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9일 화요일

브렛 파브 은퇴한 것 뻥이었어?

그린베이 패커스 쿼터백 브렛 파브(Brett Favre)가 은퇴를 번복하고 NFL에 정식으로 복귀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렛 파브의 복귀가 받아들여지면 그린베이 패커스는 24시간내로 그를 방출하든지 액티브 로스터에 올리든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그린베이 패커스측은 브렛 파브가 돌아오더라도 애런 로저스(Aaron Rodgers)가 주전 쿼터백인 것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렛 파브가 그린베이 패커스 액티브 로스터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백업 쿼터백일 뿐 주전의 자리를 돌려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있는 브렛 파브는 그린베이 패커스가 그를 방출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린베이 패커스는 이것도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방출하자마자 같은 디비젼에 속한 미네소타 바이킹스가 파브를 데려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린베이 패커스는 브렛 파브를 방출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트레이드가 일찍 성사되지 않는다면 그린베이 패커스 트레이닝 캠프에서 그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그린베이 패커스 GM, 테드 톰슨은 브렛 파브가 패커스 트레이닝 캠프에 나타나더라도 애런 로저스와 주전 쿼터백 경쟁을 벌이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렛 파브가 은퇴를 번복하고 NFL로 컴백하는 바람에 그린베이 패커스가 어수선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파브의 귀환' 덕분에 끝난 줄 알았던 EA의 풋볼 비디오게임 '매든 NFL' 시리즈의 '저주'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매든의 저주'가 뭐냐고?

EA 스포츠의 풋볼 비디오게임 '매든 NFL' 시리즈의 표지모델로 선정되면 그 해 시즌에 부상을 당하거나 죽을 쑤는 험악한 전통을 의미한다. '매든의 저주'는 첫 번째 희생자(?) 에디 죠지(Eddie George)서 부터 작년의 빈스 영(Vince Young)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세상에 저주 같은 게 있을 리 없지만 심한 경우엔 시즌엔딩 부상(마이클 빅)도 나오다 보니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이번엔 은퇴한 선수가 표지모델이 됐으니 더이상의 저주는 없는가보다 했다.

그런데, 은퇴가 뻥이었어?


▲'매든 NFL 09' 표지의 브렛 파브

'매든의 저주'도 명이 참 긴 것 같다...

샤이아 라버프 '사고책임 NO, 음주운전 YES'

'디스터비아', '트랜스포머스', '인디아나 존스 4'로 친숙한 영화배우 샤이아 라버프(Shia LaBeouf)가 약이 좀 오르게 생겼다.


▲샤이아 라버프

지난 일요일 술에 취한 채 운전하던 샤이아 라버프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술에 취해 운전하던 중 사고를 냈다니까 다들 라버프의 음주운전이 사고원인인 것으로 알고있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사고의 책임이 라버프가 아닌 상대방에 있었다고.

캬아 캬캬캬캬~!

E! Online에 의하면 샤이아 라버프가 정상적인 좌회전을 하려는 순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려오던 상대 자동차와 충돌했다고 한다. 라버프가 술을 먹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고원인은 라버프가 아닌 상대방에게 있는 것.

그러나...

그러나...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더라도 음주운전으로 걸린 것은 그대로 남는다고...ㅠㅠ

캬아아 캬캬캬캬~!

라버프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실책으로 난 사고는 아니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것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로 라버프는 왼쪽 손을 다쳐 수술을 받았으나 대단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라버프의 트럭에 함께 탔던 '트랜스포머스 2' 여배우 이사벨 루카스(Isabel Lucas)와 상대 운전자가 가벼운 부상에 그친 것이다. E! Online은 만약 이들의 부상 정도가 심각했더라면 라버프는 난리날 뻔 했다고.

그러길래 술 먹고 핸들을 왜 잡냐, 인간아...

하긴 나도 22살 땐 술 먹고 사고 무지 많이 쳤으니 잔소리 할 입장은 못 되는구만...ㅡㅡ;

007 주제곡 부를 뮤지션 확정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주제곡을 부를 뮤지션이 드디어 정해졌다.

빌보드는 미국의 R&B 가수 앨리씨아 키스와 록밴드 The White Stripes의 멤버, 잭 화이트가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을 함께 부른다고 전했다.

노래 제목은 'Another Way To Die'.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가 아니다.

빌보드에 의하면 주제곡 'Another Way To Die'는 잭 화이트가 작곡과 제작을 맡았으며, 사운드트랙은 10월28일 발매될 예정이다.

빌보드 기사로 이동!


▲앨리씨아 키스(왼쪽), 잭 화이트(오른쪽)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리오나 루이스(Leona Lewis), 더피(Duffy) 등 여러 뮤지션들이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을 부를 후보로 거론됐지만 'License To Tune'은 앨리씨아 키스와 잭 화이트에게 돌아갔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혼성듀엣으로 부른 007 주제곡은 시리즈 사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지금까지 남녀 솔로가수 아니면 밴드가 007 주제곡을 불러 왔지만 남녀듀엣은 '콴텀 오브 솔래스/어나더 웨이 투 다이'가 처음이다.

앨리씨아 키스와 잭 화이트가 함께 부른다는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 '어나더 웨이 투 다이'는 과연 어떨지 궁금해진다.


▲The White Stripes의 'Icky Thump' 뮤직비디오



▲앨리씨아 키스의 'No One' 라이브

2008년 7월 26일 토요일

테리 글렌을 대신할 카우보이스 리씨버는?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베테랑 와이드 리씨버 테리 글렌(Terry Glenn)을 방출했다.

카우보이스와 테리 글렌은 글렌의 오른쪽 무릎수술로 인해 불거진 연봉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으며, 결국 팀이 글렌을 방출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제리 존스는 테리 글렌을 다시 불러들일 수도 있다고 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무릎 부상으로 인해 2007년 시즌을 거의 뛰지 못했지만 테리 글렌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넘버2 리씨버였다. 다시 말하자면, 주전 와이드 리씨버였다는 것이다. 작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넘버2 리씨버 없이 13승3패를 달성했고 많은 기록까지 세웠다지만 넘버2가 부상으로 못 뛴 것과 방출된 것과는 다른 얘기다.

그렇다면 테리 글렌을 대신할 넘버2 리씨버는 누구?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베테랑 와이드 리씨버를 영입할 계획이라던 소문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나돌았다. 씬씨내티의 채드 존슨을 데려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넘버1, 2 리씨버를 충분히 소화할만 한 30세 이하의 NFL 베테랑 와이드 리씨버 이름들이 여럿 오르내렸다.

이 중에서 다시 주목받는 이름은 앤콴 볼딘(Anquan Boldin).


▲테리 글렌(왼쪽), 앤콴 볼딘(오른쪽)

아리조나 카디날스 소속의 와이드 리씨버 앤콴 볼딘은 현재 카디날스와 재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볼딘은 아리조나 카디날스와 새로운 계약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디날스와의 계약이 아직 3년 남아있는 데다 아직 트레이드를 요구하진 않았지만 사이가 틀어진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만약 볼딘이 트레이드를 요구한다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일 팀은 달라스 카우보이스일 것으로 보인다. 테리 글렌을 방출하면서 베테랑 와이드 리씨버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에는 수퍼스타 와이드 리씨버, 터렐 오웬스(Terrell Owens)가 있는데도 또다른 베테랑 와이드 리씨버가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T.O가 부상으로 뛰지 못하게 되면 곧바로 공격이 안 풀릴 정도로 'T.O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뉴욕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패한 이유도 부상으로 인해 콘디션이 100%가 아니던 터렐 오웬스 때문이라고 할 정도다.


▲'스타'를 너무 좋아하는 T.O...ㅋㅋ

터렐 오웬스가 부상당하더라도 넘버2 리씨버가 제 역할을 해주면 다른 문제겠지만 테리 글렌마저 떠났으니 이것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그렇다고 넘버3 리씨버 패트릭 크레이튼이 시원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만약 터렐 오웬스가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면 필드에 오르게 될 카우보이스 와이드 리씨버들은 패트릭 크레이튼과 넘버4, 5 리씨버들이 된다.

이들로 경기를 이길 수 있을까? 프리시즌이라면 몰라도 정규시즌이나 플레이오프 경기를 이길 수 있을까?

물론, 볼딘과 트레이드를 하기 위해선 드래프트 픽을 내놓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미래를 준비중인 어린 팀이 아니다. 많은 스포츠 애널리스트들은 금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수퍼볼 우승을 해야 본전이라고 한다. 수퍼볼 우승 못하면 헤드코치가 경질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만큼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지금 현재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때문에 현재의 팀 전력을 높이기 위해 드래프트 픽을 희생하는 건 낭비가 아니다. 게다가 앤콴 볼딘은 아직 20대 후반이기 때문에 손해볼 게 없다.

'드래프트 픽을 들여 베테랑 리씨버와 트레이드 한다'고 하면 많은 달라스 카우보이스 팬들은 '조이 갤로웨이 트레이드'를 떠올린다. 완전히 조졌던 와이드 리씨버 트레이드의 악몽 때문에 '또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당연하다.

그때처럼 2년치 1라운드 드래프트 픽을 2개 전부 내놓으면서 트레이드 한다면 아무래도 곤란할 것이다.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트레이드 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스텝 브러더스' - 철들지 않은 게 죄냐?

나는 '철들지 않았다'는 표현을 아주 싫어한다.

쇠고기 한 점 사주지도 않은 인간들이 와서 '철 좀 들어라'고 하는데 눈 돌아가더라.

그래서 난 누구에게도 '철 들라'는 소리를 절대 안 한다.

