들 최근에 컴백했더라...ㅡㅡ;) 등은 건너뛰기로 하고...ㅋㅋ

80년대말~90년대초에 꽤 인기를 끌었던 프리스타일 댄스팝 가수, 디노(Dino)의 '로미오'라는 노래가 매일같이 라디오에서 나오던 게 기억난다.


▲디노의 '로미오'


프리스타일이라고 하면 리니어의 'Sending All My Love'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소녀들에게 인기가 꽤 높았던 친구들이다.


▲리니어의 'Sending All My Love'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프리스타일 히트곡이라면 Collage의 'I'll Be Loving You'를 빼놓고 지나칠 순 없을 것이다. 이 곡도 당시 라디오에서 무지하게 자주 나왔던 노래 중 하나다.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유승준의 '가위'가 생각나는구려...ㅋㅋ


▲Collage의 'I'll Be Loving You'


하지만, 프리스타일 클래식을 소개하려는 게 이번 포스팅의 목적이 아닌 만큼 다른 쟝르로 넘어가기로 하자.

당시 나와 매일같이 몰려다녔던 일본인 친구들이 생각나게 하는 노래가 있다. 타라 켐프의 'Hold You Tight'이다. 베스트 프렌드로 일본인들을 - 여자 포함 - 꼽던 시절에 라디오에서 자주 나왔던 노래기 때문이다.

차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으아아~ Need You To...' 하는 부분을 따라했던 기억이...ㅋㅋ


▲타라 켐프의 'Hold You Tight'


비슷한 시기에 인기를 끌었던 또 하나의 곡을 꼽는다면 페블스의 'Giving You the Benefit'.


▲페블스의'Giving You the Benefit'


그런데, 이쪽으로 계속 가다간 자넷 잭슨, 폴라 압둘, 머라이어 캐리 쪽으로 튈 것 같으니 여기서 차단!

저 3명 대신 '섹스'에 대해 얘기를 좀 하자는 트리오로 넘어가자.

스트립 클럽에서 자주 나오던 노래인데...


▲Salt'N Pepa의 'Let's Talk About Sex'


섹스에 대한 노래라면생각나는 노래가 하나 더 있다. 컬러 미 배드의 'I Wanna Sex You Up'이다. Salt'N Pepa는 섹스에 대해 'Talk About' 하자는 게 전부였다면 컬러 미 배드는 'Sex You Up'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아무래도 이 노래 역시 라디오 뿐만 아니라 스크립 클럽에서도 인기있었겠지?


▲Color Me Badd의 'I Wanna Sex You Up'


90년대초 '섹시', '깜찍', '발랄'로 인기를 끌었던 여성 트리오 TLC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노래도 스트립 클럽에서 자주...ㅡㅡ;


▲TLC의 'Ain't 2 Proud 2 Beg'


라디오와 스트립 클럽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또하나의 노래는 En Vogue의 'Hold On'. 끈끈한 분위기 좋아하는 댄서들이 자주 틀어놨던 노래다. 근데 왜 자꾸 그쪽 얘기가...? 라디오에 자주 나왔던 노래에서 스트립 클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ㅡㅡ;


▲En Vogue의 'Hold On'


꼬락서니를 보니 시리즈화가 될 것 같다.

그러니 윌슨 필립스의 'Release Me'를 끝으로 파트1은 일단 마치기로 하자.


▲윌슨 필립스의 'Release Me'

2008년 9월 11일 목요일

아직 풀리지 않은 '콴텀 오브 솔래스' 미스테리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의 새로운 트레일러가 떴다. 투박한 햇내기 00 에이전트의 막가파식 액션이 전부인 듯 했던 이전 티져 트레일러와는 달리 새로 공개된 풀버전 트레일러에선 007영화다운 분위기가 제법 묻어났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미스테리가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시리즈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불확실한 데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콴텀 오브 솔래스' 티져 포스터

콴텀=스펙터?