그런데, 영화 '스텝 브러더스(Step Brothers)' 얘기를 하면서는 '철들지 않았다'는 표현을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을 것 같다.

마흔이 되도록 어렸을 적 그대로인 괴짜 인간이 나오는 영화기 때문이다.

윌 패럴과 존 릴리의 얼굴을 보면 완벽한 중년 아저씨에 가깝지 틴에이져와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이지만 이 양반들이 '스텝 브러더스'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몸은 40대지만 정신연령은 10대'인 살짝 골때린 친구들이다.

줄거리를 살짝 훑어보기로 하자.

로버트(리처드 젠킨스)에겐 나이는 40살이지만 정신연령은 10대인 데다 몽유병 증세까지 있는 괴짜 아들, 데일(존 릴리)이 있다.

낸시(매리 스텐버겐)에겐 나이는 39세이지만 정신연령은 10대인 데다 몽유병 증세까지 있는 괴짜 아들, 브레난(윌 패럴)이 있다.

문제는 로버트와 낸시가 만나자 마자 한눈에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는 바람에 데일과 브레난까지 졸지에 의붓형제가 되어 한집 생활을 하게 되면서 부터다. 데일과 브레난은 서로를 탐탁치 않게 여기지만 설상가상으로 침실까지 함께 쓰게 되는데...ㅡㅡ;



그렇다. '스텝 브러더스'는 얼떨결에 형제가 된 늙은 어린이들(?)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코메디 영화다. 겉은 중년이지만 속은 어린이인 두 의붓형제가 벌이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맘껏 웃을 수 있을만 한 파트가 그리 많지 않았다. 몇 번 웃기는 장면들이 나오긴 했지만 피식 웃어넘길 정도의 유치한 유머가 대부분이었지 '제대로 웃겼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많지 않았다. 브레난의 성공한 동생, 데릭의 아내가 남자화장실에 숨어가며 데일을 따라다니는 부분은 꽤 재미있었지만 멀쩡한 어른으로 보이는 브레난과 데일이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웃기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2명의 바보커플을 세운 다른 코메디 영화들과 크게 다를게 없어 보였다.

40대에 접어든 배우들이 어린아이 연기를 하는 게 웃기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주인공들도 나름 재미있다. 브레난과 데일은 나이가 40이 되도록 어린이의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떻게 보면 한심하고 처량한 인간들이다. '철 좀 들어라'는 소리는 이럴 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웃기다는 생각보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부러웠다. 동네 조무래기들에게 얻어터지기까지 하는 브레난과 데일이 바보스럽고 모자라 보이긴 했지만 성인으로써의 책임과 의무 따위엔 일체 신경쓰지 않고 사는 게 팔자 좋은 라이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으로 돌아가고 싶다, 또는 그때처럼 생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 해봤다는 사람은 없겠지?

그리고, 나이가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이냐!

물론, '정도'라는 게 있지만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산다는 것 자체는 나쁠 게 없다. 겉으론 늙어도 속으론 늙고싶지 않다는데 문제될 게 있수?



'스텝 브러더스'는 40대가 어린이처럼 생활하는 것을 보면서 웃는 게 전부인 유치한 코메디 영화다. 코메디 영화로써 따지자면 그다지 재미있게 본 영화도 아니고 아주 웃기는 영화도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무엇으로 어떻게 웃기려고 할지 뻔히 보이는 데다 스토리도 매우 단순하고 뻔한 내용이기 때문에 영화내내 흥미진진했다고 하기도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영화 속의 브레난과 데일처럼 어린이와 같은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과 완전히 똑같은 생활을 하긴 현실적으로 아무래도 힘들겠지만 며칠만이라도 저들처럼 한번 지내보고 싶어졌다.

양복을 입은 회사원이 거리를 지나다 아이들이 워터 슬라이딩(Water Sliding)을 하는 것을 보고 넥타이 풀어던지고 바로 뛰어들던 TV광고를 본 기억이 나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 아동틱한 삶을 한번 즐기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트리 하우스(Tree House)에 올라가 히히덕거릴 나이는 살짝 지난 것 같지만 뭐 어때?

2008년 7월 24일 목요일

'콴텀 오브 솔래스' 머신건 포스터 오피셜 맞다

본드가 서브머신건을 들고있는 포스터는 오피셜 '콴텀 오브 솔래스' 오피셜 티져 포스터가 맞았다.

새로운 티져 포스터는 007.com에서 월페이퍼로 다운받을 수 있다.


▲007.com 캡쳐

하지만, 포스터에도 서브머신건이 나온다는 게 영 내키지 않는다.

첫 번째 티져 포스터에도 서브머신건이 나오긴 했지만 '카지노 로얄과 줄거리가 이어진다는' 의미가 전부인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머신건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사정이 약간 다르다. 티져 트레일러부터 '서브머신건을 든 본드'에 포인트를 주는 것처럼 보이더니 결국 새로운 티져 포스터에도 머신건이 나왔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도 액션영화인 만큼 제임스 본드가 머신건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와선 안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서브머신건을 든 본드가 포스터에 나오는 건 곤란하다. 007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가 기관총을 정신없이 쏘는 류의 액션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브머신건을 들고 썬글래스까지 낀 모습으로 '터프한 본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일 수도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의 키워드가 '터프'인 만큼 서브머신건을 들고 폼을 잡으면서 더욱 터프해 보이도록 만들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서브머신건과 썬글래스로 터프함을 강조한 게 상당히 007답지 않은 방법으로 보인다. 아무리 분노를 억제할 수 없을 정도의 복수심에 사로잡혔다 해도 서브머신건을 들고 갱스터 영화를 흉내낸 건 제임스 본드다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를 맡으면서 진지하고 터프한 제임스 본드 이미지가 되돌아왔는데그 정도면 충분했지 서브머신건을 들고 멍멍이 폼 잡은 사진으로 'Overkill' 할 필요가 있었을까?


▲"본드, 머신건 본드...ㅠㅠ"

그렇다고 '콴텀 오브 솔래스'가 '데스페라도(Desperado)'와 같은 막무가내식 액션영화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프로듀서들이 그 정도로 이성을 잃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브머신건을 든 다니엘 크레이그의 사진을 볼 때 마다 자꾸 그런 영화들이 떠오른다.

'카지노 로얄'의 제임스 본드는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콴텀 오브 솔래스'의 '머신건 본드'엔 거부감이 든다. 이언 플레밍 원작의 진지하고 터프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되살리라고 했더니 자꾸 이상한 쪽으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좀 빨리 선보였으면 좋겠다...

2008년 7월 23일 수요일

크리스챤 베일의 불같은 성격 도마에

"배트맨이었으니 망정이지 헐크였으면..."

영국서 폭행사건에 휘말린 크리스챤 베일의 불같은 성격이 도마에 올랐다.

TMZ.com은 크리스챤 베일이 런던에서 폭행사건에 연루되기 이틀 전 '터미네이터 살베이션(Terminator Salvation)' 촬영장에서도 한바탕 했었다고 전했다. '터미네이터 살베이션'에서 존 코너역을 맡은 베일은 뉴 멕시코 촬영지에서 싸이보그가 아닌 촬영감독에게 달려들었다고.



L.A 타임스는 크리스챤 베일이 배트맨이었으니 망정이지 헐크였으면 더 심각할 뻔 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러셀 크로우처럼 헐리우드 악동으로 찍힐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러셀 크로우와 크리스챤 베일은 2007년 영화 '3: 10 투 유마(3:10 To Yuma)'에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영국에서 벌어진 '배트맨 폭행사건'은 그리 대단한 폭행사건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배트맨 폭행사건'은 베일의 엄마(61)가 호텔에서 듣기 몹시 거북한 말을 하자 이에 격분한 베일이 살짝 밀친 게 전부였다고 한다.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가 넘어지거나 상처를 입을 정도의 폭행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폭행사건보다 더 골치아픈 문제는 불같은 성격으로 인해 문제아로 찍히는 것이다. 런던에서 발생한 '배트맨 폭행사건' 뿐만 아니라 '터미네이터 살베이션' 촬영장 해프닝까지 새어 나오면서 이미지에 흠이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A 타임스가 'Will this incident make the studio nervous about keeping Bale on as Batman?'이라고 한 것 처럼 '자신의 성격도 추스리지 못하는 말썽꾼이 어린이들의 롤모델인 배트맨에 어울리냐'는 이야기도 분명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챤 베일에 동정이 가지만 그래도 욱 하는 성질 좀 죽여라!

2008년 7월 22일 화요일

'콴텀 오브 솔래스' 포스터에도 머신건이?

얼마 전부터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새로운 포스터가 인터넷에 나돌고 있다.


▲'콴텀 오브 솔래스' 포스터 1

하지만, 아무리 봐도 합성으로 보일 뿐 실제 티져 포스터로 보이지 않았다. 6월30일 공개된 티져 트레일러에서 본드가 서브머신건을 들고 걷는 장면을 캡쳐한 뒤 썬글래스를 끼지 않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얼굴로 바꿔친 게 전부로 보였다.


▲'콴텀 오브 솔래스' 티져 트레일러 캡쳐

그런데, 똑같은 이미지의 포스터가 또다시 등장했다. 첫 번째 포스터엔 영국 개봉일이 적혀있던 반면 이번 포스터엔 개봉시기가 'NOVEMBER'로 돼 있다.

서브머신건도 트레일러에 나온 총보다 짧아졌다.


▲'콴텀 오브 솔래스' 포스터 2

여전히 합성처럼 보인다. 요즘 포토샵 하는 사람들에겐 저 정도 '조작'은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포스터를 '콴텀 오브 솔래스' 페이스북에서도 볼 수 있었다.


▲'콴텀 오브 솔래스' 페이스북 페이지

혹시나 하고 이미지를 조사해보니 이미지가 있는 위치가 007.com이었다.

http://www.007.com/facebook/page/quantum_profilepic.jpg

007.com에 이미지가 있다면... 오피셜이란 의미?

극장에 새로운 포스터가 배급됐는지 직접 확인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 포스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아직 확신이 안 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림자 티져 포스터'가 극장에 걸려있었는데 포스터가 새것으로 교체됐는지 확인해보지 않았다.

내가 볼 땐 가짜같은데...

만약, 어디까지나 만약, 저 포스터가 오피셜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서브머신건을 든 본드가 포스터에까지 나온다는 건가...ㅠㅠ

크리스챤 베일, 영국서 폭행혐의로 체포

어두운 것을 좋아하는 수퍼히어로가 아주 어두운 사고를 쳤다.

배트맨/브루스 웨인 스타, 크리스챤 베일(Christian Bale)이 영국서 폭행혐의로 체포됐다.


▲'The Sun'의 크리스챤 베일 체포 기사

크리스챤 베일은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유러피언 프리미어 전날인 일요일밤 그가 투숙중이던 런던의 한 호텔로 찾아온 엄마(61)와 누나(40)에게 행패를 부렸으며, 이들이 베일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The Sun에 의하면 경찰은 베일이 '다크 나이트' 유러피언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허락했으며, 행사가 끝난 직후 체포했다고 한다.

AP에 의하면 영국경찰은 혐의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 피의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34세 남성이 폭행혐의로 구류중에 있다는 것까지만 확인해줬다고 한다.

영국 가디언에 의하면 베일의 누나, 섀런은 '가족 문제(Family matter)'라고만 밝혔다고 한다.

크리스챤 베일의 두 번째 배트맨 영화 '다크 나이트'는 지난 주말 미국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우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 '다크 나이트'의 한 장면

이번 폭행사건은 '다크 나이트'의 흥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이밍이 안 좋았다. '다크 나이트'에 이목이 집중돼 있을 때 사고를 친 바람에 폭행사건까지 함께 주목받게 됐기 때문이다. 크리스챤 베일은 '다크 나이트가 너무 다크한 거 아니냐'는 놀림부터 시작해서 '어린이들의 롤모델이 엄마와 누나를 폭행하는 게 말이 되냐'는 따가운 비난까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히스 레저의 사망, 특수효과 기술자 자동차 사고로 사망,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챤 베일 체포 등 계속되는 '다크 나이트의 저주'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저주받은 007'로 불리는 '콴텀 오브 솔래스'만 불운의 연속이었던 것은 아닌 듯.

NFL의 풋볼형제들

Brother-in-law 사이인 잭 토마스(Zach Thomas)와 제이슨 테일러(Jason Taylor)는 2007년 시즌까지 마이애미 돌핀스 팀메이트였다.


▲잭 토마스(왼쪽), 제이슨 테일러(오른쪽)

2008년 시즌을 앞두고 잭 토마스(LB)는 달라스 카우보이스로 팀을 옮겼다. 그러자, 제이슨 테일러(DE)까지 마이애미 돌핀스를 떠나 워싱턴 레드스킨스로 팀을 옮겼다.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훈련중 시즌엔딩 부상을 당한 필립 다니엘스(Phillip Daniels)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이애미 돌핀스에 2009년 NFL 드래프트 2라운드 픽과 2010년 6라운드 픽을 내주고 테일러를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제이슨 테일러의 새 팀이 하필이면 워싱턴 레드스킨스일까?

레드스킨스는 잭 토마스의 새 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라이벌팀이다. 양팀은 오랫동안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지속해온 NFL의 앙숙 중 앙숙이다.

NFC East로 나란히 옮겨온 잭 토마스와 제이슨 테일러는 디비젼 라이벌이 되어 정규시즌마다 1년에 두 번씩 마주치게 됐다. 같은 디비젼에 속한 팀들끼리는 한 시즌에 두 번씩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수비 포지션이기 때문에 서로를 태클하는 광경을 볼 순 없을 듯.

하지만, 'Brother-in-law Tackle'은 별 것 아니다. 친형제간에 서로 태클하는 경우도 충분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형제가 나란히 뛰는 걸 보기 어렵지 않은 덕분이다.

서로 태클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케빈(Kevin)과 앙드레 다이슨(Andre Dyson) 형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케빈은 와이드 리씨버로 공격수였고 동생, 앙드레는 코너백으로 수비수였기 때문에 경기중에 앙드레가 케빈에게 태클을 날리는 상황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같은 팀인 테네시 타이탄스에서 한동안 함께 있었기 때문에 '형제태클'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케빈 다이슨이 다른 팀으로 옮긴 이후 케빈과 앙드레의 팀이 경기를 갖게 됐다. 다이슨 형제가 '형제태클'을 보여줄 기회가 온 것. 그러나, 다이슨 형제의 어머니가 한발 빨랐다. 코치에게 '우리 아들이 다른 우리 아들을 태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한 것!

그런데, 알고보면 '형제태클'도 별 것 아니다.

'쌍둥이 태클'도 있다니까!

티키(Tiki)와 란데 바버(Ronde Barber) 쌍둥이 형제가 그 주인공이다.


▲티키(왼쪽)와 란데 바버(오른쪽) 형제

바버 형제는 실제로 서로 태클한 적이 있다. 뉴욕 자이언츠 러닝백이던 티키가 탬파베이 버캐니어스 코너백 란데 바버쪽으로 뛰면 관중과 TV 중계방송 시청자 모두 '쌍둥이 태클'을 보기위해 말똥말똥.

란데 바버는 계속해서 선수로 뛰고있지만 티키가 은퇴하는 바람에 '쌍둥이 태클'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은퇴한 티키 바버는 현재 NBC의 풋볼 투나잇 애널리스트로 활동중이다.

2008년 7월 21일 월요일

'콴텀 오브 솔래스'의 007 장치는 무엇?

지금까지 나온 21편의 007 시리즈 중에서 가장 007영화처럼 보이지 않았던 영화는 어떤 것일까?

아무래도 '라이센스 투 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라이센스 투 킬'의 제임스 본드, 티모시 달튼

티모시 달튼이 '라이센스 투 킬(1989)'에서 보여준 제임스 본드가 이언 플레밍 원작의 제임스 본드에 가장 근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형적인 007 영화 패턴에서 가장 심하게 이탈한 영화인 것도 사실이다. 제임스 본드가 MI6로부터 받은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M의 복귀명령을 거부하고 도망자 신세가 되는 설정은 이전의 007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본드팬들이 '라이센스 투 킬'을 좋게 평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임스 본드가 그의 '다크 사이드(Dark Side)'를 처음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미녀를 거느리고 비싼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턱시도맨'에서 친구의 복수를 위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드는 '킬러'로 둔갑한 제임스 본드를 보면서 '이것이 진정한 제임스 본드'라고 생각한 것.

하지만, 007 제작팀은 영화의 성격이 달라지긴 했지만 변함없는 007 영화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한 장치도 잊지 않았다 - 바로, Q의 등장이다.


▲'라이센스 투 킬'에서의 데스몬드 류웰린(Q)

'라이센스 투 킬'은 Q의 비중이 가장 컸던 007 영화로 꼽힌다. '라이센스 투 킬'에선 제임스 본드가 '예전의 제임스 본드'가 아닌 만큼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못지않게 유명한 캐릭터인 Q를 이용해 '예전의 007 영화인 것에 변함없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항상 제임스 본드에게 가젯을 제공하던 Q가 '라이센스 투 킬'에선 007 영화라는 것을 잊지않도록 만드는 '장치' 역할까지 한 것.

어떻게 보면 Q의 등장이 영화의 분위기를 깬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매우 진지하고 과격한 영화였는데 느닷없이 Q가 나오면서 영화 분위기와 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마저 없었다면 일반 영화관객들은 '극장에 들어갈 땐 분명히 007 영화였는데 나올 땐 엉뚱한 액션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더욱 심했을 것이다.

거의 20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를 끄집어낸 이유는 2008년 11월 개봉하는 '콴텀 오브 솔래스' 때문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정리해 보면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2008)'는 '라이센스 투 킬' 리메이크라 해도 될 정도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2명의 본드걸, 복수, 본드가 M과 MI6에게 쫓긴다는 점, 라틴 아메리카 로케이션, 터프한 본드와 거친 액션씬 등 찬찬히 비교해 보면 비슷한 부분이 꽤 여러 군데 된다. '콴텀 오브 솔래스'도 본드가 M으로부터 받은 미션을 수행한다는 전형적인 007 시리즈 패턴을 따른 영화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트레일러에 M과 본드가 함께 있는 장면이 더러 나오는 만큼 시작부터 본드가 M의 명령을 거스르는 건 아닌 듯 하지만 결국은 M의 입에서 'Stop Bond!'라는 소리가 나오게 될 만큼 막 나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콴텀 오브 솔래스'의 한 장면

그렇다면 '콴텀 오브 솔래스'도 '007 장치'가 필요할 정도로 낯설어 보이는 007 영화가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만약 그렇다면 '콴텀 오브 솔래스'엔 어떠한 '007 장치'가 있을까?

건배럴씬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순서겠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해 보인다.