'카지노 로얄'과 줄거리가 이어지도록 한 것은 아주 싸구려 아이디어다. 본드가 베스퍼에 대한 복수를 하도록 만들면서 스펙터(SPECTRE) 비스무리한 범죄조직, 콴텀(Quantum)을 슬쩍 등장시키려 한 것이 전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 'You Only Live Twice'에서 본드가 그의 아내 트레이시를 죽인 스펙터의 두목 블로펠드를 찾아가 복수한다는 '분노'와 '복수'의 코드를 '카지노 로얄' 스토리에 어정쩡하게 붙이면서 영화 '라이센스 투 킬(1989)'에서 사용했던 '로그 에이전트(Rogue Agent)' 아이디어까지 끌어붙인 게 전부가 아니냔 생각도 든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트레일러 마지막 부분에 잠깐 나오는 본드와 그린의 격투씬도 왠지 모르게 소설 'You Only Live Twice'의 본드와 블로펠드의 격투를 연상케 한다.


▲본드와 그린의 격투씬

본드는 아직도 햇내기?

'콴텀 오브 솔래스'의 줄거리가 전작 '카지노 로얄'과 이어지는 바람에 제임스 본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햇내기 에이전트다. '콴텀 오브 솔래스'가 '카지노 로얄' 엔딩의 불과 몇 분 이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노련한 에이전트의 모습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영화관객들이 '햇내기 본드' 캐릭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있냐는 것이다.

노련한 베테랑 에이전트에 익숙해진 영화관객들이 두 번 내리 나오는 '햇내기 본드 시리즈'를 긍정적으로 볼까?

007 제작진이 '햇내기 본드'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꼭 이런 식으로 차별화를 해야지만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난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와 다르게 보인다고 판단한 것일까?

제임스 본드는 햇내기 시절에만 얻어터지고 싸움질 하고 다녔고 노련해진 이후부턴 가젯사용을 했다는 것일까?

제임스 본드는 햇내기 시절에만 실수를 했을 뿐 노련해진 이후부턴 '미스터 퍼펙트'가 됐다는 것일까?

만약 '콴텀 오브 솔래스'에서도 지난 '카지노 로얄'에서처럼 설익고 어설프고 거칠기만 한 제임스 본드를 보여주는 데 치중하면 영화가 아주 유치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식의 차별화는 '카지노 로얄' 로 이미 끝났는데 계속해서 구질구질하게 붙들고 늘어지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엔 좀 노련해졌을까?

유머는 어느 정도?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가 되면서 사라진 것은 일명 'One-Liner'라 불리는 조크다. 진지한 스타일의 크레이그에게 이러한 가벼운 농담이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진 것이다.

사실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쓸 데 없이 가볍고 천하게 보이지 않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가 진지한 캐릭터로 변했다고 해서 유머 자체를 소홀히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방법으로 웃음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지 딱딱하게 짖누르기만 하면 영화가 자칫 불편해질 수도 있다.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의 '무뚜뚝한 한마디'로 웃음을 자아내던 것도 괜찮았다. 크레이그에겐 실없이 촐랑거리는 것보다 점잖고 무게있어 보이는 '한마디'가 잘 어울리는 만큼 이번에도 이러한 '크레이그 스타일 조크/유머'가 돋보이길 기대해 본다.

본드걸, 젬마 아터튼의 역할도 눈여겨 볼만 하다. 또다른 본드걸, 올가 쿠리렌코가 진지한 스타일인 것에 비해 젬마 아터튼의 본드걸 캐릭터는 코믹 릴리프용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살짝 푼수끼가 엿보이는 젬마 아터튼이 코믹 릴리프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지켜봐야 할 듯.


▲나를 웃겨다오~!

'카지노 로얄' 트릴로지?