Q, 머니페니와 같은 반가운 캐릭터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Q와 머니페니가 나온다 해도 데스몬드 류웰린, 로이스 맥스웰과 같은 '반가운 얼굴'이 아니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을지 모른다. 펠릭스 라이터, 빌 태너와 같은 캐릭터들은 나와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투명 자동차가 나오던 판타지 007 시절로 돌아갈 때가 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자신과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로저 무어의 흉내를 내야 할 때가 됐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암울한 분위기와 무거운 줄거리, 그리고 불꽃튀는 액션만으로는 007 영화로써 부족한 데가 있어 보인다.

2008년 7월 20일 일요일

어두워지기만 한 '다크 나이트'

대표적인 코믹북 수퍼히어로 배트맨이 돌아왔다. 크리스챤 베일을 배트맨/브루스 웨인으로 세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두 번째 배트맨 영화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가 개봉했다.

배트맨 프랜챠이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죽을 쑤던 배트맨 영화도 '배트맨 비긴스(Batman Begins)'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후속작 '다크 나이트'에 대한 기대치를 높혔다. 여기에,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The Jocker)를 연기했던 영화배우 히스 레저(Heath Ledger)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겹쳤으니 '다크 나이트'에 쏠린 영화팬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을지 상상을 해 보시라.

이것 만으로도 흥행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이 조커, 투 페이스(Two-Face)와 대결하면서 '다크 나이트'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배트맨 비긴스'가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 사연을 그렸다면 이번엔 배트맨이 '다크 나이트'가 된 사연 차례인 것.

그런데, 영화 내내 엉거주춤한 기분이었다. 고담 시티(Gotham City)의 어두운 범죄세계를 무겁고 진지하게 그리고자 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왠지 약간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코믹북 스타일의 스토리로 진지한 범죄영화를 억지로 만들려고 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배트맨이 현대적인 대도시 고담 시티에서 벌어지는 사실적인 범죄사건을 풀어간다는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단조로운 스토리를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리려고 한 것 같았다. 스토리는 별 볼일 없지만 어둡고 무겁고 거창한 분위기로 덮으면서 그럴싸해 보이도록 만든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분위기가 아무리 어둡고 무겁더라도 만화같은 스토리를 어디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는 데서 문제가 생겼다. 영화 내내 '다크 나이트'가 아리송하게 보였던 이유다.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에서 줄거리를 지나치게 따지는 것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에선 줄거리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의 '판타지 액션'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른 수퍼히어로 영화처럼 볼거리 위주의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배트맨의 새로운 수트와 뱃 바이크(Bat Bike)는 멋 있었다지만 '다크 나이트'의 볼거리는 '무겁고 어두운 칠을 한 스토리'가 전부였을 뿐 '액션'은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배트맨 영화에서 밝고 가벼운 수퍼히어로 영화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또,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 가볍게 촐랑거리는 배트맨 영화를 무슨 재미로 보겠는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배트맨 드라마'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어둡고 진지해 지는 것까지는 문제될 게 없지만 액션보다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쏠린 '수퍼히어로 드라마'를 원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논스톱 액션영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다크 나이트'는 SF/판타지 액션영화보다 배트맨 드라마 쪽에 더 가깝게 보였다.



하지만, 크리스챤 베일이 최고의 배트맨인 것엔 변함없다. 베일이 '배트맨 비긴스'에서 브루스 웨인/배트맨을 맡는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갸우뚱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엔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팀 버튼의 영화 2편 이후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던 배트맨 시리즈를 부활시킨 주인공 중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숀 코네리가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불리는 것 처럼 크리스챤 베일은 최고의 브루스 웨인/배트맨으로 불릴만 하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브루스 웨인이 제임스 본드 시늉을 한다는 것이다. 배트맨과 제임스 본드 모두 가젯사용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크 나이트'는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브루스 웨인과 루씨어스(모건 프리맨)의 무기 브리핑씬은 이전 007 시리즈에서 보던 본드와 Q의 가젯 브리핑씬과 겹쳤고, 웨인이 요트에서 비키니 미녀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도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켰다. 정장 차림의 브루스 웨인이 람보기니를 모는 씬도 고급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미스터 본드와 겹치는 부분 중 하나다.

브루스 웨인 뿐만 아니라 배트맨도 제임스 본드를 따라했다. 배트맨이 홍콩에서 빠져나오는 씬은 '썬더볼' 엔딩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 처럼 보였다. 배트맨의 모터싸이클이 조커를 피해 가는 장면도 '카지노 로얄'에서 본드가 운전하던 아스톤 마틴 DBS가 길에 누워있는 베스퍼를 피하려다 구르는 장면과 비슷해 보였다.

아니다. 배트맨이 제임스 본드를 흉내냈다고 지적하는 게 아니다. '미국에 배트맨이 있다면 영국엔 제임스 본드가 있다'는 말도 있는데 두 수퍼히어로 캐릭터가 살짝 섞인다고 문제될 게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재미있었다. 매우 다크한 '다크 나이트'에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몇 안되는 부분 중 하나가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는 파트였다.



그렇다. '다크 나이트'는 유머가 매우 부족한 영화였다. 무겁고, 어둡고, 진지한 영화에서 유머를 찾는다는 게 넌센스였는지도 모른다. '다크 나이트'의 유머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통하는 것 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유머에 매우 인색한 영화이기도 했지만 웃음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장면이나 대사들도 별 효과를 내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웃음보따리를 쥐고있는 사나이가 있었다: 바로 조커다.

사실, '다크 나이트'의 유머 파트는 조커의 전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히스 리저의 모습을 볼 때 마다 웃음이 터져나왔다. 히스 리저가 조커와 같은 괴짜 캐릭터 역할에 이렇게 잘 어울릴 줄도 몰랐다.

영화가 워낙 어두웠기 때문일까? 영화가 어둡고 무거워진 덕분에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띈 것은 정 반대 성격을 띈 조커였다. 배트맨 부터 등장 캐릭터 모두가 손을 잡고 '어두워집시다'를 외치는 영화였지만 조커만은 달랐다. 어떻게 보면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이 아닌 조커를 위해 만든 영화처럼 보이기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가 바로 조커였기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는 분명 배트맨이 주인공인 영화였지만 브루스 웨인/배트맨 보다 조커가 나오는 파트가 더 재미있었다. 조커가 나오기만 하면 극장내 여기저기서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곤 했다. 조커가 악당이긴 하지만 저렇게 골때린 악당을 누가 싫어할 수 있단 말이냐!

배트맨 영화에서의 조커라고 하면 팀 버튼의 영화에 출연했던 잭 니콜슨밖에 기억나는 얼굴이 없었는데 '다크 나이트'를 본 이후부터 히스 리저 버전으로 바뀌었다. 히스 리저 없는 '다크 나이트'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인 만큼 그가 연기한 조커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러나, '다크 나이트'는 재미있게 본 배트맨 영화로 꼽는 것은 힘들 것 같다. 별 볼일 없는 코믹북 스토리를 무지하게 어둡고 진지하게 끌고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영화 도중에 지쳤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 말고 '왜 안 끝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봤다고 하기 힘들겠지?

배트맨이 다크 나이트가 되는 사연과 과정도 전편 '배트맨 비긴스' 만큼 익사이팅하지 않았다. 히스 리저가 연기한 조커를 제외하고 '다크 나이트'가 전편보다 나아진 부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코믹북 수퍼히어로 중에서 가장 쿨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배트맨인데 이번 영화는 내 입맛에 그다지 맞지 않았다. 캐릭터 중심의 '히어로 무비'엔 건들거리는 캐릭터 보다 진지한 캐릭터가 더욱 맵시난다고 생각하지만 '다크 나이트'는 좀 너무하는 것 같았다.

설마 '콴텀 오브 솔래스'도 이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2008년 7월 18일 금요일

새로 나온 트레일러 업데이트

'다크 나이트(The Dark Night)' 개봉에 맞춰 데뷔한 새로운 영화 트레일러들이 몇 몇 눈에 띄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바디 오브 라이스'. 올 가을 개봉예정인 스파이 영화 '바디 오브 라이스(Body of Lies)'의 트레일러가 '드디어' 떴다. '바디 오브 라이스'는 중동문제를 다룬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빗 이그내시어스의 소설을 영화화 한 스릴러로, 레오나도 디카프리오와 러셀 크로우가 CIA 에이전트로 나온다.



소설과 영화가 꽤 차이가 난다는 것은 알려진 상태였지만 트레일러의 분위기가 생각보다 가볍고 코믹해 보였다. 전편 '카지노 로얄'보다 밝고 가벼워질 것으로 기대했던 '콴텀 오브 솔래스'는 더욱 타이트해 지고, 암울하고 무거울 것으로 기대했던 '바디 오브 라이스'는 생각밖으로 가벼운 것 같다.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정 반대로 가겠다 이거지?

미국 개봉일은 10월10일.


▲'바디 오브 라이스' 트레일러

'터미네이터 살베이션(Terminator Salvation)' 티져 트레일러도 떴다. 배트맨/브루스 웨인으로 유명한 크리스챤 베일이 존 코너를 맡았으니 '다크 나이트' 개봉일에 맞춰 티져를 공개한 것 같다.

2009년 5월 개봉 예정.



문자 그대로 티져라서 제대로 보여주는 게 없다는 게 흠이지만...


▲'터미네이터 살베이션' 티져 트레일러

그래픽 노블을 영화로 옮긴 '스피릿(The Spirit)' 트레일러도 눈길을 끌었다. 뭐니뭐니 해도 스칼렛 조핸슨, 이바 멘데즈 등 여배우들이 참 많이 나온다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 눈알에 이런 것 밖에 더 들어오겠수? 아무튼, 미국 개봉일은 12월25일.



트레일러를 보니 여러모로 '씬시티'와 스타일이 비슷해 보인다.