무엇보다도 걱정되는 건 '본드23'의 줄거리가 또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콴텀 오브 솔래스'를 '카지노 로얄'과 이어지도록 했으니 그 다음 번 영화까지 줄거리가 이어지도록 하면서 '카지노 로얄 트릴로지'를 완성하려는 게 아니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 '콴텀 오브 솔래스' 등 무려 2편의 영화를 통해 스펙터를 연상시키는 미스테리한 범죄조직 '콴텀'을 소개한 만큼 한번 더 울궈먹으려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든다. 반드시 줄거리를 이어야만 '콴텀'이란 범죄조직을 영화에 사용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지만 '카지노 로얄'과 '콴텀 오브 솔래스'를 이어붙인 것처럼 '본드23'까지 이어버릴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본드21-22-23'를 '트릴로지 세트'로 묶으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도 인간이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2010~2011년 개봉예정으로 알려진 '본드23'에서는 '카지노 로얄의 몇 분 이후의 모습'이라고 우기기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콴텀'이라는 테러조직이 또 등장할 수는 있을 지 몰라도 '카지노 로얄'과 '콴텀 오브 솔래스'를 연결한 것처럼 바로 이어지게 하긴 힘들 것 같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007 제작진은 제임스 본드를 우주로 내보내 우주정거장에서 광선총을 쏘도록 만든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2008년 9월 10일 수요일

혹시 이것이 새로운 건배럴씬?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가 열리면서 본드팬들은 이제야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젖었다. 만화같은 내용의 007영화 스타일에서 벗어나 이언 플레밍의 원작 스타일에 보다 가까워진 영화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그 기대는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전세계 본드팬들은 크레이그의 '카지노 로얄'에 열광했고 그의 두 번째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왠지 모르게 크레이그의 007영화가 액션위주의 싸구려 액션영화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우려도 들리지만 피어스 브로스난 시절의 만화같은 내용의 영화보다 발전했다는 것에는 모두들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다고 모든 게 좋아진 것은 아니다. 본드팬들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시대가 열리면서 이전에 걱정하지 않았던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적인 건배럴씬을 제작진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꾸 바꾸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007 제작진은 '카지노 로얄' 건배럴씬을 화장실에서 본드가 뒤로 돌아서 총을 쏘는 '토일렛씬(Toilet Scene)'으로 바꿔놓았다. 건배럴 디자인도 보다 리얼하게 변했다.


▲'카지노 로얄'의 TOILET SCENE

이걸 뭐하러 바꿨을까?

아무래도 눈에 가장 잘 띄는 대표적인 것을 골라 살짝 바꿔놓으면서 무언가 다르게 보이도록 만들게 하는 잔머리 작전을 쓴 것으로 보인다.

자, 그렇다면 '콴텀 오브 솔래스' 건배럴씬은 어떨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소니 픽쳐스와 EON 프로덕션은 아직 '콴텀 오브 솔래스' 건배럴씬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았지만 본드팬들은 이번엔 클래식 건배럴씬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건배럴씬이 이상해지면 아무래도 007영화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007 제작진이 본드팬들의 요구를 들어줄까?

들어주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런데, 새로 나온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에 섬짓한(?) 장면이 하나 눈에 띄었다.

트레일러 마지막에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무언가에 매달린 채 총을 쏘는 장면이 건배럴로 이어지는 부분이다.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 마지막 애니메이션

본드가 총을 쏘고 → 007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인 건배럴로 넘어가면서 → 007 건로고를 거쳐 → '콴텀 오브 솔래스' 타이틀 로고로 이어지는 애니매이션은 트레일러 마지막을 장식하는 애니메이션으로써는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이것이 단지 트레일러 마무리 용도로 만든 애니메이션인지, 아니면 이번에도 건배럴씬으로 장난을 치겠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전통적인 건배럴씬으로 돌아가지 않고 또다시 건배럴씬으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변태(?)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에선 화장실에서 뒤로 돌면서 총을 쏘는 건배설씬으로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났으니 이번엔 더욱 파격적으로 바꾸려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한번 벗어났으니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려고 미련을 부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단지 트레일러의 마지막 부분인 게 전부일 뿐인 것에 과민반응 하는 게 아니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007 제작진들이 또다시 건배럴씬을 요상하게 바꿔놓는 싸구려 수법을 쓸 것 같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구려...ㅠㅠ

어쩌다가 본드팬들이 007영화의 건배럴씬을 걱정하게 됐단 말이냐!

2008년 9월 9일 화요일

새로운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 온라인!

미스터 본드의 새로운 트레일러가 떴다.