▲'스피릿' 트레일러

마지막으로, DC코믹스 원작의 '와치맨(Watchmen)' 트레일러. 코믹북 원작의 수퍼히어로 영화는 당분간 어디 가지 않을 모양이다. 2000년대 들어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가 너무 많이 나와 물리기 시작했지만 박스오피스 히트작들이 대부분 코믹북 영화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듯.



미국 개봉일은 2009년 3월9일.


▲'와치맨' 트레일러

'다크 나이트'를 보러 간 건지 트레일러를 보러 간 건지...

스트립 클럽의 추억

스트립 클럽? 멀뚱멀뚱 쳐다보는 게 전부라 별로 재미도 없는데 거길 뭐하러 가냐고?

거기 갈 돈 있으면 '다른 데' 가서 쓰는 게 낫겠다고?

물론, 옳은 말이다. 하지만, 흔해 빠진 게 스트립 클럽이다 보니 자주 가게 됐던 것 같다.

그렇다. 흔해 빠진 게 스트립 클럽이다. Deja Vu처럼 미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체인망을 두고 크게 하는 곳들도 있지만 꼭 이런 곳에서만 스트립쇼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작은 술집이더라도 무대와 '봉(Pole)'만 있으면 곧바로 스트립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 물론 무대에서 벗어 줄 댄서가 필요하겠지만...


▲영화 '쇼걸'의 한 장면. 본문과는 아무 상관없수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처음엔 호기심에 이끌려 가게 된다. 18세 미만은 입장불가라서 페이크 아이디를 만들어 시치미 뚝 떼고 들이밀 줄도 알아야 했다. 확인하는 쪽에서도 가짜라는 걸 다 알지만 입장만 가능할 뿐 술은 여전히 못 마시는 만큼 그냥 패스시켜 주는 데가 많았다. 이렇게 어릴 때 처음 한번 보고 나면 감동 먹는다. 한번 더 보고싶어진다는 거다. 눈만 감으면 아른거리기 때문에 또 가서 봐야 한다.

몇 번 오락가락 하면서 랩 댄스(Lap Dance)도 꼬박꼬박 할 정도가 되면 아는 댄서들이 자연스레 생기기 시작한다. 테이블로 와서 같이 술을 마시기도 하는 낯익은 분위기의 클럽도 있는데 이런 데선 친분있는 쇼걸들이 옆에 앉기도 했다. 댄서가 란제리만 입고 옆에 앉으니까 약간 불편하긴 했다. 멀뚱멀뚱 있기 뭐해서 '네 가슴 크다'고 했더니 '이거 뽕브라야' 하더니 훌러덩...ㅡㅡ;

한산한 날 가면 더욱 멋지다. 랩 댄스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잘 아는 댄서들이 있는 클럽에 한가한 날 가면 메인 무대에서 춤을 추는 데도 손님이 나 혼자밖에 없으면 사실상 '프라이빗 댄스'가 되곤 했다. 분위기가 이쯤 되면 'Physical Contact'도 대부분 오케이다. 원칙대로 하자면 서로 터치하면 안되며, 만의 하나 손님이 이성을 잃고 쇼걸을 떡주무르듯 하면 프로레슬러 저리가라 할 만한 체격의 바운서들이 와서 들어내 버린다. 하지만, 쇼걸 뿐만 아니라 바운서와도 친한 사이가 되면 얘기가 다르다. 분위기가 호젓해 지면 댄서들이 알아서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자면, 바로 코앞에 들이댄 상태로 몇 분이고 계속 그대로 있기도 한다. 나쁘게 표현하면 '이거나 먹어라'가 되겠지만 이거 마다할 남자 있수? 너무 오버하는 것 같다 싶어 바운서를 슬쩍 쳐다봤더니 실실 웃으면서 다른 데 쳐다보는 시늉을 하더라. 맘껏 놀라는 거다.

집에 갈 때쯤 되면 전화번호를 주는 친구들도 많다. 명함이 없으니까 냅킨에다 적기도 하고 약간 터프한 친구들은 팔뚝에다 볼펜으로 써 주기도 하더라.


▲랩 댄스가 하이라이트...

여기까지는 시내에 있는 큰 규모의 클럽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꼭 그런 곳에서만 쇼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에서 밝혔듯이 무대와 폴(Pole)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게 스트립쇼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 친구가 하던 클럽에도 스트립 댄스용 플로어가 있었다. 이제는 주인까지 알다 보니 댄서가 없을 땐 무대 위에 올라가 봉을 만져볼 기회도 있었다. 스트립 댄스 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폴(Pole) 말이다.

스트립 댄스와 폴 댄스의 관계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가는 데 마다 폴이 있는 걸 보니 폴 댄스가 섹시한 모양이다.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 본드걸, 올가 쿠리렌코도 폴 댄스를 좋아한다던데 끼 있는 친구들은 폴만 보면 붙들고 돌아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나도 한번 돌아보려고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힘들더라.

하지만 충분하게 무대점검을 할 시간을 안 주더라. 갑자기 댄서들이 몰려오더니 '너도 출 거냐?'고 하길래 후다닥...


▲이 친구는 별 짓 다 한다...


▲이 친구는 아예 집에다...


▲나도 집에 폴이나 하나...?


▲지하철이 매일 이렇다면 당장 차 팔겠는데...

변두리의 작은 클럽이라고 해서 '물'이 안 좋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댄서 전체를 놓고 비교하면 아무래도 잘 나가는 곳에 비해 못하겠지만 전부 다 꽝은 아니다. 약을 너무 좋아한다거나 매춘 쪽으로 빠진 친구들도 있었다. '나는 절대 케미컬은 하지 않는다'면서 대마초만 고집하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얼굴과 몸매는 헐리우드 스타에 밀리지 않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런데, 그 중에 트렌스젠더도 있었다. 우린 쇼걸 중에 트렌스젠더가 섞여있는지 몰랐는데 거기서 일하는 여자가 '자세히 보라'고 하더라.

트렌스젠더 쇼걸을 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니까 '서프라이즈 기프트'라나?

이런 것을 잘 잡아내는 건 아무래도 여자들이다. 여자들과 함께 스트립 클럽에 가면 의외로 재미있다. 언뜻 생각하면 여자들은 쇼걸 구경하는 걸 싫어할 것 같지만 알고보니까 더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더라.

그러고 보니 나도 스크립 클럽에 놀러간지 꽤 된 것 같다. 혹시 같이 갈 사람 있수??

2008년 7월 16일 수요일

Ladies' Night의 추억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어떤 나이트클럽의 Ladies' Night 광고를 들었다. 여자 손님들에겐 마실 것 처음 몇 개를 공짜로 주고 어쩌고 하는 광고였다. 이 광고를 듣고 나니 문득 오래 전에 있었던 해프닝이 하나 생각났다.

그래, 그날도 Ladies' Night이었지...ㅡㅡ;

어느 날 친구녀석이 전화를 걸어 오늘밤 모 나이트클럽에서 Ladies' Night 스페셜을 한다는 걸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거기에 가자고 했다. Ladies' Night에 우리가 왜 가냐고 했더니 여자 손님을 끌기 위해 이벤트를 하는 것인 만큼 여자들이 많이 올 테니 구경이나 하러 가자는 것이었다.

그날따라 저녁 때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가자고 했다.


여러 번 간 적 있는 클럽이었기 때문에 찾는데 애를 먹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클럽 안이 훤했다. 규모가 큰 클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이트클럽 분위기가 풍겼었는데 그날따라 불히 훤하게 들어와 있는 게 마치 식당에 온 기분이었다. Ladies' Night이라서 그런지 여자 손님들은 꽤 있었는데 다들 테이블에 앉아있을 뿐 댄스 플로어는 텅 비어있었다. 좀 더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니 남자끼리 온 테이블은 우리가 유일한 것 같았다.

나: 야, 이거 분위기가 왜 이래?
친구: 글쎄.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뭐.

DJ가 음악의 볼륨을 높이는 걸 보니 이제 슬슬 시작하려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남성 스트리퍼 출현!!

연두색 삼각빤스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스트리퍼가 난 데 없이 나타난 것이다!!!


▲대충 이런 걸 생각하면 됨...ㅡㅡ;

나: 오우 씨바! 저쉐이 뭐야!
친구: 대, 댄서 같은데...?
나: 스트리퍼가 왜 갑자기 돌아다니냐고!
친구: Ladies' Night...ㅡㅡ;

삼각빤스만 입은 '그 녀석'은 테이블마다 돌면서 팁을 받고 있었다. 완전히 빤쓰를 내린다든가 하는 험악한 시츄에이션까진 가지 않았지만 테이블에 앉아있는 여자 손님들 코앞에 들이대고 빙빙 돌리는데 '흐이그 내가 이런 거 보러 왔나' 싶더라.

친구: 저쉐이 설마 우리한텐 오지 않겠지?
나: 에이 설마!

아니, 이 자식이 싱글싱글 웃으면서 우리 테이블로 오는 것이다!

우리를 더욱 불편하게 만든 건 주위에 있던 여자 손님들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였다. 여자들 구경하러 갔는데 거꾸로 우리가 구경거리가 됐으니 이거 참...

그런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이 자식이 진짜로 왔다니까!!

댄서: (아주 느끼한 목소리로)헤엘로우우우우~ㅋ
우리: (억지로 씨익~)

그러더니 이 자식이 내 코앞에서 허리를 빙빙 돌리기 시작하는 거다!

나: (미친 듯이 주머니를 뒤지며) 야, 빨리 팁 줘서 보내! 입에 들어가겠어...ㅠㅠ
친구: 아, 근데 잔돈이...