소니 픽쳐스는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새로운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트레일러는 지난 6월30일 선보였던 티져 트레일러에 이은 두 번째다.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

지난 티져 트레일러는 제임스 본드를 복수에 전념하는 '도망자' 또는 '로그 에이전트(Rogue Agent)'로 보이도록 한 바람에 1989년작 '라이센스 투 킬'을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007 제작진은 진지한 007영화를 만들라고 하면 '라이센스 투 킬' 스타일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의미해 보이는 액션과 스턴트, 그리고 서브머신건을 든 제임스 본드 등도 007답게 보이지 않았다. 007영화가 진지해진 것까지는 좋다지만 그렇다고 서브머신건을 든 제임스 본드의 논스톱 액션과 스턴트가 전부인 영화가 되는 건 곤란하기 때문이었다.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난의 영화가 본드팬들로부터 비난을 샀던 건 '스릴', '서스펜스', '위험'이란 것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지 시도 때도 없이 치고박고 터지고 박살나는 '싸구려 액션'을 원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는데 '콴텀 오브 솔래스' 티져 트레일러는 왠지 자꾸 이쪽으로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게 007영화 포스터로 보인단 말이냐!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풀버전 트레일러는 '복수-액션-머신건'을 빼면 남는 게 없었던 지난 티져 트레일러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 '망나니 제임스 본드의 무댓보식 복수극'인 것처럼 보였던 지난 트레일러에 비해 이번 풀버전 트레일러는 제임스 본드 영화 분위기가 그런대로 묻어났다. '콴텀 오브 솔래스'에 대한 걱정이 싹 가실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첫 번째 티져 트레일러를 봤을 때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카지노 로얄'과 스토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도 노련해진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긴 틀렸지만 풀버전 트레일러에선 햇내기 제임스 본드의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가 덜했다. 지난 티져 트레일러에서 본드가 M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 맘대로 행동하던 '문제아 에이전트' 모습도 사라졌다.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일러는 액션보다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영화팬들을 엉뚱한 쪽으로 유도하지 않았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모습도 지난 트레일러와 차이가 났다. 지난 번엔 먼지를 뒤집어 쓴 피투성이 본드의 액션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풀버전 트레일러에선 '젠틀맨 에이전트'다운 모습이 엿보였다. 제임스 본드는 치고 받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깡패', '싸움닭'이 아니라 주먹을 쓸 땐 확실하게 쓰더라도 평상시엔 점잖은 '젠틀맨 에이전트'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 저 썬글래스는 또 얼마일까?


▲얼마냐니까!!

또한, 트레일러가 보다 스파이 영화답게 보였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콴텀 오브 솔래스' 스크린플레이를 담당한 폴 해기스는 '이언 플레밍과 존 르 카레의 스타일을 섞었다'고 했었는데 이제서야 그 흔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다니엘 크레이그도 마이클 케인 주연의 60년대 스파이 영화의 분위기를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고, 스크린라이터 폴 해기스는 존 르 카레 소설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섞는다고 했었는데 티져 트레일러에선 이러한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젊은 본드의 때려부수기 싸구려 액션영화'가 전부인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풀버전 트레일러에선 60년대 스파이 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스턴트로 포장한 게 전부가 아니라 클래식 스파이 영화 분위기를 스타일리쉬하게 살렸다는 것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눈 오는 밤 할머니와...??


▲무표정하고 싸늘하게...


▲21세기엔 미스터 본드도 조명빨?

트레일러에 사용한 배경음악도 지난 번보다 나아졌다. 지난 티져 트레일러에선 '으갸갸 으갸갸 으갸갸 으갸갸' 하던 합창단이 분위기를 잡쳤는데 이번엔 산뜻한 록풍의 음악으로 바뀌었다.

앨리씨아 키스와 잭 화이트가 부른 주제곡 'Another Way To Die'까지 살짝 엿들어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이 노래는 조금 더 기다려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자,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일까?

제법 그럴싸한 트레일러를 선보였으니 이번엔 새로운 포스터를 선보일 차례다. 씹다 뱉아놓은 듯한 티져 포스터를 대신할 산뜻한 디자인의 포스터를 기다려 보겠다.