스트립 클럽에 갈 때는 1불짜리를 뭉치로 들고 가지만 이 날은 댄서에게 팁을 주는 상황이 올 줄 몰랐기 때문에 손에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팁을 주는 것도 골치였다.

빤스에 꼽아달라는 것이다!

나를 오프라인에서 잘 아는 사람은 내가 스트립클럽 베테랑(?)이란 걸 알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 빤스에 팁 꽂아준 건 이 날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팁을 준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 자식이 팁을 꽂아주자 내 손을 잡더니 스윽 한번 더듬는데...ㅡㅡ;

주위 여자 손님들 보라고 쇼를 하는데 우리가 조연 역할을 한 셈이었다. 여자 손님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이 자식은 계속 느끼한 미소를 띤 채 내 손을 잡고 허리를 빙빙 돌리고... 한마디로 미치겠더라. 여자 구경하러 온 넘들이 주위 여자 손님들의 시선을 피해 고개 푹 숙이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일단 보내고 봐야지 어쩌겠수?

녀석이 다음 테이블로 이동하자마자 테이블에 있던 맥주를 원샷하고 땅콩을 몇 개 집어먹었다.

친구: 야, 근데 너 그 손 말이야...
나: (내 손을 내려다 보며) 에이 씨바 진짜! 집에 가자 집에 가!

이 사건이 터진지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난 지금도 Ladies' Night만 들으면 아찔아찔 하다우...ㅠㅠ

'콴텀 오브 솔래스' 제목 때문에 손해 볼까?

EON 프로덕션이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제목을 발표하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라는 제목이 영화 제목으로 적합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2번째 007 영화 제목을 이언 플레밍의 소설에서 따오려 한 것 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하필이면 콴텀 오브 솔래스냐'는 불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미국 연예 주간지 인터테인멘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가 지난 6월30일 공개된 '콴텀 오브 솔래스' 티져 트레일러를 리뷰하면서 지적한 것도 '이상한 제목'이었다. 'It barely sounds like English'에 나도 한 표!


▲EW의 '콴텀 오브 솔래스' 티져 트레일러 리뷰

작년에 루머로 나돌았던 것 처럼 '리시코(Risico)'로 했더라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리시코'의 내용이 영화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에 사용된 바람에 비켜간 것으로 보이지만 '콴텀 오브 솔래스' 보다는 '리시코'가 007 영화 제목에 더 적합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 스크린플레이를 썼던 폴 해기스도 제목이 '콴텀 오브 솔래스'로 결정되자 어리둥절해 했다고 한다.

007 영화에 어울릴 법한 근사한 제목들을 놔두고 굳이 '콴텀 오브 솔래스'를 선택한 이유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1탄 '닥터노'서 부터 15탄 '리빙 데이라이트'까지 영화 제목을 플레밍의 소설에서 따온 만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새로운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소설 '카지노 로얄'을 영화로 옮겨 흥행성공을 했으니 그 다음 번 영화 제목도 플레밍의 소설에서 따오려 할 게 빤히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콴텀 오브 솔래스'가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플레밍의 소설에 친숙한 사람들도 '콴텀 오브 솔래스'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이것을 영화제목으로 삼아서 얻을 게 없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의 경우는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어드벤쳐 소설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콴텀 오브 솔래스'는 전형적인 제임스 본드 어드벤쳐 스토리와 거리가 먼 숏 스토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플레밍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인지도가 낮은 숏 스토리를 영화 제목으로 선택한 걸 가리기 위해서 인지 '콴텀 오브 솔래스'라는 제목의 제임스 본드 숏 스토리 콜렉션이 곧 출간된다. '콴텀 오브 솔래스'는 원래 'For Your Eyes Only'에 수록된 숏 스토리 중 하나가 전부이며, 내용도 전형적인 제임스 본드 어드벤쳐 스토리가 아니다. 하지만, '콴텀 오브 솔래스'라는 타이틀의 숏 스토리 콜렉션까지 나오는 걸 보니 영화 제목으로 채택된 재미(?)가 짭짤한 듯. 그러나, 제임스 본드 소설을 읽은 사람들에겐 별 재미가 없는 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나오는 '콴텀 오브 솔래스'는 플레밍의 숏 스토리들을 한 데 모은 콜렉션으로, 'For Your Eyes Only', 'Octopussy and The Living Daylights'를 읽은 사람들에겐 새로울 게 없는 책이다.

이런 울궈먹기식 보다는 무비 아답테이션 소설이 더 나을 것 같지만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더라고...


▲'콴텀 오브 솔래스' 숏 스토리 콜렉션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제목이나 플레밍의 숏 스토리 콜렉션 제목이나 모두 코믹하게 보인다. '콴텀 오브 솔래스'가 언제부터 이렇게 유명해 졌을까?

가디언은 '콴텀 오브 솔래스'가 최악의 007영화 제목이라고 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22번째 007영화 제목은 '콴텀 오브 솔래스'로 굳었다. '콴텀 오브 솔래스'가 007영화 제목으로 어울리지 않지만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제목은 싫든 좋든 '콴텀 오브 솔래스'다.

그렇다면 혹시 '콴텀 오브 솔래스'라는 제목 때문에 손해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생뚱맞은 제목 때문에 흥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제임스 본드 팬들은 '콴텀 오브 솔래스'라는 제목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기 때문에 거부감이 심하지 않을 것이다. 하필이면 '콴텀 오브 솔래스'를 택했냐는 불만은 있을 수 있어도 생소하다는 반응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영화관객들이다. 007 영화라고 하면 스파이 영화 분위기가 나는 제목을 떠올릴 텐데 '콴텀 오브 솔래스'라는 제목에선 물음표 밖에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제목이 약간 수상하더라도 제임스 본드 영화라는 게 따라붙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지만 '카지노 로얄'을 보고 '007영화 답지 않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이상한 제목 덕분에 흥행실패한 영화들도 없지 않은 만큼 썩 개운친 않다.

2008년 7월 15일 화요일

책으로 다시 본 'No Country for Old Men'

미국 남부의 뜨거운 사막에서 벌어지는 터프가이들의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디리 딩 딩 디잉~' 하는 기타 멜로디가 떠오르는 모던 웨스턴, 네오 웨스턴 쟝르는 취향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No Country for Old Men'도 극장에서 영화로 봤으면 됐지 책까지 사서 읽고싶을 정도로 끌리지 않았다.

우연히 서점 앞을 지나다 할인가격에 판매중인 'No Country for Old Men' 책을 발견하기 전 까지는...

'No Country for Old Men'은 매 챕터 시작할 때 마다 나오는 벨 보안관의 암울한 독백과 류웰린 모스와 앤튼 쉬거의 추격전 파트로 나눠져 있었다. 마약딜러의 돈가방을 들고 튄 류웰린 모스와 그를 뒤쫓는 냉혈킬러 앤튼 쉬거의 체이스 무비 스타일의 스릴러 파트와 늙은 보안관의 독백 파트로 구성된 것.

그런데 읽기가 쉽지 않았다. 대화량이 상당히 많은 소설임에도 "따옴표"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데다 남부 사투리를 그대로 옮기면서 철자와 문법을 고의로 부정확하게 쓴 바람에 매커시의 스타일에 익숙해지기 까지 처음 얼마 동안은 답답함에 시달렸다. 다른 소설들 처럼 "따옴표"도 사용하고 철자와 문법도 정확하게 했더라면 읽기가 훨씬 수월했을 텐데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매커시 스타일에 익숙해진 이후부턴 크게 신경에 거슬리지 않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낙태, 안락사 이야기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진다. 나이 많은 벨 보안관이 주인공이고 제목이 'No Country for Old Men'이란 것만 가지고 눈치로 후려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지만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갈수록 세상이 험악해진다', '요즘 애들 하는 짓들이 하나같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노인들의 평범한 푸념을 넘어 그 원인을 'Godless U.S.A'에서 찾으려 한 것 처럼 보였다. 작가가 '미국이 망조가 든 이유는 신앙심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탄식 섞인 설교를 하는 늙은 목사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모스와 쉬거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흐지부지 끝나고 벨 보안관의 암울한 이야기에 묻히면서 템포가 느려진다. 하지만 그런대로 읽을만 했다.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이 약간 있었지만 '전지전능'한 수퍼킬러, 앤튼 쉬거 하나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스릴러 소설로써만 따진다면 아무래도 세련된 스토리라고 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300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도중에 지치지 않았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따분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코맥 매커시의 책을 또 읽고싶은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영화 'No Country for Old Men' 트레일러에 사용된 The Black Angels의 'Young Men Dying' 라이브나 봅시다.


▲The Black Angels의 'Young Men Dying'


아래는 위 노래가 나오는 'No Country for Old Men' 트레일러:


▲'No Country for Old Men' 트레일러

2008년 7월 13일 일요일

007 시리즈에서 바꾸지 말아야 할 것 한가지

인터넷 글을 읽어보면 '007 시리즈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글이 많이 눈에 띈다.

'카지노 로얄'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는 사람도 있고 아주 맘에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크게 실망했다' 쪽에 속한다.

아, 그렇다고 영화가 맘에 들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임스 본드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도 절대 아니다. 영화의 방향과 스타일 모두 맘에 들었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젊고 혈기 넘치는 제임스 본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주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제임스 본드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크게 실망했다' 쪽에 속한다고 했냐고?

007 시리즈 제작팀이 자꾸 건배럴씬으로 장난을 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몬티 노맨이 작곡한 '딩 디리 딩딩~' 하는 제임스 본드 테마곡과 모리스 바인더가 디자인한 건배럴 오프닝이다. 제임스 본드 테마와 건배럴씬은 제 1탄 '닥터노(Dr. No/1962)'에서 부터 등장한 007 시리즈의 상징이다.