2X 먼데이나잇 풋볼 + 사라 코너 크로니클

2008년 시즌 첫 째주라서 먼데이 나잇 풋볼 경기가 2개였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7시에 시작한 미네소타 바이킹스 VS 그린베이 패커스의 경기가 끝나자 마자 덴버 브롱코스 VS 오클랜드 레이더스 경기로 바로 넘어갔다.

풋볼팬들은 신났겠다고?

아무렴~!

그런데, 볼거리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FOX의 TV 시리즈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 2가 오늘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Super Cool Mommy', 사라 코너가 돌아왔다!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2

그런데 하필이면 풋볼시즌 시작과 동시에, 그것도 먼데이 나잇 풋볼 경기가 2개인 날을 택할 게 뭐란 말이냐!

시간도 참 애매했다. 미네소타와 그린베이 경기가 오후 7시에 시작했는데 '사라 코너 크로니클'은 오후 8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풋볼경기를 한참 보던 도중에 채널을 바꿔야만 했다.

2개의 채널을 동시에 녹화/시청할 수 있도록 해놨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풋볼경기를 보다가 도중에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겨가니까 두 프로그램이 짬뽕이 되더라. 그린베이 패커스의 쿼터백, 브렛 파브...가 아니라 애론 로저스가 패스를 시도하자 싸이보그들이 달려드는 등 완전 뒤죽박죽이 됐다.

사라 코너와 카메론은 치어리더였나...?

아무래도 시간나면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2 에피소드1을 한번 더 봐야할 것 같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이 있다.

'것'이라기 보다는 '얼굴'이라고 해야 정확할 지도...

바로 이 얼굴이다.


▲셜리 맨슨

이게 뉘집 딸이냐고?

그룹 Garbage의 리드보컬 셜리 맨슨(Shirley Manson)이다.

아니, 셜리 맨슨이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에 왜 나오냐고?

우습게 보지 마라. 셜리 맨슨도 T-1000 싸이보그다. 영화 '터미네이터2'에 나왔던 흐물거리던(?) 그 녀석이다.

그렇다! 바로 그 '수은 터미네이터'까지 '사라 코너 크로니클'에 나타났다.

하지만, 내가 셜리 맨슨의 얼굴을 보자마자 웃지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셜리 맨슨이 다른 TV 시리즈도 아니고 싸이보그가 나오는 '사라 코너 크로니클'에서 싸이보그로 나온다는 게 상당히 코믹했던 것.

그것도 CEO로 '위장'한 싸이보그, 캐더린으로 나온다니...!

그게 뭐가 그렇게도 웃기냐고?

이걸 한번 보시구랴.


▲'The World is Not Enough' 뮤직비디오 1


▲'The World is Not Enough' 뮤직비디오 2

나도 동네방네에 007 얘기 갖다 붙이는 거 어지간하면 자제하고 싶다.

그런데...

그런데...

이건 딱인 것 같지 않수?

Garbage가 피어스 브로스난의 1999년 제임스 본드 영화 'The World is Not Enough(한글제목은 '언리미티드'인가?)' 주제곡을 불렀는데,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셜리 맨슨이 가수로 위장한 싸이보그로 나왔다.

말 나온 김에 뮤직비디오까지 봅시다.


▲'The World is Not Enough' 뮤직비디오


이렇다 보니까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2에서 셜리 맨슨의 얼굴을 보자마자 'The World is Not Enough' 뮤직비디오가 딱 떠오르면서 무릎을 치게 됐던 것이다.

007 주제곡을 불렀던 셜리 맨슨이 이런 식으로 '007 스피릿'을 전파하고 다닐 줄이야!

다만, '사라 코너 크로니클' 방송시간이 먼데이 나잇 풋볼 중계방송과 겹치는 바람에 시즌2를 제대로 볼 수 있을 지 걱정된다...

2008년 9월 8일 월요일

방콕이 뭐가 어떻다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고독한 프로페셔널 킬러라고?

약간 아리송하지만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제목이 또 한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Bangkok Dangerous'???

니콜라스 케이지가 고독한 프로페셔널 킬러로 나오는 액션영화인데 영화제목이 'Bangkok Dangerous'다 이거지?