▲로저 무어 버전 건배럴씬

007 제작팀이 건배럴씬으로 눈에 띄는 장난을 치기 시작한 건 피어스 브로스난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2002)'서 부터. 제작팀은 쓸 데 없이 날아가는 총알을 CGI로 만들어 넣으면서 전통적인 건배럴씬을 훼손했다.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면 총구에서 총알이 튀어나간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할 말 없지만 이야말로 쓸 데 없는 짓이었다. 어떻게서든 변화를 주고자 했다는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건드리지 않아도 될 것을 쓸 데 없이 건드릴 필요는 없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선 건배럴씬을 더욱 심하게 훼손했다. 1탄부터 20탄까지 한 편도 빠지지 않고 건배럴씬으로 영화를 시작하던 데서 벗어나 '카지노 로얄'에선 건배럴씬을 주제곡이 나오는 메인 타이틀의 오프닝씬으로 사용했다. '카지노 로얄'은 EON 프로덕션이 제작한 007 시리즈 중에서 건배럴씬으로 시작하지 않는 유일한 영화다.

'카지노 로얄'의 건배럴씬은 위치만 달라진 게 전부가 아니다. '카지노 로얄'에선 원의 중앙으로 걸어나와 총을 쏘던 전통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권총을 집어들더니 갑자기 뒤돌아서면서 총을 쏜다.

건배럴씬을 화장실에서?

그것도 바닥에 떨어진 총을 줏는다고?

차라리 '이거나 받아라!' 하면서 오줌을 갈기지 그랬수?


▲'카지노 로얄'의 TOILET씬

건배럴씬이 달라진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보이지 않았다. 프로듀서 마이클 G. 윌슨과 바바라 브로콜리 모두 건배럴씬의 상징적 의미를 잘 알고있을만한 사람들인데 이런 식으로 변화를 주고자 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을 뿐이다.

케빈 맥클로리가 제작한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1983)'과 EON 프로덕션이 제작한 오피셜 007 시리즈 13탄 '옥토퍼시(Octopussy/1983)'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임스 본드 테마와 건배럴씬의 유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꼽히는 숀 코네리가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으로 다시 한번 007로 돌아왔지만 몬티 노맨의 제임스 본드 테마와 모리스 바인더의 건배럴 오프닝씬이 없는 바람에 어색했던 것은 단지 나 뿐이었을까?

자, 그렇다면 금년 11월에 개봉하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는?

이번엔 정상적인 건배럴 오프닝씬으로 되돌아 가는 것일까?

아니면 이번에도 수상하게 변질된 건배럴씬을 각오해야 하는 것일까?

영화 스토리가 항상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007 시리즈에 식상한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건배럴씬이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콴텀 오브 솔래스'부턴 건배럴씬으로 더이상 장난치지 말고 전통적인 건배럴씬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그런데, 며칠전 공개된 '콴텀 오브 솔래스' 트레일러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제임스 본드가 서브머신건을 들고 돌아다니는 게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건배럴씬에서 서브머신건을 '타타타타' 갈길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제임스 본드가 서브머신건을 들고 멍멍이폼 잡는 것에 지나칠 정도로 포인트를 준 것 같아 신경에 거슬린다.


▲자기가 터미네이터인 줄 아는 구제불능 미스터 본드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까지 저 분위기에 맞춰 보면 아무래도...


왠지 이번에도 낌새가 좀 수상하지 않수??

2008년 7월 12일 토요일

지구의 중심엔 볼 게 없었다

지구의 내부엔 무엇이 있을까?

약간 바보같은 질문 같다.

하지만, '북극과 남극에 지구 내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지구 내부에 또다른 인류가 살고 있다', 'UFO는 외계인이 보낸 게 아니라 지구 내부에 살고있는 또다른 인류가 보낸 것'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나 트레버 앤더슨 교수(브랜던 프레이저)는 지구 안에 또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믿는다. 아니, 믿게 된다. 조카와 가이드와 함께 그곳을 직접 찾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쫓아 가 봤다.

그래, 거기 가 보니까 어떻더냐고?

정글도 있고 바다도 있는 게 우리가 사는 세계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였지만 공룡과 같은 흔히 보기 힘든 친구들도 돌아다니더라.

그런데, 그게 전부였다. 허술한 줄거리에 스릴이나 서스펜스도 부족하고 밋밋한 그렇고 그런 수준의 흔해빠진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 중 하나였을 뿐 특별하다고 할만 한 게 없었다.

지구 내부의 또다른 세계를 여행한다는 줄거리가 흥미진진하지 않냐고?

물론, 아이디어 자체는 과히 나쁘지 않다. 직접 읽어보진 않았지만 19세기 프랑스 작가가 쓴 동명 SF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또다른 세계를 탐험한다'는 짜릿함이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

PG 레이팅을 받은 아이들용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냐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못해도 '내셔널 트레져(National Treasure)' 시리즈 정도는 할 것으로 기대했다. '내셔널 트레져' 시리즈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다빈치 코드'를 대충 섞어놓은 게 전부인 영화지만 그래도 보물찾기 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라도 있었다. 하지만,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는 제목이 무지하게 길다는 것 하나를 빼곤 건질 게 없었다.


▲'인디아나 존스' 흉내도 내봤지만 영...

그래도 브랜던 프레이저가 버티고 있으니 이번 영화도 은근히 골 때리겠다고?

아, 그렇다고 브랜던 프레이저를 코메디언 취급하는 건 아니다. '스쿨 타이즈(School Ties)'와 같은 진지한 영화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배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던 프레이저'라고 하면 'Encino Man', 'Airhead', 'George of the Jungle'과 같은 코메디 영화가 먼저 떠오르는 걸 어쩌겠수?

그러나,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에선 그의 코믹연기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변함없이 약간 어벙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영화 자체가 워낙 아동틱한 패밀리 영화라서 그런지 프레이저 특유의 유머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제법 폼은 나는데...

지구 내부의 또다른 세계도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판타지 비디오게임의 세계를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은 어린이용 액션 플랫폼 게임의 세계를 생각하면 된다. 영화에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PSP가 나오는 만큼 소니 CEA 게임에 비유하자면 'Jak & Daxter' 정도?

덕분에 3D 특수효과는 많이 나온다. 특수효과 뿐만 아니라 3D 영화 버전도 있다. 일반 2D 버전 뿐만 아니라 썬글래스 같은 것을 쓰고 보는 3D 버전도 있는 것. 그런데, 2D 버전으로 봤기 때문인지 익사이팅하다고 할만 한 장면이 없었다. 잘 만든 영화라면 2D로 보든 3D로 보든 상관없이 볼만 해야겠지만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는 공룡이 관객에게 직접 달려드는 것 처럼 보이는 '3D 체험효과'를 빼면 볼 게 없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3D로 봤더라도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일반 극장에서 2D로 보더라도 의도한 게 무엇인지 쉽게 알아 볼 수 있었으며, '3D 체험'을 했다고 별 볼일 없는 영화가 아주 다르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네 극장에서 3D로 영화를 보면서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온 기분을 내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아 보이지만 이것 하나만으로 만족할 사람들이 어느 정도나 될지 모르겠다. '이 영화는 어린이용이잖아!'라고 한다면 물론 할 말 없겠지만...

영화가 비교적 짧은 편이기 때문에 도중에 지루하진 않았지만 영화가 시작할 때 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까지 무표정으로 팔짱을 낀 자세 그대로 였다. 유머도 통하지 않았고 볼만 한 특수효과 액션씬도 없었으며, 줄거리 또한 평범하고 단조로웠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자 마자 터미네이터 처럼 일어나서 극장을 빠져나왔다오!

브랜던 프레이저의 코믹 어드벤쳐 영화를 원한다면 곧 개봉하는 'Mummy 3'를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다.

2008년 7월 10일 목요일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은 누가 부를까?

트레일러도 떴다.


▲본드, 머신건 본드...

비디오게임 스크린샷도 떴다.


▲본드, 폴리곤 본드...

그러나, 누가 주제곡을 부를 것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2번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의 주제곡은 누가 부르게 될까?

많은 사람들은 영국의 R&B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가 주제곡을 부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셜리 배시(Shirley Bassey)의 클래식 '골드핑거(Goldfinger)' 스타일의 주제곡에 잘 어울리는 가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약중독 등 사적인 문제로 발탁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녀를 대신할 가수로 미국의 R&B 가수 비욘세(Beyonce), 영국의 X Factor/팝 아이콘 스타 리오나 루이스(Leona Lewis)가 오르내렸다.

최신 가수들만 후보에 오른 건 아니다.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 애니 레녹스(Annie Lennox) , 듀란듀란(Duran Duran) 등 80년대 뮤지션들까지 '007 주제곡 레이스'에 뛰어들었다.(이상 루머통신 종합)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듀란듀란.

듀란듀란은 로저 무어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 '뷰투어킬(View To A Kill)'의 주제곡을 불렀던 007 베테랑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007 기록'까지 보유한 밴드다. 007 주제곡 중에서 미국 빌보드 챠트 1위에 오른 건 듀란듀란의 '뷰투어킬'이 유일하다. 아카데미상 주제곡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진 않았지만 골드핑거나 좋아할만한 흉물스런 금색 나체 트로피보다 빌보드 챠트 1위가 더 의미있어 보인다.


▲듀란듀란의 '뷰투어킬' 뮤직비디오

만약 듀란듀란이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을 부르게 되면 2편 이상의 007 시리즈 주제곡을 부른 두 번째 뮤지션으로 기록된다. 현재까진 '골드핑거(Goldfinger)', '다이아몬드는 영원히(Diamonds Are Forever)', '문레이커(Moonraker)'의 주제곡을 부른 셜리 배시가 복수의 007 시리즈 주제곡을 부른 유일한 뮤지션이다.

'콴텀 오브 솔래스'가 듀란듀란과 매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본드팬들은 대체적으로 듀란듀란에 긍정적이다. 듀란듀란이 2007년말 새로운 앨범 'Red Carpet Massacre'를 선보인 직후부터 '007주제곡=듀란듀란'이란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으며, 듀란듀란이 '콴텀 오브 솔래스' 주제곡을 부르게 될 것이란 루머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연 듀란듀란이 두 번째 007 시리즈 주제곡을 부르게 될까?

곧 나올 공식발표가 기대된다.

2008년 7월 6일 일요일

'트와일라잇' - 우리 학교에 뱀파이어가...!

'트와일라잇(Twilight)'이란 소설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무엇에 대한 얘기인지 전혀 몰랐다. '트와일라잇'이란 소설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정보를 슬쩍 훑어보니 뱀파이어 스토리였다.

그런데, 이 영화가 금년 겨울 개봉한단다.



그렇다면 살짝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겠지?

그래서 책을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서점에 가서 책을 찾아보니 표지가 낯이 익었다. 서점 앞을 지나면서 여러 번 본 기억이 났다.


▲스테파니 마이어의 '트와일라잇'

그런데...

몇 페이지 읽다보니 '이거 틴에이져 여자애들 보는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주인공이 이사벨라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고등학생인 데다 1인칭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절룩절룩 하면서 조금 더 읽어보니 스토리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쪽으로 간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뱀파이어 스토리라니까 '호러'와 '서스펜스'를 기대했는데 알고보니 벨라(이사벨라의 애칭)와 꽃미남 뱀파이어 에드워드의 하이스쿨 러브스토리였다. 굳이 쟝르를 정해보자면 '틴 로맨스(Teen Romance)'라고 해야 할까?

로맨스 소설과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뱀파이어 스토리로 위장한 러브스토리에 걸릴 줄이야!

그래도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스토리나 살짝 짚고 넘어갑시다.

스토리는 주인공 벨라가 애리조나에서 워싱턴주로 이사와 뱀파이어 가족을 만나면서 시작한다. 학교에선 '컬렌 패밀리'로 불리는창백한 얼굴의 5남매는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않고 항상 가족들끼리만 어울려 다닌다.


▲왼쪽부터: 앨리스, 에밋, 벨라, 에드워드, 로살리, 재스퍼

그런데, 이들 중 하나인 에드워드가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 벨라를 구해준다. 말을 걸지도 않고 거북한 표정으로 멀찍이 떨어져서 벨라를 노려보기만 하던 녀석이 벨라가 위험에 처한 것을 보면 바람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밤낮 넘어질 만큼 칠칠맞은 데다 춤이나 운동에 전혀 소질이 없는 별다른 매력이 없어 보이는 벨라에게 창백한 꽃미남 소년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

그에게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벨라는 처음엔 브루스 웨인, 피터 파커와 같은 코믹북 수퍼히어로가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ㅡㅡ;

나중에 정체를 알게 되지만...


▲뱀파이어 + 수퍼 히어로 = 뱀파-히어로?

정체를 알고 난 뒤에도 벨라는 에드워드와 날이 갈수록 가까워지고 컬렌 패밀리는 에드워드가 인간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우려한다. 둘의 사이가 불안하긴 에드워드도 마찬가지. 인간을 공격할 생각이 없어도 너무 가까이서 얼쩡거리면 흥분(?)되기 때문에 인간들과 거리를 두고 생활해 왔는데 벨라와 가깝게 지내면서 그의 억제력을 테스트 하게 된 것이다.

과연 에드워드는 뱀파이어의 본능을 억제하고 벨라와 가깝게 지낼 수 있을까?

그렇다. '트와일라잇'은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러브 스토리다.

그런데,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이 여러 군데 눈에 띈다. 애리조나에서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던 벨라가 미국에서 비가 가장 자주 온다는 워싱턴주의 Forks라는 곳으로 이사해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는 설정은 80년대 뱀파이어 영화 '로스트 보이스(The Lost Boys)'와 흡사하다. 등장인물이 전부 틴에이져이고 고등학교가 배경인 것은 90년대 뱀파이어 TV 시리즈 'Buffy the Vampire Slayer'와 비슷하다. '트와일라잇'에 무엇보다도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작품은 'Interview with the Vampire'다. 인간을 공격하지 않고 동물의 피를 먹고 사는 'Civilized' 뱀파이어와 인간을 공격하는 뱀파이어가 나오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 한해서만 인간을 뱀파이어로 둔갑시킨다는 등 뱀파이어의 내면을 자세하게 그린 것도 '인터뷰...'와 상당히 비슷하다.

그렇다면 '트와일라잇'은 '로스트 보이스+버피+인터뷰 SHAKEN NOT STIRRED'가 전부일까?

그렇지 않다.'트와일라잇'의 핵심은 '하이스쿨'과 '러브스토리'다. 소설의 2/3가 Forks High School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24개 챕터 중에서 16개 챕터가 벨라와 그녀의 여자친구들, 그리고 에드워드의 하이스쿨 이야기라면 '하이스쿨 러브스토리'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 감이 잡힐 것이다.

옛 생각이 났기 때문일까? 그 중에서 '하이스쿨'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다. 하이스쿨 졸업한지 한참 지났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났다. 특별하게 좋은 추억거리들이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 때가 좋긴 좋았나 보다. 내가 다녔던 하이스쿨엔 아쉽게도 뱀파이어는 없었다. 대신 Goth들이 있었다. 미술반에 Gothic 스타일 여자아이 2명이 있었는데 이녀석들 미술숙제를 내가 거의 다 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벨라의 시간표를 외울 수 있을 정도로 학교 이야기가 반복되는 바람에 나중엔 약간 물린다. 하이스쿨 추억에 젖는 맛에 책을 끝까지 읽게 됐다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너무 반복되다 보니 슬슬 지치기 시작했던 것. 나중엔 하이스쿨 시절로 되돌아간 꿈까지 꿨다오...ㅠㅠ

'러브스토리' 파트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인간과 뱀파이어가 사귄다는 부분까지는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어도 이들의 옥신각신 러브스토리가 어느 쪽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에드워드가 벨라와 사귀기 위해 뱀파이어의 본능을 억제한다'는 뻔한 내용을 가지고 드라마틱하고 때로는 비극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러브스토리를 만들고자 했지만 '하이스쿨 키드들의 데이트'를 빼곤 건질 게 없었다. 내가 로맨스 소설을 (아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기분이 수시로 뒤바뀌는 센시티브한 틴에이져들의 러브스토리도 아주 부담스러웠다.

'트와일라잇'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미흡한 부분은 마지막 1/3 파트다. 소설의 2/3를 하이스쿨 러브스토리로 채웠지만 그래도 명색이 '뱀파이어 스토리'인 만큼 마지막은 짜릿하게 장식하고자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뱀파이어 vs 뱀파이어' 파트는 차라리 없는 게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볼 게 없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스토리가 탄탄하다고 할 수 없는 소설이지만 웃기지도 않는 '뱀파이어 추격전'은 그 중에서 가장 어수선 했다. 순정만화 마지막에 잠깐 나오는 어드벤쳐의 수준이 어느 정도나 되겠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쉽게 나올 것이다.

그래도 처음에 걱정했던 만큼 마지막까지 끝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지만 그렇다고 아주 재미없었던 것도 아니다. 여러모로 취향에 맞지 않았고, 중-고등학생 틴에이져들을 위한 책인 데다 남자들이 읽기엔 난감한 부분도 적지 않지만 도중에 포기할 정도로 극복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로맨스, 러브스토리 쟝르는 영화든 책이든 질색인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트와일라잇'의 속편인 '뉴 문(New Moon)'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정하지 못했지만 책꽂이에서 대기중...

위에서 밝혔듯이 영화제작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 '트와일라잇'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스테파니 마이어라는 30대 소설가도 몰랐고,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몰랐다. 그런데, 이제와서 보니 제법 많은 틴에이져 팬들을 거느린 것 같았다. 잘생긴 데다 수퍼파워까지 갖춘 에드워드는 틴에이져 여자아이들이 꿈꾸는 '판타지 보이프렌드'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인 만큼 그 또래들로부터 꽤 인기가 있는 것 같았다. 별 볼일 없어 보이던 여자아이가 '판타지 보이프렌드'를 갖게 된다는 별 것 아닌 내용이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녀석들이 많은 것 같더라.

자, 그렇다면 영화는?

현재로써 가장 궁금한 건 영화도 소설처럼 2/3를 하이스쿨 로맨스로 채우고 나머지 1/3만 어드벤쳐에 할애할 것인지, 아니면 영화에선 어드벤쳐의 비중을 늘릴 것인지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아무래도 금년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기대작 리스트에 포함되긴 힘들 것 같다. 벨라와 에드워드를 주인공으로 하는 3편의 '트와일라잇' 시리즈 소설이 영화화 될 계획이라고 들었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에 견줄만한 시리즈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단 나는 책까지 읽었으니 영화가 개봉하면 보러 가게 될 것 같지만 현재로썬 거기까지가 전부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책까지 찾아서 읽게 됐냐고?

낸들 알겠수?

아무래도 나도 나름대로 뱀파이어를 좋아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