그렇다고 가벼운 액션/코메디로 생각해선 안된다. 'Bangkok Dangerous'는 나름 진지한 액션영화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고독한 킬러로 나온다는 것부터 엉뚱하게 보이는 데다 제목까지 우스꽝스러운 바람에 코메디처럼 보이지만 'Bangkok Dangerous'는 상당히 진지한 액션영화다.

썰렁할 정도로...


▲'Bangkok Dangerous'

그래도 처음엔 그런대로 볼만 했다. 프로페셔널 킬러 조(니콜라스 케이지)가 방콕에 도착하는 데 까지만 해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볼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나 거기까지였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고독한 프로페셔널 킬러로 나온 것까지는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제자'를 두고 그를 훈련까지 시키는 유치한 '스승과 제자 스토리'가 시작하면서부터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싶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제자'에게 사격, 무술지도를 하는 걸 진지하게 볼 수 있겠수?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건 여자 주인공이다.

고독한 생활을 하던 프로페셔널 킬러가 그와 180도 다른 순진하고 때묻지 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그렇고 그런 로맨스 스토리까지는 꾹 참고 넘기려 했지만 찰리 영(Charlie Yeung)이 여주인공에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고독한 터프가이 킬러와 순진한 벙어리 소녀의 로맨스 스토리가 되어야 하는 것 같았는데 여주인공의 나이가 너무 지긋하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이 Yeung...

그런데 왠지 모르게 홍콩영화 냄새가 난다고?

맞다. 'Bangkok Dangerous'는 홍콩출신 감독이 1999년에 만든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때문에 홍콩 액션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흔적이 보일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걸 빼면 남는 게 없는 영화가 아니기를 내심 바랬다. 판에 박은 듯한 홍콩 스타일 액션영화에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오는 게 전부인 영화가 아니기를 바랬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Bangkok Dangerous'는 '바로 그런 영화'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화끈한 액션으로 가득찬 영화였다면 그런대로 볼만 했을지 모른다. 피어스 브로스난 주연의 킬러-버디영화 '마타도어(Matador)'처럼 액션/코메디였더라도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Bangkok Dangerous'는 곧 죽어도 스타일리쉬만을 앞세우는 유치하고 썰렁한 액션영화의 나쁜 점만을 모아놓은 것처럼 보였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들도 많았는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어떤 영화냐고?

"He has a powerful weapon. He charges a million a shot~♫"

그렇다. 바로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다.

전통무용부터 시작해서 관광명소까지 소개하는 게 딱 태국 관광홍보 동영상처럼 보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코끼리 이벤트, 보트 추격씬 등 여러 군데서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와 겹쳤다.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가 주인공만 제임스 본드였을 뿐 아무리 봐도 007영화답지 않았던 것처럼 'Bangkok Dangerous'는 아무리 봐도 니콜라스 케이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니콜라스 케이지답지 않은 영화였다는 것도 공통점 중 하나.


▲알고보니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오케이, 오케이. 007 얘기 이제 그만하겠수다.

다 웃자고 하는 소리 아니겠수?

'웃음' 얘기가 나온 김에 하는 소리인데 'Bangkok Dangerous'는 유머도 한심한 수준이다. 관객을 웃기려고 한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오지 않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제자'에게 무술지도를 하는 장면에서 방글방글 웃음이 나왔으니 말 다했지 뭐...

아시안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도 '미국인이 매운 동양음식을 먹고 절절매는 장면'을 유머라고 넣었으니 말 다했지 뭐...

그렇다. 'Bangkok Dangerous'는 'Bangkok Stupid'가 제목으로 더욱 잘 어울리는 영화다. 장면장면이 어처구니 없을 만큼 유치해도 이를 묵묵히 극복하고 진지하게 볼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사람들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고?

보지 마!

007 얘기 또 하기 싫지만 만약 극장 좌석에 'Ejector Seat'이 마련돼 있었다면 주저없이 사용했을 것이다. 영화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일어난 게 아마 나였을 걸?

제목이 'Bangkok Dangerous'이길래 적어도 이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